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코로나 시대 '뉴노멀'이 원하는 약사
- 데일리팜
- 2021-02-21 18:21:48
-
가
- 가
- 가
- 가
- 가
- 가
- 정수연 대한약사회 정책이사
- PR
- 전국 지역별 의원·약국 매출&상권&입지를 무료로 검색하세요!!
- 데일리팜맵 바로가기

가까워서 더 두려운 미래 사회에도 약사의 존재 가치가 지금과 같을까. 주어진 하루를 그 어느 날과 똑같이 성실하게 보내도 문득 불안한 마음이 한편에 자리한다. ‘4차 산업과 약사’, ‘포스트 코로나와 약사’라는 약대 입시 면접장에서나 마주할 것 같은 질문이 일상의 물음표로 떠다닌다.
마음을 어둡게 하는 질문들을 뒤로하고 책을 펼쳤다.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로 국내에 잘 알려진 일본 작가 야마구치 쇼와 동료 교수 구노스키 켄의 대담집 『일을 잘한다는 것』 (둘의 본업은 경영이다.)에서 어두운 마음에 불을 켜는 문장들을 발견했다.
예측 불가능한 시대에서 소위 말하는 ‘뉴노멀’이 원하는 것은 기술과 감각의 조화라고 일본의 두 경영 대가는 말하고 있다. 정답이 없고 흑백을 나눌 수 없는 문제들 속에서, 일을 잘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갖는 특징은 기술과 지식을 현실 세계로 구현하는 ‘감각’이라는 것이다.
2022년부터 전국 37개 약학대학 중 강원대, 부산대, 충남대를 제외한 34개교가 통합 6년제로 전환을 확정했다. 한국약학교육협의회는 통합 6년제 교육과정에 실험실습을 확대하고 임상실무실습 교육을 강화하며, 말하기와 글쓰기, 공감과 소통, 심리학, 헬스 커뮤니케이션과 같은 교과목을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학교에서 배우고 익혔던 많은 것들은 약사로서 마땅히 갖춰야 할 지식이다. 생리학적 이해, 병태적 관계, 약물학적 원리와 같은 지식이 없다면 약사로 일할 수 없다. 그러나 학교를 떠나 약사로 살아가는 사회는 환자의 감정까지 마주해야 하는 현장, 다른 의료인과 원활히 소통해야 하는 상황, 역학관계 파악과 건설적 인간관계를 구축해야 하는 조직생활 등 지식보다 감각이 더 중요해지는 곳이다. 기술과 감각의 균형을 요구받는 시대에서 약대 교육을 과학을 넘어 인문학 영역으로 확장하는 것은 시대 요구의 반영이다.
감각을 키우는 훈련은 지식을 축적하는 과정과 전혀 다른 양상이다. 지식과 달리 감각은 배움의 정도를 수치로 표현할 수 없고 척도화하기 대단히 어렵다. 교과서와 강의보다 경험과 훈련이 중요한 영역이기도 하다. 경험을 예로 들자면 ‘건강의 결정요인’에 대해 교과서에서 사회적, 경제적 요인이 보건 의료적 특성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줄을 그어가며 외우고 배웠어도 쪽방촌 봉사활동으로 직시하게 되는 ‘약사와 약’에 대한 무력감이 100배는 더 충격적으로 각인됐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창한 수식어의 미래와 ‘포스트 코로나’라는 예측불허 혼란 앞에 약사가 더 많은 지식, 더 고도화된 기술을 지니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살아남기에 올바른 전략도 아니어 보인다. 질병에 대한 병태생리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타인의 고통과 아픔에 대해 보다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는 감수성을 갖추는 것은 어떨까. 복약순응도가 낮은 어르신에게 약물학적 지식을 나열하는 것보다 어르신의 현재 생활상태와 가족과의 관계에 대해 자연스럽게 질문하는 것이 어떤 상황에서는 문제 해결에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을 감각적으로 인지하는 약사가 답이 될 수 있다.
약사 사회는 언제나 그 시대의 변화 속에서 약사의 역할을 강화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지금 세대는 그 어떤 세대보다 전체 사회가 불확실한 조건에서 스스로 길을 만들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기존과 다른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지니고 있다. 기존에 정립된 기술과 지식만으로는 어려운 일이다. 이런 과제들을 앞에 두고 새롭게 개편하는 약학대학 교육과정이 기술만 머리로 배우는 과정이 아니라 현장과 연결되어 감각을 키우는 훈련이 수반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숙명여대 약학대학 졸업 강서구약사회 홍보이사 늘픔약사회 운영위원
정수연 대한약사회 정책이사 프로필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
오늘의 TOP 10
- 1"근무약사 연봉 1억"...창고형약국, 파격 급여 제시
- 2플랫폼 도매금지법 간담회, 편파운영 논란…"복지부 협박하나"
- 3'마운자로', 당뇨병 급여 적정성 확인…약가협상 시험대
- 4위더스, 장기지속형 탈모 주사제 공장 재조명…주가 급등
- 5CMC 역량 강화, 제약·바이오 안보전략 핵심 의제로
- 6"눈 영양제 효과 없다고요? '이것' 확인하셨나요?"
- 7부광약품, 회생절차 유니온제약 인수 추진…"생산능력 확충"
- 8제네릭사, 카나브·듀카브 이어 듀카로 특허공략 정조준
- 9경보제약, ADC 생산 전면에…종근당 신약 속도 붙는다
- 10대통령 발 공단 특사경 지정 급물살...의료계 강력 반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