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취임한 류영진 처장은 왜 '무능력자'로 매도됐나
- 김정주
- 2017-08-21 06:15:00
-
가
- 가
- 가
- 가
- 가
- 가
- [WHY] 긴급 대처에도 이력 추적·이원화된 관리체계가 발목 잡아
- PR
- 약국경영 스트레스 팡팡!! 약사님, 매월 쏟아지는 1000만원 상품에 도전하세요!
- 팜스타클럽
유럽발 '살충제 계란' 파동이 국내산 계란으로까지 번지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코너에 몰렸다.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야당 의원들은 류영진 신임 처장의 자질론을 들고 나와 해임을 촉구하고 있고, 청와대는 이른바 '농피아' 척결에 칼을 빼들 태세다. 국민들은 낙후된 '원물' 먹거리의 이력추적 시스템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이 사이 야당 의원들이 류 처장을 '무능력자'로 비난하면서 약사사회 공분을 사기도 했다. 취임 한 달 만에 '살충제 계란' 파동 맹폭을 겪고 있는 류 처장의 일이 직능비하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데일리팜은 식약처를 둘러싼 '살충제 계란' 문제와 관련해 국회 업무보고 당시 불거진 쟁점을 중심으로 팩트를 취재, 정리했다.

류 처장은 이후 10일 기자간담회 일정이 잡혔고, 관련 내용을 묻는 기자 질의에 보고받은 데이터를 근거로 국내 계란 안전을 언급했다.
그런데 나흘 후인 14일 밤 11시 농식품부가 경기도 남양주와 광주의 2개 산란계 농가에서 살충제 '피프로닐'과 '비펜트린' 성분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류 처장은 15일 광복절 기념행사 참석을 전격 취소한 뒤 전 직원 출근을 명하고 긴급 상황파악에 들어갔다.
식약처는 농식품부 조사결과를 기다리면서 동시에 6개 지방청 단위로 마트 등 식품판매처에서 국내산 계란 수거 검사를 진행했다. 가공품이 아닌 원물은 체계화 된 유통이력 시스템이 없었기 때문에 그 결과는 이튿날인 16일, 즉 식약처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업무보고가 시작된 오전 10시가 돼서야 일부 도출될 수 있었다.
◆ [쟁점 1] 왜 류 처장은 기자들에게 "문제없다"고 했나? = 지난 16일 식약처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업무보고 당시에 야당이 크게 문제 삼은 것 중 하나는 10일 기자간담회 당시 류 처장의 발언이었다.
류 처장은 취임 직후 기관 업무파악 중에 일정이 잡힌 기자간담회를 대비해 유럽산 살충제 계란 파동과 국내 여파와 관련한 내용을 관련 부서로부터 보고받았다. 이 때만 해도 농식품부는 국내 계란 안전성은 문제 없다고 했었기 때문에, 류 처장 또한 담당 과로부터 농식품부 출처의 기사를 근거자료로 건네 받았다.
당시 이 자료에는 농식품부가 지난 상반기동안 국내 산란계 농장을 대상으로 2800여건의 '피프로닐' 등 살충제 잔류검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데일리팜 확인 결과 류 처장은 너무 짧은 기간동안 수천 건의 검사가 이뤄졌다는 데에 수치상 의문을 품고 재차 원 출처와 수치 확인을 요구했고, 담당 과에서는 관할 부처인 농식품부에 확인한 것이므로 데이터를 신뢰할 수 있다고 다시 보고했다.
이후 10일 기자간담회 현장에서 국내산 계란 안전성을 묻는 질문에 이 자료를 근거로 문제없다고 밝혔지만 14일, 국내산 계란에도 파동이 터지고 말았다.
◆ [쟁점 2] '말 바꾸기'는 팩트인가? = 이 사안에서 '말 바꾸기'는 두 가지로 구분된다. 하나는 기자간담회에서 언급한 국내산 계란 안전 발언이고, 나머지 하나는 수치상 오류다.
시점을 놓고 보면 간담회와 농식품부 발표 사이에 시차가 존재하고 출하 기준 데이터는 농식품부 관할이라는 점에서 데이터 의존이 불가피한 식약처가 우왕좌왕하는 모습으로 비쳐질 순 있다.
여기서 드러나는 문제는 수치상 오류다. 지난 10일을 기준으로 류 처장에게 보고된 데이터 오류는 두 번 확인됐다.
식약처 담당 과가 지난 9일까지 보고했던 내용은 '피프로닐' 등 살충제 잔류검사를 2800여건을 했다는 것이었는데, 실제로 담당 과가 농식품부에 확인한 것은 농식품부가 2300여건 잔류검사를 했다는 기사 자료였다. 그런데 사건이 터진 후 식약처가 농식품부에 재확인 한 결과 당시 잔류검사 건수는 단 16건에 불과했다.
