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중항체, 급여 문턱 속속 통과…혈액암 치료지형 '변곡점'왼쪽부터 이중항체 '텍베일리', '엘렉스피오' [데일리팜=손형민 기자] 혈액암을 타깃하는 주요 이중항체 치료제들이 잇따라 급여 첫 관문을 통과했다.기존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절실한 가운데, 혁신기전 신약들이 보험급여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달 29일 8차 암질환심의위원회를 개최했다. 이날 혈액암 이중항체 얀센의 '텍베일리(테클리스타맙)'와 화이자의 '엘렉스피오(엘라나타맙)'의 급여 기준이 설정됐다.다발골수종은 골수에서 만들어진 비정상 혈장 세포가 신체 다른 부위에서 증식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혈액암이다. 이 암종에는 비교적 많은 치료제들이 등장해 5차 이상 신약들까지 허가됐다.이중항체 외에도 '킴리아(티사젠류렉셀)', '예스카타(엑시캅타진실로루셀)' 등 다양한 CAR-T 신약들도 이 질환을 타깃한다. CAR-T라는 명확한 대체제의 존재로, 이중항체 급여가 쉽지 않다는 평가도 있었다.다만 CAR-T 치료제의 경우 제조 과정이 복잡하고 투여까지 한 달 이상 소요된다는 점, 환자 컨디션이 일정 기간 유지돼야 한다는 제약이 한계로 꼽혀왔다.이와 달리 이중항체는 즉시 투여 가능한(off-the-shelf) 항암제로, 암세포와 T세포를 동시에 인식해 T세포를 활성화시킴으로써 간접적으로 암세포를 제거하는 기전을 갖는다.BCMA는 B세포 표면에, CD3는 T세포 표면에 발현되는 단백질로 엘렉스피오와 텍베일리는 두가지를 모두 타깃해 골수종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신규 기전을 갖고 있다.엘렉스피오는 임상2상 MagnetisMM-3 연구를 통해 3회 이상 치료 전력이 있는 환자에서 효과를 보였다.임상에서 엘렉스피오는 객관적반응률(ORR) 61%를 나타냈으며 15개월 동안 반응이 유지된 비율은 71%로 확인됐다. 엘렉스피오 투여군의 전체 생존기간(OS) 중앙값은 24.6개월,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은 17.2개월이었다.텍베일리는 임상2상 MajesTEC-1 연구에서 165명 환자에게 투여한 결과, ORR 63%, 엄격한 완전관해(sCR) 32.7%, 완전관해(CR) 6.7%, 매우 좋은 부분관해(VGPR) 19.4%로 나타났다. 평균 반응 시작 시점은 1.2개월, 반응 지속기간은 18.4개월로 보고됐다. B세포 림프종서도 이중항체, 상정 대기이중항체 '엡킨리'또 다른 혈액암인 재발성·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에서는 CD3와 CD20을 타깃하는 이중항체의 급여 논의가 진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이 중 애브비의 '엡킨리(엡코리타맙)'는 지난 7월 급여 기준이 설정되며 암질심을 통과했다.DLBCL은 비호지킨 림프종의 약 40%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B세포 림프종으로, 병기가 빠르게 진행되는 공격적 특성이 있다. 1차 치료 실패율이 약 15%에 달하고, CR에 도달해도 18개월 내 재발률이 25% 수준이다.내성 환자들에게는 기존 CAR-T 치료제가 급여를 받고 사용되고 있으나, 치료 개시까지의 시간 지연, 신경독성(ICANS) 등으로 인해 고령 환자군 적용이 제한적이다. 이에 신규 치료제 대한 수요도는 여전히 존재한다.엡킨리는 임상1/2상 EPCORE NHL-1 연구에서 2개 이상 치료 전력이 있는 CD20 양성 재발성 또는 불응성 DLBCL 환자 16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ORR 62%, CR 39%, 반응 지속기간(DOR) 중앙값 15.5개월을 기록했다.이중항체 '컬럼비'또 로슈의 이중항체 '컬럼비(클로피타맙)'의 도전도 계속될 전망이다. 컬럼비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7월 암질심에 상정됐지만 급여 기준 설정에 성공하지 못했다.지난해 12월 컬럼비와 함께 상정된 엡킨리는 당시에는 실패했지만 올해 6월 2수 만에 암질심 문턱을 넘어서는 데 성공한 바 있다.컬럼비는 국내를 비롯해 미국, 유럽 등에서 DLBCL 2차 치료제로 적응증이 확대된 만큼, 향후 로슈가 국내에서 2, 3차 동시 급여 신청을 고려할 가능성도 존재한다.컬럼비는 최대 12주기(약 8개월) 고정투약기간을 갖는 치료제로, 투여 종료 시점이 명확하다는 점이 특징이다.임상에서 컬럼비는 CR 40%, ORR 52%, CR 환자 DOR 중앙값 26.9개월을 보였으며, 18개월 시점에도 67%의 CR 유지율을 기록했다.2025-11-03 06:12:10손형민 -
삼수 만에 암질심 넘은 '파드셉', 이번엔 성공할까[데일리팜=어윤호 기자] ADC 방광암 신약 '파드셉'이 세번째 도전 끝에 암질환심의위원회의 벽을 넘어섰다.이에 따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거쳐 최총 등재에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 볼 부분이다.파드셉은 2023년 3월 국내 최초 허가됐다. 비급여 상태에 머문지 2년이 넘은 셈이다.단독요법의 경우 지난해 2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를 통과했지만 경제성평가 완료 후 비용효과성을 두고 정부와 제약사 간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등재가 지연됐다.이후 아스텔라스는 지난해 연말 최근 이전에 PD-1 또는 PD-L1 억제제 및 백금기반 화학요법제의 치료 경험이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성인 환자 치료에서 파드셉 단독요법, 진행성 전이성 요로상피세포암 1차요법에서 PD-1저해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병용요법에 대한 급여 신청을 제출했다. 그러나 이 역시 2월 암질심에서 고배를 마셨다.그러나 아스텔라스는 빠른 재정비를 통해 다시 급여 신청을 제출했고, 이번에 단독요법과 병용요법 모두 급여 기준이 설정됐다.파드셉은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서 Category 1로 우선 권고, 면역항암제와 백금기반 화학요법제 투여 후에도 암이 진행되거나 재발한 기존 표준 치료법이 없었던 요로상피암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옵션이다.국내에는 이전에 백금기반 화학요법제 및 PD-1 또는 PD-L1억제제의 치료 경험이 있는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환자를 위한 단독요법으로 2023년 3월 허가됐으며 지난해 7월 키트루다 병용요법 적응증을 추가했다.한편 파드셉 단독요법은 이전에 백금기반 화학요법제 및 PD-1/L1 억제제 치료 경험이 있는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환자 608명을 대상으로 파드셉과 기존의 화학요법제를 비교 평가한 글로벌 3상 임상연구 EV-301를 통해 유효성을 확인했다.연구 결과, 파드셉 투여군은 기존 화학요법 대비 사망 위험을 약 30% 감소시켰으며, 파드셉 투여군의 전체생존기간(OS) 중앙값은 12.9개월로 화학요법 9.0개월 대비 유의미한 생존기간 개선을 입증했다. 또한, 파드셉의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은 5.6개월, 대조군 3.7개월로 질병 진행 위험을 38%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2025-10-31 11:30:29어윤호 -
