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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 꿈꾸던 약사의 '약사 생활 커리어툰''만화로 보는 약사의 세계' 저자인 조승아 약사.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만화가를 꿈꾸던 약사가 그리고 쓴, '만화로 보는 약사의 세계'가 직업탐구서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서울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병원과 약국생활을 경험해 본 현직 약사가 써낸 커리어툰으로 어떻게 약사가 되는지, 약대에서 무엇을 배우는지, 약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 등을 알기 쉽게 기술하고 있기 때문이다.글밥이 많은 책이 아닌 만화로 구성돼 있는 만큼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약대 진학을 꿈꾸는 중·고등학생들에게도 인기가 좋다.'평생 동안 취미로 삼은 그림을 포기할 수 없어 만화를 그리다가 책을 내게 됐다'는 책의 도입부처럼 조승아 약사(31·서울대)는 어릴 적부터 만화를 즐겨보고, 그리던 소녀였다.만화로 보는 약사의 세계 3장에 소개된 '약사를 행복하게 만드는 법' 에피소드 일부. 약대 진학을 결심한 이유는 신약개발에 대한 꿈을 이루고자였다. 어려서 병원 신세를 진 적도 있기에 한 때 의사를 꿈꾸기도 했지만, 항암제나 면역치료제 같은 신약개발에 관한 호기심에 호기롭게 약대를 선택하게 된 것이다.기대하고 고대하던 대학생활이었지만 '내가 왜 약대에 왔나'라는 후회와 좌절의 연속이었다. 공부는 정해진 학문을 익히면 되는 것이었지만, 연구와 실습은 연관성을 확정짓기 어려운 미지의 세계였다. 실험이 잘못돼 쥐가 죽을 때마다 죄책감과 자책이 이어졌고, 그렇게 신약개발의 꿈은 산산히 부서졌다.나쁜 일만 있으라는 법은 없듯 이즈음, 약국 실무실습을 나갔던 약대생 조승아는 새로운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내향적인 성격 탓에 첫 복약지도를 앞두고 머리가 하얘질 정도였는데, 어느 순간 제가 웃으면서 환자 분과 대화를 나누고 있더라고요. 생각보다 내가 대화하는 걸 좋아하는 구나, 좋은 얘기에 행복을 많이 느끼는 구나 생각하게 됐죠. 그러면서 약국 약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어요."졸업 후 그가 선택한 첫번째 진로도 약국이었다. 주중에는 약국에서, 주말에는 병원에서 일하며 약사로서 갓생살이를 시작한 것.약사 생활은 만족스러웠다. 퇴근 후에는 열심히 하루를 살아낸 자신을 위한 시간으로 그림을 그렸고, 대학생부터 운영해 오던 인스타그램 계정 '승아툰'에 그린 그림을 올리며 나만의 루틴을 만들어 갔다. 약국 근무-병원 근무-그림 그리기, 삼박자가 두루 맞아떨어지던 시기였다.그러던 중 승아툰을 본 출판사에서 커리어툰을 펴내지 않겠냐는 제의를 했고, 고생스러워도 좋은 일이라는 생각에 흔쾌히 응했다.약사라는 직업의 액티브함을 가감없이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약국이라는 공간에서 단순히 약사가 '약을 주는 사람'이 아닌 약을 준비하고, 조제하고, 투약하고, 부작용을 보고하고, 환자를 관리하고, 약국 청소와 정리정돈 같은 일련의 업무를 도맡고 있다는 부분부터 개국 약국이 아니더라도 병원, 제약사, 공직, 애널리스트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던 것.하지만 갑작스럽게 성사된 개국에 출간은 뒤로 잠시 말렸다.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개국이었지만, 우연히 보러간 자리에 매료돼 갑자기, 서울 노원구에 개국을 했다.부랴부랴 숙제를 마치고 집필에 집중했다. 승아툰이 기초가 된다고 해도 주제를 잡는 일부터 에피소드를 한 편에 요약하는 일까지 뭐하나 쉬운 게 없었다. "명색이 만화책인데 점점 글이 많아지는 것 같아 글을 줄이고, 또 줄이고 끝없이 반복했어요."책에는 약사가 왜 약에 관한 스페셜리스트가 될 수밖에 없는지, 한 명의 환자를 대함에 있어 얼마나 정성을 기울이고 공부를 하는지도 담겼다.국장이 된 이후 '약국을 찾는 한 분, 한 분에게 어떻게 최선을 다해야 하는가'가 최대 고민이기 때문이다.책과 관련한 많은 블로그 글과 리뷰에 그는 감사함을 전했다. 앞으로의 꿈을 묻는 질문에 그의 대답은 간결했다.최근 미술학원을 다니며 정식으로 공부를 시작했다. "의지대로 되지 않는 인생인 것 같아요. 고작 30년 산 게 전부지만, 저는 제가 약사가 될 거라고도, 개국을 할 거라고도 생각하지 않았었거든요. 할 수 있는 것을 열심히 하고, 하고 싶은 걸 하자는 게 목표입니다."얼마 전부터는 미술학원도 다니고 있다. 독학으로 깨우쳤거나 대강 어림했던 부분들을 기초부터 세세히 배워나가고 싶어 주1회 학원을 다니며 공부하고 있다."왜곡해서 봤거나, 보지 못했던 부분들을 알게 되니 시야가 확장되는 느낌이랄까요. 눈이 트이는 것 같아요. 언젠가 좋은 만화, 좋은 그림을 그려보고 싶습니다. 평생에 걸쳐 좋은 만화, 좋은 그림을 그리는 데 집중하시는 분들이 많으시겠지만 저는 약사와 그림 그리기를 함께 병행하며 지금처럼 최선을 다해 하루 하루를 살고 싶어요. 그러다 보면 좋은 기회가 또 찾아 오겠죠?"2025-01-08 14:42:23강혜경 -
"CSO 맞춤형 CP 솔루션 제공"...일동그룹의 친절한 도전[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지난해 10월부터 의약품 판촉영업자(CSO) 신고제가 시행되면서 신고하지 않은 CSO의 판촉·영업 활동은 불법으로 간주된다.CSO 업체들은 CSO의 신고, 교육, 판촉업무 CSO 위탁 시 위탁계약서 작성·보관, 위탁받은 판촉업무 재위탁 시 서면 알림 등의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벌금 및 1년 이하의 영업정지에 처한다. CSO 업체들은 판촉영업위탁계약서 작성이나 지출보고서 신고 등 실무 처리 부담이 커진 셈이다.조노제 CMJC 본부장CSO신고제 시행으로 영업 관리 및 사무 자동화 솔루션, 컴플라이언스(CP) 컨설팅 등 CSO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일동제약그룹의 IT 관계사 CMJC는 최근 CP 솔루션 플랫폼 CP링크(CPLINK)를 구축하고 CSO 업체를 상대로 CP 컨설팅과 관리 솔루션 사업에 나섰다.조노제 CMJC 본부장은 “CP 솔루션은 CSO 사업자가 복지부 가이드라인에 맞게 처리해야 하는 일들을 보다 전문적이고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 모델이다”라고 설명했다. 일동제약의 CP 역량과 노하우를 활용해 CSO 업체들에 CP 규정 준수와 내부 통제 등의 기능을 담당하는 CP 컨설팅 역할을 담당하는 개념이다.조 본부장은 일동제약그룹의 IT시스템 회사 CMJC에서 CP 솔루션 사업을 이끌고 있다. 조 본부장은 2005년 일동제약에 입사해 영업 담당자와 영업 소장을 거치며 약 10년간 ETC 영업을 경험했고 컴플라이언스 부서(CP팀)에서 11년째 근무 중이다. 현재 일동제약의 CP 운영 팀장과 CMJC의 CP 솔루션 사업 본부장을 겸직하고 있다.CP링크는 CSO가 보건복지부에 보고해야 하는 경제적 이익 제공에 관한 지출 내역 등이 규정에 맞게 정확하게 입력되도록 돕는 지출보고서 작성 시스템 중심으로 CP 관련 전문 정보 제공, 찾아가는 CP 교육, 실시간 CP 상담 등의 기능으로 구성됐다.예를 들어 지출보고서 작성 시스템의 경우 CSO 업체가 거래처 기본 정보만 등록하면 지출 내역이 발생할 때마다 자동으로 지출보고서가 입력되는 시스템이다. 영업·마케팅 활동을 진행하면서 CP 규정 위반 여부가 모호할 때 CP링크에서 실시간 상담을 통해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다.CMJC는 전문 CP 컨설팅 CP링크 서비스를 시작했다. CP링크에서는 CSO 영업관리 시스템 ‘V-링크’ 플랫폼과도 연동되도록 설계해 ▲AI기술 기반 EDI 자료 자동 정리 ▲위탁 계약서 관리 ▲위탁 현황 차트 구현 등 CSO 운영과 영업관리 등을 해결할 수 있다.CP링크에는 CSO를 위한 ▲제약영업 ??翅?판촉물 전문몰 및 비즈마켓 ▲법무 · 세무법인 제휴 서비스 등 CSO 사업에 유용한 부가 서비스도 갖추고 있다. 