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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허가지연·좌초...험난한 미국 도전과 긍정적인 시그널

  • 천승현
  • 2018-09-28 06:20:08
  • 자체개발 의약품 시장 진입 고전...수출 급증·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 상업화 근접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세계 최대 규모 미국 의약품 시장에서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GC녹십자, 한미약품 등 국내 간판 제약사들이 미국 시장 도전이 연거푸 고배를 드는 모습이다. 국내 개발 바이오시밀러도 아직까지 더딘 행보다.

미국으로의 의약품 수출 실적이 급증하고 있으며 바이오의약품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점차적으로 국내 개발 의약품의 개발 성과가 진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로 읽힌다.

◆녹십자, IVIG-SN 두 번째 허가 지연...2년 전 혈우병치료제 미국 입성도 무산

27일 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는 지난 21일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으로부터 혈액제제 ‘IVIG-SN'의 품목허가 승인을 위해 제조공정 자료가 추가 보완이 필요하다는 공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IVIG-SN의 미국 품목허가 보완은 이번이 두 번째다. GC녹십자는 지난 2015년 11월 FDA에 이 제품의 생물학저제제 품목허가 신청서를 제출했고 당초 이르면 2016년 말 품목허가를 기대했다. 그러나 2016년 말 제조공정 관련 보완사항을 지적받고 한 차례 허가가 지연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 또 다시 보완 조치를 받으면서 품목허가 일정은 더욱 늦어질 전망이다. IVIG-SN은 선천성 면역결핍증,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GC녹십자의 간판 혈액분획제제 중 하나다. 국내 시장과 중남미 및 중동에서 연간 5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제품이다.

미국에서의 시장 진입 시기 지연은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IVIG-SN과 비슷한 시기에 허가를 신청한 옥타파마의 팬지가(PANZYGA)는 지난달 승인을 받은 바 있다.

IVIG-SN의 미국 유통업체도 FDA 승인 이후 선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녹십자는 현지 유통업체 선정 작업도 진행 중이다.녹십자는 지난 2010년 ASD 헬스케어와 3년간 총 4억8000만달러 규모의 제품을 유통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당초 예상보다 임상시험이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2015년 9월 MOU를 해지했다.

회사 측은 “IVIG-SN이 이미 국내외 시장에서 시판 중인 제품인 만큼 최종 허가 승인의 결정적인 부분으로 작용하는 제품 자체 유효성이나 안전성 이슈는 없었다”면서 “심사 재개 일정에 대해 FDA와 긴밀히 소통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GC녹십자 캐나다 혈액제제 공장
GC녹십자는 헐우병치료제의 미국 시장 입성에도 고배를 든 경험이 있다. 2016년 10월 GC녹십자는 미국에서 임상3상시험 중인 유전자 재조합 A형 혈우병 치료제 ‘그린진에프’의 미국 임상을 중단키로 결정했다. 2012년 임상3상시험에 진입한지 4년 만에 백기를 들었다.

미국 임상 중단 배경은 ‘사업성 저하’다. 희귀질환의 특성상 신규 환자 모집이 더디게 진행돼 임상이 예상보다 지연된데다 약효 지속시간이 긴 경쟁약물의 등장으로 미국 임상시험이 완료되더라도 상업적 성공 확률이 떨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미국 시장 진출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GC녹십자는 이후 약효 지속시간을 늘린 차세대 제품의 개발에 나섰다. GC녹십자는 목암생명과학연구소와 공동으로 차세대 혈우병A형치료제 ‘MG1121’을 개발 중인데 현재 비임상시험이 마무리 단계다.

◆국내제약, 연이어 미국 임상 실패...바이오시밀러 초기 성적표 고전

사실 국내 제약기업의 미국 시장 문턱에서 좌절을 겪은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현재까지 미국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낸 제품을 찾기 힘든 실정이다.

한미약품 본사 전경
한미약품을 비롯해 종근당, 동아에스티 등 국내 걸출한 제약사들도 미국 시장 입성에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

한미약품의 경우 한미약품이 기술수출한 신약 과제 중 베링거인겔하임, 자이랩, 사노피, 일라이릴리 등이 각각 1개 과제의 권리를 반환하거나 임상시험을 중단한 바 있다. 지난 2016년 9월 베링거인겔하임이 ‘올무티닙’의 개발을 중단하고 권리를 한미약품에 반환했다. 지난 3월 중국 자이랩도 올무티닙의 권리를 반환했고, 한미약품은 4월 올무티닙의 국내 임상3상도 최종적으로 중단했다.

