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와 상생 도모...유통업체 어려움 알리겠다"
- 정혜진
- 2020-01-13 06: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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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 단체장 릴레이 인터뷰 ④] 조선혜 한국의약품유통협회장
- "라니티딘 회수비용 청구, 표준거래계약서 제정이 큰 성과"
- "유통기업 어려움은 현실...제약사 들과 함께해야 생존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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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정혜진 기자] 보건의료계를 놓고 봤을 때 유통의 역할은 '혈맥'과도 같다. 수많은 단계와 난관을 거쳐 만들어진 의약품을 요양기관에 전달하기에 도매업체는 언제나 중간에 끼인, 제약사와 요양기관의 사정을 잘 아는 업계이기도 하다.
그런 도매업체들의 사단법인 한국의약품유통협회 수장인 조선혜 회장(65)이 임기 3년 차를 맞았다. 유통업계 상황이 점차 열악해지고 있다는 회원사들의 목소리를 조 회장은 어떤 방식으로 풀어나갈까. 조 회장에게 지난해를 정리하고 신년 계획을 물었다.

올해 굵직한 성과만 얘기하자면 라니티딘 회수 비용을 제약사에게 요구한 점,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해 '표준거래계약서'를 마련한 점을 들 수 있다.
둘다 유통업계가 처음으로 시도하고 나름 성과를 낸 일들이라 자부한다. 지난해 마련한 이런 성과들을 초석으로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회무 성과가 가시화될 것이다. 가깝게는 제약사를 향한 정당한 요구를 늘려가고, 위로는 정부와도 긴밀히 소통해 우리의 어려운 점을 제도화하는 데 주력하겠다.
표준거래계약서는 협회가 나서서 제약사들이 수용하도록 확산시키고, 지속적으로위반 사항을 취합하겠다. 제약사를 압박하자는 게 아니라 상생하기 위한 것이다.
- 소개한 성과들은 지금까지 거래관행으로 봤을 때 제약사 입장에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 변화들이다. 반면 유통업계는 일방적인 강요와 갑질을 벗어나 자기 권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 보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상생'이라는 말을 쓴 건가?
그렇다. 지금 도매업체들은 한계에 임박했다. 엄살이나 과장이 아니다.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고 느낀다.
유통의 실상은 겉에서 보는 것과 아주 다르다. 공식적으로 유통업계 평균영업이익률은 3.5%다. 제약사나 정부는 이정도면 도매업체 상황이 꽤 괜찮은 거 아니냐 묻는다. 그러나 통계의 오류다. 유통은 병원도매와 종합도매로 나뉘는데, 병원도매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가져가기에 평균가가 올라간 것일 뿐, 종합도매는 정말 힘든 상황이다.
유통마진 인하, 반품 증가 등 어려운 점들은 대부분 종합도매의 이슈다. 인건비 인상, 일련번호 설비 투자, 배송비용 인상 등이 다 약국 거래를 하는 종합도매들의 어려움이다. 그런데 겉에서는 평균을 보고 판단한다. 당장 국내제약사들은 이익을 더 내기 위해 유통마진부터 인하하려고 한다. 이런 악습을 철폐하고자 한다. 올해 이에 대한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할 거라 본다.
-제약사와 대결구도로 가는 회무 내용이 많이 눈에 띈다.
대결이 아니라 상생과 공생을 위한 최소한의 마지노선을 지켜달라는 요청이다. 제약과 유통은 한 몸이다. 서로 돕고 어려움을 감당해줘야 하는 관계다. 제약이 아무리 생산을 잘해도 도매가 이를 잘 유통해주지 않으면 무슨 소용인가. 환경이 어려워질 수록 서로가 서로를 챙겨야 한다.
그러나 일부 제약사는 손해와 피해를 유통에 떠넘기려고만 한다. 유통업계가 서운하지 않겠나. 대결구도가 아닌, 협업하기 위해 '이 정도 선은지켜달라'는 요청으로 봐달라.
-그런 문제라면 국내제약사에만 국한하긴 어려울 듯 한데.
