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도, 아시아도 의약품 정책 고민은 같았다
- 이혜경
- 2018-10-26 06:05:16
-
가
- 가
- 가
- 가
- 가
- 가
- 환자접근성·재정관리 측면서 스탠스는 유사
- HTA 평가, 급여등재 수단으로...MEA·RSA 도입 등 대세
- PR
- 약국경영 스트레스 팡팡!! 약사님, 매월 쏟아지는 1000만원 상품에 도전하세요!
- 팜스타클럽
환자 접근성과 재정관리. 의약품 정책을 두고 세계 각국의 고민은 같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4~25일 양일간 '신의료기술 및 약제의 가격설정과 효율적 건강보험지출관리 방안'을 주제로 국제심포지엄과 연수과정을 진행했다.
첫 날 진행된 약제 가격설정 관련 세션에서는 로나나 우루(loana Ursu) 루마니아 전 보건부 장관과 말레이시아 보건부 약제실무 및 개발국 파리다 아리아니(Faridah Aryani) 부국장이 각각 유럽과 말레이시아 약제 급여 등재 방식과 가격 설정에 대해 발표했다.
한국을 대표해서는 김병수 심평원 약제등재부장, 배은영 경상약대 교수, 김경선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이사가 각 국의 의약품 정책 고민을 듣고 함께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로나나 우루 전 장관의 발표 요점은 의약품 국제기준가격을 참고해 공공기관과 민간 제약사간 가격을 관리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HTA(Health Technology Assessment)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는 심평원에서 의약품 등재 이전 경제성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루마니아 의약품 등재 과정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 보건부 산하에 치료위원회를 두고 임상근거와 약물 경제성 평가를 하고 특별위원회를 통해 제약사와 약가협상을 한다. 보건부 장관이 정부 대표 약가협상 담당자이기도 하다.
그는 "데이터가 많을 수록 유리한 협상 위치에 서게 된다"며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스위스 등 EU 어느 국가라도 가격 협상이 완료되면 급여 결정이 이뤄진다. 28개 EU 회원국에 가격을 공개해야 한다는 지침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가격정보를 공유하지 않을 수도 있다. 가격볼륨협상을 하는 경우다. '향후 몇 년후 가격정보를 공유한다'는 계약이 체결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약가협상 절차와 상당히 유사하다.
HTA 이후에도 약가협상이 되지 않는 경우, EU 국가에서는 관리형 급여계약(Managed Entry Agreement, MEA)에 눈을 돌리고 있다. 만성질환 의약품을 넘어서 희귀질환 의약품, 고가 항암제 등 소수의 환자를 위한 의약품들의 등장이 위험기반의 계약체결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는 "MEA 계약방식이 유럽에서 점점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MEA 용어를 쓰는 국가도 있고 없는 국가도 있다. 루마니아와 체코는 MEA 용어를 쓴다"며 "동유럽은 1년에 5~6건 정도의 MEA가 체결되고 있고 서유럽으로 갈수록 MEA 도입률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MEA 도입 시범사업을 하고 있는 국가로 이탈리아를 예로 들기도 했다. 가격 상한제를 도입해 특정 볼륨에 대해 특정 금액을 정해 최초 등재부터 3년 간 할인율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로나나 우루 전 장관은 "국가에서 필요한 의약품이나 불확실성이 큰 의약품은 리스크를 공유하며 결과에 따라 지불방식이 다른 방법을 택하고 있다"며 "이탈리아의 경우 소발디를 계약하면서 도달환자와 최대상한을 정해서 크레딧노트를 발행하기로 했었다. 2016년 길리어드에게 발행된 크레딧노트는 2억4000유로"라고 했다.
그의 발표를 종합하면 전 세계적으로 약가 협상에서 중요한건 국제기준가격이다. 하지만 국제기준가격이 없다면 각 나라별로 HTA를 통해 협상 과정에서 약가를 인하하는 데이터를 만드는것 또한 중요하다고 했다. HTA도 안되면, 정부와 제약사간 리스크를 공유하는 MEA가 답이 될 수도 있단다.
로나나 우루 전 장관은 "MEA로 인해 의약품 급여등재 가능성이 높아지면 환자들의 부담이 줄 것"이라며 "근거기반에 따른 의사결정과 위험을 서로 공유한다는 장점 때문에 의사들이 처방을 내릴 때도 부담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급여 등재가 이뤄진 신약의 특허가 만료되면 후발주자로 등재되는 제네릭의 처방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환자의 접근성과 보장성의 지속가능성을 지키는게 정답만은 아니다. 늘어나는 수요를 생각해야 한다"며 "결국 의료진의 처방이 긴밀하게 관리돼야 한다. 유럽 의료진의 20% 이상이 제네릭 처방에 어려움을 겪는 등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고민도 함께 해야 한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보건부는 신약 등재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 약물관리청로부터 허가를 받은지 1년이 지난 의약품에 한해서만 급여를 위한 약제 목록 등재절차를 밟을 수 있다. 우리와 다른 점은 어떤 약이 목록에 등재되면, 이 약은 보건부가 운영하는 병원에서만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다른 곳에서 사용하려면 예외조항 기준이 있어야 한다.
