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선] 급여 편입된 첩약에 대한 노파심
- 김정주
- 2020-07-27 06: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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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김정주 기자] 의약계의 깊은 우려 속에 첩약 건강보험 적용이 현실화 됐다. 오는 10월이면 첩약급여를 신청하는 전국 한의원과 (한)약국에서 시범사업 성격의 첩약을 보험 적용받는다. 물론, 한방분업이 이뤄지지 않은 미숙한 체제에서 (한)약국 첩약 급여조제가 이뤄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케미컬 대비 불완전한 안전관리체계, 불투명한 '비기' 성격의 처방·조제 등 의료계에서 그간 맹렬하게 비판해 온 비과학적 관행이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어느 정도 개선될 수 있을 지는 지켜봄직하다.
정부는 이 같은 전문가들의 비판과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이번 시범사업에서 안전성·유효성 강화 방안을 내놨다. 안전성 측면에선 규격품 한약재 바코드 제도를 채택하고, 한약재 유통·처방의 투명성·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처방·조제 부문에 DUR 시스템 등을 구축해 케미컬 의약품과 견줄만 한 체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 원외탕전실 인증제 실질적 의무화를, 투약 부문에선 조제내역 공개를 진행한다고도 했다.
여기서 정부는 바코드 시스템이 한약재 제조사에서 출고되는 제품에 바코드를 부여해 한방 의료기관에서 한약재를 입고할 때 해당 바코드에 저장된 정보를 입력하도록 하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케미컬 의약품으로 빗대어 보자면 공급내역보고 이력 시스템을 일컫는 의미 같다. 그런데 이것은 케미컬 의약품 관리체계에선 조금은 '구식'이 된 시스템이다.
현재 케미컬은 단순 공급내역보고 바코드 시스템을 넘어서 RFID 시스템을 채택해 생산 라인부터 유통 전 과정, 유통기한, 요양기관 입고까지 사실상 실시간 파악이 가능하도록 체계를 정비했다. 정부가 케미컬 의약품에 RFID 시스템을 채택한 이유는 가짜약과 허위보고, 불량과 재고, 생산유통의 흐름을 실시간으로 가늠해 접근성과 안전성, 투명성을 안정적이고 예측가능하게 관리하기 위해서다. 의약품 산업의 투명, 안전을 동시에 꾀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엔 의약품이라면 당연히 식품보다 더 까다로운, 선진화 된 체계 하에서 관리해야만 한다는 의식이 깔려 있다. 최근 3년 간 전체 회수·폐기 명령을 받은 약제 중 한약재가 무려 47.8%라는 점은, 의과 의약품의 가짓수와 처방량, 의과 이용의 절대 수치를 볼 때 결코 이번 안이 보여주기식으로 끝나선 안 될 일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따라서 한방의 과학화를 지향하는 정부 주도로 진행되는 첩약급여라면 시범사업 단계부터 이를 장기적으로 대입시키려는 큰 그림이 필요하다.
DUR 시스템의 경우 생약과 케미컬 등 모든 약제 충돌을 막을 수 있는 통합 관리로 이뤄져야 한다. 정부는 개별 한약재의 특성과 한약재 간 상호작용 등에 대한 연구와 근거 구축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여기서 드는 의문은 과연 국민들이 오로지 한약만, 그것도 급여되는 첩약만 복용할 환자가 얼마나 되겠냐는 것이다. 약재 충돌과 금기는 한약재 사이에서만 이뤄지지 않는다. 만성질환 환자 증가와 보편적 의료 접근성이 높은 우리나라는 그만큼 의과 약 복용 빈도가 높은 축에 속한다. 생약성분 건강기능식품을 포함해 여러가지 의약품을 복용하는 국민이 상대적으로 많은 동시에 건보 권 안에서 순수 첩약 복용자만 복용할 사람만 있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따라서 단순한 형태의 DUR 탑재는 보여주기식에 그쳐, 추후 많은 도전에 직면할 수도 있다.
이제 2개월여 후부터 첩약급여 시대가 열린다. 정부는 오는 2023년 9월까지 3년의 시범사업 기간을 거쳐 중간평가 후 본사업을 진행한다고 했다. 그 때까지 치밀하고 면밀한 모니터링으로 새로운 과제를 찾아 꼼꼼하게 본사업 여부를 타진해야 한다. 한방이라, 첩약이라서 케미컬과 관리체계가 다를 수 밖에 없다는 얘기는 이제 한계가 아닌, 핑계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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