시밀러 확대·기술료 유입...종근당, 정중동 R&D 행보[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종근당이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를 위해 분주한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사업에 뛰어든지 17년 만에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을 4개로 늘렸다. 기술수출 신약의 개발 진전으로 유럽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고 국내 바이오기업 지분투자와 협업도 강화했다. 핵심 R&D 파이프라인을 떼어 독립법인에서 개발을 시도하는 차별화 전략도 시도한다.바이오시밀러 2건 유럽 임상 예고...2018년 첫 허가 이후 파이프라인 4종으로 확대30일 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은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건선치료제 바이오시밀러 'CKD-704'(성분명 리산키주맙)의 유럽 임상 1상 승인을 받았다.종근당은 유럽에서 건강한 성인 200여명을 대상으로 CKD-704와 오리지널 품목인 '스카이리치'와의 약동학적 동등성을 입증하고, 안전성과 면역원성을 비교하는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다.스카이리치는 면역 매개물질 인터루킨(IL)-23의 p19 소단위체(subunit)를 차단하여 염증세포의 활성화를 억제하는 바이오의약품이다. 판상 건선과 건선성 관절염,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과 같은 염증성 질환의 치료에 사용된다.지난해 스카이리치의 글로벌 매출은 16조 4000억원으로 이 중 건선치료제 시장에서 약 9조5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했다. 40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건선 시장에서 약 24%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종근당은 또 다른 바이오시밀러 ‘CKD-706’의 유럽 임상 1상시험 신청을 준비 중이다. CKD-706은 자가면역질환치료제로 CDK-704와 마찬가지로 피부질환 치료 영역을 타깃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종근당이 개발 중이거나 개발이 완료된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은 총 4개로 집계됐다. 종근당은 2008년 자체 플랫폼 기술을 확보하면서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뛰어들었다.종근당은 지난 2018년 11월 빈혈치료제 네스프의 바이오시밀러 ‘네스벨’의 국내 허가를 받았다. 네스벨은 '다베포에틴 알파(Darbepoetin α)'를 주성분으로 하는 2세대 빈혈치료제 네스프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이다. ▲만성신부전 환자의 빈혈 ▲고형암 환자의 화학요법에 의한 빈혈 등 치료에 처방된다. 종근당은 2012년 네스벨의 임상1상시험에 착수한지 6년 만에 첫 바이오시밀러 상업화에 성공했다.종근당은 네스벨의 해외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종근당은 지난 2019년 9월 일본 후생노동성으로부터 네스벨 판매허가를 획득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나섰다. 네스벨의 현지 판매는 마일란 일본법인이 담당한다. 종근당은 지난 2023년과 지난해 일본 수출액이 각각 412억원, 38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일본 수출액은 276억원으로 집계됐다.종근당은 2022년 10월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루센비에스주’의 국내 품목허가를 승인 받았다.루센비에스는 ▲신생혈관성(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의 치료 ▲당뇨병성 황반부종에 의한 시력 손상의 치료 ▲증식성 당뇨성 망막병증의 치료 ▲망막정맥폐쇄성 황반부종에 의한 시력 손상의 치료 ▲맥락막 신생혈관 형성에 따른 시력 손상의 치료 등 루센티스가 보유한 적응증 5개를 모두 확보했다.종근당은 2012년 바이오시밀러 자체 플랫폼 기술을 적용해 고생산성 균주를 개발하고 라니비주맙 항체 원료의약품의 제조기술을 확보했다. 천안공장에서 제조한 상용화 원료의약품을 기반으로 2018년 9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서울대학교병원을 비롯한 25개 병원에서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 환자312명을 대상으로 루센비에스의 임상 3상을 진행했다.임상 3상에서 약물 투여 후 3, 6, 12개월이 경과한 시점에서 각각 15글자 미만의 시력 손실 및 시력 호전을 보인 환자의 비율과 최대 교정시력의 평균 변화, 중심망막 두께 변화 등 지표에서 약물 효능 및 기타 약동학, 면역원성, 안전성 모두 오리지널 약물과 임상적 동등성이 확인됐다.신약 기술수출 후 마일스톤 유입...바이오기업 협업·R&D 자회사 설립 등 광폭행보종근당은 신약 분야에서도 점차적으로 R&D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최근에는 R&D 성과로 최근 스위스에서 새로운 수익이 유입됐다. 지난해까지 스위스 수출 실적이 없었지만 올해 상반기 69억원의 매출이 신규 발생했다.신약 기술수출 후 개발 단계 진전에 따른 마일스톤 수익이다. 종근당은 지난 5월 노바티스로부터 CKD-510의 단계별 마일스톤 달성에 따른 기술료 500만달러(70억원)를 수령했다. 노바티스가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에 CKD-510의 임상 2상시험 승인 계획(IND)을 제출하면서 계약 조건에 따라 기술료 지급 요건이 충족됐다. 종근당은 CKD-510 기술수출 이후 처음으로 추가 기술료가 유입됐다.종근당이 지난 2023년 11월 노바티스에 CKD-510을 기술수출했다. 반환 의무 없는 계약금이 8000만 달러 규모다. 개발과 허가 단계에 따른 마일스톤 규모는 최대 12억2500만 달러다.CKD-510은 종근당이 연구개발한 신약후보 물질로 선택성이 높은 비히드록삼산(NHA, non-hydroxamic acid)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HDAC6 억제제다. 전임상 연구에서 심혈관 질환 등 여러 HDAC6 관련 질환에서 약효가 확인됐다. 유럽과 미국에서 진행한 임상 1상에서 안전성과 내약성을 입증받았다.종근당은 바이오기업과의 협업, R&D 자회사 출범 등 새로운 시도가 이어지는 분위기다.