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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선] 대체조제 방치하고 제네릭만 '멱살잡이'[데일리팜=김정주 기자] 연말연초가 되면 구멍가게에서부터 큰 기업까지 한 해 실행 가능한 계획을 짜고 숨을 고른다. 정부도 마찬가지다. 예산안을 계획하고 확정짓는 행정절차와 과정이 민간 기업보다 더 까다롭기 때문에 보다 세부적이고 전략적으로 정책사업을 구획하고 실행한다. 보건복지부가 내놓은 ’2021년 건강보험종합계획‘ 세부일정에 따르면 정부는 대체조제 장려금제도와 궤를 같이 하는 ’처방·조제 약품비 절감 장려금제도'에 대해 연내 개선안을 만들어 확정짓기로 한 것은 그래서 꽤나 고무적이다. 계획대로 사업이 순항을 한다면 이는 그간 대체조제 활성화의 최대 걸림돌이자 쟁점이었던 사후통보 문제를 전산 시스템(DUR)적으로 해결하는 데에 정부-국회-약계가 공감대를 형성한 분위기에 기인할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더 깊이 들여다보면 여기에 더해 정부가 현재 지속가능한 건강보험제도 운영과 재정절감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간 정부는 약품비를 유의미하게 절감할 수 있는 방편으로 대체조제 활성화제도가 있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체감한 바 있다. 2010년 수가협상 당시, 보험자인 건보공단과 의료공급자인 의병협이 진행했던 2011년도 병의원급 수가협상 부대합의조건에 약품비 절감 사항이 들어갔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석 달 내외의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약품비 절감 가능성에 매우 유의미한 결과를 얻고 함의를 도출했다는 점에서 대체조제제도는 사문화 되기엔 꽤나 아깝고 아쉬운 제도임에 틀림없다. 실제로 의사들이 처방을 위해 의약품을 고를 땐 최소 두세 번의 선택 과정을 거친다. 계열과 성분 선택, 품목 선택이 그것이다. 획기적 치료 신약 중 오리지널 품목이 단일 등재돼 있어 의사조차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 모를까, 적어도 계열과 성분이 치료 목적에 부합한다는 전제 하에 같은 성분과 함량 제네릭 제품이 1개 이상 등재돼 있다면 약제 선택은 오롯이 의사의 의학적이면서 주관적인 판단에 맡겨진다. 여기다 단일요법, 병용요법 또는 3제요법까지 급여기준이 다양하고 제네릭이 많은 만큼 선택을 할 수 있는 상황과 경우의 수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원내 약품비 절감은 병원경영 차원에서 상황에 맞게 자발적으로 이뤄진다고 할 때 이를 원외로 확대해야만 진정한 약품비 절감이 이뤄진다. 때문에 대체조제 활성화는 단순히 의약사 쟁점사항, 직능이기주의가 아닌 장기적으로 건보재정 효율 운영의 문제이자 보장성강화와도 직결된다고 단언할 수 있겠다. 정부가 처음 건강보험종합계획을 야심차게 내놓을 당시, 재정누수와 불필요한 지불 등을 사후관리강화로 꼼꼼하게 들여다 본 뒤 여기서 절감되는 금액을 보장성강화에 투입하는 방식을 지향하겠다고 말한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이것을 의약품 급여제도로 바라본 것이 지난해 본격화 한 제네릭 계단식 약가제도라 할 수 있다. 제네릭 난립으로 건보재정이 누수되고 등재기간 동안 비용효과성이 유지되는 약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정부는 등재 전엔 ‘1+3 계단식’ 허들로 진입을 통제하고 등재 후엔 제제별 사후관리강화로 급여재평가를 진행한다. 재정절감과 비용효과적인 의약품 사용 흐름을 관리하기 위해선 등재-처방 및 사용-사후평가가 유기적으로 연동돼야 한다. 물이 가득 담긴 고무풍선의 어느 한 쪽만 쥐어짠들 전체적인 물의 양은 결코 줄지 않는 이치와도 같다. 사문화 되다시피 했던 대체조제제도가 올해 ’처방·조제 약품비 절감 장려금제도' 개선으로 리얼 월드에서 활성화 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2021-01-14 06:14:22김정주 -
[데스크시선] CSO, 도매업 허가제와 헌법정신[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조선혜 한국의약품유통협회장이 재신임되면서 그가 내걸었던 '이슈 정책'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바로 'CSO 도매 사업부 흡수·양성화'다. 이는 2018년 1월 제35대 유통협회장 선거 출마 당시의 정책공약으로 이번 집행부에서도 계속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 공약을 풀어 말하면, 기존 신고제인 CSO를 도매업 허가제로 강화해 약사법이라는 제도권으로 유입, 관리감독을 강화하자는 성격이 짙다. CSO는 의료서비스업종으로 분류돼 개인이든 법인이든 상관없이 관할지자체·세무서에 사업자 신고만하면 누구나 업을 영위할 수 있다. '국내& 160;의약품& 160;CSO의& 160;현황& 160;및& 160;대안'을 주제로 한 한국의약품유통협회& 160;정책연구소 보고서& 160;내용에서도 이 부분을 심도 있게 짚고 있다. 