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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식약처, 지방 이전...교통·인프라 부족 여전

  • 의약정책팀
  • 2025-06-12 11:33:35
  • 지방으로 간 공무원 잘 살고 있나요 ①
  • 세종-국회 이전, KTX정차역…오송-아이 키울 환경 필요

[데일리팜=이탁순·이혜경·이정환 기자] 제약과 보건의료분야 담당 부처인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그리고 공공기관인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서울에서 지방으로 뿔뿔이 흩어진 상황이다. 벌써 10년도 넘은 얘기다.

복지부는 서울 종로구 계동에서 충남 연기군 일대 등에 조성한 세종시로 2013년 이전했다. 식약처는 이보다 앞서 2010년 서울 은평구 불광동에서 청주 오송으로 이사했다.

서울 마포구 염리동에 있던 건보공단과 서울 남부터미널 근처에 자리를 잡고 있던 심평원은 2015년 말 시작해 2016년 강원도 원주로 이전을 완료했다.

정부세종청사 주변으로 아파트들이 자리잡고 있다.(사진출처 : 행정안전부 정부세종청사 관리본부)
복지부의 세종 이전과 건보공단과 심평원의 원주 이전은 모두 노무현 정부(2003~2008년)에서 추진됐다. 반면 식약처 오송 이전은 1994년 김영삼 정권 시절 구체화됐다.

식약처가 위치한 오송 보건의료행정타운과 정부청사가 자리잡은 세종 행정중심복합도시는 각기 다른 정부에 의해 추진되다 보니 가까운 거리임에도 별개 도시로 성장했다. 이는 결국 세종엔 교통 문제를, 오송에는 인프라 문제를 낳았다.

세종 공무원들은 19km 떨어진 KTX 오송역을 거쳐야 하고, 오송 공무원들은 인프라가 세종에 몰려 있어 열악한 정착 기반 문제를 토로한다. 이런 문제들은 수도권 인구 집중 완화, 국가 균형 발전, 지방 경제 활성화라는 이전 취지를 달성하는데 장애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복지부 공무원 "서울 국회 출장가면 왕복 이동에만 4시간…오송역까지 버스 이동 불편"

복지부 공무원 김 모씨(30대, 남)는 "서울 갈 일이 많은 업무나 부서에 배치되면 KTX 정차역이 세종이 아닌 오송에 위치한 게 적잖은 불편으로 작용한다"며 "서울은 차치하고 오송역까지 가는데만 길에서 버리게 되는 시간이 많다. 체력적 소모도 감내해야한다"고 토로했다.

김 씨는 "특히 아침이나 저녁 늦게 서울에서 업무가 있을 때 평소보다 더 빨리 움직여야 하는데, 출장 같은 경우엔 초과 근무로 인정되지도 않아서 체감하는 불합리가 크다"며 "KTX 세종역 신설이 정치권에서 큰 화두가 되지 않고 있지만, 세종청사 근무 공무원들은 희망도가 크다"고 덧붙였다.

세종 복지부에서 입법, 예산 등 국회 업무를 위해 서울로 이동하는데 까지 드는 소요시간은 도어-투-도어로 따지면 3~4시간 남짓이다.

세종 청사에서 대중교통인 BRT 버스를 타고 오송역으로 이동하는데까지 드는 시간만 30~40분이 소요된다. 열차 시간에 맞춰 서울행 KTX를 타면 노선에 따라 50분~1시간이 걸리고 서울역에서 국회의사당역까지 전철을 놓치지 않고 탔을 때 30여분이 소요된다.

세종에서 국회까지 편도로만 2시간에 육박하는 이동시간이 필요한 셈이다.