조 본부장은 “CP링크의 가장 큰 차별점이자 경쟁력은 일동그룹이 CP 분야에서 오랜 기간 다져 온 실무 역량과 노하우가 뒷받침 된다는 점이다”라면서 “CP링크는 단순히 지출보고서 관리 서비스만이 아닌 ‘토털 CP 컨설팅 플랫폼’으로서 CP 규제 대응, 리스크 매니지먼트 등 CSO 사업에 필요한 CP 분야의 제반 관리 서비스와 컨설팅 제공이 가능하다”라고 소개했다.조 본부장은 CP 컨설팅 사업 론칭 배경에 대해 CSO 업체를 활용한 영업이 증가하는 제약업계 영업방식 변화를 지목했다.조 본부장은 “최근 제약사가 직접 영업 조직을 거느리던 방식에서 위탁 영업, 공동 판촉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고, CSO 등 대행 업체의 진입도 크게 늘고 있다”라고 했다. 조 본부장은 “시장 원리와 업계 활성화와 측면에서 다양한 참여자들이 유입되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다. 시장 상황에 발맞춰 CSO 사업자를 정당한 플레이어로 인식하고, 해당 사업을 제도권 안에서 양성화해 바람직한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CSO 신고제의 취지 중 하나다”라고 설명했다.그룹 차원에서 제약 산업의 발전에 기여하고, CSO를 포함한 다양한 구성원들이 함께 협력하고 상생할 수 있는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CP 컨설팅 사업을 추진했다는 게 조 본부장의 설명이다.일동제약그룹의 CP 컨설팅 사업의 출범은 그룹 차원에서 CMJC의 사업 루트를 다변화하고 독자적인 비즈니스 영역을 구축하겠다는 목적도 있다. 그동안 CMJC는 일동제약그룹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적 사업 기반을 다지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는데 CMJC가 보유한 IT 분야의 역량에 일동제약이 축적해온 CP 관련 노하우를 결합해 새로운 사업 모델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조 본부장은 제약사가 다른 업체의 CP 컨설팅을 담당하는 것에 대한 CSO 측의 경계 우려를 일축했다.조 본부장은 “일동제약의 경우 CSO 영업을 도입하거나 검토한 바가 없어 CSO 업체와는 사업적으로 경쟁 관계에 있지 않다”라면서 “CP 솔루션 및 컨설팅 사업에서 이용되는 정보는 개인정보보호법 등의 관련 법규와 사업상의 비밀유지 계약에 따라 안전하게 취급·관리된다”고 했다.CP링크에서 다뤄지는 정보는 보건복지부에 의무적으로 제출돼야 하는 항목으로 국한되며, 최종적으로는 정부의 정보공개를 통해 공개되는 내용에 한정되기 때문에 CSO 측에서 우려하는 영업 노하우 유출 가능성은 없다는 설명이다.조 본부장은 “그동안 CP 운영 실무자로서 일하면서 CSO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의식 개선을 위한 교육과 캠페인 활동에 참여한 바 있다. 많은 CSO 관계자들이 CP에 대한 관심과 의지가 큼에도 불구하고 전문성과 정보 부족으로 인해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못하거나, CSO에 대한 외부의 선입견 등에 부담을 느끼는 사례들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라고 전했다.조 본부장은 “그동안 실무자로서 쌓아온 제약 영업과 CP 관리 분야의 경험, 그리고 일동그룹과 CP링크가 추구하는 방향성이 업계의 발전과 시장 활성화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라면서 “나아가 CP링크가 제약회사와 CSO 업체는 물론 관계 당국을 호혜적으로 이어주는 상생 모델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라고 강조했다.CP 컨설팅 CP링크의 주요 서비스2025-01-07 06:18:23천승현 -
외교관 꿈꿨던 병원약사, 학술·예체능 만능캐 매력[데일리팜=정흥준 기자] 학술 연구와 유튜브 촬영, 에세이 발간까지 다재다능한 매력을 뽐내는 약사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새로운 분야에 끊임없이 도전하며 성과를 거두는 이른바 ‘만능캐’ 약사들이다.송슬기 약사(39, 전남대)도 다방면에서 성과를 보여주는 만능캐다. 작년 병원약사 콘텐츠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병원약학교육연구원에서는 학술상을 수상했다.병원약사를 알리기 위해 유튜브 영상 콘텐츠를 촬영하고, 온라인 연재글을 모아 에세이를 발간하고 있다.송 약사는 중앙보훈병원에서 10년을 근무하기 전 유네스코본부에서 인턴생활을 했다. 한때는 외교관을 꿈꿨던 송 약사를 만나 그동안의 도전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다.송 약사는 안정적인 진로를 생각해 이과와 약대를 선택했지만 어려서부터 마음 한켠에는 외교관의 꿈을 품고 지냈다. 전남대 약대 졸업 후에도 외무고시를 준비할 생각으로 서울에 올라와 약국 아르바이트를 다녔다.전남대병원 임상시험센터를 2년 6개월 다니는 동안에도 진로에 대한 고민은 계속 됐다. 병원을 그만 두고 프랑스 유네스코본부로 떠난 것도 이때였다.송 약사는 “병원을 다니면서도 적성 관련 서적을 50권 이상 읽었을 때였고, 도전을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알아보던 중 유네스코본부 인턴 지원을 알게 됐다”면서 “당시 유네스코 스포츠 부서에서 세계 안티도핑 컨퍼런스를 준비하고 있었다. 무작정 홈페이지에 들어가 담당자에게 인턴 지원 메일을 보냈다. 운 좋게도 긍정적인 답변이 와서 병원을 그만두고 프랑스로 갔다”고 설명했다.직접 겪어본 뒤에야 머릿속에서 그리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길었던 진로 고민도 정리가 됐다. 6개월 뒤 한국에 돌아온 이후로는 병원약사 업무와 연구 활동에 더 집중했다.송 약사는 “한국에 돌아온 뒤로는 오히려 고민이 사라지면서 안정이 됐다. 2014년에 보훈병원에 들어와 10년을 근무할 수 있었다”면서 “인턴을 갈 때에도 조선대에서 석사 과정이었고, 귀국 후 보훈병원에 입사해 석사학위를 받았다. 곧바로 서울대 약학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밟았다”고 했다.작년 서울대 대학원을 졸업하면서는 박사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청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 달 병원약학교육연구원이 매년 선발하는 학술상에서는 중앙보훈병원을 찾는 고엽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 논문으로 상을 받았다.앞서 데일리팜 병원약사 콘텐츠공모전에서도 보훈병원 병원약사로서의 경험을 살린 수기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수기에서 병원약사의 역할은 팅커벨과 인도자로서의 저승사자로 비유된다.그는 “국민들은 병원약사라는 존재에 대해 잘 모른다. 약사들은 어딘가에서 끊임없이 역할을 하지만 눈에는 띄지 않는 곳에 있다. 아픈 뒤에야 우리를 알게 된다. 그런 의미로 비유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병원약사 역할을 알리고 국민들의 인식도를 높이는 데에도 진심이다. 복수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병원약사를 소개하는 콘텐츠를 촬영하기도 했다.그는 “유튜브 콘텐츠는 스스로 준비를 하면서 공부를 하는 계기가 되고, 영상 촬영에도 큰 부담이 없어 재밌게 촬영했었다. 병원약사회 홍보위원회에서도 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주변에 도움을 주는 고마운 분들이 많다. 재단 학술상을 받은 것도, 콘텐츠 공모전 최우수상을 받은 것도 좋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앞으로도 학술 연구와 유튜브 촬영, 에세이 모두 놓치지 않을 계획이다. 올해는 좋아하던 해외여행도 틈틈이 다닐 예정이다.그는 “2년 전에 다음 브런치에 연재했던 글을 모아 ‘내가 결혼식에 가는 이유’라는 제목의 책을 내기도 했다. 곧 두 번째 책을 발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면서 “또 새로운 연구 주제가 있어서 그걸 완성하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2025-01-01 12:46:11정흥준 -
