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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SK바이오팜 '신뢰와 혁신'의 무형자산[데일리팜=이석준 기자] SK바이오팜의 유의미한 무형자산이 쌓이고 있다. 최근 독자개발 뇌전증신약 '엑스코프리'가 미국 승인을 받으면서다. FDA 허가 타이틀은 기업이미지 상승으로 이어졌고 이는 또 다른 무형자산을 만드는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올해만 CNS(중추신경계) 약물 2개에 대해 미국 허가를 받았다. 수면장애치료제 '수노시'는 기술수출 파트너를 통해, '엑스코프리'는 독자 행보로 미국 문턱을 넘었다. 27년간 CNS 분야에 매진해 온 결과다. SK바이오팜은 잇단 FDA 승인으로 CNS 특화 제약사 이미지를 만들었다. 기존에는 과정만 있었다면 이제는 결과까지 더했다. 기업 이미지는 향후 약물 판촉, 후속 파이프라인 임상 및 허가 과정, 기술수출, 인재 확보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른바 '선순환 구조' 구축이다. 임상만 봐도 그렇다. 특히 SK바이오팜 같이 희귀질환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는 환자 모집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다.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사는 통상 환자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이때 네임밸류 있는 회사와 아닌 곳의 환자 등록은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인재 확보도 마찬가지다. 엑스코프리는 뇌전증신약이다. CNS 약물 특성상 판촉 활동은 특정 전문의만에만 하면 된다. '인력=세일즈'라는 공식이 성립되는 이유다. 엑스코프리 FDA 허가 이후 SK바이오팜 인력 확보도 용이해지고 있다.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는 "엑스코프리 FDA 허가 후 세일즈맨 12명 모집에 400명 지원할 정도로 회사 인지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기업 이미지 상승 때문이다 SK바이오팜 기업 측면은 아니지만 산업계의 분위기 전환도 만들어냈다. 바로 K바이오 불신 해소다. 최근 국내 바이오산업은 투자 심리가 악화됐다. 대표 바이오벤처들이 3상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리하면 SK바이오팜의 엑스코프리 미국 허가는 기업 이미지 상승 등 '없던' 무형자산을 만들어냈다. 그 무형자산은 나비 효과를 일으켜 동시다발적인 무형자산을 생산하는 자양분이 되고 있다.2019-11-27 06:18:15이석준 -
[기자의눈] 위탁업체 3배치 생산은 추가비용 안 드나[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식약처가 제네릭 난립 대책으로 칼을 빼들었다. 이미 공동·위탁 생동 폐지 방침으로 경고장을 던진 가운데 이번에 3배치 생산 의무화 카드를 던지며 위탁 생산 제네릭에 사실상 사형선고를 내렸다는 분석이다. 제네릭약물의 3배치 생산 의무화는 품목허가 시 품질의 균일성을 보기 위해 제조시설을 세번 돌려 미리 약물을 만들어 보고, 이를 허가자료로 제출하는 제도다. 사전GMP의 핵심인 공정 밸리데이션의 내용이다. 사전GMP가 도입된 2009년 이후 위탁 제네릭사들은 수탁사가 허가받은 품목과 똑같은 시설에서 약물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해당 3배치 생산 자료는 무의미하다고 주장했다. 식약처도 지난 2014년 이를 받아들여 위탁제네릭사의 허가용 3배치 생산을 면제했다. 5년만에 폐지된 제도가 부활한 셈이다. 목적은 간단하다. 위탁 제네릭약물에 부담을 안겨 허가를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다. 실제로 국내 제약업계가 비용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허가용 3배치 생산으로 만들어진 제품은 제약사 입장에서는 팔려야 손해를 안 본다. 1배치당 10만정이 만들어졌다면 30만정은 제품 유효기간 내 판매돼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판매부진으로 재고로 쌓일 수 있는데다 오리지널품목의 특허로 인해 허가 후 만들어놓고 유효기간이 도달했음에도 판매를 못 할 수도 있다. 이들 모두 제약업체가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다. 하지만 식약처는 위탁업체의 3배치 생산 자료를 추가비용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규제를 담은 개정령안 입법예고시 위탁사의 3배치 생산 비용은 '편익분석'에 빠져 있다. 