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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시선] 찜찜한 의약품 공동개발 규제[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제약사들의 의약품 공동개발을 제한하는 법안이 시행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법안소위를 열어 하나의 임상시험으로 허가받을 수 있는 의약품 개수를 제한하는 내용이 담긴 약사법 일부개정안을 통과시켰다. 1건의 생동성시험이나 임상시험 자료로 허가받을 수 있는 의약품을 4개까지만 허용하는 내용이다. 바이오의약품이나 일반의약품 등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생동성시험은 제네릭 개발을 위한 일종의 임상시험이다. 사실상 제약사들의 의약품 개발을 위한 공동임상을 제한하는 규제인 셈이다. 사실 의약품 공동개발에 참여하는 제약사 수를 법으로 규제하는 것은 해외에서도 사례를 찾기 힘들다. 제약사들간 협력을 통해 의약품 개발 전략을 공유하는 것은 자유로운 기업 활동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법으로 규정해 직접적으로 개입할 영역은 아니라는 의미다. 생동성시험의 규제가 적용되면 같은 제조소에서 생산된 똑같은 의약품도 별도로 임상시험을 해야하는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생동 규제의 경우 이러한 이유로 그동안 규제개혁위원회에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지난 2010년 10월 규개위 회의에서는 “비과학적이고 논리적 이유가 없는 규제는 폐지돼야 한다”라며 생동제한을 이상한 제도라고 단정지었다. 정부가 다시 공동생동 규제를 추진하자 지난해 규개위는 “제약업체의 시장진입을 제한하는 것 역시 의약품 품질과 안전에 대한 직접적인 개선효과가 낮고 연구개발 증진 효과도 미미하다”라며 반대했다. 개량신약 공동개발 규제 역시 제약사들의 연구개발(R&D) 전략에 정부가 개입하려 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그동안에는 자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중소제약사들을 중심으로 임상비용을 분담하면서 개량신약을 공동개발하는 방식이 많았다. 개발 비용을 나눠서 부담하면서 개발 실패나 상업화 이후 매출 부진에 따른 리스크를 공유하자는 취지다. 제약사들의 자발적인 R&D 협력을 정부가 제약한다는 눈초리가 나오는 이유다. 제약사들의 R&D 활동이 위축될 수 있고 중소제약사는 개량신약의 개발을 포기하고 제네릭 개발에만 집중하게 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법안소위 회의록을 보면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형·중소제약사 간의 개발 양극화 심화에 대한 대책을 묻자 김진석 식약처 차장은 “복지부와 R&D가 활성화될 수 있는 방안을 같이 검토해보겠다”라고 말했다. ‘의약품 공동개발 업체 수 제한’이 과학이나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찜찜한 제도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이상한 제도의 도입 필요성이 절실할 정도로 국내 의약품 시장이 기형적인 형태를 띠고 있다는 점이 더욱 찜찜한 현실이다. 이미 대형 제네릭 시장에는 대부분 100개 이상의 제약사가 진입하며 출혈경쟁을 펼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아토르바스타틴 제네릭을 등재한 제약사는 총 139곳으로 집계됐다. 2015년 99곳보다 40곳 늘었다. 2018년 118곳에서 2019년 133곳, 2020년 139곳으로 최근 들어 더욱 폭발적인 증가세를 나타냈다. 2015년 클로피도그렐 시장에 제네릭을 내놓은 국내제약사는 91곳이었는데, 5년 뒤에는 133곳으로 42곳 늘었다. 2018년 아토르바스타틴 제네릭을 내놓은 제약사는 112곳이었는데 2년만에 21곳이 추가로 가세했다. 도네페질 시장에 진출한 제네릭 업체는 2018년 89곳에서 2년 만에 134곳으로 치솟았다. 제네릭의 가치도 점차 떨어지고 있다. 해외에서는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되면 값싼 제네릭이 시장을 평정하는 현상이 일반적이다. 반면 국내에서는 오리지널의 점유율은 끄떡없는 반면 100개 이상의 제네릭이 한정된 시장을 나눠가지면서 평균 매출도 점차적으로 하락하는 하향평준화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다. 2015년 아토르바스타틴 제네릭 업체 1곳의 처방액은 31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지난해에는 27억원으로 5년새 12.8% 감소했다. 클로피도그렐 성분 제네릭의 전체 처방액은 2015년 1687억원에서 2000년 2351억원으로 39.4% 늘었다. 그러나 제네릭 업체 1곳당 처방액은 19억원에서 4.6% 축소됐다. 개량신약 시장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개량신약 공동개발이 쌍둥이 제품 무한 복제로 후발주자들의 시장 진입을 억제하는 도구로 악용하려는 시도가 부쩍 많이 엿보인다. 작년 7월부터 시행된 제네릭 새 약가제도에는 급여등재 시기가 늦을 수록 상한가가 낮아지는 계단형 약가제도가 담겼다. 특정 성분 시장에 20개 이상 제네릭이 등재될 경우 신규 등재 품목의 상한가는 기존 최저가의 85%까지 받게 된다. 특정 제약사가 임상시험을 통해 개량신약을 개발하고, 위임제네릭을 20개 이상 모집하면 후속으로 진입하는 제네릭의 약가는 크게 떨어지는 구조다. 실제로 상당수 제약사들이 개량신약 임상자료 공유를 통해 후발 제네릭의 진입 동기를 떨어뜨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됐다. 결과적으로 개량신약 임상자료 공유 업체도 제한하는 이상한 제도 도입의 기폭제가 됐다. 물론 제약사들의 의약품 무한 복제는 정부의 제도 허점으로 발생한 측면이 크다. 정부의 규제 변화 움직임에 따라 제약사들은 제네릭 장착에 열을 올렸다. 불순물 발사르탄 파동 이후 정부의 제네릭 규제 강화를 예고하자 제약사들의 제네릭 허가는 봇물을 이뤘다. 약가제도가 개편되자 높은 약가 선점을 위해 위임제네릭이라는 탈을 쓰고 개량신약 무한복제라는 새로운 유행도 등장했고, 과거 속으로 사라졌던 ‘약가 알박기’ 부작용도 다시 등장할 조짐이다. 그럼에도 최근의 유례없는 의약품 난립은 누구도 납득하기 힘든 현상이다. 제약사 규모에 상관없이 대다수 업체들이 동일한 시장에 뛰어든만큼 중소제약사를 제네릭 난립 주범이라고 몰아가기도 힘들다. 제네릭 난립과 같은 당장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규제를 꺼내들 때마다 시장에서는 역효과가 나기 일쑤였다. 해외에서는 값싼 제네릭 의약품의 사용을 장려하는데, 언제부턴가 국내에선 제네릭이 찬밥 신세가 됐다. 과연 어디부터 잘못된건지, 정부와 제약사들은 어떤 책임이 있는지 성찰하고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2021-05-11 06:13:09천승현 -