종근당은 지난 6월 국내 바이오기업 앱클론에 122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앱클론이 종근당을 대상으로 진행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앱클론 7.33%를 보유한 2대주주에 등극했다. 종근당이 타 법인을 대상으로 100억원 이상의 투자를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종근당 김영주 대표와 앱클론 이종서 대표가 전략적 지분 투자 및 공동 연구개발 파트너십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앱클론은 항체의약품 개발을 위해 한국과 스웨덴 연구진이 지난 2010년 공동 설립했다. 지난 2017년 9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앱클론은 위암, 대장암, 전립선암, 혈액암 등의 영역애서 항암신약을 개발 중이다. HER2 표적 항체치료제 AC101, 이중항체 기반 면역항암제 AM105, CAR-T 치료제 AT101 등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종근당은 앱클론이 개발 중인 혈액암 CAR-T(키메라 항원수용체 T세포) 치료제 ‘AT101’의 국내 판매 우선권을 확보했다. 향후 새로운 CAR-T 치료제 및 이중항체 기반 신약의 공동개발과 상업화를 위한 포괄적 협력 체계도 구축할 예정이다. AT101은 앱클론이 2025년 신속허가 신청을 목표로 현재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는 약물이다.종근당과 앱클론은 HER2 표적 카티치료제(AT501)와 PSMA(전립선특이세포막항원), CD30(단백질), T세포의 활성화에 관여하는 4-1BB 등을 타깃으로 하는 혈액암, 고형암, CAR-T 치료제 및 이중항체 치료제도 공동으로 개발할 계획이다.종근당은 지난 22일 신약개발 전문기업 아첼라를 설립했다. 종근당의 100% 자회사로 출범하는 아첼라는 직접 새로운 신약을 발굴하지 않고 개발만 전담하는 개발 중심(NRDO, No Research Development Only) 바이오벤처를 표방한다. 신규 파이프라인 발굴과 임상 진행, 기술수출 및 상용화 등 신약개발 업무를 추진할 예정이다.충정로 종근당 본사에서 열린 아첼라 창립식에서 아첼라 이주희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아첼라는 종근당으로부터 신약 후보물질 3개를 넘겨받고 개발을 진행한다. CETP 저해제 ‘CKD-508’, GLP-1 작용제 ‘CKD-514’, 히스톤탈아세틸화효소6(HDAC6) 저해제 ‘CKD-513’ 등 3개의 파이프라인 개발에 핵심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CKD-508은 CETP 저해 기전을 활용한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로 영국 임상 1상에서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고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으로부터 미국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CKD-514는 경구 투여가 가능한 GLP-1 작용제로 비만 및 당뇨 분야에서 혁신적인 치료 옵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는 약물이다. CKD-513은 뇌혈관장벽(BBB) 투과가 가능한 HDAC6 저해제로 난치성 신경질환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가진 후보물질이다.신약개발 전문 기업 출범의 표면적인 이유는 전문성의 극대화다. 특정 신약 과제에만 전담하면서 전문성을 높이고 효율적인 R&D를 진행하겠다는 취지다. 특정 과제의 연구만 집중하기 때문에 내외부 요인으로 인한 R&D 혼선을 차단할 수 있다는 노림수다. 독립법인이 외부로부터 자금 조달에 용이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지목된다.이주희 아첼라 대표는 “아첼라의 창립은 종근당 신약개발의 새로운 전환점이자 중장기적 성장동력 확보의 기회가 될 것”이라며 “종근당의 핵심 파이프라인에 집중해 신약개발의 효율성을 높이고 글로벌 시장 진출의 가능성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2025-10-30 12:00:16천승현 -
K-항암제, 글로벌 문턱 넘을까…ESMO서 엿본 잠재력[데일리팜=황병우 기자] 2025년 유럽종양학회(ESMO)는 글로벌 항암 전략의 진화 흐름을 조망하는 무대이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에게는 기술의 가능성과 산업의 구조적 숙제가 교차한 무대였다.AI 기반 바이오마커에서부터 방사성의약품, ADC, 면역항암 병용 전략까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세계와의 격차를 좁히려는 시도를 보였고, 포스터 발표 등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냈다.특히 면역 반응이 약하거나 기존 치료제의 효과가 한계에 다다른 암종에 대해, 각 기업들은 ‘다르게 듣는 방법’을 찾기 위한 전략을 보여줬다. 아직은 중심 무대는 아니지만 구조적 제약 속에서도 자신만의 전략을 시험하는 기회로 삼았다.면역 반응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적 진화이번 ESMO2025에서 국내 면역항암제 파이프라인은 공통적으로, 시장의 주요 치료제로 자리 잡은 PD-1 계열 면역항암제의 반응 범위를 확장하려는 전략을 공유했다.이미 글로벌에서는 면역 단독요법의 반응률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병용 전략이 주류로 자리 잡았고, 국내도 이에 대응하려는 노력이 본격화되고 있다.가장 눈에 띄는 흐름은 기존 면역항암제와 병용할 수 있는 새로운 기전의 투입이다. TGF-β 저해제, 면역세포 침투 촉진 기전, 혹은 면역 억제세포를 제거하는 접근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설계가 이뤄졌다.먼저 지아이노베이션은 자체 '이뮤노사이토카인(Immune-cytokine)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된 융합 단백질 신약 후보물질 GI-102를 통해 가능성을 탐색했다.회사에 따르면 PD-1 항체 불응 또는 내성 환자군을 대상으로 진행된 병용 임상에서 의미 있는 항암 활성을 보였다. 이는 PD-1 항체 단독요법에서 반응하지 않았던 환자에서 종양이 절반 이상 줄었다는 점에서 불응성을 극복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왼쪽상단부터 시계방향)지아이이노베이션, 퓨처켐, 한미약품, 루닛, 이뮨온시아, 에스티큐브 ESMO2025 참석 모습 이 같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아이이노베이션은 글로벌 제약사와의 1차 흑색종 치료제 병용 임상 협업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또 이뮨온시아는 자체 PD-L1 항체 IMC-001을 기반으로 진행 중인 글로벌 임상 2상 중간 결과를 포스터 세션에서 공개했다.식도암 환자 대상으로 ORR 15.4%를 보였고, 안전성에서도 양호한 프로파일을 나타냈다. 