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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힌 구내약국 판결..."병원·약국 담합, 인근약국 손해"[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의료기관과 담합을 한 특정 약국이 취득하는 부당한 이득은 결국 정당하게 약국을 개설해 운영하는 약사들의 손해로 귀결된다."강남 B병원 별관약국 개설 소송 2심 재판부가 인근 약사의 원고 자격을 인정하며 내린 판결이다.B병원 별관약국은 보건소 반려로 개설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행정소송 1심 재판부에서 개설을 허가하라는 판결이 나왔다.하지만 최근 서울고등법원 제3행정부가 다시 판결을 뒤집으면서 보건소와 인근 약사의 손을 들어줬다. 입수한 판결문에 따르면, 2심 재판부는 의약분업과 약사법 제20조 5항의 취지를 적극적으로 해석했다. 또 담합약국 개설에 따른 인근 약국의 피해도 보호받아야 한다고 판단했다.강남 B병원 별관에 들어오려던 카페와 약국 모습. 재판부는 “(약사법 제20조5항은)약사와 약국이 의료기관으로부터 독립해 본연의 업무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며 “해당 약국 개설로 인근 약국은 이 지위에 영향을 받게 돼 법률 상 이해관계가 있다”고 원고 자격을 인정했다.1심 재판부는 ▲병원과 출입문이 다른 점 ▲근처 다른 병원과 아파트 주민들의 일반약 수요도 예상되는 점 ▲인접 다른 약국도 운영되는 점 등을 이유로 담합 가능성이 낮다고 판결한 바 있다.하지만 2심 재판부는 이를 모두 뒤집었다. 재판부는 “병원이 건물 98%를 사용하고 있다. 건물 사방엔 병원 간판이 설치돼 일반인이 볼 때 병원이 건물 전체를 사용한다고 인식할 것이다. 일반인 입장에서 병원과 기능적 독립된 곳이라 인식하지 못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출입문이 다르거나, 인접 다른 약국이 위치하고 있다는 점만으론 병원과의 독립성을 단정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재판부는 “건물 내부에서 약국으로 연결되는 통로가 막혀있긴 하나, 칸막이는 언제든 쉽게 제거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설치돼있다. 일부가 제거되기도 했던 점을 고려하면 병원과 공간적, 기능적 독립됐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건물주인 도매상과 병원장이 부자관계인 점, 개설약사와 도매상이 월세를 주고받은 자료가 없는 점 등도 판단의 근거가 됐다.재판부는 “건물의 소유자이자 의약품 도매업을 하는 법인과 병원 원장의 관계를 고려할 때 약국이 개설될 경우 담합 가능성이 상당하다”면서 “보증금과 월세를 지급했다는 자료도 제출하지 않았다. 약국 개설이 이뤄지지 않아 발생하는 손해를 별다른 다툼 없이 분담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며 담합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법조계 관계자는 이번 판결이 앞으로 담합 약국 소송에 중요한 판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인근 약국 소송대리인으로 참여한 박정일 변호사(정연 법률사무소)는 “인근 건물이나 같은 건물 내 약사법에 위반된 약국 개설을 시도하고, 이를 보건소가 거부한 경우 보건소와 힘을 합쳐 다툴 수 있는 보조 참가 자격이 인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어 “건물의 대부분을 하나의 의료기관이 사용하고, 약국 점포주와 의료기관 개설자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경우 의료기관 구내로 봐 개설등록을 거부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이다”라고 덧붙였다.2022-04-03 14:49:51정흥준 -
계명대병원 원내약국 2심 소송 내달 13일 판결[데일리팜=정흥준 기자]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 원내약국 2심 소송이 오는 5월 13일 결론을 짓는다.1일 대구고등법원 재판부는 2차 변론을 끝으로 다음 달 13일 오전 10시 판결을 내리기로 했다. 이날 변론은 원고, 피고 간 입장 차이만 재확인하고 짧게 마무리됐다.그동안 소송대리인들이 수차례 서면자료 제출을 통해 주장을 펼쳐왔다. 대형 법무법인 간 날선 공방이 오갔다.원고인 대한약사회와 대구시약사회, 인근 문전약국 측은 법무법인 태평양이 소송대리인을 맡고 있다. 피고인 개설약사와 학교법인 측 소송대리인은 법무법인 율촌과 광장이 맡아 각자 주장을 펼치고 있다.