[데스크시선] '코로나 수가' 상생의 트라이앵글[데일리팜=김정주 기자] 전쟁과도 같은 코로나19가 계속되는 가운데 올해도 어김없이 요양기관 환산지수 계약의 계절이 돌아왔다. 지난해 요양급여비용 실적과 진료, 질병 변화 추이를 되짚어서 내년도 수가를 결정짓는 협상 레이스에 보험자와 공급자 대표들은 이제 막 자리를 잡았고, 과거의 통계치와 미래의 적용시점의 시차가 결코 작지 않은 굴절은 메카니즘상 여전하다. 한 달 가까이 진행될 이번 수가협상은 이른바 '코로나19 시국'을 전쟁같이 지나온 요양기관들엔 심리적 마지노선이 될 것이다. 그만큼 현장에서 지켜보는 입장에선 기대반 우려반일 터다. 실제 요양급여비용의 덩어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는 진료·조제 건수(행위량)에 해당한다. 때문에 추후 각 유형을 대표하는 의약단체 협상단들의 수가협상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내년 1년 요양기관 급여 매출의 결정타는 되지 못할 것이다. 다시 말해, 그만큼 코로나19 시국에 타격을 입었던 요양기관들에게 심리적 보상이라는 점에서, 이번 수가 결정과정은 상징적이고도 대표적인 이벤트가 될 것이란 의미다. 이는 지난 6일 열린 '2022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관련 의약단체장 간담회'에 참석한 대부분의 의약 단체장들이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에게 호소한 발언들과 맥을 같이 한다. 객관적인 데이터나 자체적인 근거 제시를 위한 데이터 사용 여부를 떠나서, 의약단체장들은 감염병 사태 최일선에서 피와 땀을 쏟은 요양기관의 희생과 노고를 끊임없이 각인시켰다. 코로나19 재원조달의 출처가 어디가 되었든, 치료와 방역의 현장은 오롯이 요양기관이고 행위의 주체는 보건의료인이기 때문에 이해타산을 벗어나 이를 보험자로부터 수가인상으로 인정받으려 할 것이다. 보험자 또한 한창 진행 중인 코로나와의 전쟁, 앞으로 오랫동안 사라지지 않을 감염병에 맞서 파트너십을 다지기 위해 이번 수가협상을 활용하길 바랄 것이다. 감염병이 일부 지역에서만 출몰했다가 사라지는 유행성 질병이기도 하지만 이번 사태처럼 세계적 위기로 번질만큼 창궐할 경우 우리의 방역과 의료체계는 단순히 돈과 정책만으로 공고히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무리 정부와 보험자가 의약계와 소통을 강화한다고 하더라도, 막상 급여 부문 '대표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각 유형의 수가와 급여매출에 대해 공격적으로 논의하는 기회가 밥먹듯 흔하게 만들어지지 않는 이유도 있다.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문재인케어'의 중장기적 사업이 여전히 진행 중인 데다가, 감염병 고비를 여러차례 넘기면서 나라와 보험의 곳간들이 계속해서 마르고 있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는 도전과제다. 실제로 시민사회노동자단체로 구성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가입자 단체들은 정부가 코로나19 의료인력지원비용에 수가를 책정하려는, 즉 건보재정으로 일부 충당하려는 것에 날을 세워 반대하고 있는 모양새다. 엄연히 국고지원 제도가 있음에도 위태로운 건보 재원에 손을 대는 것이 향후 건강보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예측에서다. 결국 이번 수가협상에서의 메인 쟁점은 단연 코로나19로 인한 심적 보상이될 것이고, 이를 뒷받침할 보건의료 종사자들의 희생과 근거 데이터, 보상 기전으로서의 수가의 역할, 인상의 폭(벤딩)과 배분 등이 끊임없이 곁가지로 협상 테이블의 부가 논제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공급자는 희생에 대한 합당한 보상과 심리적 저지선을, 보험자는 끝나지 않은 감염병 전쟁에서의 협력과 상생을, 가입자는 재원 출처에 대한 뚜렷한 정체성 확보로 논박을 거듭할 것이다. '상생의 트라이앵글'이 정각형이 될 지, 왜곡된 꼭지각을 이룰 지 앞으로의 3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2021-05-07 06:13:58김정주 -
[데스크시선] 1+3 규제법안 그리고 도전과 응전[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제네릭·자료제출의약품 1+3 규제 법안이 이달 28일 국회 보건복지위 제1법안소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이날 의결된 약사법은 내달 열릴 복지위 전체회의 절차를 거쳐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될 전망이다. 이 법안은 제네릭·자료제출약 모두 생동·임상을 직접 시행하는 수탁 제약사 1곳 당 위탁사 3곳까지만 생동·임상자료 공유를 허용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는 제네릭 뿐만 아니라 개량신약의 무분별한 복제를 차단해 의약품 시장의 난립 현상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백신·바이오신약 등 생물학적제제와 일반의약품, 식약처장이 지정하는 의약품은 이번 규제에서 제외된다. 1+3 법안이 수면 위로 올라 온 결정적인 요인은 2018년 발사르탄 NDMA 불순물 검출 사태와 올해 3월 바이넥스·비보존제약 등 일부 제약바이오기업의 GMP 위반 사례 등 의약품 품질·제조관리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주목을 받으면서부터다. 