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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54% vs 22%' 한미 분쟁 종식 수순…형제 결단만 남았다

  • 차지현
  • 2024-12-26 12:00:46
  • 임종윤 사장, 4인 연합 측에 1265억 주식 매도...고소·고발도 취하
  • 거래 후 4인 연합 측 우호 지분율 54%대 확대, 1년여 분쟁 종식 수순
  •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 빠진 계약, 임종윤·종훈 결단에 종식 시점 결정

(왼쪽부터)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임종윤 사장, 임종훈 사장.
[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연초부터 1년간 이어진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이 종식될 가능성이 커졌다.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송영숙·임주현 모녀가 포함된 4인 연합 측에 주식 5%를 넘기면서다.

이제 남은 건 임종윤·종훈 형제 측의 결단이다. 4인 연합 측 지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형제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에 따라 분쟁 종식 시점이 달라질 전망이다. 임종윤-4인 연합 화합 결단…"거버넌스 이슈 조속히 안정화"

한미사이언스는 임종윤 사장이 대주주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신동국 회장·라데팡스 등 4인 연합 측에 보유 주식 5%를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6일 공시했다.

주식 처분 금액은 총 1265억원이다. 임종윤 사장이 신동국 회장에 한미사이언스 주식 205만1747주를 759억원에 장외 매도하고 킬링턴에 136만7831주를 506억원에 처분한다. 임종윤 사장이 보유 주식 806만5822주(11.79%) 중 42.3%를 경영권 분쟁 상대방 측에 넘기는 셈이다. 거래일은 내년 1월27일이다.

임종윤 사장과 4인 연합 측은 주식 거래 계약과 함께 ▲경영권 분쟁 종식 ▲그룹의 거버넌스 안정화 ▲ 전문경영인 중심 지속가능한 경영 체제 구축 등의 합의를 도출했다. 양 측은 상호간 제기한 민형사상 고소·고발도 모두 취하하기로 결정했다.

4인 연합 측은 "이번 합의를 통해 그룹 거버넌스 이슈를 조속히 안정화하고, 오랜 기간 주주가치를 억눌렀던 오버행 이슈도 대부분 해소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이번 대주주간 협력과 화합이 경영권 분쟁 종식은 물론, 주주가치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했다.

4인 연합 측은 "이번 합의는 당사자들의 사적 이익을 우선하거나 도모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이번 양 측 합의에는 '한미약품그룹 기업가치 제고와 안정적 경영을 위해 협력이 필요하다는 걸 상호 확인한다'는 취지와 최대주주간 분쟁 종식에 대한 분명한 의지가 담겨 있다"고 덧붙였다.

4인 연합 지분 과반↑, 형제 측 이사진 임기만료까지 교착상태 전망도

임종윤 사장이 4인 연합 측에 5%에 달하는 지분을 넘기면서 4인 연합 측은 압도적인 지분율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이에 따라 연초부터 1년여간 이어진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도 종식될 가능성이 커졌다.

23일 기준 한미사이언스 지분 구성을 보면 4인 연합 측 우호 지분은 3380만2327주(49.42%)다.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지분1023만9739주(14.97%), 한양정밀이 270만2702주(3.95%),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이 626만1230주(9.15%),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이 341만3840주(4.99%), 라데팡스 자회사 킬링턴 유한회사가 344만911주(5.03%) 등을 보유 중이다.

이번에 임종윤 사장과 주식 거래가 끝나면 4인 연합 측 우호 지분은 3722만1905주(54.42%)로 확대된다. 한양정밀 포함 신동국 회장의 지분율이 21.92%로, 킬링턴 지분율이 7.03%로 올라간다. 4인 연합 측 지분율이 과반을 넘어선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은 종식되는 수순이다. 이에 반해 형제 측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은 21.86%로 4인 연합 측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남은 건 임종윤·종훈 형제 측의 결단이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4인 연합과 형제 측이 5대 5 구도다. 지난달 28일 열린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에서 4인 연합 측이 추천한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안건이 가결되면서 이사회가 동수로 재편됐다. 이사회가 동률을 이루는 상황에서 임종윤 사장이 모녀의 편에 서게 되면 경영권 분쟁은 끝나게 된다.

임종윤 사장이 4인 연합과 합세해 임종훈 대표를 해임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거래 이후 형제 측 지분율은 임종훈 대표가 9.27%, 임종윤 사장이 4.47%로 계산된다. 이번 주식 거래 후 4인 연합과 지분율과 임종윤 사장의 지분율을 더하면 이들의 지분율은 58.89%까지 높아진다. 상법상 이사해임 안건은 주총 특별결의 요건으로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 요건을 충족하면 된다.

다만 이번 임종윤 사장과 4인 연합 측은 의결권 공동행사 계약을 맺진 않았다.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신동국 회장·라데팡스 등 4인 연합의 경우 계약 당사자가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기로 합의하는 의결권 공동행사 조항과 지배주주가 지분을 팔 때 다른 주주도 동일한 가격에 팔아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동반매각참여권(태그얼롱) 조항이 계약에 포함돼 있다.

즉 임종윤 사장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에 따라 분쟁 종식 시점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임종윤 사장이 이사회에서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를 지지하는 현재 입장을 고수한다면 형제 측 인사로 분류되는 이사진들의 임기가 만료되는 2027년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총까지 교착 상태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사선임 안건은 출석주주의 과반 동의가 있으면 통과시킬 수 있다.

한미사이언스의 경우 내년 3월 정기 주총에서 4인 연합 측 인사로 분류되는 신유철·곽태선·김용덕 등 이사진 3인 임기가 만료된다. 이어 송영숙 회장의 임기가 2026년 3월 정기 주총에서 끝난다. 올 초 이사회에 입성한 임종윤·종훈 형제와 이들 측 인사 사봉관·권규찬·배보경 이사의 임기 만료일은 2027년 3월이다.

사실상 형제 연합이 해체된 가운데 임종훈 대표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임종훈 대표는 사전에 임종윤 사장과 4인 연합간 합의 계약에 대해 인지하고 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날 임종훈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형님이 이 상태로 계속 다툼만 해서는 여러모로 안 되겠다는 답답함에 결심한 걸로 알려 왔다"며 "형님과 논의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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