기존 면역항암제와 비교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며, 향후 적응증 확장을 위한 후속 임상을 준비 중이다.해당 후보물질은 이미 미국·한국 임상 모두에서 단독 투여를 통해 데이터 확보가 가능하며, 상용화 시점에 맞춘 파트너링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새로운 타깃 퍼스트인클래스, 혹은 베스트인 클래스 도전이번 학회에서는 남들이 가지 않은 새로운 타깃을 공략하여 글로벌 퍼스트인클래스(first-in-class) 신약을 노리는 전략과 함께 국내사들이 많이 시도하는 같은 기전에서 전략을 다양화하는 베스트인클래스(best-in-class)도 존재했다.이 중 에스티큐브는 BTN1A1을 표적한 신약 후보물질 '넬마스토바트'를 통해 PD-L1 비발현·내성암 환자에서도 반응 가능성을 탐색하는 등 새로운 면역 타깃을 통해 퍼스트인클래스를 목표로 한 전략적 움직임을 보여줬다.회사에 따르면 BTN1A1은 에스티큐브가 세계 최초로 규명한 타깃으로 PD-L1과는 독립적으로 작용하는 면역관문 단백질이다. 정상조직에서는 발현이 거의 없지만 암세포에서는 강하게 나타나는 특성을 지녀, 치료 표적이자 예측 바이오마커로 활용 가능성이 높다.ESMO2025에 참여한 주요 기업 또 한미약품은 후성유전(EZH1/2) 표적에 주목했다. 회사는 기존 EZH2 저해제 투여 시 EZH1이 보상적으로 증가해 내성이 발생한다는 점에 착안해, EZH1과 EZH2를 동시에 억제하는 이중저해제를 개발 중이다.한미약품은 ‘EZH1/2 이중저해제(HM97662)’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하며, 내성 극복을 겨냥한 새로운 항암 기전의 가능성을 제시했다.특히 SMARCA4 결손 환자에서 나타난 부분관해 사례가 주목받았다. 해당 환자군은 기존 치료 반응률이 낮은 고위험군으로, EZH1/2 이중 저해 전략이 분자 변이 기반 환자에서도 치료 활성을 보일 가능성을 나타냈다는 점에서 발전 가능성이 점쳐진다.회사는 EZH1/2 이중 억제 타깃이 특히 잘 작용할 수 있는 암종으로 소세포암, 난소암, 전립선암 등을 주목하고 있다. 전이성 고형암이라는 넓은 적응증에서 시작해, 반응이 뚜렷한 암종 중심으로 적응증 범위를 좁혀갈 계획이다.새로운 타깃을 선점하려는 이러한 도전들은 K-바이오의 혁신 이미지를 부각시키며, 향후 라이선스 아웃이나 공동개발 등으로 이어질 교두보가 되고 있다. AI·방사성의약품·ADC… 기술 다변화로 정면 돌파기술의 다양성도 돋보였다. 루닛은 AI 기반 영상 분석 플랫폼으로 폐암 치료 예측 성과를 오럴 세션에서 발표하며 존재감을 각인시켰다.면역항암제 투여 전 AI가 분석한 종양미세환경 예측값(Lunit SCOPE IO)이 실제 반응률 및 생존 지표와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기존 TMB나 PD-L1 등의 바이오마커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왼쪽부터)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와 루닛은 부스를 통한 소통도 꾸준히 진행중이다. 방사성의약품 영역에서는 퓨쳐켐이 전립선암 치료제 FC705의 국내 임상 2상 결과를 포스터 발표했다.Lu-177 기반 치료제로 PSA 반응률이 50%를 상회했으며, 안전성도 우수하게 나타났다. 이미 국내외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바 있으며, 향후 유럽 임상 진입을 위한 사전 검토도 병행 중이다.ADC 분야에서는 리가켐바이오가 HER2·넥틴4 타깃 기반의 ADC 파이프라인을 중심으로 전임상 데이터를 공개했다.이중 HER2 ADC는 기존 대비 더 높은 약물 탑재율을 바탕으로 항암 효과를 강화했으며, 넥틴4 ADC는 방출 메커니즘 차별화를 통해 기존 엔포투맙 대비 독성 프로파일을 개선하는 전략이 소개됐다.성과는 있었지만, 구조적 숙제 고민도 여전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다수의 국내 기업은 자체 기술 기반으로 포스터 세션에 진입했고, 일부는 오랄 세션까지 진출해 글로벌 무대에서 실질적인 평가를 받았다.ESMO 2025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주연은 아니었지만, 그 가능성과 방향성을 알릴 수 있었던 자리였다.퍼스트인클래스의 포지션을 노리는 타깃 전략, AI·방사성의약품 등 차별적 기술 기반의 시도, 그리고 글로벌 파트너링을 통한 사업화 전략 등은 조금씩 진화 중이다.다만, 이번 학회에서 확인된 국내 기업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대부분 임상 1상 혹은 초기 중간 결과에 머물렀다는 점은 아쉬움을 남겼다.글로벌 빅파마들이 OS 개선이나 1차 치료 전진이라는 결정적 성과를 앞세운 글로벌 빅파마에 비해, 국내 파이프라인은 여전히 가능성 검증 단계에 머물렀다.지금은 가능성이라는 단어로 포장되는 단계다. 국내 기술이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지금 확인된 가능성을 얼마나 발전 시킬 수 있는지도 중요한 상황이다. 허가 이후 전략, 그리고 상용화 시점에 대한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미다.글로벌 무대에서 성과와 과제가 동시에 확인된 이번 ESMO는, K-바이오에 질문을 던진 무대였다. 가능성에 머물지 않고, 그 가능성을 현실로 전환하는 단계로 나아갈 수 있을지. K-항암제의 다음 도약이 주목된다.2025-10-30 06:19:04황병우 -
"코로나 중증환자 꾸준히 증가…예방이 감염관리 핵심"송준영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이 엔데믹으로 전환된 지 약 2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중증 환자 발생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의료현장에서는 여전히 '감염의 그늘'이 남아 있다. 확진자 수가 예전처럼 폭발적으로 증가하지는 않지만,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한 입원과 중증 사례가 늘어나는 상황이다.송준영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폐렴 등의 증상이 심해 입원한 고위험군 환자들 중 코로나19로 확진을 받는 경우가 많다"라며 "이들은 중증 감염으로 장기간 입원하거나 신체 기능 저하, 사망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아울러 "폐렴으로 입원하는 환자 대부분이 고령층 또는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이라며 "감염 시 회복이 늦고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백신 접종을 통한 예방이 필수"라고 덧붙였다.송 교수에 따르면 연령은 코로나19에서 가장 중요한 위험 요인으로 65세 이상에서 연령이 높아질수록 감염 시 중증으로 진행할 위험이 현저히 증가한다.면역저하자 또한 중증 감염 위험이 매우 높은 집단이다. 고대구로병원을 비롯한 8개 의료기관이 참여한 ‘Host-based Influenza Morbidity & Mortality Study’에서 백신 효과와 질병 부담을 분석한 결과, 암 환자와 만성 신부전 환자 등 면역저하자에서 코로나19 감염과 중증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투석 환자 역시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투석실은 한정된 공간에서 여러 환자가 함께 치료를 받는 환경이기 때문에 감염이 발생하면 집단 유행으로 번질 수 있으며, 이 경우 대부분 중증 감염으로 진행할 위험이 높다.