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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방약 품절되면 잘 지내던 이웃약국도 감정싸움

  • 정혜진
  • 2018-02-20 06:15:00
  • 약 없는 약국 "단종된 약" 의원 통보...재고있는 약국, 죽을 맛

다빈도 처방의약품 품절 사태가 잦아지면서 불필요한 약국 간 갈등도 늘어나고 있다. 약국 간 신경전과 감정싸움으로 보기에는, 제약사의 의약품 수급 불균형이 근본적인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지역의 A약국은 최근 옆 약국으로 인해 재고 관리 어려움을 겪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얼마 전 한국얀센의 다빈도 처방약 B의약품 공급이 일시 중단됐는데, 이웃 약국이 자기 약국에 재고가 없자 병원에 '공급이 중단된 의약품이니 처방을 내지 말라'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A약국은 마침 B의약품을 다량 보유하고 있었던 터에 처방이 아예 중단되자 남은 재고를 반품할 수 밖에 없었다.

A약국 약사는 "내 약국에 재고가 없으면 다른 약국으로 안내하는 게 인지상정 아닌가. 자기 약국에 없는 약이라고 병원에 단종된 약이라고 연락을 하니 재고를 가진 다른 약국들 모두가 손해를 볼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경쟁 약국이 처방전 독식을 위해 '일시 품절'도 아닌, '단종 의약품'이라고 안내한 탓에 B의약품 처방은 그 후에도 계속 나오지 않고 있다.

경기도의 C약국이 겪은 일도 비슷한 사례다. 주처방 의약품이 품절된다는 소식을 일찍 접한 C약국은 미리 재고를 확보해놓았다. 약 한 달 간 공급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미리 기존 재고에 한달 치 물량을 미리 주문한 것이다.

그러나 옆 D약국이 처방전을 가져온 환자에게 '이 약은 이제 나오지 않는 약이니, 다른 약으로 다시 처방을 받아오라'고 안내하는 바람에 병원 관련 과에서 해당 의약품 처방을 한동안 내지 않은 것이다.

최근 자사 브랜드 의약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다국적사들을 중심으로 품절 사태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경쟁 약국들이 하지 않아도 될 감정 싸움을 하게 된 것이다.

한 문전약국 약사는 "병원도 요즘은 외래처방을 낼 때 품절 의약품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약이 없다고 하면 바로 대체약으로 처방내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남은 기존 의약품은 소진해야 하는 약국 입장에서, 이런 처방전 1장도 놓치지 않으려는 일부 약국 때문에 약국들 간 감정이 상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의약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지 못하는 제약사도 비판대에 오르고 있다. 애초에 품절이 되지 않으면 약국과 환자가 겪지 않아도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부산의 한 약사는 "품절은 예전에도 있었으나, 최근 들어 그 빈도가 높아지는 듯 하다. 제약사 한국지사가 본사로부터 한국 분량을 책임지고 확보하고 있는 지 의심스럽다"며 "안정적인 의약품 공급이라고 말만 할 게 아니라 강제 조항을 만들어서라도 정부가 규제를 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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