식약처는 3배치 생산자료가 포함된 전공정 위탁제조 의약품 GMP 평가자료 제출로 인해 제약업계가 10년간 추가 지불해야 할 비용을 37억원으로 계산했는데, 이는 인건비와 GMP 심사 수수료를 토대로 한 것이다. 아무래도 식약처는 3배치 생산비용이 업체가 시장판매를 위해 당연히 지불해야 할 돈으로 본 것으로 관측된다. 그게 아니라면 편익을 낮게 잡아 규제심사를 재빨리 통과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심을 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어찌됐든 편익분석을 통해 3배치 생산비용은 추가비용이 드는 규제가 아니라고 식약처가 판단한 셈이다. 하지만 3배치 생산분이 판매가 되지 않고 버려지게 된다면 기업피해는 둘째치고 사회적 비용 낭비를 무시할 수 없다. 물론 규제 목적대로 제네릭 허가 신청이 감소된다면 걱정할 일이 없겠지만, 어찌 제도가 정부 목적대로만 움직이겠는가. 제네릭사들은 시장의 수요가 있다면 기꺼이 3배치 생산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품목허가에 매달릴 것이다. 이미 공동·위탁 생동 폐지와 약가인하 카드로 위탁생산 제네릭의 매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사회적 비용을 감안하지 않고 해당 규제를 도입 예고한 건 정말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다. 위탁 제네릭약물의 허가용 3배치 생산 도입에 대한 편익분석을 다시한번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2019-11-24 23:41:20이탁순 -
[기자의 눈] 사업다각화 나서는 제약사, 성공 묘수는?[데일리팜=정혜진 기자] 최근 어떤 건강기능식품 업체 관계자가 기자를 만나자마나 말했다. "제약사들 건기식으로 그만 넘어오라 해요. 너무 많이 넘어와서 여기 업체들이 살 수가 없어요" 그만큼 많은 제약사가 의약품을 벗어나 다양한 영역에 진출했고 더 많이 진출하고 있다. 제약사라 해서 약만 만들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제약사가 가장 먼저 관심을 가지는 시장이 건기식이라는 점은 자연스럽다. 의약품과 가까울 뿐 아니라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장품 시장에도 많은 제약사가 진출해있다. 이미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제약사가 화장품 브랜드를 론칭했다. 제조시설과 연구소를 갖춘 제약사는 물론 약국 관련 업체, 약국체인, 개인 약사와 의사까지 건기식과 화장품을 개발하고 있다. 과거에도 제약사들은 매출 증대와 브랜드 가치 고양을 위해 사업 다각화를 진행해왔다. 건기식과 화장품 시장에 제약사가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한 것도 10년은 넘은 듯 하다. 그러나 이 중 성공한 곳이 있었나? 언뜻 생각나는 브랜드가 없다. 극소수의 브랜드가 매출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지만, 대다수는 있는 듯 없는 듯 존재감이 없다. 좋은 성분과 뛰어난 제제기술, GMP시설을 기반으로 최고의 의약품을 생산하는 제약사들이 의약품보다 진입장벽이 낮은 건기식과 화장품 시장에서 고전하는 이유는 뭘까. 업계 당사자들은 어떻게 분석할까? 한 화장품 업체 관계자는 "제약사는 화장품을 의약품처럼 만들더라"라는 한 마디로 정의했다. 의약품은 좋은 성분을 개발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는데, 이를 그대로 화장품 개발에 적용하더란 뜻이다. 화장품 업체들이 제품을 개발할 때, 좋은 성분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화장품 성분의 흡수성이라 한다. 화장품 기업들은 좋은 성분이 피부에 겉돌다 씻겨내리가지 않게 더 빠르게 더 많이 흡수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데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는데, 제약사는 좋은 성분을 찾아내 성분을 그대로 제형에 담는 데에만 초점을 맞춘다는 의미다. 위장에서 흡수되는 의약품과 방어기전이 많은 피부에 흡수되는 화장품은 제형이 본질적으로 다른데도 말이다. 건기식은 어떨까. 최근 건기식 업체들은 좋은 성분과 흡수만큼 소비자 니즈를 파악하고 감성에 소구하는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한다. 제품 수가 너무 많아졌고 정보도 넘치고 있어 이제는 '제품' 싸움이 아니라 '마케팅' 싸움이 되어가고 있단다. 마냥 올바른 방향은 아니지만 업체들은 생존을 위해 더 기발한 마케팅 방법 찾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건 분명해 보인다. 신약개발이 아니라면 제약사가 만드는 의약품은 대부분 성분이 정해져 있다. 