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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원 공급+안일한 정부 대응…공적마스크 체계 위협

  • 강신국·정흥준
  • 2020-06-09 11:17:43
  • 2차 마스크 대란...답답한 약사들, 불만 가득한 국민들
  • 비말차단마스크 하루 20만장 생산...식약처 의약외품 지정으로 혼란 야기
  • 대형 유통업체들, 반값 수준 덴탈마스크 공급에 다시 줄세우기

[데일리팜=강신국·정흥준 기자] 공적마스크 고시 종료 20여 일을 앞두고, 사적마스크 대란이 발생했다. 500원짜리 비말 차단용 마스크가 기폭제가 됐는데 한동안 잠잠했던 마스크 줄 세우기도 시작됐다.

식약처의 안일한 대처와 생산업체와 대형유통사의 전략이 맞물리면서, 정착단계에 들어선 공적마스크 유통체제를 위협하는 수준이 됐다.

2차 마스크 대란의 원인은 무더위와 비말마스크를 시장에 맡겨버린 식약처, 마스크 생산 업체의 500원 유통이 결정타였다.

◆식약처의 안일한 대응 = 날씨가 더워지면서 KF시리즈 마스크보다 앏은 마스크를 선호하는 구매자들이 늘면서, 식약처가 비말차단용마스크 의약외품으로 지정했다.

정부가 지난달 27일 비말차단마스크의 의약외품 지정 등을 발표했다.
식약처는 의약외품 지정을 하면서 "공적마스크로 공급은 하지 않겠다"고 했고, 웰킵스가 발 빠르게 의약외품 허가를 받아, 1장당 500원에 공급을 시작했다. 준비도 안돼 있는데 시장에 맡긴 꼴이 됐다.

문제는 공급량이었다. 하루 생산량이 20만장 정도인데, 이 정도 수량으로는 코로나 위기상황에 대응하기 힘든 수준이다. 웰킵스 쇼핑몰에서는 20분 만에 전량 매진됐다. 20만장을 사기 위해 750만명이 몰려든 것.

식약처는 이달 말까지 하루 100만개 이상의 비말차단용 마스크를 공급할 계획이다. 김상봉 식약처 바이오생약국장은 8일 마스크 수급 상황 브리핑에서 "이번 주에도 비말차단 마스크 제조 허가를 받아서 생산하는 업체가 있다"며 "이달 말까지 하루 100만개 이상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100만장 유통은 공적마스크 지정은 물론, 구매자 줄 세우기 방지도 불가능한 수량이다. 공적마스크로 지정한다고 가정하면, 약국 1곳당 하루 50장 공급으로 끝난다.

결국 식약처가 비말차단용 마스크를 시장에 맡길 게 아니라, 조달구매를 통해 얇은 마스크를 꼭 써야 하는 학생 등에게 우선 배포하는 방식을 채택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약외품으로 지정받은 비말차단마스크 현황.
서울지역의 한 분회장은 "공적마스크 도입 이전, 정부가 공영홈쇼핑에 노마진 KF마스크 공급과 다를 게 뭐냐"면서 "비말차단용마스크로 정부는 생색만 내고, 국민만 불편한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이 분회장은 "정부의 오락가락 한 태도도 문제"라며 "언제는 KF마스크를 쓰라고 했다가, 면마스크 착용도 괜찮다고 하더니, 이제는 비말차단용 마스크를 의약외품으로 지정하면서 이 혼란을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대형 유통업체의 역습 = 일회용 마스크와 덴탈마스크로 무장한 유통업체의 저가 공세가 시작됐다. 유명 대형마트에서는 50매 포장을 1만 5980원(장당 320원)에 공급하자, 번호표를 나눠주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아울러 유명 대형 온라인업체는 11일 아동‧성인 덴탈마스크 50매 특가전을 준비한다며 가격은 1만 5720원(장당 314원)으로 예고했다. 약국 판매가가 700~900원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반값 수준이다.

공적마스크 유통을 약국이 사실상 전담하면서, 지난 3개월간 마스크 유통에서 배제됐던 대형유통업체와 편의점, 온라인쇼핑몰 들이 여름 더위에 편승해 덴탈마스크로 돌아온 것이다.

유통업체들의 저가공급 이유는 손님 모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마스크를 구매하러 온 고객들이 다른 제품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이용한 것. 웰킵스의 비말차단 마스크 500원 공급도 유사한 전략이다.

일부 업체가 자사몰을 통해 먼저 KF-AD 마스크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유명 약국체인 관계자는 "판매가 500원인데 유통비용 등을 고려하면 거의 남는 게 없을 것"이라며 "업체의 500원 공급 선언으로 업체 쇼핑몰 홍보는 물론 업체 인지도까지 엄청난 광고 효과를 거뒀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하루 수백만명이 웰킵스 사이트에 접속하는데, 어떤 광고를 해도 이런 효과는 없다. 코로나와 무더위가 맞물려 빚어진 500원 마스크의 힘"이라고 진단했다.

◆답답한 약사들 = 정부가 비말차단마스크를 의약외품으로 지정하고 일부 업체들을 통해 공급하기 시작한 것이 문제의 발단이 됐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 강남 A약사는 "지금은 KF94, KF80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비말차단마스크 구하기에 혈안이 돼 있다. 그 마스크만 효과가 있는 것처럼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말차단마스크로 인해 약국 덴탈마스크 판매량도 감소했다.
이 약사는 "과연 비말차단마스크가 꼭 필요했나 싶다. 일회용 부직포 필터마스크가 공산품으로 있었는데, 이를 잘 활용했으면 지금과 같은 상황이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결국 일선 약사들은 식약처가 마스크 수요 조절에 실패했다고 보고 있었다. 소비자들의 수요에 즉각적으로 과민 대응했던 것이 결국 패착이 됐다는 평가다.

이 약사는 "정부가 필요에 따라 말이 계속 바뀐다. 심지어는 면마스크도 괜찮다고 했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서울 중구 B약사도 "비말차단마스크 언제 들어오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런데 약국에 일회용 덴탈마스크가 있다고 얘기해줘도 사가질 않는다"면서 "정부에 검증받은 제품이라 더 효과가 좋다는 착각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B약사는 "웰킵스가 500원으로 판매를 하다 보니 몇백원만 비싸도 사가질 않는다"고 언급했다.

결국 비말차단마스크와 저가 일회용마스크로 쏠림현상이 발생하며 마스크 2차 대란이 발생했고 공적마스크의 의미가 상당 퇴색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기 C약사는 "비말차단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나 아이들을 위한 수요가 많다"면서 "비말차단 20만장씩 공급을 하는데 이 정도 수량으로 어떻게 공급한다고 시작을 했던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약사는 "생산한다고 말을 해서도 안 되는 수량인데, 결국 웰킵스나 업체에만 스포트라이트를 주는 꼴이 됐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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