원고 측은 의약분업을 훼손하는 약국 개설 사례라며 취소를 주장하고, 피고 측은 영업자유 침해라며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이에 1심 재판부는 원고 측 손을 들어주며 동행빌딩 내 약국 4곳의 개설을 취소하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결과와 상관없이 대법원 상고는 유력하다. 1심과 마찬가지로 개설 취소 판결이 나온다고 해도, 상고 시 최종 판결까지는 약국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원고 측은 승소에 기대를 걸고 있다. 창원경상대병원, 천안단국대병원 등 유사한 원내약국 소송 승소 판례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2022-04-01 18:27:15정흥준 -
"우리가 독점약국" 옆 약국에 폐업 요구...법원은 기각[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약사가 ‘업종 제한’을 주장하며 같은 상가 내 경쟁 약국의 영업 금지와 손해배상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제주지방법원은 최근 A약사가 B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영업금지 등 청구 소송에서 A약사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A약사는 지역의 한 주상복합아파트 내 상가 분양 당시 특정 점포를 분양 받아 약국을 운영 중이다.그러던 중 상가 내 다른 점포가 2개로 분할되면서 점포주가 변경됐고, 이중 한 점포의 주인인 B회사는 이 자리를 음식점으로 운영하다 C약사에게 임대해 약국으로 업종이 변경됐다.이 같은 상황에 대해 A약사는 최초 분양 당시 자신이 운영 중인 점포만을 약국 용도로 지정해 분양했고, 다른 점포 분양자들도 해당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던 만큼 C약사가 운영 중인 약국은 영업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A약사 측은 “피고인 측 점포주를 비롯한 이 건물 점포 분양자들 모두 약국 용도 지정에 대해 인지한 상태에서 분양계약을 체결했다”면서 “당사자들 사이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상호 간 업종제한 등 의무를 수인하는 것에 동의했다고 봐야 하고, 피고(상대 약사) 역시 해당 업종제한 약정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이어 “업종제한 약정 의무를 위반한 만큼 피고는 해당 점포에서 약국 영업을 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약국 영업을 하게 해서는 안된다”며 “해당 약정 위반으로 원고가 입은 영업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이에 대해 B회사 측은 해당 상가 분양 당시 점포 별로 업종이 지정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실제 약국 이외에도 상가 내 화장품, 커피판매점 등 중복 영업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업종 제한 약정을 지킬 의무가 없다는 게 B회사 측 주장이다.법원은 우선 업종제한 약정 효력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분양회사가 상가를 건축해 각 점포별로 업종을 지정해 분양했다는 점이 먼저 입증돼야 한다고 지적했다.이를 위해선 계약 체결 당시 양수인이 양도인으로부터 업종제한에 관한 내용을 전달받았는지 여부, 상가 관리단 규약에서 업종제한에 관해 규율하고 있는지 여부, 분양자나 관리사무소가 점포 분양계약서 등을 보관하며 업종제한 약정 효력 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는 게 법원 설명이다.법원은 우선 A약사가 약국을 운영 중인 점포의 분양 당시 계약서 내 용도란에 ‘약국’으로 기재돼 있는 것은 맞지만, 이것이 다른 점포 분양자들 사이 해당 점포만 약국을 운영할 수 있다는 식의 업종제한 약정을 체결한 것으로 인정할 수는 없다고 봤다.더불어 B회사 측이 해당 점포를 매수할 당시 업종제한 등의 의무를 인지하고 있었거나 동의했는지 확인할 수 없는 점도 A약사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법원은 “B회사 측이 관련 점포에 업종제한 약정이 존재하고 해당 약정 효력이 자신에까지 미친단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이를 인정할 근거도 없다”면서 “더불어 피고는 점포 매수 당시 A약사가 운영 중인 약국 점포에 업종제한 약정이 존재한단 사정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고 판시했다.2022-04-01 16:26:24김지은 -