내용의 핵심은 CSO 난립과 리베이트 온상에 대한 대안으로 CSO를& 160;의약품& 160;도매업체의& 160;한& 160;분류로& 160;나누어 묶자는 입장이다. 이 같은 주장의 개념적 정의의 파생은 영업·마케팅대행인 CSO를& 160;판매행위를& 160;하는& 160;도매상으로& 160;인식한 데서부터 출발한다. 보고서에 따른 의약품 도매업은 ▲판매업만 하는 업체 ▲유통만 하는 업체 ▲판매와 유통을 겸하는 업체 ▲판매대행을 하는 업체 등으로 세분화된다. 이 연장선상에서 보면 CSO 역시 의약품 도매업의 한 종류로 약사법 규제관리 대상이 돼야 한다는 것이 보고서의 주된 방향성이다. 조 회장의 공약이 현실화되면 그동안 1차원적 딜리버리(배송)에 머물렀던 의약품 유통업체의 외연확장과 매출 성장에도 일대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CSO 인력은 1만5000명 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는데, 이들을 유통협회로 흡수했을 시 협회 재정 마련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유통협회 회원가입률을 50%로 봤을 때, 중앙회 기준 입회비만 150억원을 확보할 수 있다. 중앙회 연회비는 7단계(4000억원 이상 매출 기업 700만원·100억원 미만 매출 기업 50만원)로 나뉘는데, 대부분의 CSO가 100억원 미만의 매출을 올리고 있어 대략 37억5000만원의 고정 수익 창출효과도 예상된다. 사실 '조 회장식 CSO 양성화 정책 기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몇해 전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내외부에서도 전담 소위원회·분과위 등을 신설해 제도권으로 유입·정착·발전해 나가자는 여론이 조성된바 있었지만 '의약품 생산·개발·제조'라는 본연의 직능단체 역할·기능론과 밸런스가 맞지 않아 그야말로 물밑 의견 개진에 그쳤다. 여기에 더해 CSO 업체들의 반발기류도 만만치 않다. 영업마케팅대행은 약물 정보와 전문지식을 기반으로 의료인과의 관계십을 통한 디테일·판촉활동으로 도매 영역과는 확연히 구분된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일명 'CSO, 도매업 허가제'에 대한 법조계의 해석은 어떨까. 일각에서는 최상위 법인 헌법과 차상위법인 법률에도 어긋날 소지가 다분할 것으로 심리하고 있다. 먼저 헌법15조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할 여지가 있다. 헌법 제15조는 "모든 국민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가진다"고 규정해 직업의 자유를 국민의 기본권의 하나로 보장하고 있다. 직업의 자유에 의한 보호의 대상이 되는 직업은 '생활의 기본적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계속적 소득활동'을 의미하며, 그러한 내용의 활동인 한 그 종류나 성질을 묻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헌법재판소(2002헌마519 결정)는 직업의 개념표지에 대해 주관적 활동의 주체가 해당 소득활동을 영위할 의사가 있고, 객관적으로도 그러한 활동이 계속성을 띨 수 있으면 충하다고 해석하고 있다. 또 생활수단성과 관련해서도 겸업이나 부업도 직업에 해당한다고 밝혀 '개인과 법인을 포함한 CSO의 의료서비스업 신고제'의 정당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사회 상규에 반하지 않고 개별법령에서 금지하지 않는다면 모든 국민은 자유롭게 영리목적의 상행위와 계약 관계를 체결할 수 있다는 상법·민법의 선언적 원칙과도 'CSO, 도매업 허가제'가 상반되고 있음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우리나라 CSO는 의사와 영업사원 간, 관계밀착형 디테일구조로 형성돼 법망을 피하기 쉬운 게 사실이다. 영업판매대행 자체를 불법으로 간주해 일거에 청산하지 않는 한 음성적 리베이트를 완전히 뿌리 뽑기란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다. 관건은 수수료율에 대한 사회적 합의점을 찾아 이를 합법화하는 것이다. 방법론적으로는 제약바이오협회·유통협회 소속이 아닌 자체 CSO협회를 설립해 윤리·준법경영 인증제와 한층 강화된 실명제 지출보고서 등을 의무화해 그야말로 한국형 CSO 표준화 가이드라인 작업에 속도를 내야할 때다.2021-01-08 06:15:00노병철 -