"티쎈트릭 병용요법, 표준치료 대비 효과 우월"[데일리팜=황병우 기자]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의 급여 적용 이후 간세포암 치료 환경이 완전히 달라졌다. 현재 면역항암제를 쓰기 어려운 간이식 환자 외에 대부분 환자는 급여가 되는 조건에서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이 2022년 5월 급여가 적용된 이후, 간암 치료의 패러다임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폐암에 이은 사망률 2위로 경제활동을 하는 비교적 젊은 인구에서 사망률이 높았던 만큼 생존기간 연장은 그 의미가 크다.전홍재 분당차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관련 치료 분야 최신 지견을 가진 전홍재 분당차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1차 치료 이후 옵션에 대한 고민을 강조했다.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이하 티쎈트릭 병용요법)은 IMbrave150 3상 연구를 통해 간세포암 1차 치료에서 약 10년 만에 기존 표준치료인 소라페닙 대비 우월한 효과 및 안전성을 확인한 옵션이다.연구 결과 소라페닙 대비 사망 위험을 34%(HR 0.66),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35% 감소시킨 바 있다.전홍재 교수는 "2021 ASCO에서 발표된 IMbrave150 업데이트 연구에서 티쎈트릭 병용요법 치료군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대조군 대비 34% 긴 19.2개월로 나타났다"며 "객관적 반응률은30%, 완전관해율은 8%로 대조군의 11.3%·0.6% 대비 개선된 수치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이러한 효과를 인정받아 국내에도 급여가 적용돼 2년 이상 환자에게 투여가 이뤄지고 있는 상태다. 전 교수는 급여 적용의 효과로 전체 생존기간 연장과 반응률 향상을 주목했다.그는 "티쎈트릭 병용요법을 실제 사용해보니 13개월이었던 전체 생존 기간이 처음으로 19~20개월에 가깝게 개선됐다"며 "티쎈트릭이 있어 기존 10% 미만에 머물던 반응률이 30%로 월등히 좋아졌다"고 말했다.면역항암제의 장점을 바탕으로 실제 진료 현장에서 장기간 효과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 이는 다른 고형암과 달리 독한 항암제를 사용하기 어려운 간암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전 교수는 "고형암을 항암제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독한 약을 써야 하는데 간암은 암세포가 줄어들어도 간 기능이 나빠져 결과적으로 생존기간을 늘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상당수 간암 환자의 사망 원인이 간 기능 저하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면역항암제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이어 그는 "다만 티쎈트릭 단독으로는 효과가 부족한 점이 있었다. 아바스틴과 같은 표적항암제를 함께 사용했을 때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면서 간암에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치료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PFS 11.8개월 연장…사회활동 긍정적 역할 기대"현재 간암 치료에서 면역항암제 단독요법은 제한이 있는 만큼 병용요법으로 어떤 파트너가 가장 적정한지는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상태다.이 같은 관점에서 최근 진행된 유럽간질환연구협회(EASL)에서 티쎈트릭 병용요법 관련 메타분석 RWD 데이터 발표가 실마리를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 연구에는 전 교수가 진행한 한국인 환자 대상 RWD 분석 연구가 포함되었다.연구는 총 12건의 RWD 연구에서 티쎈트릭 병용요법으로 치료받은 2179명의 환자들의 실제 임상 현장 데이터가 포함됐다.환자 대부분은 남성(80.5%)이었으며, 중간 연령은 66세였다. 연구 결과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은 IMbrave150 연구의 6.9개월과 비교했을 때 더욱 개선된 11.8개월로 나타났다.국내 11개 암센터에서 간세포암 1차 치료를 받은 121명의 한국인 환자의 RWD 연구에서 IMbrave150 업데이트 연구와 일관된 경향의 전체생존기간, 무진행생존기간, 객관적 반응률이 확인됐다.전 교수는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40·50대의 사망률이 높은 간세포암에서 무진행생존기간 데이터는 특히 주목해야 한다"며 "질환 진행을 억제하고 더 오랜 기간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면, 환자의 일상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어 연구에서 확인된 PFS 11.8개월은 큰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티쎈트릭 병용요법, 간암 치료의 중추 역할…후속 옵션 제한은 과제"간암 치료제서 장기적인 과제는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의 치료효과를 뛰어넘는 옵션을 찾는 것이다.현재 티쎈트릭‧아바스틴에 또 다른 면역항암제인 TIGIT 억제제를 추가한 3제 요법의 효과를 확인하는 IMbrave 152 연구도 환자 등록을 마치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전 교수는 "3제요법의 경우 초기 임상연구 결과에서 치료 반응률이 40%가 넘었는데, 이러한 결과가 3상 연구에서도 이어지는지가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연구가 성공한다면 2제가 아닌 3제 요법이 경쟁에서 우위에 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또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 치료 후 후속 치료에 주로 사용하던 TKI에 티쎈트릭을 추가해 계속 이어가는 IMbrave 251 역시 주목할 만한 연구로 꼽았다.그는 "티쎈트릭‧아바스틴 치료에도 병이 진행되어 2차로 넘어갈 때도 면역항암제는 여전히 유지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것을 확인하는 연구로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지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언급했다.다만 아직 연구단계인 만큼 실제 임상현장에 적용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전 교수는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 이후 후속 치료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옵션에 대한 급여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그는 "현재 티쎈트릭‧아바스틴 병합치료를 1차 치료제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데, 병이 진행했을 때 후속 치료 옵션이 너무 제한된다"며 "학회에서 노력해 비급여로 쓸 수 있는 길을 조금씩 열어놓고 있지만 단기간의 치료가 아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부담을 느끼는 환자가 많다"고 지적했다.이어 전 교수는 "우리나라 급여 조건은 나쁘지 않고 환자 본인 부담 5%는 국가에서 할 수 있는 꽤 많은 부분을 고려한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치료 선택지를 늘려주는 대신 치료 조건에 따라서 환자 개인 부담을 가변적으로 적용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2024-12-27 06:00:51황병우 -
