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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의약품 배송,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 데일리팜
  • 2021-08-10 09:16:18
  • 윤영미 전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 원장

의약품 배송은 어제오늘 불거진 문제는 아니다. 의약분업 이전에도 일부 약국들이 일반의약품 등을 배달하는 문제가 종종 불거지곤 했었다. 그럴 때마다 약계에서는 자율지도, 약사감시, 고발 등의 수단으로 이를 제어하곤 했다. 약사들을 통한 전문적인 의약품 관리체계가 아니면 의약품의 안전성이나 유효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의지는 분명했다.

그러던 것이 의약분업 이후 약국 업무가 처방전 관련 업무에 종속되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전문의약품 배송문제가 간간이 대두되기 시작했고 사회 전반에 IT에 기반한 플랫폼이 확산되면서 보건의료계에도 원격의료의 기반이 될 수 있는 플랫폼 형태의 의약품 유통 양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이와 같은 현상은 암묵적인 지지를 받게 되었고 이에 따라 코로나 이후를 겨냥한 배달앱 내지는 처방전 전송시스템을 장착한 플랫폼들이 본격적인 기지개를 켜고 있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라고 하겠다. 보건의료계를 둘러싼 저변의 도도한 변화의 흐름 가운데 한 테마가 수면 위로 올라온 셈이다. 이에 대해 현재 약계에서는 경계하며 약사들에게 주의를 환기시키는 것 말고는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를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의 화두는 코로나가 여전히 기승을 떨고 있는 현재도 우리 사회 전체가 조심스럽게 고민하고 있는 테제이다. 보건의료계로서는 특히 코로나와 같은 전염병이나 재난상황 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의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에서부터 백신주권, 신약 등의 의약품 개발, 첨단화되고 개별화된 보건의료 현장의 정책방향 제시와 같은 숙제들에 직면하게 되었다. 의약품 개발에 따른 기획과 생산, 유통, 투약, 모니터링 등의 의약품 전 주기에 걸친 정책방향성의 제시도 이와 같은 흐름에 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따라서 현재 부각되고 있는 약 배달, 처방전 전송 플랫폼, 특히 최근에 문제시되었던 조제약 배달 등의 사안은 이와 같은 저변의 흐름에 비추어 고려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기실 문제는 무엇인가? 무엇을 고민해야 할 것인가?

첫째, 직설적으로 의약품 배달이나 처방전 전송 등은 작금의 현실에 비추어 타당한 것인가? 과연 의약품이 가지는 사회적 가치와 안전성 유효성의 이슈를 충분히 담아낼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현재 약업계가 담보하고 있는 의약품의 사회적 효용성이 어느 정도인 지에 대한 평가가 자리하고 있을 수 밖에 없다. 본격적인 논란이 시작된다면 현재의 상태와 비교하는 것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강조되어야 하는 것은 보건의료계의 변화여부나 그 정도에 상관없이 기저를 단단히 받쳐야 하는 대전제는 의약품의 안전성과 안정성 그리고 공공성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현재의 의약품 배송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은 그와 같은 대전제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타당하다.

둘째, 이른바 패러다임의 전환이라고 볼 수 있는 현재 보건의료계의 흐름에 맞춰 어떻게 약사직능의 위상을 확립할 것인가?

이와 같은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의약품 배송을 반대하고 있는 것은 약사사회와 일부 의료계에 불과할 뿐 대중적인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IT의 발전을 기반으로 생명기술 정보기술 산업공학 등이 융합되고 있는 사회적인 추세를 보건의료계에서 받아들이는 형태가 보건의료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형태로 진행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의약품 배송의 예에서 보듯이 보건의료의 특수성을 전제한 필수불가결한 사항에 대한 고려 없이 산업의 시각으로 진행되는 단면들을 보게 된다. 우려스러운 점은 타 분야에서의 전면적인 확산에 힘입어 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약사들의 사회적인 위상과 역할의 정도에 따라 그 효과적인 대처가 차이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약사들이 생각하는 약사들의 사회적인 위상과 의약품의 가치가 일반 국민들이 인지하고 있는 그것과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전문직의 특성상 국민들의 신뢰도가 직능의 사회적 위상을 결정지을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냉철한 인식이 필요한 것은 그 때문이다. 이에 약사사회의 대표단체는 작금의 제반 상황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바탕으로 코로나 이후 약사의 미래청사진을 제시하고, 이에 기반하여 큰 틀에서 의약품 배송을 비롯한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책적인 선구안과 실천적인 의지가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셋째, 그렇다면 현재의 상황에 대해 약계가 취해야 할 우선적인 태도는 무엇인가?

이것이 가장 중요한 질문이 될 것이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질문에 대한 각자의 답이 어떠한가에 따라 세 번째 질문의 답이 달라질 것이다. 또한 두 질문에 대한 답변의 다양성에 따라 세 번째 질문의 답은 그 매트릭스가 더 다양할 수 있을 것이다. 너무 많은 지면이 필요할 것 같아 그 각각에 대한 필자의 견해를 피력하는 것은 차치하도록 하겠다.

다만 단언할 수 있는 것은 위와 같은 이유로 작금 더욱 충실하게 의약품의 사회적 가치를 알리고 약계 본연의 직능을 더욱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약품에 관련한 정책방향성, 전문직인 보건의료인의 역할과 위상은 사회적 여론을 따르기 마련이고 변화하는 흐름에 발맞추어 갈 수 밖에 없다. 현재의 역할과 노력이 다음 단계로의 이행가능성을 높여 준다는 점에서 지극히 원론적인 관점에서 보건의료인으로서의 본연의 역할을 강화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하겠다.

약계의 대표단체에서 이에 대한 선구안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지엽적인 사안에만 매몰되어 임시방편의 미봉책만을 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보다 선제적이고 포괄적인 정책방향성을 정립하고 세부적인 항목들을 지속적으로 그리고 구체적으로 실행해 나가야 한다.

의약품의 사회적 가치를 지키는 일은, 사회적인 변화의 도도한 흐름에 맞서고 때로 발 맞추며 전문직능인의 위상을 확립하고 국민건강권과 복지를 증진시키는 일은, 그와 같은 정책방향성의 제시와 실천 그리고 현장을 지키는 굳건한 현장 지킴이들의 노고에 힘입어 이룰 수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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