[데스크 시선] 마스크 면세 무산과 대통령 지지율[데일리팜=강신국 기자] 콘크리트 지지율을 유지하던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벽두, 취임 후 최저치인 34.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부정 평가도 60% 넘어섰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는 YTN 의뢰로 지난 1~2일 문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긍정 평가가 341.%(매우 잘함 21.4%, 잘하는 편 12.7%) 나타났다.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61.7%(잘못하는 편 12.5%, 매우 잘못함 49.1%)로 처음으로 60%를 넘어섰다.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이 34.2%, 더불어민주당이 28.7%로 집계됐다. 오차범위 내 국민의힘이 앞섰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은 약사사회의 실망감과도 일맥상통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공적마스크 면세다. 여당 대표가 여러 차례 약속을 했고,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비공식적으로 공적마스크 면세 추진을 공언한 바 있는데, 주무 부처의 반발에 무산됐기 때문이다. 약사들이 느낀 허탈감과 실망감이 바로 문 대통령 지지율 하락으로 나타난 것 아닐까? 약사들도 국민이기 때문이다. 마스크 면세정책도 이렇게 추진이 되는데, 다른 정책도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상황이 중첩되면서 지지율 최저치라는 성적표가 나온 것이다. 청와대 고위층이 약속한 정책이 주무 부처 반대로 추진되지 않는다는 것은 정책 실기다. 정책 컨트롤타워인 청와대가 주무 부처를 설득하고 리딩하지 못하는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도 특정 업종에 대한 세금면제는 전례가 없다는 이유를 내놓고 있지만, 공적마스크 자체가 전례가 없던 제도였다. 오죽했으면 정치권이 마스크 면세를 약속했고, 문 대통령의 정책지원을 아끼지 말라는 이야기를 했을까? 의약분업 도입 당시부터 보수보다는 진보정권에 기울어져 있던 약심은 지금도 유효한 정치 성향이다. 그러나 이번 공적마스크 면세 불발은 적극적인 지지 세력인 약사들의 민심 이반의 기폭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공적마스크로 약사들이 고생할 때 여당, 청와대가 너무 많은 립서비스를 했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정부와 여당의 책임 있는 자제가 필요하다. 공적마스크 업무 실무자로 정부와 정책교감을 했던 이광민 대한약사회 정책실장은 지난 2일 자신의 SNS에 "나라가 어려웠을 때, 적극적으로 나서 기여하고 희생한 국민, 기관, 단체들에 그에 상응하는 보상과 대우가 따른다는 인식은 기재부가 이야기하는 특혜가 아니고 반드시 필요한 좋은 선례"라고 지적했다. 이 실장은 "약사회가 대안으로 제안한 공공심야약국 중앙정부 지원, 공적 전자 처방시스템 구축 및 도입, 약국의 자살예방 역할 지원 등 약국의 공공적 역할 강화에 정부가 적극 나서줄 것을 기대한다"며 "이런 제안들은 공적마스크제도에 기여한 부분에 대한 보상이 아니어도 반드시 우리 사회에 도입 돼야 할 부분들"이라고 말했다.2021-01-03 20:28:47강신국 -
[데스크 시선] 이해할 수 없는 '환수협상' 정책[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정식 허가를 받고 판매 중인 의약품이라도 유효성과 안전성 점검을 위해 품목허가 갱신제, 재평가 등의 사후관리 제도를 운영한다. 의약품 품목허가 갱신제는 보건당국으로부터 허가받은 의약품은 5년 마다 효능·안전성을 재입증해야 허가가 유지되는 제도다. 품목갱신에 통과했더라도 안전성·유효성 검증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임상재평가를 지시할 수도 있다. 품목허가 갱신 자료 제출이나 임상계획서 제출 마감 쯤이면 많은 의약품이 자발적으로 시장에서 사라진다. 유효성 검증에 자신이 없어서 취하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다수는 매출이 크지 않은 제품에 대해 비용을 들여 허가 갱신이나 재평가를 진행하는 것은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해 시장 철수를 결정한다. 임상재평가는 임상시험 진행에 적잖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는 이유로 취하 제품이 많이 등장한다. 식약처는 자진 취하 제품에 대해 별도의 패널티를 적용하지 않는다. 행여라도 유효성 검증 자신이 없어 취하를 결정했더라도 기존의 판매 행위가 불법은 아니기 때문이다. 재평가는 최신 과학기술 수준에서 기허가 제품을 다시 점검하기 위한 안전관리 정책이다. 재평가를 회피하거나 실패했다고 기존의 판매행위가 불법행위로 간주되지 않는다. 재평가 회피를 위한 자진취하나 재평가 실패시 내려질 수 있는 허가취소 자체만으로도 해당 의약품에 주어질 수 있는 가장 무거운 패널티다. 최근 보건당국이 재평가 임상 실패 의약품에 대한 추가 패널티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내년 2월 10일까지 콜린알포세레이트(콜린제제) 230개 품목에 대한 요양급여계약을 명령했다. '임상시험에 실패할 경우 식약처에 임상계획서를 제출한 날부터 삭제일까지 건강보험 처방액 전액을 건강보험공단에 반환한다'라는 내용이 담긴 사실상 ‘환수협상’인 셈이다. 식약처는 제약사들을 대상으로 콜린제제의 임상재평가를 주문했는데, 평가 결과에 따른 책임을 처방액 환수로 물겠다는 의도다. 