"JAK억제제 교차투여 급여 환영...치료환경 큰 개선"홍승재 경희의료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데일리팜=손형민 기자] “그간 JAK 억제제 간의 교차투여가 허용되지 않아 기존 생물학적제제의 치료 효과가 부족한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들의 미충족 수요가 존재했습니다. 12월부터 교차투여 보험급여가 인정되면서 환자들이 생물학적제제에서 JAK 억제제로 변경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고, 효과가 부족한 치료제에 계속 매여 있지 않게 됐습니다. 류마티스관절염 치료환경 변화에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홍승재 경희의료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최근 데일리팜과 만난 자리에서 류마티스관절염 치료 환경 변화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는 최근 20년 이내에 가장 많은 발전을 이룬 영역 중 하나다. 스테로이드부터 항류마티스제, 생물학적제제, 야누스키나제(JAK) 억제제까지 등장하며 환자들의 치료 선택지가 넓어졌다.다만, 교차투여가 허용되지 않아 생물학적제제에서 JAK 억제제로 바꿔야 하는 상황에서 교차투여 후 효과가 없으면 다시 생물학적제제로 돌아가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었다. 환자들과 의료진의 교차투여 요구에 따라 정부가 12월부터 JAK 억제제 간 교차투여에 대한 보험급여를 인정하면서 생물학적제제에서 JAK 억제제로 변경하는 것에 대해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홍 교수는 “초기에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ASIDs)를 사용해 염증을 가라앉히고 통증을 경감하는 치료를 시행한 후 염증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 일시적으로 스테로이드를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이 같은 치료는 증상의 완화는 가능하지만 질병 활성도를 낮추지는 못하므로 증상의 정도에 따라 메토트렉세이트(MTX)와 같은 항류마티스 약물(DMARDs) 치료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이어 “수개월 이내 적절한 치료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생물학적제제나 JAK 억제제와 같은 표적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다. 이 같은 표적 치료제는 류마티스 관절염의 염증을 유발하는 원인 물질을 억제하거나 원인 물질이 전달되는 신호 전달 경로(JAK)를 표적으로 억제하는 기전으로, 부작용을 줄이면서 더 높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교차투여가 류마티스관절염에서 필요했던 이유”라고 전했다.류마티스관절염은 면역세포가 우리 몸의 일부인 관절을 침범해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 중 하나다. 초기에는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활막에 염증이 발생하면서 주위의 연골과 뼈에 통증, 부종, 변형 등이 발생한다.염증은 손가락, 손목, 발가락, 발목 등 주로 작은 관절을 주로 침범하고 무릎 등 큰 관절에 발생할 수도 있다.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진행되는 만성 질환으로 활막의 지속적인 염증 반응으로 인해 관절의 연골이 손상되고 결국에는 관절이 파괴되고 변형돼 기능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또 피로감, 미열, 전신 근골격 통증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다만, 생물학적제제 등으로 치료받은 환자 가운데 치료 첫 해 관해 달성 혹은 낮은 질병 활성도 상태에 도달한 환자는 절반가량인 56.5%에 그친다. 기존 치료제를 사용한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중 43.5%는 관해 도달에 실패한다. 관해에 도달하더라도 여전히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아 관해 도달률과 통증 개선에 효과적인 약제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존재했던 상황이다.홍 교수는 “류마티스관절염은 손가락 관절에 변형이 생기는 질환인데, 손가락 변형이 있는 환자가 주사제를 손으로 잡고 스스로 투약해야 하는 경우 불편한 점도 있었다. 그래서 이 환자에게 경구제인 JAK 억제제를 처방을 했는데 충분한 효과가 없어 다시 주사제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 됐는데도, 환자가 거부해서 경구제 투여를 유지하는 경우가 있었다”라고 말했다.이어 “경구제는 주사를 두려워하는 환자에게 좋은 약제이고 여행, 출장 등을 자주 다니는 환자에게도 이점이 있다. 약제마다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임상연구 데이터를 봐도 증상이 거의 없는 상태를 의미하는 ‘관해’ 도달율이 높고 아침강직, 통증, 피로감 개선 등 효과 면에서 환자에게 혜택을 주는 약제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환자 위한 치료환경 마련…”정책적인 지원도 뒷받침돼야”JAK 억제제 간의 교차투여가 허용되면서 린버크 등 효과 좋은 약제들이 빠르게 사용될 수 있을 가능성이 생겼다. 교차투여가 허용되기 전에는 치료 효과가 더 높은 약제들을 아껴뒀지만, 보험급여 정책이 바뀐만큼 그럴 이유가 없다는 게 홍 교수의 의견이다.홍 교수는 “린버크의 효과가 강력하기 때문에 후발 치료제로 사용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교차 투여가 되지 않아서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JAK 억제제가 하나밖에 없을 때의 얘기"라며 "지금은 여러 약제 간 교차투여가 가능하니 굳이 특정 약제를 후발로 쓸 필요가 없다. 효과가 부족해서 약을 바꾸는 상황이기 때문에 효과가 높은 약제를 우선적으로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린버크는 단독 사용 혹은 기존의 항류마티스제제와 병용 시 위약, 메토트렉세이트 또는 생물학적제제인 아달리무맙(제품명 휴미라) 투여군 대비 임상적 관해와 낮은 질병활성도 도달을 확인한 바 있다.또 린버크는 생물학적제제에 불충분한 반응을 보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SELECT-BEYOND 연구의 12주차에 환자들이 치료 결과를 평가한 환자 평가 지표(PRO) 결과에서도 신체 기능을 유지하고 통증, 피로감, 조조 강직 등도 개선할 수 있음이 확인됐다.홍 교수는 더 이상 신약이 나오지 않는 한 현재 나와있는 치료제들을 잘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높이기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비쳤다.홍 교수는 “류마티스관절염은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장애가 생기고 결국 장애인이 된다면 국가가 일생 동안 여러 보장을 해줘야 한다. 장애를 막음으로써 국가가 환자에게 지원해야 하는 많은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의료진들이 조기 진단과 치료를 강조하는 이유”라고 말했다.이어 “의사도 환자를 잘 관리해야 하지만, 환자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가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는 것이 교육이다. 류마티스질환에는 교육 수가가 없다. 정부가 사회적인 비용을 줄이고 싶다면 교육 수가를 만들어줘야 한다”라고 피력했다.이어 “류마티스관절염에서 통증을 일으키는 기전과 관절 파괴를 일으키는 기전이 다른데, 환자들이 이 질환을 단순 관절통으로만 생각한다. 특히 소아 혹은 노인 류마티스 환자 등은 설명을 해도 이해도가 낮을 수 있어서 환자뿐만 아니라 환자를 옆에서 챙겨 줄 보호자에 대한 교육도 함께 시행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2024-12-24 06:18:52손형민 -