규제 당국인 식약처 그리고 국회를 비롯한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이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해 발효될 경우 장기적 관점에서 제네릭 난립 방지와 그에 따른 유통부조리 해소 그리고 품질관리 이슈 문제 등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환영과 우려의 목소리는 상충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대부분의 대형제약사는 찬성의 입장이지만 제네릭을 근간으로 한 중소형제약사는 염려스러운 분위기가 역력하다. 그도 그럴 것이 영세업체의 경우 신약 개발은 고사하고 변변한 개량신약 개발에 대한 과감한 투자나 연구개발 의지없이 공동생동에 편승해 캐쉬카우 확보에만 치중하고, 경쟁력을 확보치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처럼 볼멘소리는 그야말로 반대를 위한 반대라는 의견도 여기저기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로 1+3과 같은 공동생동규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5년 전에는 한시적이나마 이보다 더 강력한 1+1을 시행한 사실을 우리는 경험적 실례를 통해 이미 잘 알고 있다. 공동생동규제는 일명 생동파문에 따른 국내 제네릭의 불신으로 한시적으로 시행한 제도다. 지난 2006년 생동성시험 데이터가 무더기로 조작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총 307개 품목의 허가가 취소된 바 있다. 당시 식약처는 제네릭 난립도 생동조작의 원인 중 하나라고 판단, 생동성시험을 진행할 때 참여 업체 수를 2개로 제한하는 공동생동 제한 규제를 2007년 5월부터 시행했다. 하지만 식약처는 규제개선위원회의 개선 권고에 따라 시행 5년 만인 2011년 11월 공동생동 규제 조항을 삭제했다. 규개위는 1+1제도에 대해 비과학적이고 논리적 이유가 없는 규제로 판단하고 생동제한 폐지를 공고히 했다. 제네릭 난립과 과당경쟁 문제 등으로 공동생동을 규제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며, 안전성 문제와는 별개로 보건당국이 시장에 개입하는 것 또한 무리라고 판단한 것이다. 아울러 지난 4월 규개위는 공동생동 규제에 대해 의약품 품질과 안전에 대한 직접적인 개선효과가 낮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1+3 제도는 수익 하락·구조조정 등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입장도 있지만 이는 이율배반적이라는 시선도 감지된다. 이미 2~3년 전부터 공동생동 규제 강화라는 시대적 기류를 읽고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향후 3~5년 간 성장을 뒷받침할 제네릭 허가에 만전을 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2019년 1월부터 2020년 5월까지 허가받은 제네릭은 5488개다. 2018년 1년 간 허가받은 제네릭은 총 1110개 수준으로 1년 사이 줄잡아 5배 가량 허가건수가 증가한 데이터가 이를 방증한다. 즉 올해 당장 1+3 제도가 실행되더라도 향후 몇 년 간은 타격이 없다. 다만 향후 특허만료 의약품에 대한 공략에는 지장이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공동생동규제 법안은 이변이 없는 한 본회의 통과 후 발효될 것이란 게 업계의 지배적 시각이다. 이 법안의 최대 장점은 다품목 소량생산 제네릭 난립 방지다. 또 가능성 있고 경쟁력 있는 신약·개량신약·제네릭 특화기업 육성에 따른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체질 개선도 빼놓을 수 없다. 반면 품질 개선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다소 모호하고, n수 감소에 따른 개발비용 증가는 단점으로 지적된다. 여기에 더해 자본력이 절대적 필수요소인 신약·개량신약 연구개발에 대한 대형사와 소형제약사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간과할 수 없다. 하지만 1000개가 넘는 모든 완제·원료·CMO·연구개발 전문기업들의 입맛에 맞는 정책·제도 시행은 불가능하다. 불만과 저항은 상존하기 마련이다. 더욱이 도전과 응전의 정신으로 제2의 제약보국 완성은 시대와 세대를 초월한 철학과 이념이자 사상임을 우리는 가슴 속 깊이 인식하고 있다. 안주된 기득권을 당연한 권리로 착각하고, 핑계로 일관하는 기업에 준엄한 법의 잣대가 휘둘려서는 안된다. 푸념과 항변으로 변혁의 큰 물결을 거스를 수는 없다. 좋든, 싫든, 찬성하건, 반대하건 이미 카드는 던져 졌다. 이제 현실을 직시하고 받아 들여야 할 상황임과 동시에 1+3이라는 새로운 정글의 법칙에서 생존 방법을 모색할 때다. 즉 위기 속에서 또 다른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지난 20년 동안 제약업계에 휘몰아친 각종 규제는 뒤돌아 생각해보면 폐단·악습의 고리를 끊는 성장·성숙의 과정이었다. 2000년 중반 1+1 공동생동 제한·네거티브약가→포지티브약가 전환, 2012년 일괄약가인하, 2019년 3.27 약가제도 개편 등이 그랬고, 업계는 '도전과 응전'의 저력으로 극복과 발전을 거듭했다. 생동을 불신하고, 제네릭을 폄하하는 것이 아니다. 지난 1세기 동안 카피약은 국내 제약산업을 일궈 온 일등공신이다. 그러나 이제 제네릭을 위한 제네릭 개발이 아닌 세계를 무대로 한 틈새 약물로 승부수를 걸어야 할 시점이 도래했다. 자체 제제개발연구소 하나 갖추지 못한 업체를 과연 제약바이오기업으로 평가할 수 있을까 고민할 때다. 1+무한대라는 공동생동에 편승해 CSO로 캐쉬카우를 늘리고 재투자없이 배만 두드리는 전근대적인 기업경영 방식에 경종이 필요함엔 이견이 없다. 국회는 물론 보건복지부와 식약처를 비롯한 유관부처·공공기관 역시 살을 도려내고, 뼈를 깎는 고통과 희생을 감내하며 국민생명 존중과 신약개발 노력에 집중하고 있는 헬스케어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포용과 융화정책 실행에 고개를 돌려서는 안된다. 규제는 가인드라인에 불과할 뿐이지 결코 문제를 전적으로 해결하는 만병통치약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역시 업계를 대변하는 직능단체인 만큼 이번 규제에 따른 피해 기업을 면밀히 조사하고, 현실에 맞는 지원·육성책 마련에 최선을 다해야 함을 잊어선 안된다.2021-04-30 06:15:21노병철 -