영업도 중요하지만 효과가 좋으면 소비자가 찾아올 거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맞는 말이다. 좋은 제품을 만들어 소비자들이 제품력을 인정하면 성공할 수 있다. 하지만 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건기식과 화장품의 성공 방식은 조금 더 복잡하다. 최근에는 일부 제약사들이 자사의 화장품 성공을 위해 젊은 방식의 마케팅 방식을 취하고 있다. 동국제약은 홈쇼핑에도 나가 '마데카솔' 브랜드 이미지를 적극 활용한 화장품 '마데카' 매출을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 대원제약은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 시리즈를 기획해 소비자 감성에 다가가고 있다. 지금까지 제약사들에게선 찾아보기 힘들었던 방법들이다. 새로운 걸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성공해야 한다'고 마음먹지만 구체적인 방법까지 고민해 실행에 옮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제약사들이 소비자에게 다가가기 시작했으니 더 다양하고 참신한 소구 방안들이 나올 것이다. 기왕 시작했으니 성공해야 하지 않겠는가.2019-11-22 06:10:59정혜진 -
[기자의 눈] 분업예외약국은 왜 '무법천지'가 됐나[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약업계 기자로 일을 시작한 지 얼마안돼 취재차 찾았던 지방의 한 의약분업 예외 지역의 약국이 떠오른다. 고령 약사가 운영 중인 약국은 어느 한곳 제대로 관리되지 않았고, 조제실에는 개봉된 약들이 여기저기 널려있었다. 직업을 떠나 의료 소비자로써 이곳을 과연 약국이라 할 수 있겠냐는 의문이 강하게 들었고, 분업예외 약국에 대한 인식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었다. 최근들어 연일 분업 의약분업 예외지역 약국의 불법 행위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강원도와 경기도에 이어 경상남도에서도 관내 지정 분업예외 약국들에 대한 단속이 진행됐고, 다수 약국에서 법 위반 사례가 발견됐다. 이들 약국의 위법 행위는 종류도 다양하다. 의약품 혼합보관이나 사전 대량조제, 사용기한 경과 의약품 저정과 진열, 전문약 판매일수 초과, 의약품 택배배송은 기본이다. 의사 처방 없이 한외마약이나 스테로이드제를 대량 판매한 약국들도 다수 적발 대상이 됐다. 작정하고 수입을 늘리기 위해 불법을 감행한 경우도 있지만, 바뀐 규정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거나 관리 소홀로 인해 불법이 부지불식간에 자행되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환경 특성상 분업예외 약국의 경우 고령 약사가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이런 부분에 더 둔감할 수 있겠단 생각도 든다. 분업예외 약국이 사실상 무법지대나 다름없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정부 차원에서 이들 약국의 관리를 강화하는 약사법 시행규칙을 개정하는가 하면 지자체 차원에서 관리, 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약국의 불법 행위와 관리 소홀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없고, 오히려 더 악화되는 모양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약사사회에서도 의약분업 예외지역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대한약사회는 내년 의약분업 20주년을 맞아 의약분업예외지역 범위나 조항을 재검토 하는 등의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약사회 입장대로 의약분업이 일정 부분 궤도에 오른 상황에서 제도의 불안정함을 보완하기 위해 만들었던 예외 규정을 언제까지, 또 얼마만큼 유지할 지는 검토해 봐야 할 시점이 됐다고 본다. 의약분업이 자리잡은 상황에서 개별 약국의 일탈 문제를 넘어 분업 예외지역 약국 범위 축소나 필요성 자체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간과할 수 없는 이유다.2019-11-19 16:43:42김지은 -
