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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데스크시선] 한약재 표준감별 국가검정 도입돼야

  • 노병철
  • 2018-08-06 06:29:33

산삼·영지버섯을 주성분으로 한 일반의약품·건강기능식품 과대광고가 해마다 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일부 제조사들은 오대산·지리산·태백산 등지에서 채취한 100년근 산삼을 기반해 DNA 구조가 99% 일치하는 '산삼배양근액'이라며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하고 있다.

산삼배양근의 정확한 원가는 영업비밀로 공개하기 어렵지만 권장소비자가는 15~40만원 선으로 형성된 고가품이다. 천종삼(50년 이상 자란 자연산 산삼) 가격은 정해진 바는 없지만 상태에 따라 7000만원에서 2억원을 호가한다.

제조·판매사 말대로 '100년근 천종삼 배양액'이라면 그 만한 가치와 효능효과를 기대할 만하다. 그렇지만 문제는 이를 감별할 국가공인 한약재감별사가 없다는데 있다. 대부분의 산삼 유관 협회는 산삼 취급 경력 10~20년 차 민간인들로 구성돼 있다. 일부 산삼감별인의 경우 고서·골동품처럼 대법원에서 특수감정 촉탁인으로 위촉해 공항·항만 등지에서 밀수여부와 관련된 일을 맡기도 한다.

산삼감정협회에 따른 천종삼 감별 기준은 ▲뇌두의 수(100년근일 경우 100개 형성/1cm 당 20년) ▲뿌리의 탄력성 우수 ▲약통(몸통=횡추)의 주름이 많을 것 ▲옥주(뿌리돌기)상태가 좋을 것 ▲무게(11g~112g) 등을 고려한다. 산삼 취급 경력 31년차 박형중씨 역시 "천종삼으로 추측만할 뿐 정확한 심령(수령=나이)을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평생 100년근 산삼은 2번 밖에 보지 못했다"고 회고할 정도로 접하기도 어렵고, 감정 기준 역시 다양하다.

영지버섯도 마찬가지다. 국내 친환경 영지버섯 농가에서 재배되는 물량으로는 완제품 생산량을 따라 잡기 힘들다는 것이 제기동 한약건재상들의 중론이다. 친환경 농가에서 생산된 영지는 그마저도 베트남 등지로 높은 가격에 수출돼 국내 물동량은 많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익명을 요한 한약재감별사는 중국산과 국내산 영지를 정확하게 가려낼 수 있는 인력은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영지감별은 어려운 분야 중 하나로 꼽힌다.

이 같은 이유로 생약제제 전문 제약사들은 국가공인 한약재 감별사 자격시험 도입과 한약재 표준화 사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다시 말해 관능검사(육안으로 판별)가 아닌 과학적이고, 보편타당한 감별시스템이 국가 차원에서 확립돼야 한다는 말이다. 정부는 객관적인 근거와 자료를 체계화할 수 있고, 소비자는 안심하고 한약·생약 관련 의약품을 구입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지금의 한약재감별은 눈으로 상태(크기·빛깔·신선도)를 봐서 A·B·C 등급으로 판별한다. 한약재 고유의 약효나 독성에 대한 표준화는 이뤄져 있지 않다. 1등급 한약재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경험치와 눈대중이 아닌 실제 유효성분 함량을 살펴야 함이 기본이다.

이를 테면 산삼, 인삼, 복령, 영지 등 각 한약재의 유효성분 함량을 표준화해 이를 기반으로 한 감별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다. 100가지 다빈도 한약재에 대한 DNA·유효 성분 함량 등을 체크할 수 있는 바이오칩 개발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은 3년·90억 정도로 추산된다. 침체기를 겪고 있는 한약산업 발전과 가짜 한약 관련 의약품·건기식에 따른 소비자 피해와 견주어 보면 결코 큰 투자비용은 아니다. 한약재감별사 국가공인 자격과 한약재 표준화 사업의 조속한 도입으로 제조·유통사와 소비자 간 속고 속이는 진실게임이 사라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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