2016년 12월에는 사노피가 기술을 넘겨받은 신약 3건 중 지속형인슐린의 개발중단을 선언하고 권리를 한미약품에 되돌려줬다. 지속형인슐린콤보는 일정 기간 한미약품의 책임으로 개발한 이후 사노피가 이를 인수하는 것으로 계약 조건이 변경됐다. 지난 2월에는 일라이릴리가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이던 HM71224의 임상2상시험을 중단했다. 중간분석 결과 목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로 다른 적응증 개발을 검토하기로 결정했다.

종근당은 2016년 7월 자프겐에 기술 수출한 비만치료제 ‘벨로라닙’의 임상중단 통보를 받았다. 자프겐은 벨로라닙을 희귀질환 ‘프래더윌리증후군’, ‘고도비만치료제’, ‘시상하부 손상으로 인한 비만’ 등 3가지 치료제로 개발을 진행해왔는데, 프래더윌리증후군 임상시험에서 2명이 사망하면서 임상시험이 잠정 중지됐다. 임상시험 도중 사망한 환자와 벨로라닙과의 연관성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자프겐이 벨로라닙의 임상시험을 모두 중단키로 갑작스럽게 결정하면서 벨로라닙의 해외 진출에 차질이 발생했다.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로 기술이전한 ‘에보글립틴’의 권리를 돌려받았다. 동아에스티는 2016년 토비라와 총 6150만달러 규모의 에보글립틴의 기술 수출 계약을 맺었다. 이후 토비라는 지난해 9월 엘러간에 인수됐고 엘러간은 에보글립틴의 NASH치료제 개발을 중단키로 결정했다.

최근 국내 개발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미국 시장을 두드리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성장세가 더딘 편이다.

셀트리온은 첫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미국 시장에 지난 2016년 말 발매했다. 화이자가 미국에서 판매 중인 램시마는 올해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 1억1800만달러(약 13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1분기와 2분기 각각 5500만달러, 6300만달러의 매출을 냈다.

미국 시장에서 상반기에 레미케이드가 18억34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린 것을 고려하면 램시마의 시장 점유율은 10%에도 못 미친다는 계산이 나온다. 미국 시장에 출시한지 2년 가까이 지났지만 유럽에서의 발매 초기와 같은 빠른 시장 침투는 나타내지 못하는 셈이다. 이와 관련 미국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 14일 보고서를 통해 “셀트리온의 시장 선점 효과가 종료돼 유럽에서의 성공을 미국 시장에서 반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7월 미국에서 당뇨치료제 ‘란투스’의 바이오시밀러 ‘루수두나’의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 제품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MSD에 임상비용 일부를 지원, 현지 매출에 따른 큰 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과거를 되돌아보면 국내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은 실패의 연속이었다.

동화약품은 2007년 미국 P&G사와 총 5억달러 규모의 골다공증치료제 수출 계약을 맺었다. 2009년 P&G사의 전문의약품 사업부가 워너칠콧사에 인수된 후 해당 제품의 개발을 진행하지 않겠다고 결정하면서 수출계약은 백지화됐다.

부광약품은 2009년 B형간염치료제 ‘레보비르’를 미국에 수출했지만 제휴 업체인 파마셋이 레보비르의 임상3상 진행 과정에서 근육병 부작용이 나타났다는 이유로 돌연 임상을 중단했다. 일양약품은 2008년 소화성궤양치료제 ‘놀텍’의 미국 임상을 주도하던 탭(TAP)사가 임상3상 진입단계에서 포기를 선언하면서 미국 진출이 무산됐다. ◆미국 수출 실적 급증...바이오신약 등 다양한 분야 FDA 관문 근접

아직까지 국내 기업이 미국 시장에서 괄목할만한 성적표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수출 실적은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추세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의약품 미국 수출 실적은 3억8600만달러로 전년(1억1628만달러)보다 3배 이상 확대됐다. 미국 의약품 수입 실적 7억4368억원보다는 절반 수준에 불과하지만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완제의약품의 미국 수출 실적이 지난해 3억1878만달러로 전년(3007만달러) 보다 10배 이상 확대됐다.