정부의 재평가 임상 실패 약물의 환수는 재평가 임상시험 시작부터 종료까지의 판매가 불법행위라는 인식이 깔려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재평가 임상시험이 진행 중일 때 식약처의 허가가 인정되는 기간이다. 식약처가 판매를 허용한 기간이라는 의미다. 재평가 임상실패 약물의 처방액 환수는 식약처의 허가체계를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만약 제약사들의 콜린제제 재평가 임상시험이 최종적으로 실패할 경우 국내 건강보험제도 역사상 최대 규모의 환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콜린제제는 최근 성장세가 가장 가파른 시장 중 하나다. 올해 콜린제제의 3분기 누계 3500억원 가량이다. 올해 처방금액은 총 5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콜린제제의 처방 규모가 큰 업체들은 대부분 임상재평가 참여를 결정했다. 향후 환수 리스크가 부담이지만 당장 매력적인 캐시카우를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콜린제제의 처방금액이 100억원이 넘는 업체는 8곳이나 된다. 10억원 이상의 처방실적을 기록한 제약사는 52곳이다. 이미 제약사 60곳 정도가 지난 23일까지 임상시험 계획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제약사들이 식약처로부터 임상 계획을 승인받고 5년 동안 재평가 임상을 진행했는데 목표 달성에 실패하고 허가가 취소될 경우 산술적으로 건보공단은 제약사들에 2조원 이상의 환수를 요구하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제약사 1곳당 많게는 수천억원의 환수금액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서 제약업계 전반에 걸쳐 초대형 소송전이 현실화할 수 있다. 제약사들이 콜린제제의 허가 당시 자료를 위조했거나 허위 자료를 제출했다면 기존의 판매행위 자체가 부정행위로 판단되는 게 마땅하다. 하지만 정상적으로 식약처 허가를 받고 판매한 기간에 대해 불법행위로 규정하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 식약처 허가체계를 무시하는 행위다.2020-12-28 06:10:21천승현 -
[데스크시선] 제약산업을 보는 정부 시각의 중요성[데일리팜=김정주 기자] 권덕철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임박했다. 이번주 국회의 눈과 귀는 보건복지 분야 안에 포함된 갖가지 의약 이슈를 바라보는 권 후보자의 시각에 쏠릴 것이다. 권 후보자는 박능후 현 장관과 달리 복지부 안에서도 보건의료·의약 전문 고위관료로 꼽히는 인물이어서 제약바이오업계와 의약계 모두의 기대를 받고 있다. 실제로 그는 보건산업진흥원장 퇴임식에서도 보건산업 혁신성장을 견인해달라는 당부를 잊지 않을 만큼 이 분야에 대한 강한 애착을 드러내고 있다. 이 같은 그의 생각은 이번 인사청문회에서도 나타난다. 사전질의 형식으로 국회에 밝힌 자신에 제약바이오산업 관련 입장에서도 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우리나라 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꼽히는 제약바이오산업을 키우기 위해 기업의 전문인력과 더불어 후보물질 개발부터 임상, 사업화에 이르는 전주기 지원을 통해 자체 기술력 확보를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해야 한다는 권 후보자의 입장은 산업에 대한 앞으로의 복지부 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지출보고서 작성의무 대상을 영업대행사(CSO)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하면서 세부사안은 제약바이오업계와 접촉하면서 논의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해 의사결정에 앞서 업계와의 소통에 두는 무게감도 보여줬다. 이 같은 그의 입장이 중요한 이유는 정책을 입안하는 주관부처 수장의 전문성과 방향, 의지에 따라 정부 지속·신규사업과 정책의 깊이와 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재정이 많이 소요되는 정책의 빗장이 열리면 그만큼 규제와 같은 그림자가 이면에 뒤따르기 마련이다. 산업 정책 부문은 특히 더하다. 현재 건강보험 보장성이 환자 접근성 위주로 강화하면서 신약 급여등재가 단순히 적정환자 수와 적정 약가에만 고정화 되지 않고 점차 유연하게 변화하는 동시에 기등재 의약품에 대한 재평가 규제와 급여 탈락, 조정, 제한 등도 함께 이어지고 있는 흐름이 대표적인 예다. 이로 인해 산업계가 부작용과 홍역을 앓고 있다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 업계는 정부가 산업 정책의 근간을 규제보단 진흥에 두고 지원하되, 리베이트 등 사회악에 대한 일벌백계는 그 수위에 맞게 합리적으로, 뚜렷하게 선을 그어 기업 문화에 시그널을 주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길 원한다. 이 맥락에서 권 후보자의 업계 소통과 정책 수용성을 고려하려는 의지는 앞으로 장관이 된 후의 행보를 기대하게 한다.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그 방향성과 의지가 다시 한 번 명확하게 제시되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2020-12-21 06:12:11김정주 -