[기자의 눈] 아노미에 빠진 'K바이오·헬스 산업'[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세계 일류 수준의 의료기술은 한국의 오랜 자랑거리다. 첨단바이오신약은 전세계가 추구하는 미래 신성장 먹거리로, 한국 제약산업 역시 제네릭 중심에서 기술력을 동반한 신약으로 개발 무게중심을 점차 옮기는 현실이다. 우리나라의 미래를 좌우할 의료와 바이오제약 산업을 향한 대중의 시선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규제장벽을 낮춰 첨단 신기술 도입 속도를 높이고 최종적으로 사회와 국민에게 직접적으로 혜택을 가져올 '첨단의료·바이오신약'이란 성과를 내야한다는 데 반대할 이는 드물다. 반면 첨단의료·바이오신약 개발에 필요한 개인건강정보 제공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엔 쉽사리 고개가 끄덕여지지 않는다. 의료 빅데이터 없이 첨단의료·신약을 만들란 주문은 질 높고 풍부한 원재료 없이 최상급 정찬 요리를 내놓으란 격이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 바이오·헬스산업은 아노미에 빠졌다. 첨단의료·바이오신약과 4차산업혁명에 걸맞는 새로운 규범과 사회 가치관이 정립돼야 하는데 기존의 전통 규범·가치관이 좀처럼 혁신하지 못하는 게 우리사회 현주소다. 바꿔말하면 정상급 의료와 첨단신약 산업화에 필수요건인 사회 가치관이 혼란과 무규범 상태에 놓인 셈이다. 최근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정부를 향해 바이오헬스 산업 발전을 목표로 법·규제 선진화와 인·허가 심사역량 강화를 요구했다. 구체적으로 개인정보보호법·의료법·생명윤리법 개정과 함께 바이오헬스 산업이 가져올 객관적인 과학적 성과물에 대한 국민 홍보를 강화해 사회 불안을 줄이라고 했다. 산업연구원(KIET)은 우수한 기술력의 한국 바이오·IT·AI 산업이 의료계·시민사회·정부 간 각자 이익만을 추구하며 '죄수의 딜레마'에 빠졌다고 했다. 첨단기술발전과 정부·산업 불신감이 큰 시민사회가 민감한 건강·의료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원격의료나 바이오신약 개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단 진단이다. 결국 한국 바이오·헬스산업을 아노미 상태에서 어떻게 구조할지가 첨단의료·바이오신약 해법이다. 정부와 산업, 의료계를 향한 시민의 불신을 해결하고 정보격차를 해소하는데 만전을 기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규제혁신이 이뤄지는 만큼 시민 불안은 커질 우려가 크고 자칫 내 개인정보가 정부나 일부 산업에 의해 타의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두려움을 낳을 수 있다. 정부는 전문가 단체와 함께 시민 불신을 타파할 구체적 계획을 세우고, 다양한 국민참여 대외 행사로 대중의 첨단바이오 정보부족 현상을 빠르게 해소해야 한다. 규제혁신와 산업발전이란 키워드에만 매몰돼선 국민과 정부, 산업이 서로 발목을 잡으며 첨단의료·바이오신약이란 미래를 어둡게 만든다. 내 의료정보가 바이오헬스 산업발전에 어떻게 활용되고 보호되는지, 최종적으로 개인이 어떤 혜택을 손에 쥘 수 있는지 투명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해 개인이 직접 바이오헬스 산업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혼란과 무규범 상태를 타파할 때다.2019-11-18 06:15:29이정환 -
[기자의 눈] '뭣이 중헌디'…분업 정신과 재산권[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이른바 원내약국 금지 법안(기동민 의원 발의)이 '재산권 침해'라는 벽에 부딪혔다. 14일 국회 보건복지위 수석전문위원실의 검토보고에서 국회 전문위원실과 복지부, 의사협회와 병원협회 등의 공통된 입장은 의료기관 특수관계인과 약국 개설자의 '재산권 침해'가 우려된다는 것이었다. 헌법 23조를 보면 '모든 국민의 재산권은 보장된다. 그 내용과 한계는 법률로 정한다'. 다만, '재산권의 행사는 공공복리에 적합하도록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결국 원내약국 금지법안은 헌법이 보장하는 재산권과 약사법이 지키고 있는 공익의 무게를 저울질해 적법성을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바꿔말하면 현재로선 의약분업의 공익적 취지보다는 개인의 재산권을 보호하는 것이 우위에 있다는 것이다. 복지부의 답변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복지부는 검토보고에서 "실효성 있는 의약분업 제도를 운영하자는 취지엔 공감하지만, 개인 재산권에 대한 과도한 제한 우려가 있다. 공적 이익과 재산권 제한 가능성을 비교해 개정안 정당성과 사회적 합의를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말하는 사회적 합의는 의료기관 특수관계인과 약국 개설자의 재산권을 보장하는 것이, 국민의 건강권을 침해하는 일이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한 법률전문가도 재산권과 공익의 균형은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며, 따라서 의약분업 훼손과 그 위험성을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전문가는 "어디까지 재산권을 제한해야 하는지는 공익과 균형이 있어야 한다. 