[데스크 시선] 우려되는 보건의료인 백신예약률[데일리팜=강신국 기자] 보건의료인의 백신 예약률이 52.1%로 2명 중 1명은 우선 접종을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접종 대상자 29만 4305명 중 15만 3410명이 예약을 마친 것이다. 백신 접종은 자율적인 선택이지만, 지금 맞지 않으면 오는 11월 이후 가장 후순위로 밀리다는 조건에도 절반을 겨우 넘겼다. 예약이 시작된 19일, 40대 간호조무사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고 사지가 마비됐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백신 부작용도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으로 의심되어 신고된 사례는 25일 0시 기준 총 1만 3529건이다. 1차 접종자가 226만명임을 감안하면 0.005% 수준이다. 1차 접종 이후 전혀 문제 없이 일상을 영위하는 사람들이 절대 다수지만, 사지마비, 아나필락시스쇼크, 사망 등이 발생하면 언론에서 대서특필된다. 이런 정보들이 중첩돼 쌓이면서 백신에 대한 걱정과 우려가 발생하게 되고, 전혀 문제 없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보다 두통, 발열 등 부작용을 경험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가 더 쏠깃해지기 때문이다. AZ 백신접종을 미리 했던 김대업 대한약사회장도 "접종 이후 전혀 문제 없었다"며 "약사들이 판단할 문제이지만 우선 접종 대상인 약사들도 접종을 완료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건의료의 전문가라는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약사 등이 포함된 보건의료인의 접종 예약율은 꽤 실망스럽다. 정부가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우선 접종 대상군으로 분류를 한 이유도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보건의료인들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했기 때문이다. 지금 지자체들은 발열환자가 의원과 약국에 내원하며 코로나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행정명령도 발동했다. 전문가들은 부작용을 감안해도 백신 접종으로 인한 코로나19 감염 예방과 중환자·사망자 수 감소 효과 등을 고려하면 개인에게도 접종 이익이 더 크다고 입을 모은다. 아울러 정부도 투명화 정보 공개와 이상반응 발생시 적절한 지원책이 필요하다. 이상반응 발생시 백신 접종과의 인과관계 규명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정부가 선제적으로 이상반응 발생 환자에 대한 의료적인 지원 등이 필요하다. 정부가 책임진다는 인식을 심어 주는게 필요하다. 보건의료인들의 백신접종 예약은 30일까지 가능하다. 11월 집단면역 달성을 위한 의약사들의 협조가 필요한 시점이다.2021-04-25 23:56:29강신국 -
[데스크시선] 공공의료 강화 위한 전제조건[데일리팜=김정주 기자] "아프면 서울에 큰 병원 가라." 어디가 아프거나 몸에 이상이 생길 때면 은연 중에 나오는 말이다. 왜곡된 공공의료에 조금은 비뚤어진 표현일 수 있지만, 그러면서도 우리 사회 모두가 수긍하고 흔히 쓰고 있다는 게 아이러니다. 시민사회노동자 단체를 비롯한 공공의료 전문가들의 끊임없는 요구와 관심으로 지난해부터 정부의 공공의료 강화 의지가 구체화 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의정협의체와 이용자중심 혁신의료협의체, 보건의료발전협의체를 기반으로 의대정원과 공공의대 강화 정책을 예전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가장 시급한 문제이면서 의사단체와 마찰이 이어지는 사안은 공공의대 설립과 의사 수 확대다. 공공의료에 종사할 의사 수가 없는 상황에서 의사 배치와 지역의료 강화 자체를 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열린 '공공의대 설립 및 의대정원 확대 공청회'에서 현재 3000명 수준인 의대 정원을 6000명으로 늘리고 향후 10년 간 유지하고 일정기간 공공의료기관에서 의무복무하는 규정을 더 명확히 해야 부족한 수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서울과 수도권, 대도시 일부를 제외한 지역에서 공공의료 악화를 호소하며 공공의대 설립에 목청을 높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감염병을 비롯해 치료만 적기에 잘하면 살 수 있는 수 많은 생명들이 안타깝게 사망하는 지역의 목소리다. 그러나 서울을 제외한 대도시라고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의료 제반이 갖춰 있더라도 '아프면 무조건 서울로'란 씁쓸한 말이 통하는 건, 우리 사회에 자리잡은 뿌리깊은 의료 불신을 단적으로 나타낸다. 질 향상과 체계정립 문제는 그만큼 공공의료 강화와 보이지 않게 얽혀들어 있는 것이다. 지난해 전공의 파업 사태 이후 최근까지 정치권에서도 이 문제를 관심있게 바라보고 있다. 여당에 이어 야당 또한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치법 제정안을 발의하는 등 감염병 창궐을 계기로 의료의 양적, 질적 강화 필요성을 각계에서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정부는 여러 협의체들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동시에 각종 이해관계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보다 입체적이고 속도감 있게 양적·질적 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모든 정책을 만들고 추진하는 데엔 적기가 있기 마련이다. 하나의 이슈에 이 같은 공감대가 국민과 정치권까지 각계로부터 하나의 줄기로 모이고 있는 지금이 적기라는 것을 간과해선 안 된다.2021-04-21 06:12:12김정주 -