[데스크 시선] 요양기관 코로나19 검사 안될말[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위험천만한 발상' '난센스'다. 약국과 병의원·한의원을 활용한 전국민 코로나19 바이러스 신속진단 검사 말이다. 지난 15일 열린 K-방역 긴급 당·정·광역단체 화상 점검회의 당시 아이디어 차원에서 의견이 개진된 사안이라고는 하지만 이는 자칫 1차 의료 시스템 붕괴를 초래할 소지가 크다. 다시 말해 이른바 '동네 요양기관'이 자칫 코로나19 감염 확산의 온상으로 지명될 수 있으며, 진료·처방 등 병의원 고유의 업무 마비와 환자 급감에 따른 영업손실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무증상감염 환자 파악이 어려운 실정에서 확진자가 약국·병의원·한의원을 다녀갔다는 소문이 퍼질 경우 누가 해당 요양기관을 찾겠는가. 항체검사의 실효성도 문제다. 항체진단키트는 코로나19 감염 이력은 확인할 수 있지만 바이러스 존재 여부를 확정할 수 없기 때문에 감염판별 목적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그렇다고 숙련된 의료인이 다룰 수 있는 전문가용 진단키드검사를 1차 요양기관에서 진행하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검체 채취 방법에 대한 교육이 필요함은 물론 동네병원·약국 의약사들이 고유 업무를 팽개치고 방호복을 입고, 진단하는 것 자체가 납득 불가다. 약의 전문가인 약사는 현행법상 비의료인에 해당하는데, 진단키드검사에 투입될 경우 법 개정 또는 근거 시행령 마련도 뒷받침돼야 하는 난제도 풀어야 할 숙제다. 이 같은 사실이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일선 개국약사들은 깊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유무에 대한 검사가 아닌 신속진단키트 판매만을 담당할 경우 약국 외연 확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일부 여론도 있지만 N차 감염과 업무 마비를 호소하는 의견이 대다수로 파악된다. 대한약사회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당정과 어떠한 교감과 협의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선을 긋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코로나19 전 국민 검사를 위해 전국 약국과 병의원, 한의원을 활용하기 위한 실무 논의에 착수했다는 보도는 오보이며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오보냐 헤프닝이냐를 따지자는 의미가 아니다. 국민 건강·생명과 직결되는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방역 관리 시스템·의료편재와 역할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방향성없이 조건반사적으로 무분별한 대책을 쏟아내는 아마추어식 정책회의는 지양돼야 한다. 정부는 의사, 한의사, 약사, 임상병리사 등의 직능은 엄연히 구분돼 있고, 각자의 역할과 책임·의무가 다름을 절실히 깨달아야 한다. 진단키트 검사는 단순히 공적마스크 판매와는 차원이 다른 일이다. 대한약사회를 포함한 의료직능단체 역시 회원의 여론을 경청하며 절차와 과정에 따라 당정청과 합리적 감염병 관리 시스템을 확보해 나가야 할 때다.2020-12-16 12:20:00노병철 -
[데스크 시선] '코로나 시대' 기업문화도 달라져야[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우리 삶에 침투한지 300일이 넘었다. 어느덧 확진자는 3만명을 넘어섰다. 최근 들어 또 다시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수도권 지역은 24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도 2단계로 격상된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우울감이나 무기력감을 호소하는 ‘코로나 블루’에 이어 짜증과 분노를 표출하는 ‘코로나 레드’도 확산하는 추세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제약기업 종사자들의 감염 소식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제약사 본사, 영업지점, 연구소, 공장 등 다양한 근무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아무래도 전체 확진자가 늘어나다보니 기업 근무자 감염도 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제약사 입장에서도 긴장감이 크게 높아졌다. 