병원약사회 발전 숨은 영웅...30년간 회장 11명 보좌[데일리팜=정흥준 기자] 한국병원약사회가 지금의 직능단체로 자리매김하기까지 희노애락을 함께 한 산증인이자 숨은 영웅이 있다.약사로서 30년 간 병원약사회 사무국을 이끌어온 손현아 사무국장(55, 서울대 약대)이다. 손 국장은 스포트라이트와 박수를 받지 못하는 위치에서도 묵묵히 11명의 회장을 모시며 국가전문약사제도를 비롯해 여러 성과를 이뤄냈다.선장이 없을 때는 선장의 역할을, 항해사가 필요할 때는 항해사의 역할을 해내면서 병원약사회에서는 대체불가 인력으로 인정받고 있다. 최근 30년 근속상을 받은 손 국장은 기자들과 만나 병원약사회에 첫 발을 내딛었던 1994년부터 지난 30년의 시간을 돌아보는 인터뷰를 가졌다. 손 국장은 “약사로서 이렇게 살아온 선배도 있다는 걸 후배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며 인터뷰에 응한 이유를 설명했다.손 국장은 서울대 약대를 졸업 후 서울대병원에서 2년의 전공약사 수련과정을 거쳤다. 당시 병원약사회 사무국에서 상근으로 일하던 약사가 출산 휴가에 들어갔고 약제부 정식발령을 기다리던 손 국장에게 휴직 대체근무를 2개월만 해달라는 제안이 들어왔다.손 국장은 “당시 출산휴가에 들어갔던 직원이 사직하게 되면서 2개월만 일을 하려던 것이 30년이 됐다”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다행히도 사회약학과 보건정책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약사회 업무가 적성에 맞았다. 사무국에서 일하며 서울대 보건대학원에도 들어갔다. 초창기에는 유학을 꿈꾸는 시기도 있었지만 결혼을 했고, 함께 일하자는 제안들도 전부 뿌리치며 병원약사회에 남았다.덕분에 병원약사회 굵직한 역사들을 모두 함께 했다. 1999년 법인화 추진TF를 만들어 사단법인 설립 허가를 추진했고, 약 8년의 준비를 거쳐 2003년에는 재단법인인 병원약학교육연구원도 설립됐다. 약사 700~800명이 병원을 떠났던 의약분업도 몸으로 겪었다.손 국장은 “의약분업을 앞두고는 과천정부청사 앞에서 병원약사회 역사상 최초로 궐기대회를 했던 것도 잊을 수 없는 기억”이라며 “또 2003년 총회에 복지부 담당과장이 법인설립허가증을 들고 와서 보여줬던 게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또 손 국장은 “내가 대학원을 다닐 때 썼던 논문이 전문약사제도 도입에 관한 연구였는데, 2010년 병원약사회가 전문약사시험을 처음 실시해 작년 국가시험을 실시하게 된 것도 가슴 뿌듯한 일이었다"면서 "재단 설립 10주년, 사단 40년사를 발간하면서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가졌었는데 내가 조금은 도움이 된 거 같아 흐뭇했다”고 말했다.입사 당시 2명이었던 직원은 12명으로 늘어났고, 그 중 약사 직원도 3명으로 늘었다. 대한약사회관 1층 사무실에서 시작해 지금은 남부럽지 않은 회관을 설립하기까지 어려움의 시간들도 전부 지켜봐왔다.손 국장은 “사단과 재단 모두 사업이 확대되면서 혼자 하기 벅찬 부분도 있었다. 약사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업무도 많이 늘었다”면서 “약사 직원이 2명 더 늘었고, 올해부터 상임고문으로 합류한 이영희 전 회장님과 함께 인력이나 수가 관련된 내용들을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병원약사회는 2017년부터 국가필수의약품 수급모니터링 센터로 지정돼 전문가 자문을 진행하고 있고, 이외에도 정부로부터 인정받으며 민관협의체 참석을 통해 다양한 자문 활동을 하고 있다.그는 “큰 규모의 직장에 비하면 여러 가지로 부족하고 미흡한 점이 있었겠지만 대신 나날이 성장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제가 일조했다는 보람이 컸다”면서 “또 총괄하고 책임지는 자리에 있으면서 스스로 할 일을 찾아서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좋았다”고 했다.30년 장기근속을 하기까지에는 병원약사회 임원들의 격려와 인정도 있었다. 또 가족들의 지원과 사랑도 큰 보탬이 됐다고 덧붙였다.그는 “초창기 병원약사회 보배라고 얘기들을 해줬고, 칭찬을 많이 해줘서 힘을 내서 일할 수 있었다. 또 미국병원약사회 발전에 큰 역할을 한 제이오디스 부회장과 같은 사람이 되라고 얘기들을 해줬다”며 덕분에 자부심을 갖고 일을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그는 “약대 동문들 중에 고위 공무원이나 제약사 CEO, 약대학장, 대학 부총장 등 사회적으로 성공하신 분들이 많다. 그에 비하면 내가 빛나는 자리에 있지는 않지만 사회에 쓰임이 되고, 여러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고, 또 그것을 알아주는 분들이 있어서 나름 잘 살아온 거 같다”고 말했다.이어 “바쁜 엄마 탓에 아이들이 알아서 스스로 할 일을 잘 하고 잘 자라준 게 참 고맙다. 또 야근이나 주말 근무로 바쁜 나를 대신하며 이해해준 남편에게 고맙다”고 전했다.병원약사회가 성장한 것만큼이나 병원약사들의 위상과 역할도 크게 발전했다. 조제 중심에서 임상업무로 확대 발전되는가 하면, 다학제팀 활동과 전문약사 등으로 업무도 고도화되고 있다.정부도 이를 인정해 항생제 적정사용 시범사업에서 약사 역할을 부여하고, 다제약물관리사업도 병원모델 제도화를 추진하고 있다.병원약사회 사무국은 앞으로도 임원들과 함께 병원약사들이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그는 “후배 병원약사들에게 좀 더 나은 근무환경을 마련해 주기 위해 열정적으로 헌신한 분들이 병원약사회에 많았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라며 “앞으로는 전문약사 역할이 더 확대되고, 여러 업무별 전담인력 확보와 수가보상도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병원약사들이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임원들과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2024-12-18 17:23:31정흥준 -
"생명 존엄 알기에 망설임 없이 CPR"...의인상 받은 약사[데일리팜=강혜경 기자] '귀하는 침착한 대처와 헌신적인 행동으로 지하철 이용승객 인명구호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지하철 안전운행에 기여한 공로가 크므로 감사장을 드립니다.'지하철에서 쓰러진 사람을 발견하고 단 1초의 망설임 없이 뛰어든 약사가 있다. 이 약사는 서울교통공사 의인행사에서 감사장을 받았다. 살면서 의인상을 받으리라고는 생각치 못했었지만, '언젠가 필요한 순간이 오면 꼭 보건의료 전문가로서 사람을 살리고 싶다'는 생각에 딴 CPR 자격증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유선춘 약사(왼쪽)와 박병섭 서울교통공사 안전관리본부장. 경기도 고양시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유선춘 약사(36·이화여대)는 11월 16일 약국 근무를 마치고 약속장소인 동국대 부근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광화문 집회 영향으로 도로 한 가운데 갇힌 그는 인근에 주차를 하고 경복궁역에서 지하철로 갈아탔다.막 열차가 출발했던 그때, '숨을 안 쉬는 것 같다'는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 주변을 살펴보니 맞은 편 남성이 쓰러져 있었다. 