병원 별관약국 2심서 반전..."보건소 신고 반려는 정당"B병원 본관과 별관 사이 계단을 내려가면 약국과 카페가 나온다. [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원내약국 논란이 불거진 강남 B병원 별관약국이 항소심에서 개설 불가 판결을 받았다. 보건소의 신고 반려를 취소하라는 1심 판결을 뒤집은 반전 결과다.특히 인근 약국의 보조참가인 신청을 놓고 원고-피고 간 공방이 있었으나, 2심 재판부는 원고 적격을 인정했다.대학병원 원내약국 소송에서 인근 약국이 원고적격을 인정받은 사례는 있었지만, 지역 병의원 원내약국 분쟁에선 흔치 않은 사례다.31일 서울고등법원 제3행정부는 ‘약국 개설등록 신고 반려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개설약사 손을 들어줬던 1심 판결을 취소했다.논란이 된 강남 B병원은 본관 7층, 별관 6층 규모로 정형외과와 신경외과, 영상의학과, 내과 등 진료를 보고 있다. 병원이 건물 대부분을 사용하며 본관 3~6층과 별관 4층을 입원실로 이용 중이다.별관 1층에 약국 개설 시도가 있었고 보건소 반려로 허가가 나지 않았다. 이에 개설약사가 행정소송을 제기했다.1심 재판부는 병원과 약국이 연결돼있지 않고, 병원에서 약국으로 가기 위해선 밖으로 나와 외부 출입문을 이용해야 한다는 점을 이유로 보건소의 반려를 취소했다.결과에 불복한 보건소가 항소를 제기하면서 작년 12월 2심 소송이 시작됐다. 이때 인근 약국 약사도 보조참가인 신청으로 소송에 참여했다.원고적격 여부를 놓고 공방이 있었지만 2심 재판부는 판결에서 보조참가를 허가하고, 보건소와 인근약국의 손을 들어줬다.이는 원내약국 논란이 불거지면 인근 약국도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보건소의 신중한 허가 판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인근 약국 소송대리인을 맡은 박정일 변호사(정연 법률사무소)는 “병원 면적 대비 약국이 차지하는 비율이 극히 적다. 또 약국 옆 카페 운영자가 도매 관계자라는 것도 확인이 됐다”면서 “임대차 계약서와 임대료를 주고 받은 내역을 요구했으나 여기엔 답변 자료를 제출하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박 변호사는 “또 입장 차가 있었음에도 법원이 인근 약국 약사의 보조참가 신청을 허가했다는 게 의미가 있다. 지역 보건소들이 허가에 있어 더 신중한 판단을 하게 되는 판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2022-03-31 16:16:00정흥준 -
물뽕 원료 술에 타 여성 성폭행한 약사 징역 4년 선고[데일리팜=강신국 기자] 마약류를 이용해 여성을 성폭행한 약사에게 징역 4년의 실형이 선고됐다.수원지방법원은 최근 강간상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약사(36)에게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동시에 5년간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제한과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수강을 명령했다.A약사는 '데이트 강간 약물'로 알려진 감마하이드록시낙산(GHB·속칭 '물뽕')의 원료, 감마부티로락톤(GBL). 이를 이용해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사건을 보면 지난해 2월, A약사는 의사 등 전문직 면허가 있어야 가입할 수 있는 소개팅 어플을 통해 피해 여성을 만났다. A약사는 술자리에서 피해 여성이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술잔에 물뽕의 원료 GBL을 탔고 성폭력을 저질렀다.A약사는 이후 동일한 수법으로 지난해 3월에 다른 여성을 성폭행하려다가 미수에 그쳤다. 당시 피해 여성은 성폭력이 발생하는 도중 의식을 차린 뒤 경찰서 신고하면서 A약사의 범행이 드러난 것.이후 검찰 조사결과 A약사는 GBL 2000명분인 1000mL를 구매했고 총 6명의 여성에게 GBL을 사용해 성폭력을 저질른 것으로 나타났다.법원은 "약사로서 마약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음에도 자신의 지식을 이용해 범죄를 계획하는 등 죄질이 나빠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면서 "다만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피해자들과 합의해 피고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을 감안했다"고 밝혔다.한편 이번 사건은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국민청원까지 이어지는 등 사회적 논란이 된 바 있다.2022-03-25 11:36:57강신국 -