올해 7월까지 1681개 제제 853개 케미칼 약제가 등재된 상태다.
파리다 아리아니 부국장은 "민간에서 최소 12개월 이상 사용이 된 이후 등재신청이 가능한건 안전성을 기하기 위함"이라며 "약제 목록에 등재되려면 최소 2개국 환급대상 목록에 포함되고, 과학적 근거에 의해 치료성을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전성과 유효성, 경제성 평가 절차는 120일 소요된다. 예산 평가는 다른 나라에서 발간된 문헌을 기반으로 평가를 하고 있으며, 등재 의약품의 1/3 정도는 말레이시아 현지에서 경제성 평가 연구가 진행됐다. 등재되고 나면 2년 동안 약가협상을 통해 결정된 가격이 적용된다.
파리다 아리아니 부국장은 "말레이시아는 환자 접근성, 성과기반, 재정기반을 중심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있지만 환급을 하는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며 "혁신 신약이나 고가신약의 경우 공급자인 제약사와 가격인하 협상에 있어 어려움이 있다. 가이드라인이 없어서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경제성평가, RSA 제도 성공적?=루마니아와 말레이시아 발표 이후, 배은영 교수는 "의약품 정책과 관련해 많은 나라가 고민하고 있으면서 취하고 있는 접근법이 유사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평가했다.
유럽 이외에도 말레이시아, 한국, 일본 등에서 HTA 데이터를 활용하고자 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지만, 우리나라 약가제도에서는 2016년부터 경제성 평가 도입해 진행하고 있는 만큼 다른 나라의 참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RSA는 환자 접근성에 기여한 측면이 크고, 보험재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며 "RSA 대상 약제를 현재 기준에서 유럽, 호주, 말레이시아 처럼 확대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세션 말미에 이상무 심평원 상근심사위원은 급여결정 과정에서 탈락한 약제들의 운명에 대한 실제 리얼월드데이터에 대한 질문을 했다.
파리다 아리아니 부국장은 "말레이시아는 시장에 출시됐지만, 활용되지 못한 약들이 있어서 의약품집 등재를 시키려고 하는 것"이라며 "간호사, 약사, 의사 등 공급자들을 모아서 포커스그룹인터뷰를 진행해 약이 쓰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답했다.
로나나 우루 전 장관은 쉬운 답은 없다고 했다. 정치적인 상황이 의약품 등재 과정에 흡수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그는 "현재 보장 범위를 심층적으로 살펴보고, 어떤 약이 어떤 적응증을 커버하고 있는지 판단해서 재정을 써야 한다. 보장성 강화를 위한 대안유무를 살펴 접근해야 한다"며 "하지만 특정 질병의 환자들이 압박을 가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 정부가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있는게 그러면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
영국의 암펀드를 예로 들며, 그는 "영국 국무총리 아들이 암에 걸려서 감정적인 접근법으로 정신질환이 아닌 암질환에 펀드가 생긴 적이 있다. 올바른 의사결정 여부는 역사가 판단한다"며 "부패한 관료가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게, 근거를 준비해야 한다. 최대한 많은 질병과 환자를 보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
김병수 심평원 약제등재부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신약의 접근성이 확대되면서 제도개선으로 환자들의 보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HTA, 경제성평가 등에 있어 선도국이라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 아시아 등 여러 국가와 경험을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
오늘의 TOP 10
- 1작년 국산신약 생산액 8천억...케이캡·펙수클루·렉라자 최다
- 2셀트리온 ARB+CCB 시장 공략...이달디핀 1월 등재
- 3모기업 투자 부담됐나...롯데그룹, 호텔도 바이오 지원 가세
- 4[기자의 눈] 제네릭 옥죈다고 신약이 나오나
- 5[특별기고] 조제→환자 안전…미국서 확인한 약사 미래
- 6정부, 보정심 가동...2027년 이후 의대 증원규모 논의
- 7경기도약, 송년회 열고 2026년 힘찬 출발 다짐
- 8"14일 이내 심판청구 우판 요건, 실효성 약화 요인"
- 9'빔젤릭스' 염증질환 적응증 확대…생물의약품 경쟁 본격화
- 10AI보다 장비부터…스몰머신즈가 택한 진단의 출발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