의료기관이나 약국을 방문하는 영업사원이 감염될 경우 거래처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행여 확진자 방문으로 병의원이 하루라도 문을 닫을 경우 소속 제약사는 유무형의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거래 성격상 ‘을’의 위치에 있는 제약사는 거래처 의료진으로부터 불신을 받을 수 있다. 하루에 수십곳의 요양기관을 드나드는 업무 특성상 영업사원들은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강력한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눈초리를 받을 수 있다.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연구소나 공장에서 감염이 발생하면 방역을 위한 일시적인 가동 중단이 금전적인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 제약업계에서도 거래처 누군가가 감염됐다는 소식이 들리면 접촉한 기업들 직원들도 연쇄로 긴장하는 상황도 속출하고 있다. 특정 제약사 영업사원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소식이 들리면 경쟁사들은 이 정보를 영업에 활용하려는 시도도 있다고 한다. 실제로 한 제약사 영업사원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자 경쟁업체들은 해당 영업사원이 방문한 의료기관 리스트를 공유하는 사례도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기업 입장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도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은폐하려는 유혹이 들 수도 있다. 일부 기업에서는 공장이나 연구소서 확진자가 나왔는데도 손실을 입지 않기 위해 후속 방역을 하지 않았다는 의심도 제기되기도 했다. 제약사 경영진들은 임직원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제약기업 종사자들은 경영진들로부터 받는 코로나19 주의 압박에 적잖은 스트레스를 호소하기도 한다. 퇴근 후 직원들의 동선을 체크하거나 코로나19 감염시 인사상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뉘앙스의 엄포를 놓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지난번 광복절 집회 참여자처럼 정부 방역 지침에 협조하지 않는 코로나19 확진자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일상 생활에서 우연히 감염된 사람들은 그저 불운했을 뿐 잘못을 저지른건 아니다. 감염됐더라도 방역을 충실히 하면서 추가감염 억제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 그럼에도 일부 기업들에서는 코로나19 확진을 큰 죄로 여기는 풍토가 확산되는 듯 하다. 코로나19는 모든 국민들이 겪는 공통된 고통이다. 어느 순간 누가 감염될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모두들 긴장하고 고통을 겪는 마당에 불운으로 인한 감염마저 책임지라는건 너무나 가혹하다. 누군가의 불운을 기회로 삼으려는 시도는 너무나 비겁하다. 당분간 코로나19는 우리 삶과 함께할 수 밖에 없다. 코로나와 함께하는 시대에 기업들도 세련된 기업문화가 필요할 때다.2020-11-23 06:10:26천승현 -
[데스크 시선] 첩약급여 시범사업, 약국은 '절름발이'[데일리팜=김정주 기자] 정부가 갖가지 논란을 뒤로하고 첩약급여화 시범사업 강행에 나섰다. 보건복지부는 이달 중 시범사업 개시를 목표로 이미 이달 초부터 '첩약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 참여기관을 공모했다. 참여 자격이 있는 대상 기관는 크게 한의원과 약국이 속한다. 여기서 한의원은 진찰과 처방을 하는 경우에만 가능하고 조제·탕전만 하면 시범사업에 참여할 수 없다. 이 외에 복지부장관이 공고한 일반한약조제 인증 원외탕전실을 설치한 의료기관도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그간 첩약급여 시범사업에 약국과 한약국을 포함시킨 것은 넌센스다. 포함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가 아니다. 정부 입장에선 빼도, 포함해도 이번 시범사업은 그다지 실효성을 거둘 수 없는 부문이 약국과 한약국일 것이란 의미다. 한방 의약분업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첩약 급여화를 추진한다는 건 상식적으로 한의원 밖인 약국과 한약국에서 조제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 여기다 한의계 자체가 일반 의료와 비교해 급여화 맥락에서 경영악화 개선에 대한 갈증이 매우 크다는 점도 전제해야 한다. 쉽게 말해 조제까지 한의원이 모두 수용할 가능성이 매우 크단 거다. 정부가 약국과 한약국에 대한 제대로 된 근본적인 방책을 설계하지 않고 포함시킨 건 결국 대외적인 비난을 피할 '구색맞추기용'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 '구색맞추기용'에 대한 합리적 의심은 또 다른 측면에서도 보여진다. 