"저 약국 불법 대체조제한다"…벽보붙인 의사에게 벌금형[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의사는 의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한 이학적 진찰, 검사 등에 의해 환자의 건강상태를 체크할 수 있어 맞춤 처방이 가능하지만, 약사는 의학적 지식이 없어 불가능하므로 대체조제를 하고자 할 때는 반드시 의사의 사전 동의를 구해야 합니다’한 이비인후과 병원 출입구에 게시된 글이다. 이 병원 의사는 내원 환자에게 인근 약국의 불법 행위(?)를 알리겠다는 목적으로 수차례 병원 내·외부에 글을 게시했고, 결국 법정에 서는 신세가 됐다.수원지방법원은 최근 의사인 A씨에게 명예훼손, 업무방해 혐의로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2020년 수 차례에 걸쳐 같은 건물 내 약국 약사의 명예를 훼손하고 약국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적용받았다.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자신이 운영 중인 병원 출입구는 물론 내부에도 환자들에게 공지할 목적으로 건물 내 약국에 관한 글을 게시했다.게시한 글을 보면 ‘약국의 불법 행위(불법 처방전 발행 요구, 호객행위, 대체조제를 지양해야 할 경우조차 간헐적 임의 대체조제 등)을 인지했음에도 보건소에 신고를 하지 않고 참고 또 참았다. 그러나 이들이 배은망덕한 언행을 서슴지 않아 엄청난 충격을 받았기 때문에 더 이상 정상진료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무기한 휴진을 결정했다’는 내용이 기재됐다.하지만 약사는 A씨에게 불법 처방전 발행을 요구하거나 병원 직원을 이용해 호객행위를 하는 등 보건소에 신고될 만한 불법 행위를 한 사실이 없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나아가 A씨는 피해 약국이 임의로 대체조제를 했다고 주장하는 한편, 관련 내용을 병원 외부는 물론 내부에도 게시하기도 했다.A씨는 해당 게시글에서 ‘다른 약국들에선 왜 대체조제를 잘 하지 않을까. 처방전의 약과 약사가 조제한 약이 성분이 다른데도 의사의 사전 동의 없이 대체조제가 가능한지 법제처 홈페이지에 접속해 약사법 26조와 27조를 확인해 보면 불법이다. 의사는 트라몰서방정을 처방했는데도 약사는 멋대로 아스피린으로 대체조제했다’고 주장했다.하지만 확인 결과 약사 측이 트라몰서방정과 성분이 다른 아스피린으로 대체조제하지 않았고, 성분이 동일한 타이레놀로 대체해 조제했단 사실을 A씨는 해당 게시글을 작성할 당시에도 인지하고 있던 상태였다.이 같은 상황에 대해 A씨는 본인이 적시한 글 중 약국의 ‘불법처방전 발행 요구 행위’는 사실 적시가 아닌 피해자 행위에 대한 가치 판단이나 평가를 게시한 것이고, ‘병원 직원을 이용한 약국 호객 행위’는 사실을 적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더불어 A씨는 환자로부터 자신이 처방한 트라몰서방정 대신 약사가 임의로 아스피린을 대체조제했다는 말을 들어 게시물을 작성한 것인 만큼, 허위사실 적시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고 강조했다.따라서 자신이 병원 게시글에 작성한 일부 내용에 대해 공공 이익에 관한 것으로, 위법성이 없다고도 주장했다.하지만 법원은 “피고(A의사)가 (게시글 내)적시한 것은 모두 허위사실에 해당된다”며 “형법 제310조가 적용되지 않는다. 피고인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2022-03-22 17:53:51김지은 -
병원 부지 신축 건물에 약국 개설…기존약사 "취소를"[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의료기관의 시설 안 또는 구내 약국 개설 여부를 따지는 소송에서 피해 약사, 외래 환자가 원고로 나서는 소송이 줄을 잇고 있어 주목된다.창원지방법원은 최근 원고인 A약사와 B, C씨가 김해시장을 대상으로 제기한 약국개설등록처분 취소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원고들은 1심 판결 즉시 항소해 2심을 앞두고 있다.원고로 이번 재판을 청구한 A약사는 신규 개설 약국으로 재산상 피해를 입은 기존 약사이고, B, C씨는 관련 병원의 외래 환자들이다.사건은 김해에 위치한 D병원이 기존 주차장 부지를 매각, 그 자리에 신축 건물을 세워 약국을 개설하면서 불거졌다.기존에 D병원이 위치한 본관 건물은 지하 2층 지상 8층 규모로 A약사는 이 건물 1층에서 지난 2009년부터 약국을 운영해왔다. 이 건물에는 A약사가 운영 중인 약국 이외 한 곳의 약국이 더 운영 중에 있었다.D병원은 이 본관 건물 2층과 8층에서 운영되던 중 지난 2019년 6월 경 소유권이 이전되면서 병원의 상호가 변경됐다.