코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었고, 승객들은 우왕좌왕했다. 119는 '우선 하차를 해야 한다'고 했다. 다음 정차역인 안국역에서 지하철이 멈추자 몇몇 사람이 부축해 노란선 위에 그를 눕혔다.맥박부터 확인한 유 약사는 CPR을 시작했다. 압박해야 하는 흉부가 단단히 굳어 있던 상태다 보니 있는 힘껏 압박했고, 옆에 있던 의대생은 혀가 말리는 것을 막기 위해 함께 힘을 합했다. 얼마 후 단단히 굳었던 흉부가 풀리며 의식이 돌아왔다.하지만 광화문 집회 행렬에 막혀 진입이 쉽지 않았던 119구조대는 신고 뒤 한참 후에야 현장에 도착했다. 유 약사는 상황을 설명하고 구조대원들에게 남성을 인계했다. 맥이 풀렸다. 이미 옷 가지와 신발에는 피가 잔뜩 묻어 있었고 손은 덜덜 떨렸다.결국 미팅을 취소한 채 인근 약국으로 가 소독약을 구한 그는, 역사 내 상점에서 옷을 산 뒤 발걸음을 돌렸다.불과 30~40분 남짓의 상황은 역사 내 CCTV에 고스란히 녹화돼 있었다. 서울교통공사는 사람을 살린 의인 5명 중 1명으로 그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겁이 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었다. 단지 사람을 살려야 한다는 마음 하나였다"고 답했다.그는 2022년 지인들과 막걸리를 마시던 자리에서 쓰러진 남성을 인공호흡해 살린 적이 있었다. 이날 남성은 다행히 호흡이 돌아왔지만, 약사로서 전문적이지 못하다는 아쉬움이 몰려왔다. 그래서 2022년 CPR 자격증을 땄다.사실 그가 이토록 CPR과 인명구조에 대해 진심인 이유는 단골 할머니에 대한 기억 때문이다. 갓 약국장이 됐던 꼬마시절, 그 할머니는 지금도 떠올리면 눈물이 흐르는 눈물버튼이다. 10년도 더 지났지만 지금도 그때를 떠올리면 목이 메고 만다.매일같이 약국에 와 드링크를 사고, 약국 뒤에서 담배를 피우던 할머니는 그를 친손주처럼 예뻐라했다. '아유 어머니, 담배 피우지 마세요'라는 잔소리를 수백번도 넘게 한 사이였다."혈압약을 드셨었는데 어느 날 아스피린이 빠졌더라고요. 이유를 물어보니 '속이 안 좋아서'라고 하셨어요. 그때는 아스피린 부작용 때문에 그랬겠거니 하고 넘겼는데, 두 세달이 지났을 때 윗층 한의원에서 '저혈당을 호소하는 할머니가 약사님을 찾는다'고 전화를 해오더라고요."포도당을 손에 쥐고 올라갔지만 할머니는 이미 눈이 풀린 상태였다. 보호자를 대신해 119에 탑승해 할머니를 병원으로 모시고 갔다. 하지만 첫번째 병원에서는 스텐트 시술을 할 의사가 없다고 두번째 병원으로 이송했고, 이송한 병원에서는 스텐트 기계가 A/S 중이라 다른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고 했다. 결국 마지막 병원에 도착해서야 할머니는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어머니가 의식을 회복하셨어요. 약사님 감사합니다.'라는 메시지에 안도했지만, 다음 날 오전 유 약사는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당시 사용하던 핸드폰으로 건 첫 번째 전화가 119였어요. 119에 탑승한 것도 이 때가 처음이었고요. '이런 약을 드시고 계시고, 두 세달 전부터는 아스피린을 빼셨다'는 정도의 소견을 얘기하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전부였어요. 할머니가 쓰러지셨던 게 금요일인데 월요일날 '가슴이 아프다'고 얘길 하셨었어요. 그래서 '꼭 병원에 가보시라'고 했고, 화요일날 '병원에 다녀오셨냐'고 여쭸을 때 할머니는 '딸과 다녀왔다'고 하셨었거든요. 거짓말을 하셨던 거죠. 그때 제가 좀 더 세게, 더 강하게 얘기했었더라면 괜찮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로 1년을 너무 힘들게 보냈고, 지금도 제게는 가장 마음 아픈 순간 중 하나입니다."운구차는 약국 뒤 주차장에 한참을 머물다 떠났고, 유가족은 '생전에 어머님이 약사님 얘기를 많이 하셨다. 보호자 역할을 대신해 주신 데 대해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다.2022년 CPR 교육 이수후 실습을 했던 유선춘 약사. 할머니를 잃은 뒤 막걸리 가게에서도, 지하철에서도 그날의 기억들이 떠올라 '반드시 살아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몸을 내던질 수 있었다는 것. 차가운 바닥에 여러번 찧은 무릎은 멍 투성이가 됐고, 며칠간은 체력 마저 바닥났지만 서울의료원으로 옮겨졌던 남성은 현재 건강을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것,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없습니다. 삶의 존엄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이미 CPR로 호흡이 돌아와 자동제세동기인 AED를 사용하지 않도록 한 것은 약사적 소견이 발휘된 것이었고, 앞으로도 이런 상황이 눈 앞에서 벌어진다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저는 똑같이 행동할 겁니다. 자격증 갱신이 도래해 저는 다시 연장할 계획입니다. 생명을 살릴 수 있는 CPR, 꼭 배워보세요."2024-12-15 21:46:42강혜경 -
"로펌서 새 출발...고객들에 믿음주는 전문가 되고 싶어"법무법인 세종 헬스케어팀에 최근 합류한 김정은(좌)·김솔 전문위원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최근 몇 년간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영역에서 로펌의 역할이 크게 확대됐다. 기존의 로펌들이 단편적인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그쳤다면, 최근 들어선 의약품의 허가 전부터 급여 발매 이후까지 긴 기간 동안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자연스레 많은 제약바이오업계 인력이 로펌으로 향하고 있다. 올해 법무법인 세종 헬스케어팀에 합류한 김솔(35)·김정은(34) 전문위원도 이런 사례다. 로펌에서 새 출발을 하게 된 두 전문위원은 입을 모아 "고객들에게 믿음을 주는 전문가로 거듭나고 싶다"고 말했다.제약사·심평원 출신 전문위원, 잇달아 세종 헬스케어팀 합류김솔 전문위원과 김정은 전문위원은 각각 올해 6월과 9월 법무법인 세종 헬스케어팀에 합류했다. 김솔 위원은 직전까지 한국화이자제약·한국아스트라제네카·한국BMS제약 등 다국적제약사 한국법인에서 보험약가 업무를 담당했다. 김정은 위원은 직전까지 6년 넘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약제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 업무를 맡았다.로펌에서 새 출발을 하게 된 두 위원은 예전과 가장 크게 달라진 점으로 업무 범위를 꼽았다. 기존에는 비교적 좁은 범위에서 주어진 업무를 깊게 들여다봤다면, 로펌에선 훨씬 넓은 영역에 걸쳐 창의력을 발휘해야 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김솔 위원은 "협력의 범위가 훨씬 커졌다. 특정 영역에 국한되지 않고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다"며 "예전에는 정부를 상대로 일할 때 담당자들이 무슨 생각을 할지 궁금했다. 여기엔 정부·공공기관 출신 변호사·고문·전문위원들이 많아서 업무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심평원 출신인 김정은 위원은 느끼는 변화가 더욱 크다. 김정은 위원은 "심평원에 있을 땐 내가 담당하는 약제만 들여다봤다"며 "여기선 한 약제가 보험에 들어오기까지 모든 일을 경험한다. 사실 예전엔 이렇게까지 많은 일을 하는지 몰랐다. 시야가 크게 넓어졌다"고 덧붙였다.로펌행 결정까지 고민 거듭…"환자를 위해 일한다는 가치는 불변"두 위원 모두 로펌행을 결정하기 전까지 고민이 많았다.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영역에서 로펌의 역할은 무엇인지, 본인이 로펌에 가는 이유는 무엇인지, 로펌에 간다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이 이어졌다.