식약처 측은 "당시 류 처장은 보고받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수치를 문제 삼았다. 해당 기간동안 수천건을 검사한다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았기 때문인데, 담당 과에서는 농식품부 기관 신뢰성을 언급하며 데이터가 맞다고 설명했다"며 "사건이 터진 후 식약처가 농식품부에 다시 확인해보니 단 16건에 불과하다는 어처구니 없는 얘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출하-유통까지의 이력이 코드화 되지 않은 상황에서 현장에 나간 조사 인력의 데이터가 확보되려면 수일이 소요되는 데다가, 공휴일인 15일 이후 곧바로 국회 업무보고에 들어가기 때문에 수치 보강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었다는 게 식약처 직원들의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류 처장이 모든 오류를 '덤터기' 쓰게 된 꼴이 됐다. 현재 류 처장은 직원들의 실수를 포함해 취임 이전의 문제로 불거진 사안까지 "내가 모두 안고 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식약처 측은 "류 처장이 말 바꾸기를 한 게 아니라 당시 데이터와 조사가 그 수준이었다는 게 문제였다"며 "누가 기관장으로 있었다고해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통상 알 가공품은 출하할 때 유통 수집상이 별도로 있다. 도소매 업소들이 모두 이 수집상들을 거쳐서 유통하는 구조인데, 별도의 전산 코드 관리체계가 갖춰져 있지 않아서 추적을 위해서는 자료 확보가 관건이다. 이 부분은 농식품부 관할이기 때문에 긴급 사안이 터지면 데이터 교류가 중요하다.
문제는 이력 추적이 낙후돼 흩어져 있는 조사 담당자의 결과치를 모아서 종합하는 과정이 매우 지리하게 진행된다는 데 있다. 식약처 측은 의약품 위해관리 시스템과 달리 알 가공품은 아무리 신속하게 조치 한다고 하더라도 즉시 산출해낼 수 없다고 항변했다.
식약처 측은 "14일 밤에 나온 농식품부 조치를 15일 날이 밝자마자 조사해도 16일 오전까지 완벽하게 도출할 수 없는 체계"라고 밝혔다.
◆ [쟁점 4] 이미 문제 있었던 사안…식약처는 뭐 했나? = 계란 잔류농약 문제는 지난해에 이미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의 지적이 있었던 사안이다.
식약처는 올 초 농식품부와 이 문제를 놓고 부처 간 협의를 지속했지만 생산자 단체들로부터 심한 반대에 부딪혔다. 계란 규제 당국이자 농어민 보호에 신경써야 하는 농식품부와 안전당국이자 전산이력 시스템을 갖추고자 하는 식약처의 이견이 있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때문에 이 사안은 당사자 간 이해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장기간 협의 사항으로 넘어가게 됐다는 게 식약처 직원들의 설명이다.
식약처 측은 "박근혜 정부에서 '알·떡·순'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전임 처장도 체계를 갖추고자 노력했지만 제대로 하지 못했던 사안"이라며 "의약품이나 의료기기처럼 문제가 생기면 곧바로 통제되고 문제를 근절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지만 태생적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식품 분야 현안에 발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 공석이었던 차장에 '식품 통'으로 불리는 최성락 복지부 국장을 주말 발령으로 합류시켰다. 이를 위해 류 처장은 박능후 장관과 사전에 인사교류를 제안했고, 청와대 임명 결정 전 최 신임 차장을 따로 만나 합류를 권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근본적인 해결책을 위해서는 원물 생산-출하-유통-판매 전 체계를 아우르는 이력추적 시스템이 코드화 돼 한 번에 관리돼야 한다는 게 식약처 내부 중론이다. 어느 부처의 이익과 권한만 따질 게 아니라 먹거리 안전 또한 의약품처럼 관리돼야 이 같은 비상사태에 즉시 대처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 때문에서다.
또한 산업 권익·진흥부서가 규제를 동시에 전담해서 불거지는 부작용 또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번 사태에 '콘트롤 타워'가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지속되는 데다가 문재인 대통령도 식약처와 농식품부로 이원화 된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식약처 측은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제 2의 '살충체 계란' 파동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며 "상식적으로 (한 부처가) 권익 보호와 규제를 모두 갖게 되면 안전체계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 익명 댓글
- 실명 댓글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오늘의 TOP 10
- 1체인약국 5000곳 돌파…약국 1곳당 매출 14.4억원
- 2온오프라인몰 운영하는 약사들, 약국전용 제품 버젓이 판매
- 3800병상 규모 서울아산청라병원 착공
- 41월 3800여품목 약가인하…실물·서류상 반품 챙기세요
- 5동성제약, 새 주인 '유암코'…경영권 분쟁 종결 국면
- 6미·일, 신약 허가심사 규제완화 가속…"한국도 보완 필요"
- 7베링거, '오페브' 유사상표 법적 대응...제네릭에 견제구
- 8복지부 제약바이오산업과장에 임강섭 서기관
- 9약국 건강보험 보장률 하락...암환자 비보험 약제 영향
- 10모티바코리아, 2년 연속 실적 반등...프리미엄 전략 먹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