본관 건물 소유주는 그간 병원 주차장으로 사용되던 부지를 건물 소유권 이전과 맞물려 매도했고, 2년여 병원 주차장으로 더 사용되던 토지에는 지난해 2월 건물이 신축됐다.병원 측은 해당 신축 건물에 기존 D병원 본관 시설 중 일부를 이동했고, 1층 약국 자리에 대한 매매와 임대를 통해 약국 1곳에 대한 개설 신청이 진행됐다.이에 김해시는 최종적으로 해당 신축 건물 1층에 대한 약국개설등록 신청을 수리했다.해당 신관 건물 1층에 약국 개설이 허용되고 한 달여 만에 본관에 있던 기존 약국 2곳 중 한 곳은 폐업을, 다른 한 곳은 휴업신고를 한 상태다.이번 청구를 제기한 A약사(기존 약국 약사)와 외래 환자들은 신축 건물에 개설이 인정된 약국이 약사법 제20조 제5항 제2호의 ‘의료기관의 시설 안 또는 구내인 경우’와 제3호의 ‘의료기관 부지의 일부 변경’에 해당해 약국개설 등록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원고들은 “이 사건 토지(주차장 부지)가 신관 건물 신축 이전에 병원의 주차장 부지로 사용돼 왔던 만큼 ‘의료기관의 부지의 일부를 분할·변경 또는 개수하여 약국을 개설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법원 “의약분업 취지 따져야…확장 해석 안돼”법원은 이번 사건을 두고 의약분업의 근본 취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 단순한 상황을 확장 해석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기본적으로 의약분업의 근본 취지는 약국을 의료기관으로부터 공간적, 기능적으로 독립시킴으로써 약국이 의료기관에 종속되거나 약국과 의료기관이 담합하는 것을 방지하려는 데 있는 것으로, 약국을 의료기관이 들어선 건물 자체로부터 독립시키려는 데 있는 건 아니라는 설명이다.이 같은 맥락에서 신관 건물은 각 층마다 각각 소유자가 다른 독립된 구분 점포가 존재하는 만큼 신관 건물 전체를 병원 시설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법원 판단이다. 실제 약국이 입점된 1층에는 편의점 한 곳이 입점돼 있었고 나머지 점포 한 곳은 공실인 상태였다.또 이 건물 2층부터 4층까지는 D병원의 시설이 위치해 있었지만, 4층 일부 점포와 5층에 해당 병원과는 관련이 없는 별도 치과의원이 존재하는 점과 D병원 시설과 1층 약국의 출입구가 별도로 존재하는 점도 이 건물 전체가 단일 의료기관이라고 볼 수 없는 이유라고 법원은 설명했다.법원은 “이번 사건과 같이 의료기관의 부지를 분할함 없이 그 부지로 사용되던 여러 필지의 토지 중 한 필지 토지에 대해 새로 건물을 건축하고 그 건물 일부에 약국을 개설하게 한 경우까지 약사법 위반 범위에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지나친 확장해석”이라고 지적했다.이어 “이 사건 약국(신축 건물 약국)과 D병원의 표시가 달라 병원을 방문한 환자가 이 사건 약국을 병원과 관련 있는 약국으로 오해할 여지가 없어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약국이 병원 시설의 일부를 분할해 개설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2022-03-21 16:04:27김지은 -
'권리금 회수 비협조' 의사 건물주에 임차약사 이겼다[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임차 약사의 신규 임대차계약 주선에 비협조적 태도를 일관하던 의사 건물주에게 법원이 약국 권리금 전액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려 주목된다.16일 상가변호사 닷컴에 따르면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임차인인 A약사가 병원장이자 건물주인 B씨를 상대로 제기한 권리금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A약사가 청구한 권리금 전액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A약사는 지난 2013년에 B씨 건물에 약국 자리를 임대해 8년 간 영업했다. B씨는 해당 건물에서 병원을 운영 중이다.A약사 측에 따르면 지난 2019년 5차례에 걸쳐 신규 임차인과 권리금 계약을 약속하고, 건물주인 B씨와의 임대차계약 체결을 주선했지만 B씨는 번번이 비협조적인 자세를 보이며 계약 파기를 유도했다.임대차계약 거절 사유에는 건물을 신축한다거나 본인이 운영 중인 이비인후과 의원의 근무시간을 줄이거나 휴일을 늘린다는 등 내용이 포함됐다. 신규 임대차계약을 하려는 약사에게 무리한 계약 조건을 제시하거나 예정되지 않았던 리모델링을 통보하기도 해 계약이 불발되는 사례도 있었다.결국 약사는 법률 전문가와의 상의 끝에 권리금을 회수하기 위한 법적 대응을 결정하고 B씨에게 수차례 내용증명을 발송하며 증거를 수집했다.이 같은 대응에도 별다른 개선 여지가 보이지 않자 A약사는 B씨를 상대로 권리금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결정했고, 권리금 감정가에 따라 1억5000만원을 손해배상액으로 청구했다.