[데스크시선] 혈우병치료제 선택권과 환자의 눈물[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최근 12세 미만 혈우 환자에 대한 혁신신약 헴리브라주사제 투약이 일시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치료가 중단되자 소아 혈우 환자 보호자들은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급여기준 개정·확대·삭제 당위성을 호소하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이후 관련 청원을 지지하는 국민 참여 수는 현재 1만명을 넘은 상황으로 파급·설득력을 얻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혈우병A 항체·비항체 치료제 헴리브라 투약 중단 사태의 발단은 급여기준에 대한 다소 모호한 해석에 근간을 두고 있다. 올해 2월 적용된 헴리브라 급여기준은 ▲ITI(면역관용요법·항체제거)에 실패한 환자 ▲ITI 대상 요건에 부합하면서도 실시가 불가능하다라는 의사의 소견서가 있는 경우 ▲ITI 성공 이후 항체가 다시 생성된 경우에 한해서만 인정된다. 아울러 항체가 있는 혈우병 환자에 대한 급여가이드라인은 면역관용요법을 우선 고려해 치료할 것을 권고하고 있어 주치의와 환자로 하여금 처방 선택권을 제한할 소지가 다분해 보이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심평원은 고항체이면서 1~5년 미만의 항체환자, 출혈이 잦은 환자, 두개강 내의 출혈이 보이는 환자 등에 대해서는 면역관용요법을 먼저 실시해야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면역관용요법에 사용되는 약제로는 그린에이트, 애드베이트, 이뮤네이트, 베네픽트 등이 있다. 항체를 제거하는 면역관용요법의 최대 단점은 주 2~3회 정맥주사를 통해 투약하는 점인데, 12세 미만 소아는 혈관을 찾기 어려울뿐더러 1~2년여가 소요되는 치료기간 동안 정맥주사를 맞는 것 자체가 고통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피하주사제인 헴리브라는 투약이 간편하고 편리해 정맥주사에 따른 통증·공포심이 훨씬 덜한 장점이 있어 선호·만족도가 높다. 헴리브라의 투약은 정부가 그동안 강조해 온 보장성 강화/약제비 절감에 대한 방향성과도 일치한다. 헴리브라의 1년 간 약제비는 60~70kg 성인 기준 3~4억원, 12세 미만 소아의 경우 1억2000만원 가량으로 우회치료제인 노보노디스크제약의 노보세븐알티·다케다제약의 훼이바 보다 저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우회치료제에는 투여 방법에 대한 기준은 있지만 소아 환자에 대한 면역관용요법 기준은 없다. 때문에 약물 간 규제 형평성 부분에서도 제한이 가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성인과 소아에 대한 면역관용요법 처치 기준 불균형도 문제다. 성인에 대해서는 우선적으로 면역관용요법을 실시할 필요가 없지만 소아에 대해서만 면역관용요법을 1차적으로 고려하라는 방침 자체가 난센스다. 기존 우회치료제에 대해서도 면역관용요법을 선제적으로 고려해 투약하라는 규정이 없는데 무슨 이유로 투약편의성이 높고, 약제비가 저렴한 혁신신약에 대해서만 제동을 걸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헴리브라가 대체약제 대비 약가가 월등히 높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12세 미만에 대해서 유독 면역관용요법을 먼저 실시한 후 실패한 환자에 대해서만 헴리브라를 투약할 수 있다는 급여기준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만약 헴리브라에 대한 소아급여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출혈 시 마다 투여해야 하는 우회치료제로 돌아갈 수밖에 없어 이점이 많은 좋은 약물을 두고 사서 고생을 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더군다나 면역관용요법은 이틀에 한번 정맥주사로 고용량의 8인자를 투여해 항체를 없애는 방법으로 약 1~2년 가량의 치료기간이 소요되며, 성공률도 70% 정도로 낮은 편이다. 더욱이 항체가 제거된다 하더라도 또다시 항체가 생성될 우려도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현재 국내 항체 환자는 50여명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중 면역관용요법 시행자는 11명이고, 이중 9명이 12세 미만이다. 12세 미만 혈우 환자에 대한 급여기준 문제의 올곧은 방향성 설정은 재외국의 이와 관련한 사례를 면밀히 들여다 볼 필요도 있다. 영국 등 선진국에서 채택하고 있는 가이드라인도 국내와 유사하게 항체를 없애는 면역관용요법을 제일 먼저 고려토록 권고하고는 있다. 그러나 환자의 출혈 양상 등을 살피면서 규정에 함몰되지 않고 헴리브라를 적용하도록 치료 범위를 넓혀주고 있다. 즉 이들 국가는 면역관용요법은 의료진과 환자의 선택과 판단의 문제이지 의무적 시행은 아니라는 합리적 기준을 견지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사태의 해결 실마리는 환자 상황을 고려한 의료진의 소신있는 약물 투약권 보장에 있다. 급여기준에 명시돼 있듯 '의사의 소견서가 있을 경우 투약 가능'이라는 대목을 확신하고, 의사 고유의 처방권을 실행으로 옮길 수 있는 용기가 절실하다. 이번 사태는 급여기준에 대한 해석의 오해지 아직 심평원의 공식 입장·결론이 발표되지 않은 점도 일말의 기대와 희망을 걸 수 있는 부분이다. 희귀병을 앓고 있는 것도 가슴 아픈데, 빠르고 확실한 치료법이 존재하고 있음에도 멀고 험난하면서 불확실한 처치방법을 택하라고 하는 일은 환자의 약물 선택권과 존엄성을 침해하는 것과 다름없다. 1~3회 내외로 마무리되는 독감·간염백신 주사를 맞는 것도 어떤 사람에게는 극도의 고통과 공포심을 줄 수 있다. 그런데 5살 어린 환자에게 수백번에 달하는 정맥주사 면역관용요법을 고집·강요하는 것은 효율적 질병치료 우선의 원칙과도 정면으로 대치됨을 보건당국은 다시금 상기할 필요가 있다.2021-04-16 06:16:45노병철 -