그 균형이라는 건 시대마다 달라진다. 따라서 현재 얼마나 심각한지를 잘 전달해야 한다. 의사와 병원이 약국을 사실상 운영하는 경우의 위험성을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씁쓸하게도 국민들은 원내약국이 가지는 위험성보다는 '편의성'만을 체감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일선 약국들이 떠안아야 할 숙제도 여기에서 드러난다. 약국들이 처방 감사와 오류 검토, 부작용상담, 대체조제 등을 활성화할 때 국민들은 원내약국이 잃어버리는 기능에 대해 체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된다면 국민들은 안전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스스로 느낄 것이고, 약사사회는 원내약국 금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2019-11-14 19:24:10정흥준 -
[기자의 눈]'2020 제약 7대강국' 목표 얼마나 이뤘나[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오래전 이야길 꺼내보려 한다. '미래창조'를 위한 비전 제시가 한창이었던 2013년 여름의 이야기다. 보건복지부는 'Phama 2020 비전'을 발표했다. 원대한 꿈을 담았다. 2020년까지 세계 7대 제약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글로벌 50대 제약사 2곳을 키워내고, 블록버스터급 신약 3개를 만들겠다고도 했다. 드디어 2020년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 제약산업의 위치는 변함이 없다. 글로벌 50대 제약사는커녕, 100대 제약사도 한 곳 없다. 블록버스터급 신약도 마찬가지다. 민망함이 오래된 일기를 꺼내보는 기분이다. 물론 지난 7년간 한국 제약산업은 크게 발전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2013년 이후 국내 개발 의약품 10개 품목이 미국·유럽에서 인허가를 받았다. 국산 바이오시밀러는 미국·유럽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와 대규모 기술이전 소식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한국이 성장하는 만큼 다른 나라도 성장했다는 소리다. 숨이 찰 정도로 달렸건만 제자리인 그런 상황이다. 2013년과 2019년 정부가 발표한 '제약산업 육성·지원 종합계획'을 비교하면, 정권이 바뀌고 담당공무원이 바뀌었건만 대동소이하다. 날짜만 바뀐 수준이다. R&D를 확대하고, 우수인력을 양성하며, 전략적으로 수출을 지원하고, 선진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내용이다. AI(인공지능)를 이용한 신약개발에 나선다는 정도가 더해졌을 뿐이다. 지금까지 '노오력'이 부족했다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충분했다. 그러나 더 큰 목표를 달성하려면 지금까지의 방식만으론 부족하다. 발상의 파괴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제약업계도 마찬가지다. 구호에 그치지 않는 혁신과 결단이 요구된다. 언제까지고 무작정 달리는 말에 채찍질만 할 수는 없다.2019-11-13 06:10:31김진구 -
[기자의눈] 콜린알포 '갱신' 정당했나…복수심사 필요[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최근 효능논란이 한창인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사실상 재평가 카드를 꺼내들었다. 식약처는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 판매사 130곳에 11일까지 안전성·유효성 자료를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의 재평가는 2010년 문헌재평가 이후 9년만이다. 식약처의 재평가 착수는 국회 국정감사 지적에 따른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그런데 식약처는 작년에도 해당 제제에 대한 안전성·유효성 검토 절차를 거쳤었다. 바로 '품목갱신'을 하면서다. 품목갱신은 품목허가 이후 5년마다 허가유지 여부를 심사하는 제도다. 식약처는 안전성 또는 유효성에 중대한 문제가 없고, 생산(수입) 실적이 있는 품목에 대해 갱신을 해주고 있다. 지난해부터 실시하고 있는 이 제도는 현재는 2013년 1월 이전 허가받은 품목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식약처는 품목갱신을 시행하면서 매년 진행했던 문헌·생동 재평가를 폐지했다. 