고민의 끝에 '어디서 일을 하든, 환자를 위해서 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두 위원은 한 목소리로 이같이 답했다. 이와 더불어 로펌에선 훨씬 넓은 영역에서 더 적극적으로 약가 업무를 담당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김솔 위원은 "내가 과연 로펌에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며 "고민 끝에 어디서 약가 업무를 담당하든 결국 환자를 위해서 일을 한다는 점 만큼은 변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한 급여 관련 규정이 갈수록 까다로워진다는 점에서 로펌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더욱 많을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김정은 위원 역시 "심평원에 있을 땐 경제성 평가를 통해 약가를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는 업무를 담당했다. 약가를 무조건 깎기보다는 적정 약가를 검토한다는 마음이었다"며 "여기서도 마찬가지다. 이 약제가 우리나라에 들어오고 환자에게 적정 가격으로 공급되게끔 한다는 점에서 같은 마음"이라고 말했다."고객에 믿음 주는 '전문가' 될 것…세종 헬스케어팀과 함께 성장하길"두 위원은 법무법인 세종 헬스케어팀과 함께 성장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두 위원의 합류로 세종 헬스케어팀은 30여명 규모로 거듭났다. 보건복지부 출신 김성태 변호사를 중심으로 복지부·식약처·심평원과 제약바이오기업에서 최근까지 실무를 담당했던 인물들이 두루 포진하고 있다.김정은 위원은 "심평원뿐 아니라 복지부도 법에 규정된 시행령·시행규칙을 기반으로 약가 업무를 담당한다. 법 해석이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라는 의미"라며 "같은 공간에 변호사들이 있다는 게 큰 도움이 된다. 여기에 다른 전문위원과 고문들이 다양한 시각을 제공한다"고 말했다.김정은 위원은 "이곳에 전문위원이라는 이름으로 합류했다"며 "전문위원이라는 명칭에 부끄럽지 않도록 고객들에게 믿음을 주는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김솔 위원은 "약가 관련 규제가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기 때문에 로펌의 역할이 더욱 커진다고 생각한다"며 "제약업계 출신으로서 제약사의 니즈를 더욱 잘 들여다보고, 제약사와 로펌의 연결고리 역할을 잘 해내는 전문가가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2024-12-12 06:18:01김진구 -
"부회장님 입사 30주년 축하합니다"...직원 총출동한 사연[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알리코제약 직원들이 총출동했다. 사내 행사나 회의도 아닌데 전 직원이 모인 까닭은 이항구 알리코제약 부회장의 입사 30주년 축하 영상을 만들기 위해서다. 회사 창립 30주년이 아닌 이 부회장의 '입사'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직원들이 뜻을 모았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이 부회장은 소독약을 만들던 작은 기업을 연 매출 1800억원대 중견 제약사로 키운 주역이다. 그는 1995년 경영 문제로 부도 위기에 놓였던 동산제약을 인수해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이 부회장 취임 당시 동산제약 연 매출은 20억 남짓. 30년 만에 외형이 90배 커졌다.김용수 알리코제약 IPR팀 팀장 직원들이 만든 영상의 콘셉트는 감동과 유머다. 직원들이 춤을 추기도 하고 최근 유행하는 뮤직비디오를 패러디한 장면도 등장한다.알리코제약 물류팀 직원은 "이항구 회장님 30주년 재직을 축하드립니다"는 문구를 새긴 현수막을 직접 제작한 뒤 화물을 이동시키는 기기인 수직 반송기로 현수막을 내걸었다. 영업마케팅본부 직원들은 풍선을 들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이 부회장 가면을 쓴 직원에게 다른 직원들이 케이크를 전달하는 영상을 제작한 팀도 있다.영상에는 이 부회장의 입사 스토리부터 충북 진천 공장 화재로 위기에 처했던 사연 등도 담겨 있다. 1983년 삼보제약에 입사해 경남제약을 거쳐 1994년 동신제약 영업이사로 영입된 이 부회장의 이력부터 생산 품목을 다변화해 2018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알리코제약의 성장 과정 등이 8분가량 영상에 포함돼 있다.이번 영상은 제작·기획·각본·감독 모두 직원들이 주도했다. 이 부회장의 입사 30주년을 축하하겠다는 마음으로 자발적으로 영상을 제작했다. 영상 제작을 이끈 김용수 알리코제약 IPR팀 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알리코제약 직원들이 만든 이항구 부회장 입사 30주년 축하 영상(자료: 알리코제약) -이항구 부회장님 입사 30주년 영상을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처음 계획은 거창하지 않았어요. 이 부회장님 입사 3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팀장급 직원이 모여 간단하게 저녁만 먹으려고 했습니다. 저녁 식사만 하면 밋밋하니까 축하 영상을 만들자는 아이디어가 나왔어요. 인사 메시지를 모으는 정도로 기획했는데 점차 부서간 경쟁이 붙더니 '고 퀄리티' 영상이 탄생하게 됐습니다.-이 부회장님 반응은 어땠나요. 직원들에게도 특별한 경험이었을 듯합니다.이 부회장님께서 매우 좋아하셨죠. 옛날 생각이 많이 난다고 하셨고요. 감동적이라고도 말씀하셨습니다. 직원들의 경우 이번 영상 제작을 계기로 회사에 대해 좀 더 알게 됐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이 부회장님께서 그간 어떤 방식으로 회사를 이끌어왔는지, 회사에 수십대 소방차가 몰려올 정도로 큰 불이 난 경험이 있었는지 처음 들었다는 직원도 있었습니다.-영상을 만드는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요.이 부회장님께 처음 영상을 공개했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직원들 중 6명을 뽑아 지구 방위대를 만들었어요. 선글라스를 낀 지구 방위대가 부회장님 보디가드 역할을 하는 콘셉트였습니다. 지구 방위대원들이 음악을 틀고 등장하면서 부회장님을 모시고 영상을 보여드렸습니다. 재미있었어요.-일반적으로 제약사는 보수적이라는 이미지가 강합니다. 알리코제약은 분위기가 다른지요.평소 매우 수평적인 분위기입니다. 업무를 할 때도 지시를 내리는 게 아니라 직원들이 알아서 스스로 일하도록 만드는 환경을 지향하고요. 가령 직원이 실수를 해도 책임을 묻기보단 더 열심히 하라고 독려하는 편입니다. 이 부회장님께서 직원들과 식사하는 것들 워낙 좋아하시기도 하고요.-이번 영상 제작과 비슷하게 새로 준비 중인 이벤트가 있을까요.회사 내에서 봉사활동이나 기부 등도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진천 공장 직원들이 김치를 담그는 김장 나눔 행사도 진행했어요. 원래 500포기 정도만 담가 직원끼리 나눠 먹으려고 했는데 좀 더 만들어 주변에 나눠주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700포기를 담그게 됐습니다. 진천 면사무소에 200포기 정도를 기부하고 나머지는 직원들이 2~3포기씩 가져갔습니다. 추운 날씨에 이른 아침부터 나와 김장하는 게 쉽지 않았는데 일을 끝내고 나니 다들 뿌듯해했습니다.-이외 자랑할 만한 알리코제약만의 문화가 있다면요.회사 차원에서 직원을 위한 복지를 늘리기 위해 늘 고민합니다. 내부적으로 우수사원을 뽑는데 분기별로도 뽑고 연간 MVP도 뽑아요. 연간 MVP의 경우 포상으로 500만원과 휴가까지 주고 있습니다. 또 제품명 공모전 등을 통해서 상품을 주는 이벤트 등도 기획하고 있어요. 실제 알리코제약의 액상 스틱형 숙취해소제 '다깼지' 출시 당시 제품명 공모전을 진행했습니다.2024-12-09 06:16:57차지현 -
