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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은 친정같은 곳, 품질 향상 위해 여력 쓰겠다"

  • 이탁순
  • 2021-10-20 14:48:52
  • 전인구 의약품품질연구재단 회장
  • 11월 2일 연속생산 등 주제로 컨퍼런스 열어
  • 10년간 집념 연구 '약학대사전' 내년 발간 계획
  • 일본 표준품 공급 사업도 준비…"산업 돕겠다"

전인구 의약품품질연구재단 회장
[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어째 정년퇴임 이후 더 바빠진 것 같습니다."

4년전 동덕여대약대를 퇴임하고, 의약품품질연구재단을 이끌고 있는 전인구(69) 회장은 재단 업무를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열심히 소개했다. 혹여나 설명이 어려울까봐 직접 실물을 꺼내기도 하고, 묻지도 않은 사업 수익성도 농담처럼 덧붙였다.

은퇴 후 쉬엄쉬엄하지 않겠냐는 편견도 전 회장의 열정적인 설명에 금방 깨졌다. 그래서 나온 한마디, '어째 더 바빠진 것 같습니다'였다. 전 회장은 "재단 업무 자체도 그렇고, 일이 많은 편이다. 그래도 짬짜미 쉬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지난 15일 불광동 사무실에서 그를 만나기 전까지 '의약품품질연구재단'이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 조차 몰랐다.

전 회장은 "동덕여대약대를 정년퇴임하고, 2017년 8월 전임 김길수 회장(이화여대약대 명예교수)에 이어 재단 회장직을 맡았다"며 "자립하는 재단을 만들어보자는 취지 하에 기존 연구사업 외에도 컨퍼런스, 웨비나, 출판 사업 등 다른 사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원래 재단 이름도 '한국보건공정서연구회'였다. 주요 활동은 의약품의 레시피를 만드는 일이다. 바로 '대한민국약전'의 용역연구 활동이다. 대한약전은 의약품 등의 성질과 상태, 품질, 저장방법 등과 그 밖에 필요한 기준에 대한 세부사항 등이 3000페이지에 걸쳐 총망라해 담겨있는 공정서다.

전 회장은 "'한국보건공정서연구회'라고 하면 뭘하는지 아는 사람이 적다보니 상호를 '의약품품질연구재단'으로 바꾸게 됐다"면서 "제약 현장의 품질을 높이자는 일환으로 약전 용역연구에 추가로 퀄리티(품질) 관련 사업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재단은 의약품 품질 관련한 컨퍼런스와 웨비나를 열고, 출판물도 발간했다. 컨퍼런스 연간 2회, 웨비나는 올해 4번이나 열렸다. 지난 7월에는 전 회장이 직접 'GMP 변경관리와 기술이전'이라는 책을 써 재단 이름으로 발간하기도 했다.

수익사업으로 시작했지만, 사실 남는 건 별로 없다고 전 회장은 토로한다. 더욱이 코로나19 때문에 오프라인 행사가 막히면서 컨퍼런스 참석자를 모으느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도 전 회장은 참가자가 적으면 봉사라고 생각하고 제약산업에 도움되는 일을 하겠다고 말한다.

다음달 11월 2일 열리는 컨퍼런스는 올해는 두번째, 횟차로는 6번째 행사다. 코로나19 때문에 올해 행사는 온라인으로만 진행된다.

그렇다고 퀄리티가 떨어지는 건 아니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과 합동으로 '혁신제조기술 기반 의약품 개발 및 품질보증'이라는 주제로 최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주목받고 있는 연속생산(CM, ICH Q13), 설계기반 품질고도화(QbD) 등에 대한 최신 정보를 공유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일본PMDA, 일본 의약품의료기기레귤러토리사이언스재단(PMRJ)도 참여한다.

11월 2일 열리는 <혁신제조기술 기반 의약품 개발 및 품질보증> 컨퍼런스 포스터
전 회장은 "의약품 생산이 기존 배치 개념에서 최근에는 연속 생산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며 "연속생산을 하면 연속 공정 툴에서 모든 관리가 이뤄지기 때문에 별도의 품질시험이 필요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즉 공정 중 제품 각각의 전수조사 진행이 가능해진 것이다.

연속생산은 글로벌 제약사인 릴리가 처음으로 미국FDA 승인을 통해 선보이며, 앞으로 유행을 선도할 기술로 여겨지고 있다. 이번 컨펀러스에서는 식약처의 최신 가이드라인과 국내외 사례와 동향, 한국 시장에서의 도입 전망 등을 공유할 계획이다.

전 회장은 대학졸업후 태평양화학(현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소에서 제제연구를 시작해 10여년간 제약 현장을 경험했다. 제약회사 경력은 그의 연구에 현장감을 더해주고 있다.

그는 "제약 현장은 친정같은 곳"이라며 "현장을 떠난 이후에도 이론책이나 원서 번역 등을 통해 제약산업에 도움되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속 생산을 국내 제약이 시작하려면 교육과 전문성, 인력 등이 많이 투자·양성돼야 하고, 경험도 축적돼야 한다"며 "그럼에도 우리 걸로 차츰차즘 소화해 나가도록 연구하고, 국제 흐름에 부응하기 위해 사전 대비할 수 있도록 이번 컨퍼런스 등을 통해 지원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전 회장은 교수시절부터 10년간 연구한 '약학대사전'도 내년 발간할 계획도 갖고 있다. 현재 최종 마무리 작업이 진행 중인데, 1800페이지에 달할 정도로 집념의 연구가 녹아있다. 그는 '빨리 손 털고 쉽다'고 말할 정도로 고되고 지난한 연구과제였다고 회상한다.

품질시험의 참고(레퍼런스)가 되는 '표준품' 공급도 재단이 신사업으로 준비하고 있다. 국내 표준품은 식약처가 정산 예산을 통해 제작하고 판매하고 있는데, 종류가 많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전 회장은 "표준품의 80%는 제약회사가 자체적으로 수입해 조달하고 있다"며 "이번에 컨퍼런스에 참여하는 PMRJ와 손을 잡고 일본 표준품을 국내 수입해 공급하는 사업을 내년부터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요즘 제약회사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그래도 품질향상 의지가 올라가도록 내 남은 여력을 모아 도움을 주고자 한다"며 앞으로 제약산업 서포터로서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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