기존 재평가 제도로는 오래된 약을 검증하기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이유를 들었다. 따라서 이제는 재평가 대신 갱신이 기허가품목을 재검증하는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물론 특별 재평가를 통해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은 남겨뒀다.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는 작년 9월 갱신을 받았다. 이탈리아 의약품집에 실려 있는데다 국내에서도 지속적으로 생산된 품목이어서 쉽게 갱신 창구를 통과했다. 당시에도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가 효능검증없이 우리나라에서 과도하게 사용되고, 해외, 특히 미국에서는 전문의약품이 아닌 건강기능식품으로 판매되고 있다는 논란이 있었다. 2018년 국정감사에서도 이런 문제제기가 있었다. 하지만 논란과 상관없이 갱신을 하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갱신은 선진 8개국(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일본) 의약품집에 수록돼 있으면 무사 통과됐기 때문이다.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는 이탈리아 의약품집에 근거가 있기 때문에 효능 논란을 피해갈 수 있었다. 올해 발암성물질 NDMA가 검출돼 판매가 금지된 라니티딘 제제도 내년 3월 예약된 갱신은 통과가 확실시되고 있다. 역시 8개국 의약집에 근거가 수록돼 있기 때문이다. 업체가 갱신을 위해 제출해야 할 자료는 안전성·유효성 자료, 생산실적 자료, 해외 사용현황 자료 등이지만, 우선 8개국 사용현황 심사에서 근거가 인정되면 바로 통과된다. 작년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 갱신 때는 충분한 안전성·유효성 자료를 받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국정감사로 촉발된 재평가에서 제대로 된 자료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갱신이 재평가를 대체한 것이라면 안전성·유효성 논란이 되는 품목은 무사 통과해서는 안 된다. 물론 해외 사용성적이 없는 품목들이 최근 갱신 심사를 포기하며 품목 정리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보다 제도가 정밀하게 운영되려면 단계별 심사체계가 필요해 보인다. 8개국 의약품집 근거가 있어도 안전성·유효성 논란이 있는 품목들은 다시한번 걸러내는 시스템이 작동돼야 한다. 갱신을 통과한 품목에 재평가를 진행하는 것은 행정 낭비나 다름없다. 효율적인 재평가 심사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갱신 제도를 보다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2019-11-11 06:15:06이탁순 -
[기자의 눈] 좋아졌지만 잔존하는 종병 랜딩 횡포[데일리팜=어윤호 기자] 각 병원의 약사위원회(DC, Drug Committee)가 열리는 시기가 되면 자사 품목의 랜딩을 위한 제약사들의 전쟁이 벌어진다. 모든 전쟁이 그렇듯 DC 전쟁도 승자와 패자가 결정된다. 문제는 반드시 이길 만한 회사가 승자가 되고, 질 만한 회사가 패자가 되지만은 않는다는 점이다.. 일부 종합병원에 약을 랜딩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약의 효능·효과를 입증한 우수한 임상결과보다 '부적절한 뒷거래'가 더 중요하다. 특히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되고 제네릭이 출시됐을때 이같은 현상은 두드러진다. 병원의 DC는 약제부장(약사)을 제외한 대부분 구성원이 각각의 진료과목 교수들(의사)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재단의 입김이 들어가면 생각지도 못한 약들의 코드인, 코드아웃 사례가 발생한다. DC에 지대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한 병원은 현재도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되면 해당 제약사를 불러 들여 이른바 '코드 유지비'를 요구한다. 실제 이 병원에서는 지난 2~3년간 보건의료계 종사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고혈압, 고지혈, 항혈전 약물의 대표 오리지널 품목이 사라졌다. 해당 품목 보유사들이 재단이 요구하는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들이 지급한 리베이트는 절대 재단으로는 직접 유입되지 않는다. 