[데스크 시선] 정부, 제네릭 정책 고민 하고 있나[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지난 2018년 불순물 발사르탄 파동 이후 정부의 제네릭 정책은 많은 변화가 일었다. 제네릭 난립 해결이라는 명분 아래 허가와 약가제도에 적잖은 손질이 있었다. 약가제도 개편으로 지난해 7월부터 제네릭 제품은 생동성시험 직접 수행과 등록 원료의약품 사용을 모두 충족해야만 현행 특허만료 전 오리지널 대비 53.55% 상한가를 받을 수 있다. 1가지 요건이 충족되지 않을 때마다 상한가는 15%씩 내려간다. 개편 약가제도에는 급여등재 시기가 늦을 수록 상한가가 낮아지는 계단형 약가제도가 담겼다. 특정 성분 시장에 20개 이상 제네릭이 등재될 경우 신규 등재 품목의 상한가는 기존 최저가의 85%까지 받게 된다. 식약처는 위탁제네릭에 부여했던 허가 규제 완화를 모두 박탈했다. 지난해 10월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개정 공포를 통해 오는 2022년부터 위탁 제네릭에 면제됐던 허가용 제품 의무생산이 다시 시행된다. 식약처는 위탁 제네릭을 우선판매품목허가(우판권)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우판권은 허가특허연계제도 시행 이후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를 가장 먼저 회피한 제네릭에 부여하는 혜택이다. 규제가 강화되자 현장에서는 이상한 현상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오리지널 의약품을 보유한 업체들이 위탁사 모집으로 동일 성분·용량 의약품을 20개 이상 채우기 시작했다. 계단형 약가제도 적용으로 후발주자들의 약가를 크게 떨어뜨리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정부가 약속한 제네릭 최고가 요건을 채우고도 약가가 최고가의 60% 수준으로 낮아지는 사례도 예고됐다. 계단형 약가제도의 세부 규정을 보면 기존에 등재된 동일 약물이 20개가 넘으면 최고가 요건 충족 여부와 무관하게 ‘2가지 요건 미충족 약가의 85%’ 또는 ‘종전 최저가의 85%’ 중 더 낮은 약가를 받는다. 이 경우 ‘2가지 요건 미충족 약가의 85%’가 적용돼 최고가 대비 61.4%(최고가x0.85x0.85x0.85) 수준으로 낮아진다. 오리지널 의약품과 포장만 바꾼 위임제네릭이 후발주자의 시장 진입 동기를 저지하는 도구로 악용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심지어 위임제네릭은 생동성시험을 진행하지 않아도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시에 시장에 진입하면 최고가를 받을 수 있다. 제네릭 업체 입장에서도 동일 시장에서 20번째 안으로 들어오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시장성이 크지 않거나 제제 개발이 어려워 제네릭 개수가 많지 않은 시장에서도 위수탁을 이용해 20개를 채우려는 시도가 곳곳에서 엿보인다. 제약사 입장에선 당장 판매할 계획이 없더라도 약가선점을 위해 제네릭 시장에 먼저 뛰어드는 것이 최우선 전략으로 떠올랐다. 정부의 규제 손질 움직임에 제네릭 난립 현상은 더욱 심화했다. 정부가 제네릭 규제 강화를 천명하자 2019년 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허가받은 제네릭은 무려 5488개로 월 평균 323개 진입했다. 2018년 1년 간 허가받은 제네릭은 총 1110개로 월 평균 93개로 집계됐다. 1년새 허가건수가 3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개편 약가제도가 시행되자 제네릭 허가건수는 급감했다.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50개 안팎의 제네릭 허가 건수를 기록하며 무차별적인 제네릭 진입 관행이 잦아드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 1분기 허가받은 총 654개로 다시 증가 추세를 나타냈다. 1월 102개, 2월 375개, 3월 177개로 월 평균 218개의 제네릭이 신규 진입했다. 지난해 하반기 제네릭 허가 건수 감소는 새로운 제도에 따른 효과가 아니라 제약사들이 규제 강화 이전이 최대한 제네릭을 많이 장착하면서 발생한 허가 공백인 셈이다. 정부가 지난 2년간 제네릭 난립 해소를 명분으로 추진한 각종 제도가 오히려 제네릭 범람을 부추겼고, 시장에서는 약가 선점을 위해 이상한 전략이 횡행하는 부작용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제약사들은 제네릭 약가인하에 따른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더욱 많은 제네릭 시장에 뛰어들 태세다. 제네릭 난립을 해소하기 위해 꺼낸 정책이 난립을 더욱 부추기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제네릭 정책을 다시 고민해봐야 한다. 새로운 제도의 허점이 노출됐다면 신속하게 대책을 마련하는 유연한 정책도 필요하다. 이미 현장에서 많은 문제가 펼쳐지고 있는데도 대책을 찾기는 커녕 방관만 하고 있다면 무책임한 태도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도 무능이다.2021-04-12 06:10:40천승현 -