법원은 A약사의 손을 들어줬고, 약사가 청구한 약국 권리금에 해당하는 전액을 B씨에게 배상할 것을 판결했다.법원은 판결 이유에 대해 “피고들(건물주)은 약국에 대한 임대차계약이 기간 만료로 종료되기 전까지 임차인인 원고(약사)가 주선하는 신규 임차인과 새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의사가 없음을 표시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지적했다.이어 “이런 경우 원고(약사)에게 신규 임차인을 주선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면서 “원고가 실제로 신규 임차인을 주선하지 않았더라도 피고는 원고의 권리금 회수를 방해한 데 따른 권리금 상당액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교모하게 권리금 회수 방해하는 임대인…"임차 약사, 체계적 대응 필요"법률 전문가들은 임대인들이 다양한 이유나 방법으로 약국 권리금 회수를 방해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약사들의 철저한 대비와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실제 최근 임대인들은 신규 임차인과의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건물 재건축이나 대수선 계획 등을 이유로 신규 임대차계약 체결을 거절하거나 임차인의 계약갱신 요구권, 권리금 회수 기회 보호 등의 권리를 제한하려고 하고 있다.더불어 기존 임차인이 신규 임차인과의 임대차계약을 주선했음에도 정당한 이유 없이 일방적으로 주선을 거절하거나 만남이나 연락을 피하는 경우도 있다.상가변호사 닷컴 김재윤 변호사는 “원칙적으로 권리금 회수를 위해선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신규 임차인을 주선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임대인의 정당한 사유 없는 거절이나 방해 행위로 권리금 회수가 불가능해진 경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이어 “만약 임대인이 어느 누구를 데려와도 계약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표현한 경우라면 신규 임차인을 주선하지 않고도 권리금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면서 “단 재판부는 임대인이 명시적 거절 의사를 표현했단 점에 대해 매우 까답롭게 판단하고 있는 만큼, 임차인은 이를 입증할 수 있도록 증거나 근거에 대한 충분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2022-03-14 16:50:03김지은 -
보건소 "병원장 건물 구내약국 간주"...법원 "문제없다"[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지역 보건소가 병원장 소유 건물 1층의 약국 개설을 저지한 데 대해 법원은 적법한 처분이 아니라고 판단, 처분 취소를 주문했다.서울행정법원은 최근 A씨가 지역 보건소장을 상대로 제기한 약국개설등록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A약사의 손을 들어줬다. A약사의 약국 개설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것이다.법원에 따르면 사건의 약국 개설이 시도됐던 건물은 지하 2층, 지상 9층의 신축 건물로, 약국 개설등록이 거부됐을 당시 건물 1층 중 일부는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었고, 나머지 1층은 제2종 근린생활시설로 편의점과 커피숍이 입점해 있었다.2층은 제1종 근린생활시설로 의원 입점 예정으로 공실이었다가 약국 자리 개설등록이 불허된 이후 치과가 개설 신고를 해 운영되고 있었다. 건물 지하 1, 2층과 지상 3층부터 9층에는 B병원이 입점돼 운영되고 있었다.문제의 약국 자리는 건물 1층 가장 왼쪽에 있었고, 건물 주 출입구와의 사이에는 커피숍, 편의점이 있었다.B병원은 건물 주 출입구를 통해 건물 내부로 들어간 뒤 엘리베이터나 계단을 이용해 출입이 가능했고, B병원에서 약국 자리 상가로 가기 위해선 일단 주 출입구를 통해 건물 밖으로 나간 후 다시 약국 자리 상가 정면 출입구로 들어가야 하는 구조였다.이 같은 건물 구조에 대해 지역 보건소 측은 B병원 병원장이 해당 건물 소유자인 점 등을 감안해 사실상 해당 건물이 전체적으로 B병원의 시설로 볼 수 있단 측면에서 ‘B병원의 시설 안 또는 구내’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우선 이번 사건과 관련 법원은 의료기관 외래환자에 대한 원외조제를 의무화하기 위해 약국과 의료기관을 공간적, 기능적으로 독립된 장소에 두고자 하는데 있다는 입법 취지를 전제 했다.