환자 우선주의를 고려해 환자의 조제 기관 선택권을 상세히 안내하는 절차적 장치를 의무화 하거나 강화시킨 것도 아니고, 조제와 탕전 기관에 따라 수가를 달리해 여러 대상기관에서 고르게 효과를 볼 수 있게 유도하는 등의 대안 없이 진행하기 때문에 약국과 한약국은 제대로 된 수요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적어도 약국과 한약국 유형은 그렇다. 정부는 첩약급여 시범사업을 강행하기 위한 당위성으로 "그렇기 때문에 시범사업을 하는 것"이라고 수차례 강조해왔다. 일면 납득할 만한 지도 모를 말이다. 그런데 조금만 생각해보면 그렇지도 않다. 시범사업은 연구와 다르다. 최소한 예측 가능한 문제점에 대한 대비를 하지 않고 구멍 숭숭 뚫린 시범사업을 강행하는 것은 자칫 탁상 위에서 하는 것보다 못한 결과를 초래해 비판과 저항만 더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2020-11-16 20:47:27김정주 -
[데스크 시선] 이해할 수 없는 생동규제 미련[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정부가 최근 규제개혁위원회의 제동으로 불발된 공동생동 규제에 대한 미련을 아직 버리지 못하는 듯 하다. 이의경 식약처장은 최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위탁생동을 1+3으로 제한하는 방안에는 기본적으로 동의한다"고 했다. 하나의 생물학적동등성시험 자료를 활용해 3건의 위탁 제네릭 허가만 인정해주는 규제가 국회에 발의됐는데, 이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사실상 규개위의 반대로 불발된 공동생동 제한을 국회의 힘을 빌려 재추진하는 모양새다. 공동생동 규제는 제네릭 난립 억제를 위한 강력한 조치로 평가된다. 수탁사가 모집할 수 있는 위탁사 개수를 줄이면 부분별한 제네릭 시장 진입이 차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규개위에서 두 번이나 공동생동 규제를 반대했는데도 식약처가 명확한 입장 표명 없이 규제 강화를 고수하려는 의도를 이해하기 힘들다. 지난 4월 규개위는 공동생동 규제에 대해 “규제 도입의 목표 달성을 위한 실효성 있는 수단이라고 보기 어렵고 제약업체의 시장진입을 제한하는 것 역시 의약품 품질과 안전에 대한 직접적인 개선효과가 낮고 연구개발 증진 효과도 미미하다”라고 결론내렸다. 공동생동 제한은 제네릭 품질과는 무관한 문제며 2010년 규개위에서 폐지 의결했는데 이를 뒤집을 만한 상황변화는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공동생동 제한이 불합리한 규제라는 권고가 내려졌는데도 식약처는 뚜렸한 명분 없이 여전히 생동 규제 강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공동 생동 규제는 국내 제네릭 의약품의 불신으로 한시적으로 시행한 제도다. 지난 2006년 생동성시험 데이터가 무더기로 조작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총 307개 품목의 허가가 취소됐다. 식약처(당시 식약청)는 제네릭 난립도 생동조작의 원인 중 하나라고 판단, 생동성시험을 진행할 때 참여 업체 수를 2개로 제한하는 공동생동 제한 규제를 2007년 5월부터 시행했다. 그러나 규개위의 개선 권고에 식약처는 시행 5년 만인 2011년 11월 공동생동 규제 조항을 삭제했다. 지난 2010년 10월 규개위 회의에서는 “비과학적이고 논리적 이유가 없는 규제는 폐지돼야 한다”라며 생동제한을 이상한 제도라고 못박았다. “과당경쟁문제 등으로 규제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며, 안전성 문제와는 별개로 시장개입까지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라며 불합리한 제도라는 지적도 나왔다. 과연 공동생동 제한으로 제네릭 난립이 억제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미 약가제도 개편으로 제네릭 시장 진입 동기도 다소 꺾인 상태다. 지난 7월부터 시행된 개편 약가제도로 생동성시험을 직접 수행하지 않은 제네릭 제품은 종전보다 상한가 기준이 크게 떨어진다. 발사르탄 파동 이후 제네릭 난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복지부가 꺼내든 약가제도 개편 카드다. 이미 정부의 규제 강화 움직임에 사상 유례없는 제네릭 난립 현상이 펼쳐진 상태다. 정부가 제네릭 규제 강화를 추진하자 지난해부터 시장에 5000개 이상의 제네릭이 진입했다. 정부가 오히려 제네릭 난립 심화를 부추겼다는 비판마저 나온다. 그럼에도 정부는 여전히 문제있다고 지적된 공동생동 규제만 바라보는 형국이다. 식약처는 규제위 회의에서 공동생동 규제에 대해 “생동성 시험을 통해 의약품 품질과 안전을 높이는데 목적이 있다”고 했다. 위탁으로 허가받은 제네릭은 품질과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일까. 품질과 안전에 문제가 있는데도 허가를 내줬다는 얘기일까. 정부의 정책 설정 과정에는 명분이 필요하다. 이해 당사자들을 납득시키려는 설득 작업도 필요하다. 새로운 정책을 도입할 때 발생할 부작용도 미리 점검해야 한다. 정교한 정책을 위해서는 현장의 목소리도 들어야한다.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한 정책은 당위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2020-10-19 06:10:13천승현 -