전문가들은 코로나19를 계절성 호흡기 감염병으로 보는 시각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고 있다며, 질환에 대한 인식 개선과 함께 백신 접종을 적극 권고하고 있다.송 교수는 "최근 몇 년간 코로나19는 여름과 겨울, 즉 연 2회 유행이 반복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독감처럼 정기적인 백신 접종을 통해 중증 위험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다만 엔데믹과 함께 백신 접종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낮아진 상황이다. 송 교수에 따르면 암 환자처럼 반드시 접종이 필요한 환자군이라도, 담당 의사가 적극적으로 권하지 않으면 '열이 나지 않을까', '항암치료에 지장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으로 접종을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특히 암 환자가 백신을 맞지 않고 코로나19에 감염되면 항암치료를 중단해야 하거나, 폐렴 등 중증 감염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송 교수의 의견이다.송 교수는 "중증 감염에 대한 예방 효과는 현재도 70%를 상회하며, 접종 후 약 10개월까지 효과가 유지된다. 65세 이상 고령자나 심부전, 폐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에서는 감염 자체를 막는 것보다 폐렴, 급성호흡기질환, 기저질환 악화 등 중증감염으로 인한 입원과 사망을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평가했다.이어 "의료진이 환자에게 접종의 필요성과 안전성을 충분히 설명하고 적극적으로 권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코로나·독감 동시 접종, 안전성 충분…예방효과·접종률 모두 높여야"정부는 이달 15일부터 독감,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국가예방접종(NIP)을 시작했다. 두 백신은 동시 접종 또한 가능하다.올해의 백신주는 LP.8.1으로, 해당 변이는 지난해부터 유행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LP.8.1에서 진화한 NB.1.8.1, XFG 등의 하위 변이가 증가하고 있다.이들 변이는 모두 오미크론 계통의 하위 변이로, LP.8.1 변이주 백신은 면역원성 평가 결과 이러한 하위 변이에 대해서도 높은 수준의 교차면역이 확인돼 충분한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송 교수는 "코로나19가 매년 반복적으로 유행하는 가운데, 접종이 반드시 필요한 연령층과 질환군을 대상으로 국가가 예방접종을 공식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고 평가했다.화이자의 경우 지난 8월 LP.8.1 변이에 대응하는 '코미나티 엘피에이트원'을 허가받은 바 있다. 특히 화이자의 백신은 프리필드시린지 제형이다. 다회용 바이알의 경우 약간의 용량 오차가 생길 수 있지만, 1회용 주사기로 미리 용량이 충전된 프리필드시린지는 충분한 적정 용량을 투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감염 관리 측면에서도 프리필드시린지가 안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송 교수는 "최신 코로나19 백신들은 충분한 예방효과를 확인했다. 현재 유행하는 변이 바이러스들은 서로 변이 폭이 크지 않아, 현재 국내 도입된 백신으로 최신 변이에 대해 충분한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이어 "인플루엔자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 백신도 정기적인 접종이 필요하다. 두 질환 중 어느 하나의 중증도가 더 높다고 단정하긴 어려우며, 65세 이상에서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 모두 질병부담이 크다"라고 덧붙였다.다만 코로나19 백신은 접종 초기에 인플루엔자 백신과 달리 ‘접종하면 힘들다’, ‘이상반응이 많다’는 인식이 형성되며 접종률이 낮게 집계됐다.현재 65세 이상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률은 약 85%에 달하지만,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지난해 말 45%, 올해 4월 기준 47.9%였다. 따라서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두 백신의 동시 접종을 적극적으로 권장되는 상황이다.송 교수는 "코로나 백신 투여 이후 반응의 경우 면역이 부스팅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후 3회차 접종부터는 발열이나 피로감 등 일반적인 이상반응 빈도와 강도가 낮아 졌다. 젊은 층에서 우려됐던 심근염 발생 빈도도 현저히 감소했다. 앞으로 코로나19 백신도 반복적으로 접종이 이루어지면 이러한 우려가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두 백신 동시 접종의 안전성 역시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다. 송 교수는 "백신 동시 접종으로 이상반응의 빈도가 증가하지 않으며, 심각한 발생 사례도 보고되지 않았다. 다양한 연구 결과에서 모두 코로나19 백신과 인플루엔자 백신의 동시 접종이 안전하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부연했다.이어 "동시접종은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 번 내원했을 때 두 백신을 함께 접종하면 접종 시기를 놓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실제로 내원 환자 중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상당수가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과 동시접종을 했다"라고 설명했다.그는 "학회에서는 질병관리청과 협력해 다양한 매체를 통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알리고, 캠페인 등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라며 "특히 백신과 관련된 잘못된 정보나 왜곡된 보도는 한 번 퍼지면 국민들이 이를 사실로 인식하게 되고 다시 바로잡기가 어렵다. 따라서 선제적으로 정확한 정보를 알리고, 백신의 안전성과 필요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홍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2025-10-30 06:11:12손형민 -