오송역을 관문으로 세종 행정중심복합도시와 오송생명과학단지로 이동할 수 있다. 다만, 세종 정부청사로 가려면 오송역에서 BRT버스를 타야 해 이동할 때 불편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복지부 공무원 박 모씨(40대, 남)는 "서울에 있는 국무총리실 공관도 완전히 세종으로 내려오고 국회도 내려와야 업무 효율이 향상될 것"이라며 "계동 시절에는 없었던 교통 소모 시간이 지나치게 큰 게 사실이다. 길에서 버리는 시간을 최소화 해 공무수행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더 강화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씨는 "실장급 이상 간부들이 서울에서 업무를 보는 비율도 지금보다 줄어 들어야 꼼꼼한 대면 보고와 치밀한 업무 수행에 도움이 된다. 되도록 세종에서 회의를 하는 문화가 더 활성화해야 소위 길에서 버리는 시간이 사라질 것"이라며 "대통령실이나 국회가 세종으로 내려오는 것 역시 정치권에서 관심을 갖고 진행하고 있는 만큼 새 정부가 들어서면 중장기 적으로 세종 발전에 도움이 되는 행정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부연했다.

이전 초기보다 나아진 오송 인프라…그래도 고등학교는 한 곳 뿐, 세종에 사는 이유

오송은 예전에는 충북 청원군 강외면 오송리였지만, 국책기관 이전과 신도시가 조성되면서 2012년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으로 승격됐다.

보건의료 국책기관의 오송 이전이 이뤄지기 전해인 2009년 충북 청원군 강외면 인구는 1만4140명이었지만, 올해 4월 30일 기준 오송읍 인구는 4만4441명으로 급증했다.

인구는 늘었지만, 인프라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국책기관 이전 15년이 지났지만, 오송에는 여전히 고등학교가 오송고등학교 1곳 뿐이다.

보건관련 국책기관이 2010년 이전한 오송1생명과학단지의 모습이다. 1산단으로 불리는 이곳에는 국책기관 뿐 아니라 제약회사들이 자리 잡은 곳이다.
지난 2010년 식약처 이전과 함께 오송으로 가족 모두가 이사를 왔다는 식약처 공무원 김모 씨(50대, 여)는 현재 세종으로 주거지를 옮겼다.

김 씨는 "2010년부터 7년 정도 오송에 거주했다"며 "당시 청사 유치원이 지어지지 않아 아이를 임시로 교회에 마련된 어린이집에 보내야 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오송 내 초등학교가 만수초 한 곳이라, 식약처 직원들은 아이 초등학교 입학 시점에 맞춰 거주지를 직장 근처에서 초등학교 근처로 이사하는 사람도 많았단다. 지금은 오송 1산단에 오송초, 만수초를 비롯해 오송2산단에 오송솔미초, 솔강초(9월 예정) 등 초등학교가 생겼다.

특히 이때까지만 해도 학원가가 없어 오송으로 이사온 공무원들 자녀들은 대부분 청주시까지 이동해 학원을 다녔다고.

국책기관 이전 15년이 지났지만, 오송에는 여전히 고등학교가 오송고등학교 1곳 뿐이다.
김 씨는 "아이 픽업만 담당하는 사람을 따로 두고 청주로 학원을 보내야 했다"며 "결국 아이를 키우기 더 나은 환경인 세종으로 이사할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식약처에선 오송에 근무하면서 세종까지 출퇴근 하는 공무원은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오송 2산단이 생기기 전까지 1산단에서는 아이의 교육이 쉽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여전히 서울과 오송을 출퇴근 하고 있다는 식약처 공무원 김모 씨(40대, 남)는 "서울에 배우자와 아이들이 거주하고 있어, 나 혼자 희생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10년 넘게 출퇴근을 하고 있다"며 "아이가 성인이 되어 독립하면 오송으로 이사를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역시나 아이의 학업 문제가 오송이전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오송은 병원도 부족하다. 종합병원의 경우 베스티안병원이 있지만 화상전문병원으로, 다른 질환의 경우 청주까지 나가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안과가 전무하고, 산부인과도 최근 2산단에 1곳이 들어섰을 뿐이다.

은행 업무를 보는 것도 쉽지 않다. 보건의료행정타운 내 은행이 있지만, 오송 곳곳에서 은행을 찾기란 하늘에 별 따기다.

김 씨는 "정부기관의 지방이전을 성공적으로 끝내려면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며 "기혼자의 경우 사내커플이 아니면 배우자와 아이 학교 문제로 혼자 내려올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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