연도별 의약품 미국 수출 실적 추이(단위: 천달러, 자료: 식품의약품안전처)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미국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인 현상이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성공 가능성을 점차적으로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한미약품은 일부 기술수출 과제가 좌초됐지만 상당수 제품은 상업화를 위한 순조로운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한미약품은 2012년 스펙트럼과 지속형 호중구감소증치료제 ‘롤론티스’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고 2015년에는 스펙트럼(포지오티닙), 일라이릴리(HM71224), 베링거인겔하임(올무티닙), 사노피(에페글레나타이드, 지속형인슐린, 지속형인슐린콤보), 얀센(JNJ-64565111), 자이랩(올무티닙) 등에 8개 신약을 기술수출했다. 2016년 9월에는 제넨텍과 표적항암제 ‘HM95573'의 기술이전계약을 체결했다. 이중 3개(올무티닙, 지속형인슐린, HM71224) 과제만 개발에 차질이 빚어진 상황이다.

포지오티닙은 6개의 임상시험을 진행하며 상업적 가치를 높이고 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지난 26일 사노피가 새로운 임상에 착수하며 3개의 임상시험을 동시에 가동 중이다. 호중구감소증치료제 ‘롤론티스’는 오는 4분기 미국 식품의약품국(FDA) 생물의약품허가 신청을 위해 사전 생물의약품허가(pre-BLA) 진행을 앞두고 있다. 제넨텍에 기술수출된 RAF 표적항암제 ‘HM95573'의 경우 지난해 2건의 새로운 임상시험에 돌입했다.

국내 개발 바이오시밀러 제품 4종이 FDA 허가를 앞두고 있다.

셀트리온의 ‘트룩시마’와 ‘허쥬마’는 이르면 올해 말 FDA 허가가 예상된다. ‘맙테라’의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의 경우 미국 FDA 자문위원회가 내달 승인 안건을 논의한다. 승인권고 의견 획득이 점쳐지며 최종 허가는 11월 4주 또는 12월 1주차로 전망된다.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허쥬마 역시 4분기 미국 승인이 예고됐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온트루잔트’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임랄디’가 미국 입성에 도전한다. 온트루잔트는 지난해 말 허가를 신청, 이르면 올해 말 시판승인이 예상된다. 임랄디는 지난 7월 FDA 허가 신청서가 제출된 이후 지난 21 FDA에서 품목허가 신청에 대한 서류 심사가 시작됐다.

국내 개발 보툴리눔독소제제도 미국 시장 진출에 근접했다.

대웅제약 본사 전경
대웅제약이 개발한 ‘나보타’는 내년 초 미국 허가가 예상된다. 대웅제약의 미국 파트너사인 에볼루스는 지난달 FDA로부터 '프라보툴리눔톡신 에이‘(나보타의 상품명)의 생물학적제제허가(BLA) 재신청 접수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FDA로부터 최종보완요구공문(CRL)를 수령한 데 따른 후속 조치가 받아들여진 것이다.

처방의약품신청자수수료법(PDUFA)에 명시된 6개월의 심사기간을 고려할 때, 나보타의 FDA 허가 여부는 2019년 2월 2일까지 판가름날 것으로 예상된다.

메디톡스가 엘러간에 기술수출한 ‘이노톡스’도 오랜 침묵을 깨고 상업화 로드맵을 드러냈다. 엘러간이 최근 발표한 미용시장 R&D 파이프라인을 통해 액상형 보툴리눔독소제제 ‘니보보툴리눔톡신A’를 2022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소개했다. 니보보툴리눔톡신A는 메디톡스가 엘러간에 기술수출한 이노톡스의 성분명이다. 지난 2013년 이노톡스의 기술을 넘겨받은지 5년 만에 처음으로 상업화 일정을 공개했다.

SK바이오팜이 개발한 수면장애 신약 'SKL-N05'(성분명 솔리암페톨)도 이르면 연내 미국 FDA 승인이 예상된다. SKL-N05는 SK바이오팜이 2011년 임상 1상을 완료하고 미국 재즈(Jazz)사에 기술수출한 수면장애 신약 후보물질이다. 이후 SK바이오팜과 재즈사의 공동 개발을 통해 지난해 임상 3상 시험을 마무리했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12월 FDA에 SKL-N05의 신약 판매 승인신청을 제출했고 지난 3월 FDA는 승인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공식 검토를 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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