면역항암제·ADC 진화, 암 치료 전선 다시 그리다[데일리팜=황병우 기자] 2025년 유럽종양학회(ESMO2025)는 면역항암제와 항체-약물 접합체(ADC)의 진화를 중심으로 또 한번의 암 치료 패러다임 대전환을 알렸다.특히 미충족수요가 있었던 난소암, 삼중음성유방암(TNBC), 방광암 등에서 새로운 치료 옵션이 떠오르며 '0에서 1'의 돌파구를 만들었고, 기존 후기 요법으로 자리잡았던 신약들이 1차 치료로 전진 배치되는 흐름도 뚜렷했다.이번 학회는 단순히 반응률 개선에 그치지 않고, 완치를 향한 가능성을 언급한 연구들이 늘고 있으며 환자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줬다.면역항암제 한계를 넘어선 확장, 가능성 확대"프랙티스 체인징(practice-changing)을 한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을 때 학회 현장에서 박수가 나오게 된다."매년 개최되는 유럽종양학회에서는 다양한 연구가 발표되지만 그 중 주요 발표들은 얼마나 큰 박수가 나올 것인지도 작은 관전포인트이기도 하다.이번 ESMO2025 역시 새로운 치료옵션의 기대로 박수세례가 이어졌던 연구들이 존재했다. 특히 수술 전후(주요 근치적 치료 시기)에 면역항암제를 투입해 완치율을 높이려는 전략이 성과를 보였다.이러한 흐름은 면역항암제를 기존 전신화학요법이나 표적치료보다 앞서 투입함으로써, 질병의 초기 치료 창(window)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것이다.대표적인 연구가 근치적 방광암에서 파드셉(엔포투맙 베도틴)과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병용이 수술 전 보조요법으로 강력한 결과를 낸 KEYNOTE-905 임상 결과다.기존 수술 단독 치료군과 비교해 병용군은 수술 단독군 대비 사건-무사건 생존(EFS) 위험을 55% 개선하고, OS 47%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당 환자군에서 사상 처음으로 OS 개선을 입증한 3상 결과로 평가되며, 2년 생존율 역시 치료군 80%, 대조군 63%로 큰 격차를 보였다크리스토프 벌스테케(Christof Vulsteke) 벨기에 AZ 마리아 미델라레스병원 교수 발표 모 발표를 맡은 크리스토프 벌스테케(Christof Vulsteke) 벨기에 AZ 마리아 미델라레스병원 교수는 "향후 방광 적출 없이 환자를 치료(cure)하는 새로운 장을 열 것"이라고 전망해 '면역+ADC 병용'의 장기적 완치 잠재력에 기대를 나타냈다.키트루다는 재발성 난소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상 임상시험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PFS 개선이 관찰된 KEYNOTE-B96 연구 결과도 주목받았다.이 연구는 난소암 재발 환자군에 키트루다·도세탁셀·베바시주맙의 3중 병용요법을 적용해 전체생존율(OS) 개선을 입증했다. 난소암은 기존 면역치료의 사각지대로 분류됐던 대표적인 암종으로, 이번 성과는 면역치료 불응 영역에서도 병용 전략을 통해 생존 혜택이 가능하다는 근거를 제시한 첫 사례로 평가된다.ADC, 구조를 바꾸는 기술 전쟁올해 ESMO는 ADC 기술의 임상 성과가 집약적으로 확인된 무대였다. 특히 삼중음성유방암(TNBC) 영역에서는 두 건의 3상 임상 결과가 나란히 발표되며, 새로운 치료 기준의 등장을 예고했다.길리어드의 트로델비(사시투주맙 고비테칸)는 재발 또는 전이성 TNBC 환자를 대상으로 한 1차 치료에서 의미 있는 생존 개선을 보였다. 해당 결과는 ASCENT-03 연구를 통해 발표됐다.기존 화학요법 대비 전체생존기간(OS)과 무진행생존기간(PFS) 모두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을 보여, 1차 치료에서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았다.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가 공동 개발 중인 Dato-DXd(다트로웨이)는 TROPION-Breast02 임상에서 전이성 TNBC 1차 치료 단독요법으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도출했다. 이 연구에서도 기존 화학요법 대비 OS 및 PFS가 유의하게 개선됐으며, 특히 PD-L1 발현과 무관한 효과가 확인돼 적용 범위를 넓힐 가능성을 보였다.ESMO 2025 주요 임상 발표 정리 두 약물 모두 TROP2를 표적으로 하지만, 약물 탑재체(Payload)와 링커 안정성, 방출 메커니즘 등 플랫폼 전략에서 차별성을 보인다. 이번 ESMO 발표는 ADC가 단순한 대안이 아니라 1차 치료에서의 새로운 표준으로 전환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HER2를 표적으로 한 ADC 기술의 진화 흐름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엔허투(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는 DESTINY-Breast05 연구를 통해 고위험 조기 HER2+ 유방암 환자에서 재발률을 약 40% 감소시키며, 기존 표준이던 T-DM1(트라스트주맙 엠탄신, 카드실라)을 넘어서는 수술 후 보조요법 성과를 입증했다.이번 성과는 HER2 저발현 환자로까지 적응증이 확장된 흐름을 조기 치료로 연결하고, 향후 전이 → 수술 후 보조 → 수술 전 병용 등 치료 전선을 보다 광범위하게 확대할 가능성을 보여준다.이와 함께 난소암에서 CDH6을 표적한 R-DXd가 ORR 50% 이상을 기록해 난치암 영역에서 ADC 적용 확장을 보여줬고, HER3·넥틴4 등 차세대 표적 기반 ADC들도 후속 전략으로 잇따라 발표되며 기술경쟁이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ADC 분야는 단일 약물의 경쟁을 넘어, 플랫폼 기술 그 자체의 경쟁으로 넘어가고 있다. 약물 탑재체(Payload), 링커, 안정성, 표적 선택성 등이 모두 독립적인 차별화 포인트가 되며, 일부 기업들은 이를 모듈화해 복수 타깃에 적용하는 전략을 구사 중이다.결국 향후 경쟁은 어떤 종양 유형에 어떤 접합 기술을 매칭하느냐에 대한 전략 싸움으로 옮겨가고 있으며, 이번 ESMO는 그러한 경쟁의 본격 개막을 알리는 장이었다.후기에서 1차로 치료차수의 이동… '처음부터 강하게'올해 ESMO는 후기 치료제로 시작됐던 약물들이 점차 앞선 단계로 전진하며 치료전선 자체가 이동하고 있다는 흐름을 뚜렷하게 보여줬다.새로운 치료제가 '몇 번째 치료에 쓰이는가'의 위치를 바꾸고 있는 것으로 그동안 후기 치료(2·3차 이상)에서 일정 효과를 보이던 신약들이 이제는 1차 치료 혹은 수술 전 단계로 올라오고, 더 빠르게 환자 생존을 좌우하는 지점에서 사용되기 시작했다.이런 변화의 목적은 명확하다. 초기 치료 시점에서 치료 강도를 높여 완치 가능성을 최대화하고, 환자의 삶의 질을 고려해 부작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정밀하게 최적화하는 것이다.ESMO 2025에서 확인된 치료 전략의 전환 흐름 실제 일부 연구에서는 항암제 투여 횟수를 줄이거나 간격을 조절해 동일 효과를 유지하면서 독성을 줄이려는 시도도 있었다. 치료의 성과 외에도 환자의 신체적 부담과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연구도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다.결국 ESMO 2025는 뒤늦은 구원보다, 초반의 의미있는 효과라는 화두가 더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희망이 아닌 초기 치료를 통한 완치의 가능성을 높이는 변화라는 접근을 강조한 무대였다.면역항암제와 ADC의 진화는 '불가능해 보이던 완치의 창'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암 치료의 패러다임은 지금 다시 쓰이고 있다.2025-10-29 06:27:54황병우 -