[데스크시선] 약사일원화 추진 백년대계 세워야[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최근 대한약사회가 약사일원화 일환으로 한약학과 폐과 카드를 꺼내들었다. 말 그대로 한약학과 폐지라는 극단적인 선택·방법으로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 왔던 '한약사 일반의약품 판매'와 장기적 차원에서의 '한약제제 보험 흡수'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약사단체는 다양한 방법론을 제시·활용하며 한약사 문제 해법을 고민해 왔다. 또 복지부와 국회에 약사법 개정을 통한 문제 해결을 끊임없이 제기해 왔지만 소기의 목적을 달성치는 못했다. 오늘날 한약사 일반약 판매로 대별되는 문제의 중심과 발단은 과거 2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약사의 탄생과 한약학과의 설립배경은 1994년 한약분쟁의 극적 타결 합일점의 산물이다. 당시 정부는 한방분업을 합목적성으로 1996년 경희대·원광대·우석대 약대 내 한약학과를 신설, 4년 후인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한약사가 배출됐다. 이때 정부가 제시한 한약사제도의 최종목표는 한방분업이었지만 정권이 3번 바뀐 지금까지도 이렇다할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그야말로 한의사와 약사 간 분쟁을 임시방편으로 달래기에 급했던 근시안적 정책적으로 평가된다. 이렇듯 줄잡아 30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킨 한의사·약사·한약사 그리고 의사를 포함한 의료·약사일원화 문제는 단순히 한약학과 폐과라는 갑작스런 정책제안으로는 그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렵다. 원인과 순환과정을 정밀하게 진단하고, 환부를 정확히 추적·관찰해 정책·제도적 대수술을 진행해야 비로소 성공을 거둘 수 있다. 특히 약사일원화는 의료일원화에 대한 명확한 방향성이 설정돼야 실효적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다시 말해 처방의 주체가 확립돼야 조제의 주체도 바로 설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간과해서는 안될 점은 약사와 한약사의 한의사 처방전 조제권에 대한 광의적 법리 타당성이다. 1997년 이전 한조시 약사는 가감이 불가한 100처방 내에서 자유롭게 한약을 조제할 수 있지만 공동탕전실 근무 한조시 약사의 경우 한의사 처방전에 따른 조제는 불법이라는 유권해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반면 한약사는 한의사 처방전 접수와 100처방 내에서 조제·판매가 가능하다. 법적 테두리 안에서 원외탕전 관리 주체를 약사가 아닌 한약사로 명시한 부분도 한약학과 폐과에 앞서 검토돼야 할 중요 사안이다. 즉 약사일원화가 일사천리로 진행되더라도 말처럼 쉽게 한약제제 보험을 약사 쪽 끌고 오기란 그리 녹녹치 않을 수 있다. 사회적 합의와 공론화는 사안의 성패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다. 우선 헬스케어산업 전반에 포진해 있는 약대·한약학과 졸업생은 물론 재학생들의 약사일원화 찬반 입장을 여론조사나 공청회 등의 과정을 통해 정밀 타진해 보건당국에 그 의견을 제시하고 미래 백년지대계를 향한 방향성을 설정해 나가야 한다. 약사회와 한약사회 일부 집행부의 단편적 정책 돌파구가 아닌 대학과 약사·한약사회원, 복지부, 국회가 머리를 맞대고 입체적인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구축해 고름으로 자리잡은 기형적인 한약사제도를 이참에 뿌리 뽑아야 한다. 특히 한약학과 폐과는 국가 한방 교육시스템의 근간을 움직이는 중차대한 사안인 만큼 약사회·한약사회의 일치된 여론을 구심점으로 보건복지부와 국회를 이해시키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는 어느 한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의 법안발의 또는 보건복지부 장관의 밀어붙이기식 정책입안이 아닌 약사직능 발전과 국민건강 향상의 기틀을 마련한다는 '당론'이 형성돼야 비로소 본회의 통과라는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다. 한약학과 폐지론은 약사회 집행부의 국면전환 수단이 아닌 약사일원화의 초석이자 과거 왜곡된 보건정책을 바로 잡는 역사적 사명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제 보건복지부는 더이상 한약사 문제를 직능단체 간 협의사항으로 방치하지 말고, '약사일원화' 또는 '한방분업'의 양갈래에서 명확한 방향성을 설정하고 올바른 해결책을 제시해야할 때다.2020-10-05 06:12:29노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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