"조기진단·치료 강조되는 COPD, 충분히 극복가능"[데일리팜=황병우 기자] 추운 겨울철이 되면 관심이 높아지는 질환이 있다. 바로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다.세계만성폐질환기구(GOLD, Global Initiative for Chronic Obstructive Lung Disease)는 11월 16일을 '세계 COPD의 날'로 지정해 COPD의 위험성에 대한 시민들 인식을 높이고 예방과 치료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이양덕 원장특히 초기 단계부터 적극적인 치료를 위한 조기진단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양덕내과 이양덕 원장은 COPD 조기진단을 위한 인지도 개선의 중요성과 만성기도질환의 진료경험을 설명했다.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은 기도(기관지염, 세기관지염)나 폐포(폐기종)의 이상으로 인한 지속적이고 때로는 진행되는 기류 폐쇄가 발생해 호흡곤란, 기침, 객담 등 만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는 이질적인 폐질환이다.이 원장은 "COPD 유병률은 40세 이상에서 13.4%이며, 65세 이상의 경우 남성의 절반 정도가 폐 기능 감소가 발생해 COPD로 진단된다"며 "국내 COPD 유병률을 고려하면, 40세 이상에서 약 300만명의 COPD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또 그는 "흡연이 COPD 발생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며 실내외 대기오염, 직업성 노출, 폐 성장 이상, 유전 등이 추가적인 원인으로 꼽힌다"며 "국내도 마찬가지로 흡연자 중 남성의 비율이 높아 남성 COPD 환자가 많지만, 여성도 흡연 시 COPD가 동일하게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다만, COPD가 가지는 질환의 특성으로 환자들이 조기에 진단받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고 언급했다.이 원장은 "폐기능이 절반 이상이 소실될 때까지 증상이 없을 수 있고,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자연적인 노화 과정으로 생각해 조기에 질환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고 진단율도 낮다"고 설명했다.아울러 "늦게 진단되어 폐기능이 50%로 이하로 떨어진 환자는 호전은 되지만 정상으로 돌아가지 못한다"며 "조기진단이 되어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폐기능 감소를 지연시킬 뿐만 아니라 향상시키고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COPD 조기진단을 위해 일차적으로 강조하는 부분은 환자의 증상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과 함께 폐기능 검사의 적극적인 시행이다.이 원장은 "현대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윌리엄 오슬러의 '환자의 말을 들어보세요. 그 안에 진단의 단서가 있습니다(Listen to your patient, he is telling you the diagnosis)'라는 말처럼 환자의 증상을 잘 들어보면 환자의 진단에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바쁜 일상으로 증상을 잘 표현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호흡곤란 점수나 COPD 평가검사의 항목을 활용하면 많은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이어 그는 "그럼에도 자각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서 진료 시 COPD가 의심되는 경우 폐기능 검사를 적극 권유하고 시행하는 것이 조기 진단율을 높이는 방법이다"며 "또 COPD 환자들은 심혈관질환, 골다공증, 우울증 및 폐암 등의 동반질환이 있는 경우에 불량한 예후를 보여 이들에 대한 검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COPD 치료제 다변화…환자 소통 통한 치료제 선택 필수"COPD 치료 환경을 봤을 때 국내에 여러 치료옵션이 등장하면서 선택지 역시 늘어난 상황이다. 지난해 GOLD가 환자 분류와 치료를 단순화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것도 대표적인 변화 중 하나다.국내진료지침은 지난 2018년도부터 증상, FEV, 악화를 고려한 가, 나, 다로 분류해 GOLD보다 앞서 지침을 임상현장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개선한 상태다.치료제 선택의 경우 GOLD 가이드라인을 고려했을 때 ICS(흡입스테로이드)+LABA 병용보다 LABA+LAMA 병용요법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이 원장은 "흡입지속성기관지확장제의 사용을 일차 치료로 권장하고 있다. 이 약물군에는 LABA 단일제 또는 LAMA 단일제가 있으며 진단 당시 증상이 심한 경우, 처음부터 LABA+LAMA를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덧붙여 "LABA+LAMA는 ICS+LABA에 비해 폐기능 향상과 악화 감소에 우수한 효과를 보인 많은 연구결과가 있다"며 "ICS+LABA 사용 군에서는 폐렴의 빈도가 증가해 다군 환자에게 LABA+LAMA 사용을 일차 치료로 권장하지만, 천식과 중복되거나 혈중 호산구가 높은 환자는 ICS+LABA를 일차 약으로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이 과정에서 이 원장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환자와의 협업을 통해 치료제를 선택해야 한다는 점이다.그는 "정기적인 진료와 검사를 시행해 환자가 약에 반응하는지 않는지 지속적으로 평가해 흡입약물을 조정하고 재교육한다"며 "약의 효과 외에도 흡입제 사용시에는 시각적, 청각적 요소 등 환자들이 직접 개개인에 맞는 기구의 장단점을 평가하는 부분이 있어 늘 협업으로 함께 치료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흡입지속성기관지확장제는 환자가 흡입약물이 올바르게 투여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하고 약물이 효과적으로 기도에 전달되어야 하는 만큼 편의성보다는 기능성과 효율성이 중요하다는 의견이다.이 원장은 "많은 질환에서 치료 편의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COPD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유효성이라고 생각한다"며 "하루에 1회 투여하는 치료제보다 2번 투여하는 치료제가 호흡 증상을 더 많이 개선시키는 것을 경험했고, 실제 임상치료에 적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장기적으로 정부가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시범사업을 추진하면서 천식 및 COPD의 진료도 세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심한 중증은 상급종합병원에서 치료하되 경증 및 중증 전 단계는 일차 의료의 역할이 더 강화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이 원장은 "의학적 판단에 따른 의료진의 진료와 권고를 존중해 의료자원이 적절하게 분배되는 문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라며 "최근에는 내과의 진료환경이 녹록지 않아 기피과가 되어버려 마음이 안타깝다. 의사들이 진료만 집중할 수 있는 좋은 의료환경이 조성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2024-12-07 06:00:24황병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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