재단이 운영하는 별도 법인, 깊은 관계를 맺은 도매업체 등으로 우회해 흘러 들어간다는 것이 제약사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DC 로비는 같은 세대, 혹은 계열 신약이 잇따라 출시될 경우 오리지널 품목 간에도 존재한다. 결국 제약사가 이들 병원에 하나의 약을 '코드인' 시키기 위해서는 여전히 재단, 교수 가리지 않고 눈치를 봐야한다는 얘기다. 물론 쌍벌제, 공정경쟁규약 등의 그동안 제도개선으로 병원 DC도 비교적 투명성을 찾아가고 있는 기조다. 의료진이 아무리 제약사와 커넥션이 있어도 근거가 명확하지 않는 이상 DC 통과를 담보해줄 수 없는 병원도 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병원 DC를 얘기할때 업계는 '절대 갑'을 떠올린다. 공명정대한 평가 아래 병원에 약이 코딩되고 환자들에게 처방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인데 말이다.2019-11-07 17:35:16어윤호 -
[기자의 눈] 당신은 착한 기업입니까[데일리팜=안경진 기자] 매년 이 맘때쯤이면 서점 베스트셀러 코너에 오르는 책이 있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가 다음 해 한국 사회의 트렌드를 몇개 키워드로 정리하는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다. 김 교수가 '트렌드 코리아 2020'에서 제시한 내년 주목해야 할 소비 트렌드 10개 중 하나는 '페어 플레이어'다. '착한 기업'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브랜드의 선한 경쟁력이 중요한 구매 기준으로 떠오르게 될 것이란 의미가 담겨 있다. 최근 한 강연장에서 만난 김 교수는 "개인성이 화두인 사회에서 자란 밀레니얼 세대들은 자신의 작은 노력으로 사회를 변화시키길 원한다. 구매를 할 때도 상품 자체뿐만 아니라 그 브랜드의 선한 영향력을 중시한다"는 지론을 폈다. 특정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불붙는 불매운동도 단순한 열기가 아니라 공평하고 올바른 것에 대한 열망이 표현된 것이란 해석이다. 강의를 듣던 중 문득 이런 궁금증이 떠올랐다. 과연 제약사들 중에선 어떤 회사가 착한 기업일까? 우리 사회에서 제약사들은 비교적 긍정적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환자들을 위해 의약품을 공급함으로써 생명을 살리는 데 기여한다는 점에서다. 의약품 판매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또 다른 신약을 개발하는 데 투입하고, 각종 사회공헌활동에 쓰여지고 있으니 칭찬받아 마땅하지 않은가. 그런데 최근 몇년새 국민들의 신뢰를 저버리는 일부 제약기업들의 행태가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지난해 3월 한 프랑스 제약사는 국내 약가가 낮다는 이유로 간암 치료에 사용되는 조영제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영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헬스케어기업은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최대 가해기업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암환자들의 생존기간을 유의미한 수준으로 연장시킬 수 있는 항암제를 개발한 대형 제약사는 혁신의 대가로 한달에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약가를 고수하다 환자단체와 갈등이 격화하면서 곤욕을 치렀다. 비단 글로벌 기업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한 국내 바이오기업은 주성분 자료가 허위라는 사실을 은폐했다는 의혹으로 검찰 수사가 한창이다. 착한 기업의 대명사로 불리는 한 제약사는 의료진에게 자사 의약품 처방 대가로 수십억원대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 자명한 악재성 공시를 상습적으로 투자자들의 감시망이 허술한 취약시간에 알리는 '올빼미 공시'로 구설수에 오르는 기업도 허다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제약사라는 이유로 기업의 이윤추구 활동 자체를 비난하는 건 지나치게 가혹하다 볼 수도 있다. 의약품 공급이나 사회공헌활동도 기업이 생존해야만 가능하니 말이다. 하지만 제약기업을 운영하는 경영진이라면 우리 사회가 제약업에 종사하는 기업들에게 다른 산업군보다 높은 윤리적 잣대를 들이댄다는 현실에 좀더 무게감을 느껴야하지 않을까. 제약업계가 국민건강에 이바지한다는 본연의 책무를 되새기면서 빠른 시일 내에 '착한 기업'의 명예를 회복하게 되길 기대한다.2019-11-06 06:10:27안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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