기술료 6천억의 반전...한미, 권리반환 신약 재기 순항[데일리팜=천승현 기자] 한미약품이 기술수출 후 반환된 신약의 재기 프로그램이 순항하고 있다. 사노피에 기술수출후 반환된 에페글레나타이드는 3000억원 이상의 기술료를 확보했고 추가 임상시험을 통해 비만치료제 상업화에 근접했다. 한미약품이 14년 전 기술이전한 경구용 신약 기술은 길리어드가 개발에 가세했다. 한미약품은 일라이릴리와 얀센으로부터 돌아온 신약 후보물질이 혈액암과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 영역에서 활발한 임상시험이 전개 중이다.에페글레나타이드 비만치료 효과 확인...사노피 기술반환 후 5년만에 상업화 가능성29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비만치료제로 개발 중인 에페글레나타이드를 올해 안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허가 신청할 예정이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 후보물질이다. 임상 3상 톱라인 결과 위약 대비 유의미한 체중감량 효능과 안전성이 확인됐다.임상3상시험은 당뇨병을 동반하지 않은 성인 비만 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40주차 분석 결과 5% 이상 체중이 감소한 대상자 비율은 에페글레나타이드군 79.42%, 위약군 14.49%로 나타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평균 체중 변화율은 에페글레나타이드군 -9.75%, 위약군 –0.95%로 나타났다.10% 이상 체중이 줄어든 피험자는 에페글레나타이드 투여군이 46%로 위약군 6.62%를 크게 앞섰고 15% 이상 체중 감소는 19.86%로 위약군 2.90%와 큰 격차를 보였다.한미약품 측은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우수한 효능은 물론 기존 약물 대비 안전한이상사례 프로파일이 확인됐다”라고 평가했다. 기존 GLP-1 계열 비만치료제는 구토나 오심, 설사 등 위장관계 이상사례 발현비율이 높지만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이상사례가 기존에 알려진 발현율보다 두자릿수 이상 비율로 적은 결과가 확인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미약품은 연내 에페글레나타이드의 허가를 신청하고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설정했다.에페글레나타이드가 식약처 허가를 통과하면 기술수출 이후 권리반환 신약의 첫 상업화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한미약품은 2015년 11월 사노피와 에페글레나타이드를 포함한 당뇨신약 3종(에페글레나타이드·지속형인슐린·에페글레나타이드+지속형인슐린)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 4억 유로로 역대 최대 규모다. 추후 수정 계약을 통해 계약금은 2억400만 유로(약 3400억원)로 조정됐다.사노피는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상업화를 위해 5건의 임상3상시험을 가동했지만 2020년 개발을 중단했다. 한미약품은 사노피로부터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3상 5건의 자료를 모두 넘겨받고 새로운 신약 개발 기회를 모색했다.에페글레나타이드는 사노피가 수행한 임상시험에서 우수한 심혈관 및 신장보호 효과가 확인되면서 새로운 신약 개발 기회가 마련됐다.사노피는 지난 2021년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에페글레나타이드 독립세션을 열어 글로벌 대규모 심혈관 임상 3상(AMPLITUDE-O) 결과를 발표했다.AMPLITUDE-O 임상 3상은 28개국 344개 지역에서 제2형 당뇨환자나 심혈관 질환 환자 4076명을 대상으로 매주 에페글레나타이드 또는 위약이 투여됐다. 제2형 당뇨환자에서 에페글레나타이드 4mg과 6mg 두 용량 단독 투여 시 심혈관 및 신장질환 발생 위험도가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위약 투여군 대비 에페글레나타이드 투여군에서 주요 심혈관계 질환 발생률은 27%, 신장질환 발생률은 32%로 통계적으로 우월하게 감소했다. 해당 임상 결과는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 등 다수 학술지에 게재됐다.한미약품 입장에선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기술수출 권리가 반환됐지만 사노피가 수행한 임상시험 근거를 기반으로 비만치료제 개발에 나섰고 상업화에 근접한 셈이다. 기술료로 수취한 3400억원은 반환하지 않았다.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는 “내년에 출시될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이 또 한번 비상하는 중요한 마일스톤이 될 것”이라면서 "에페글레나타이드 출시 이후 순차적으로 선보이게 될 다른 H.O.P 프로젝트의 가시적 성과도 기대되는 만큼 첫 단추인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성공적 런칭에 한미의 역량을 더욱 집중시키겠다”고 말했다.한미약품 비만치료제 개발 프로젝트(자료: 한미약품) 경구용 신약 기술·혈액암치료제·MASH 신약 등 권리반환 후 재기술이전한미약품은 경구용 신약 기술, 혈액암, MASH 등의 영역에서도 기술수출 이후 반환된 신약 후보물질이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한미약품은 지난달 길리어드사이언스·헬스호프파마 와 ‘엔서퀴다(Encequidar)’의 글로벌 개발과 상업화를 위한 독점 권리를 부여하는 글로벌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엔서퀴다의 한국 외 전 세계 권리를 보유한 헬스호프파마가 한미약품과의 기존 전략적 협력 관계를 수정해 길리어드에 바이러스학 분야 제품 개발, 생산과 상용화를 위한 전 세계 독점 라이선스를 부여하는 내용이다.한미약품은 반환 의무가 없는 선급금 250만달러(약 35억원)를 수령한다. 개발 단계에 따른 경상 기술료는는 최대 3200만달러로 책정됐다. 길리어드는 한미약품이 제공하는 원료의약품(API), 완제의약품,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바이러스학 분야에서 해당 제품을 전 세계적으로 개발, 생산, 상용화 및 활용할 수 있는 독점적인 권리를 확보했다.엔서퀴다는 한미약품이 자체개발 플랫폼 '오라스커버리'(ORASCOVERY)'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한 물질이다. 오라스커버리는 기존 주사제를 경구 제형으로 전환할 수 있는 약물 전달 기술이다.