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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위고비, 비만 넘어 심혈관까지…고위험군 게임체인저 기대"

  • 김경희 인천세종병원 심장내과 교수
  • 환자 심혈관 사망률 증가세…젊은 연령 조기 발병 증가
  • 세마글루티드 치료와 심혈관질환 예방 유효성 주목

[데일리팜=황병우 기자] 비만은 각종 대사증후군의 원인이자 심혈관질환의 주요 위험인자로 꼽힌다. 실제로 심혈관질환으로 입원한 환자의 약 80%가 비만을 동반하고 있으며, 비만 환자의 심혈관계 사건 발생 위험은 정상 체중 대비 최대 2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지난 20년간 비만 관련 심혈관질환 사망률이 크게 증가해 비만 관련 사망자의 약 3분의 2가 심혈관질환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최근에는 GLP-1 수용체 작용제 세마글루티드(제품명 위고비)가 고위험 비만 환자에서 주요 심혈관계 사건 위험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입증하며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으로 부상하고 있다.

데일리팜과 만난 김경희 인천세종병원 심장내과 교수(심장이식센터장)은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비만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비만으로 심혈관질환 조기 발병 위험↑…"젊은 환자도 늘어"

비만은 다양한 대사질환의 선행 요인이며, 내장지방에서 분비되는 염증 유발 물질들은 혈관의 탄력성을 저하한다. 이런 변화는 고혈압과 당뇨병, 고지혈증의 동반을 초래해 결과적으로 젊은 연령대에서도 관상동맥질환과 심부전의 조기 발병 위험을 크게 높인다는 게 김 교수의 평가다.

김경희 인천세종병원 심장내과 교수(심장이식센터장)
김 교수는 "비만은 모든 심혈관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최근 젊은 나이에 혈압이 높거나 심부전 증상이 동반되는 환자들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최근 일반적으로 고도비만 환자의 예후가 일반인에 비해 좋지 않고, 마른 체형이라도 근육량이 충분할 경우 오히려 예후가 더 양호한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협심증이나 심부전 등 심혈관질환이 있으면 식욕 저하와 영양 섭취 감소로 오히려 체중이 줄고 근육량이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비만이 먼저 발생하고 이후 심혈관질환이 뒤따르는 경우가 더 흔하다"고 설명했다.

즉, 비만이 심혈관질환의 원인을 제공하는 선행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

이러한 상황에서 세마글루티드의 등장은 비만 치료와 심혈관질환 예방 분야의 게임체인저로 평가받고 있다.

세마글루티드는 2024년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BMI 27kg/m² 이상(동반질환 있을 경우) 또는 30kg/m² 이상 비만 환자에 대한 항비만 치료제로 허가받았으며, 같은 해 7월 확증된 심혈관질환이 있는 과체중·비만 성인 환자에서 심혈관계 사건 위험을 감소시키는 적응증을 추가 승인받았다.

김 교수는 세마글루티드의 임상적 가치에 대해 단순한 체중 감량 보조제를 넘어선 심혈관계 예방 치료제로서 가치에 주목했다.

특히 세마글루티드의 대표적 임상 연구인 SELECT 시험에서 기존의 표준 치료를 받고 있던 환자들에게 추가 투여해도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위험을 약 20% 추가로 낮추는 효과가 확인된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SELECT 연구에서 참가자의 약 90%는 이미 표준 치료를 받고 있었지만, 세마글루티드를 병용했을 때도 추가적인 MACE 위험 감소 효과가 약 20% 나타났다"며 "이는 기존 치료만으로 한계가 있었던 고위험 환자군의 예후 개선에 세마글루티드가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음을 입증한 결과"라고 밝혔다.