‘의료기관의 시설 안 또는 구내’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위와 같은 취지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법원은 약국이 의료기관에 종속되거나 약국과 의료기관이 서로 담합하는 것을 방지하려는데 입법 취지가 있는 것이지, 약국을 의료기관이 들어선 건물 자체로부터 독립시키려는 데 있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법원은 “이 사건 상가는 B병원과 같은 건물에 위치할 뿐 공간적, 기능적으로 엄연히 분리돼 있어 보여 특정 의료기관의 시설 안이나 구내에 위치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 사건 상가와 B병원은 사용 층이 다르고 출입구 자체도 달리하며 공간적으로 상당히 떨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이동 동선도 직접 연결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이어 “건물 2층 일부는 다른 사람에게 임대돼 B병원과 별개 의료기관이 운영되고 있는 점, 1층 상가도 B병원과 별개 업종에 임대된 상태인 점 등을 비춰볼 때 보건소 측이 들고 있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건물 전체가 하나의 의료기관시설로 보기 부족하다”면서 “이 사건 처분은 그 처분 사유가 인정되지 않아 위법한 만큼 취소돼야 한다”고 판시했다.2022-03-11 15:40:47김지은 -
법원 "스틸녹스 임의조제, 면허정지 15일 처분 정당"[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처방전 없이 스틸녹스를 환자에게 판매한 약사가 면허정지 처분을 받은데 대해 ‘국민 보건, 공익’을 위한 조치였다고 법정에서 항변했지만 받아들여지 않았다.서울행정법원은 최근 A약사가 보건복지부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15일 자격정지 처분' 취소 청구를 기각했다.A약사는 지난 2018년 극심한 수면장애를 호소하는 환자가 일요일이라 처방전을 받지 못했다며 스틸녹스 조제를 부탁하자 거절하지 못하고 7정을 조제 판매했다.약사에 따르면 이 환자는 5년 6개월 간 지속적으로 스틸녹스 처방의 조제를 받아갔던 환자였다. 해당 사안으로 A약사는 2018년 지방법원에서 약사법 위반 혐의가 적용돼 벌금 100만원에 처하는 약식명령을 받았다. 이 사건이 있고 3년 후인 지난 2021년 4월 복지부는 A약사에게 '15일 약사 면허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A약사는 이번 재판에서 “해당 환자는 5년이 넘게 약국에서 스틸녹스 처방 조제를 받아갔던 환자로, 이 환자의 극심한 수면장애 상태를 알고 있어 당시 환자의 부탁을 거절하기 어려웠다”며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해당 위반행위는 약사법 시행규칙에서 정한 감면사유인 ‘국민보건, 수요공급, 그 밖에 공익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어 “그럼에도 피고(보건복지부장관)는 약사에 대해 감면사유를 적용하지 않은 채 자격정지 처분을 했다”면서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덧붙였다.하지만 법원은 약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향정약인 스틸녹스를 처방전 없이 판매한 약사의 행위에 대해 위법성이 크다고 강조했다.우선 법원은 “약사가 주장하는 부분을 모두 고려해도 자격정지 처분으로 인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이 약사가 입게 될 불이익보다 크다고 보이는 만큼, 이번 처분에 재량권의 일탈, 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이어 “약사가 의사 처방전 없이 조제, 판매한 스틸녹스는 중독성이 강한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오·남용 위험성이 큰 만큼, 약사가 저지른 위반행위 위법성의 정도나 비난 가능성이 가볍지 않다”면서 “당시 약사가 환자에게 응급실 내원 등을 통해 처방전을 발급받아 올 것으로 요구하는 등 적법한 방법이 있었고, 환자가 처방전 없이 해당 약을 복용해야 할 정도로 생명, 신체가 위급한 상황이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감면사유가 없다”고 판단했다.2022-03-10 12:01:53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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