[데스크시선] 협회 윤리위 쇄신과 신뢰의 조건[데일리팜=노병철 기자]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윤리위원회 소집·처분 가이드라인 마련 여론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있다. 기폭제는 최근 발생한 바이넥스·비보존제약의 의약품 주성분 임의제조변경 의혹 사건이다. 선례로 미루어 짐작해 보면 그동안 협회 윤리위는 사안의 경중과 사회적 이슈·파급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활동해 왔다. 누가 봐도 논리적이고 합당하면서도 상세한 기준안이 없다보니 경우에 따라서는 면죄부 논란이라는 흉흉한 민심의 목소리도 일말 수긍이 간다. 바이넥스·비보존제약 사태는 당초 예상과 달리 기시법 위반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식약처와 검찰의 최종 처분결과 발표 전이지만 해당 품목 제조정지 3개월이 유력해 보인다. 이번 사건은 명백한 규정 위반이다. 하지만 이 정도 수위의 행정처분으로 윤리위가 소집되거나 협회 내 자체 처분이 이뤄진 적은 한번도 없었다. 다만 최초 언론보도 당시 상황에 너나할 것 없이 부화뇌동해 헬스케어산업 전체가 충격의 도가니에 빠진 탓이 컸다. 국가를 포함한 기업·기관의 근간인 법률과 규정은 균형과 형평성 그리고 공명정대한 집행에서 그 힘을 발휘한다. 그렇지 못한 법과 규정의 실행은 권력의 남용과 권한의 특혜로 간주된다. 바이넥스·비보존사태 이전 비슷한 사례로는 지난해 12월경 약무감시를 받은 한국신약을 들 수 있다. 이 기업은 지난달 말 해당 품목 제조업무정지 1~3개월 15일의 행정처분을 받았다. 물론 공익제보냐 정기 약무감시냐의 양형적 판단은 감안사항이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자. 1945년 한국제약바이오협회(당시 조선약품공업협회) 설립 이래 정회원사 강제퇴출(제명) 선례는 한국웨일즈제약(현 오스틴제약)이 유일하다. 한국웨일즈제약은 2013년 유통기한 만료 의약품 제조일자 변경 후 재판매 사건으로 협회로부터 제명됐다. 2016년 리베이트로 검찰에 기소된 파마킹은 협회 윤리위로부터 자격정지 처분을 받아 자진탈퇴한 바 있다. 웨일즈제약·파마킹 사건 이후와 바이넥스·비보존제약 사태 중간을 살펴보면 이들 제약기업들과 준하는 수준의 사건사고도 많았다. 국내 굴지의 보툴리눔 톡신 제조·판매사 생산공장 및 본사 압수수색, 수액제 생산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제약기업 리베이트 수사, 염색약 전문제약사의 중조단 압수수색, 일반의약품 리딩제약기업의 지분조작 의혹에 따른 금융당국과 검찰의 압박수사 등등. 그야말로 즐비할 정도다. 이 같은 전반의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업계가 협회 윤리위에 바라는 점은 올곧은 목민관으로의 재탄생이다. 의혹과 혐의가 분명한데도 학연과 지연 등 연고·친분이 난무한 온정주의적 판단과 결정은 철저히 배제·금기하고, 윤리위에 회부·처분을 내려야 한다. 읍소에 이끌리고 눈을 감지않는 그야말로 읍참마속의 결심과 각오로 엄중하게 규정과 절차대로 윤리위를 가동해야 함은 개인의 주장이 아닌 업계 전체의 숙원이다. 윤리위가 정의의 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세부 조항 마련이 필수적이다. 우선 윤리위 청구(소집) 권한을 현 시스템인 협회장 1인에서 다인으로 양분화할 필요가 있다. 협회 회원관리규정을 보면 회장은 회원이 정관상의 징계사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윤리위원회의 심의를 청구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는 자칫 제왕적 권한 위임으로 치중될 소지도 있어 소집요청에 대한 삼분화가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물로 지금껏 통상의 윤리위 소집은 이사장단사(14인) 회의를 통해 충분한 소통 절차를 밟고 가부여부를 판단해 온 것으로 안다. 하지만 국가운영의 원칙인 삼권분립과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협회 내에도 준용할 필요는 상존해 보인다. 청구권의 다각화는 기존 회장 1인을 포함해 이사장단사 2인 또는 이사사 5인, 회원사 5인 이상 건의 시 윤리위 소집이 가능하게 끔 규정 개정에 중지를 모아야 한다. 다음은 공소시효로 대별되는 윤리위 소집시효 기간 설정이다. 최근 10년 간 윤리위가 정식으로 소집된 경우는 웨일즈·파마킹, 바이넥스·비보존제약 등이 전부로 파악된다. 이들 기업들은 사건 발생과 거의 동시에 윤리위가 열렸다. 이미 1~2년 전 발생한 사안을 이제 와서 들쑤실 필요가 뭐 있냐 식의 자세로는 쇄신과 신뢰를 확보키 어렵다. 바이넥스 사태 기준, 2년 내 중대 사건(서류조작·압수수색 등)은 윤리위에 회부해 재발방지 약속과 엄중 문책이 요구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윤리위원회 소집·처분에 대한 구체적이고 명시적인 세부규정 확립도 필수불가결요소다. 사안의 경중·사회적 이슈와 파급력을 고려해 윤리위를 소집할 수 있다가 아닌 보다 확약적인 조건이 필요하다. 가령 GMP 위반에 따른 전품목 제조업무정지, 품목 허가 취소, 업허가 취소 사유에 해당하는 예상 행정처분 범주와 유통부조리와 관련한 검경 압수수색, 주가·지분조작과 관련한 금융위 조사 등이 그것이다. 변화와 진보는 뼈를 깎는 고통을 참고 이겨낼 때 비로소 실현 가능하다. 아울러 참된 발전은 어쩌면 새로운 도전과 응전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퇴습을 조금씩 개선하고 바꾸어 나가려는 노력에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협회의 최근 기조와 방향성은 메가펀드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글로벌 진출과 신약 개발 환경 마련이다. 백년대계 설계라는 화려한 비전도 중요하지만 조고각하(바로 눈앞을 잘 살펴야 넘어지지 않음)의 마음가짐으로 오늘을 바라보는 혜안이 더욱 절실해 보인다.2021-04-02 06:10:00노병철 -