실제 SELECT 임상시험의 세부 결과에 따르면 평균 약 3.3년 추적관찰 기간 세마글루티드 2.4mg 투여군은 위약군 대비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또는 뇌졸중 발생 위험을 20%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또 김 교수는 "뇌의 식욕 중추를 조절하고 위 배출을 지연시켜 체중 감소를 유도하며, 더 나아가 항염증 작용을 통해 심혈관계 위험인자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체중 감소도 영향을 미치겠지만 항염증 작용이 심혈관 건강에 매우 큰 역할을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특히 김 교수는 세마글루티드를 단순 체중 감량 목적이 아닌, 과학적으로 입증된 심혈관계 치료 옵션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세마글루티드는 고도비만 환자이거나 BMI 27kg/m² 이상이면서 심혈관계 질환을 동반한 환자라면 반드시 써야 하는 약제다"고 전했다.

"급여 적용 한계…고위험 비만 환자 선별적 보험 지원 필요"

세마글루티드가 심혈관 위험이 높은 비만 환자에겐 표준 치료의 일부로 고려돼야 할 만큼 중요한 약물로 부상했지만, 현재 국내에서는 현실적인 제약이 따른다. 아직 비급여로 접근성의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세마글루티드와 같은 약물도 어느 정도의 오남용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모든 환자군에 급여를 확대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며 "그러나 고도비만과 심혈관계 합병증이 동반된 환자 등 명확하게 치료 효과가 기대되는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엄격한 기준과 선별 절차를 통해 급여 적용을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체질량지수(BMI) 27kg/m2 이상이면서 비만 관련 합병증 또는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환자와 같이, 임상적으로 급여 필요성이 명확한 집단에 한정해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방향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미.

또 김 교수는 세마글루티드 치료로 환자의 BMI 수치가 크게 개선되는 경우 급여 지속 여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BMI 30kg/m² 이상 환자가 세마글루티드를 투여해 체중 감소로 BMI 26kg/m² 이하가 된 경우, 초기 4~6개월 정도로 급여 기간을 한정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아직 국내 장기 데이터가 부족하고 임상 경험상 투약 6개월이 지나면 다시 체중이 증가하는 환자들도 있어 장기 관리 방안에 대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보험급여 적용과 비용에 대한 이슈가 있는 만큼 김 교수는 경제성 평가 연구를 하고 있다.

그는 "비만대사수술이나 세마글루티드 치료를 통해 6개월 또는 1년 후 체중이 감소했을 때 환자가 복용하는 약물의 수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를 분석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치료 전략과 보험 재정 효율성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궁극적으로는 비만 환자의 치료는 단순히 약물 처방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생활습관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도록 돕는 다각적 관리가 필수라는 게 김 교수의 의견이다.

김 교수는 "BMI 30kg/m² 이상 환자들은 운동 자체가 힘든 경우가 많으므로 약물 치료와 함께 걷기 운동을 병행하고, 질 좋은 식단을 유지하며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금주·금연하도록 적극 교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만 치료 조기 개입으로 예방 효과 극대화 필요"

비만 치료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전문적인 상담과 생활습관 교육 지원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현재 외래 진료 환경에서 충분한 상담이 이루어지기 어려운 현실도 문제로 지적된다.

김 교수는 "환자당 5분 남짓한 진료 시간 내에 혈압 체크, 환자 상태 평가, 신체 진찰, 생활습관 교정 방안 설명까지 마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제대로 된 진료를 위해서는 적어도 7~10분 정도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 교수는 이러한 하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전담 인력을 통한 생활습관 교육 프로그램 및 수가 신설을 제안했다.

그는 "현재 시스템에서는 전문 간호사를 통한 별도의 교육 수가 도입이 필요하고, 추가 인력 운영에는 제도적, 재정적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전반적으로 비만 환자 진료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생활습관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환경 마련이 필수적이라고 본다"고 조언했다.

특히 김 교수는 "고혈압이 있는 환자는 시간이 지나면 심부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고혈압이 확인된 젊은 비만 환자에게 조기에 약물치료를 시작하고 올바른 생활습관을 교육하면, 심각한 합병증이나 반복 입원으로 이어지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젊은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예방적 치료와 생활습관 개선 노력이 향후 거시적인 의료비용 절감 효과까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끝으로 김 교수는 "환자들에게는 항상 기본적으로 과학적으로 검증된 약제를 먼저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약물치료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반드시 생활습관 교정과 올바른 식습관 관리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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