다국적제약사는 더 많은 문제를 갖고 있다. 소통조차 되지 않는 일방통행식 거래가 굳어진 곳이 다수다. 올해 중점 사업 중 하나가 국내와 다국적 제약사들의 마진인하에 철퇴를 내리는 것이다. 특히 판매제약사를 옮기면서 슬쩍 마진을 낮추거나, 품목 별로 마진을 조정해 전체적인 마진을 하향평준화시키는 제약사들을 문제로 삼겠다.
-협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대관이라 할 수 있는데 유통협회, 정부와의 관계는 어떤가.
처음은 많이 어려웠다. 도매 이야기를 잘 들어주지도 않았고, 우리가 하는 말을 안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이전과는 확실히 달라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띠 두르고 나서서 시위하면 해결되는 세상이 아니다. 근거와 자료, 지표를 가지고 정부 관계자들을 설득해야 한다.
협회장이 되어 직접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보니 유통의 현장, 실제 현실이 어떤지 잘 알려져있지 않은 부분이 컸다. 옛날 방식, 막연한 유추, 관행적인 선입견으로 도매업체를 판단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유통업계 의견을 잘 들어주지 않았나 싶기도 했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정부 관계자들도 유통업계 어려움과 현실을 많이 알게 됐고, 그러면서 우리 의견도 듣게 되더라. 우리가 보건의료계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어떤 점이 구조적으로 불합리한지를 열심히 설명하고 있다. 유통마진 8% 중 약국 금융비용과 카드수수료로 4% 이상이 그냥 지출된다는 점도 알리려고 한다. 많이 알리는 게 주효하겠다는 생각이다.
- 얼마전 의약품 배송차량에 '전문의약품은 공공재'라는 스티커가 부착된 걸 보았다. 유통협회와 약사회, 제약협회 단체장으로 친분이 두터운 세 사람이 회장자리에 앉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실제 협회 간 협업은 어떤가?
정부와의 소통 창구가 열리고 있다고 하지 않았나. 그 과정에 제약협회장과 약사회장 도움이 컸다. 두 단체장이 항상 모든 현안 논의와 정부 미팅에 유통협회 필요성을 제안했다. 실제로 정부와의 소통에서 중간 역할을 해주기도 했다.
특히 약사회와는 공감이 가는 문제에 공동 대응을 하며 서로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원희목 제약협회장과 김대업 약사회장, 그리고 나까지 손발이 잘 맞는다. 긴급의약품 문제 해결처럼, 세개 단체장이 협업해 성과를 낸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 올해는 경자년이면서 유통협회장 선거가 있는 해다.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2년 간 해보니 협회장은 철저히 봉사직임을 실감한다. 특히 유통협회는 예산이 적어 어려움이 많다. 사비를 써야 하는 경우도 적지않다. 그럼에도 협회장의 중요한 임무는 위상을 세우는 일이다. 다른 단체에게, 정부에게, 유관 기업들에게 만만하게 보여선 안된다. 남은 임기동안 최대한 위상 세우기에 주력하고 싶다.
또 하나 말하고 싶은 건 젊은 사람들이 나서달라는 것이다. 시대가 달라졌고 기성세대의 소통방식으로는 지금 정부와 제약사, 국민 누구도 설득할 수 없다. 유통업계에도 2,3세 경영이 적지 않다. 세대교체를 통해 젊은 세대가 주역이 되어 지금의 방식으로 유통협회 위상을 세워주길 바란다.
- 올해 협회의 계획이 있다면.
유통협회는 협회사에게 애로가 되는 현안을 꾸준히 발굴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법과 제도 변화를 추진하겠다. 법 개정이 필요하다면 국회 등 유관부처와 꾸준히 접촉해 시간이 걸리더라고 개정에 최선을 다 해야 하지 않겠나. 회원사 여러분들께는 달라지는 시대에 맞춰 우리 자신부터 바뀌고 변화하자고 말하고 싶다. 정부 부처도 단순하게 '이익단체가 요구한다'는 시각으로만 보지 말고, 유통업계의 어려움, 더 나아가 제약업계, 보건의료업계의 상황과 의견을 우리 입장에서 봐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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