[데스크 시선] 전문직과 형평성 논리는 이제 그만[데일리팜=강신국 기자] 12억 6600만원. 코로나 19로 외래진료가 중단된 보건소, 코로나 전담병원 주변 약국에 지원하자고 국회에서 논의됐던 추경 예산 안이다. 약국당 300만원을 주자는 안이었는데 주무 부처 반대 등으로 추경안에 반영되지 못했다. 약사회는 전문직이라는 이유로 경영이 어려워진 약국들이 피해 보상에서 제외되자, 보건소와 전담병원 주변 약국으로 세분화해 예산지원을 요청했다. 보건소와 전담병원 처방집중률이 60% 이상 되는 약국을 지정대상으로 선정하자며 보수적인 안을 제안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 복지부 관련 추경예산은 1조 3088억원이다. 정부 제출안보다 823억원이나 증액된 규모다. 예산 규모 대비 12억 6000만원의 보건소 주변 약국 지원 예산 미반영은 아쉬운 대목이다. 물론 국민의 혈세인 예산을 적정한 규모로 꼭 필요한 곳에 사용해야 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보건소 주변 약국과 코로나 전담병원 약국은 다르게 봐야 한다. 국가 방역시스템 체계에 편입돼 불가피하게 외래진료가 중단된 만큼 국회와 정부가 일반약국과는 다른 판단을 해야 했다. 중대본이 중소벤처기업부에 보낸 공문을 보면 "의료기관과 약국은 코로나 19 유행상황에도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필수적으로 운영돼야 하고 코로나 19 대응을 직간접으로 지원하는 역할도 하는 만큼 다른 소상공인과 마찬가지로 경영상 어려움이 있으면 지원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도 음미해볼 대목이다. 대한약사회 모 임원 약국이 폐업했다. 보건소 주변 약국인데 보건소가 외래진료를 중단하면서, 더는 약국을 운영하기가 힘들다는 판단을 한 모양이다. 전문직이라는 이유로 정부의 지원책에서 배제되는 약국을 다시 돌아봐야 할 필요가 있다. 정부 예산은 꼭 필요한 곳에 쓰는 게 맞다. 그러나 약국이라는 이유로 또 전문직이라는 이유만으로 약국의 어려움과 고충을 외면하는 건 아닐까?2021-03-28 22:02:39강신국 -
[데스크 시선] 팬데믹 1년, 다가오는 검증의 시간[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강타한지 어느덧 1년이 훌쩍 지났다. 작년 이맘 때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을 선언하자 코스피지수는 1400선까지 내려앉으며 주식시장은 공포가 확산됐다. 하지만 어느새 코스피 지수는 3000을 넘나들며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제약바이오업계의 반전스토리는 더욱 극적이었다. 지난해 3월19일 주요 제약바이오기업들로 구성된 KRX헬스케어지수는 2187.22까지 주저앉았는데 1년만에 2배를 상회하는 4569.86까지 치솟았다. 지난 1년간 제약바이오산업의 위상이 크게 달라졌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예상치 못한 감염병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로 떠올랐다. 국내 기업들도 화답했다. 많은 제약바이오기업들이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천명했다. 팬데믹 상황 1년이 지나자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코로나19 관련 약물 개발 성과도 점차 윤곽이 드러나는 모양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국내 기업들은 썩 만족스러운 성과를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달 셀트리온이 국내개발 1호 코로나19 치료제의 조건부허가를 받았지만 실제 처방현장에서 얼마나 파급력을 줄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많은 국내 기업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천명하며 임상시험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월등한 임상시험 결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코로나치료제 허가 신청이 불발된 사례도 등장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국내 기업들의 백신 개발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지난 1년간 백신과 치료제 개발 소식을 전하는 기업들마다 주가는 급등했다. 심지어 팬데믹 위기를 주가 부양의 도구로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종종 포착됐다. 마치 당장이라도 큰 성과가 임박한 것 같은 보도자료가 쏟아졌지만 이후 감감무소식인 경우가 많다. 전 세계적으로 집단면역을 통한 코로나 종식을 향해 다가가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의 코로나 약물 개발 성과도 검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코로나19 종식 이후 뒤늦은 약물 개발은 가치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 개발에 뛰어든 기업들은 임상 데이터를 통해 검증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1년간 환자들이나 투자자들에게 건넨 약속이 제대로 이행됐는지는 데이터로 검증받고, 정부 승인을 통해 상업적 성과로 판단할 수 있다. 물론 대다수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코로나 정복을 위한 노력과 의지가 폄하받아서는 안된다. 거액을 들여 연구개발(R&D) 역량을 총동원했지만 결과가 나쁘게 나오면 어쩔 수 없는 법이다. 신약개발 실패 사실 자체가 비난받아서는 안된다는 의미다. 지난 2019년 국내 많은 바이오기업들이 연이어 신약 임상시험 실패 소식을 전하며 주식시장이 휘청거린 경험이 있다. 많은 바이오기업들은 오랜 기간 신약 개발을 약속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데이터로 검증받고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당시 임상 데이터를 의도적으로 왜곡해서 발표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은 업체도 있다. 지난 1년간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코로나 정복 약속도 검증을 받아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면 실패 소식이라도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는 용어로 솔직하게 알려야 한다. 코로나 R&D도 옥석가리기가 시작됐다.2021-03-25 06:10:56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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