한미약품은 지난 2011년 엔서퀴다를 적용한 경구용 항암제 '오락솔'을 해당 기술과 함께 미국 아테넥스(Athenex)에 기술 수출했다. 아테넥스는 지난 2020년 오락솔이 정맥 주사 항암제 대비 우수한 효과를 입증했다는 임상결과를 발표했다. 총 360명의 조정된 치료의향 모집단에서 오락솔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위값은 8.4개월로, 정맥주사요법(7.4개월)보다 길었다. 전체생존기간(OS) 중위값은 23.2개월로 16.3개월을 보인 정맥주사 대비 7개월 증가했다.그러나 아테넥스가 파산하면서 해당 권리는 헬스호프파마 등으로 이전됐다. 한미약품이 오라스커버리를 기술이전한지 14년 만에 길리어드가 이 기술에 관심을 보이면서 글로벌 상업화 가능성이 더욱 커진 셈이다.한미약품 R&D 신약 파이프라인(자료: 한미약품) 한미약품이 10년 전 릴리에 기술이전한 포셀티닙은 권리 반환 이후 혈액암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한미약품은 2015년 릴리에 계약금 5000만 달러를 받고 BTK저해제 포셀티닙을 기술이전했다. BTK 저해제는 B세포 성장에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브루톤티로신키나아제(Bruton's Tyrosine Kinase) 단백질을 저해하는 기전의 약물이다. 릴리는 2019년 1월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대상 임상 2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포셀티닙의 권리를 반환했다.한미약품은 2021년 10월 노보메디슨(전 지놈오피니언)과 공동개발 계약을 맺고 포셀티닙의 혈액암치료제 개발에 착수했다.지난 7월 노보메디슨과 한미약품은 스위스 루가노에서 열린 국제림프종학회(ICML)에서 ‘포셀티닙’의 임상2상 결과를 공개했다. 노보메디슨은 서울대병원에서 포셀티닙과 로슈의 컬럼비·BMS의 레블리미드를 조합한 3제 병용요법을 통해 재발 및 불응 DLBCL 환자 대상 연구자 주도 임상을 진행했다.당시 발표된 임상 결과는 ▲재발 및 불응성 거대미만성 B세포 림프종(DLBCL) ▲재발 및 불응성 원발성 중추신경계 림프종(PCNSL)을 대상으로 한 2건이다.DLBCL 임상에서 포셀티닙은 컬럼비, 레블리미드와의 병용요법으로 종양 크기 감소 등 치료에 반응한 환자의 비율인 객관적반응률(ORR) 84.1%를 기록했다. 암세포가 완전히 사라진 환자의 비율을 의미하는 완전반응률(CRR)은 58.5%로 집계됐다.양사는 PCNSL 임상에서는 컬림비가 아닌 로슈의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암제 폴라이비를 추가했다. 임상 결과 포셀티닙+폴라이비+레블리미드 병용요법의 ORR은 55.6%, CRR은 33.3%로 나타났다. 질환이 악화되지 않고 생존한 기간인 무진행존기간(PFS) 중앙값은 6.3개월이었다. 등록 환자 수는 10명으로 소규모였지만, 중추신경계 림프종이라는 고난도 적응증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결과라는 평가다. 전체생존기간(OS) 중앙값은 아직 도달하지 않았으며, 6개월 생존율은 88.9%로 나타났다.한미약품이 2020년 8월 MSD에 기술이전한 MASH치료제 에피노페그듀타이드도 권리가 반환된 신약 후보물질이다.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인슐린 분비 및 식욕억제를 돕는 GLP-1과 에너지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을 동시에 활성화하는 이중작용 치료제다. 약효 지속시간을 늘리는 한미약품의 랩스커버리 원천기술이 적용됐다.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지난 2015년 12월 한미약품이 얀센에 기술수출한 신약 후보물질(JNJ-64565111)이다. 계약금 1억500만 달러를 포함해 전체 계약 규모는 총 9억1500만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계약을 통해 기술이전 됐다.2019년 얀센은 JNJ-64565111의 권리를 반환했는데 한미약품은 1년 만에 MSD에 NASH치료제 용도로 다시 기술이전 했다. 계약금 1000만 달러를 포함해 최대 8억7000만 달러 규모의 계약 조건이다.MSD는 현재 에피노페그듀타이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에피노페그듀타이드와 대조약물 노보노디스크의 세마글루타이드, 위약을 비교하는 임상이다. 2023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유럽간학회(EASL) 발표에 따르면 에피노페그듀타이드 임상 2a상 분석 결과 치료 24주 차에서 간지방함량 투약 전 대비 간경직도를 72.7% 줄였다. 같은 기간 42.3% 감소시킨 세마글루타이드보다 월등히 앞선 수치다. MSD는 내년 에피노페그듀타이드의 MASH치료제 임상2b상시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한미약품이 권리 반환 후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신약 4종의 계약금으로만 총 2조400만 유로와 1억6750만 달러를 수령했다. 4종의 기술이전만으로 약6000억원의 기술료 수익을 확보했고, 추가 연구를 통해 또 다른 신약 개발 성과가 기대되는 상황이다.2025-10-29 06:19:22천승현 -
위고비, 청소년 비만처방 본격화…"치료 혜택 확대 기대"노보노디스크는 28일 코트야드메리어트 서울 남대문에서 비만치료제 '위고비'의 청소년 적응증 확대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성인 비만 치료의 대표 약물로 자리 잡은 위고비가 청소년 비만 치료 영역까지 발을 넓혔다.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는 미국과 유럽에 이어 국내에서도 12세 이상 청소년 환자에게 처방이 가능해지면서, 비만을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는 의료계의 목소리가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허가는 단순한 약제 확대가 아니라, 청소년 비만을 만성질환으로 인정하는 제도적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청소년 비만, 치료 사각지대 벗어나노보노디스크는 28일 비만치료제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 2.4mg)'의 청소년 적응증 확대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요 임상결과와 향후 치료 전략을 공유했다.위고비는 지난해 국내에서 성인 비만 치료제로 허가받은 주 1회 투여형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다.이번 허가로 국내에서도 12세 이상 청소년 환자에게 사용이 가능해지면서, 성장기 비만 치료의 새로운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노보노디스크에 따르면 세마글루타이드 2.4mg은 인체 GLP-1과 구조적으로 유사한 물질로, 체중 감량뿐 아니라 혈당과 지질 개선 효과를 통해 대사 전반을 조절하는 기전을 가진다.임주옥 노보노디스크 의학부 총괄은 "세마글루타이드 2.4mg은 성인뿐 아니라 청소년에서도 일관된 체중감소 효과와 안전성을 보였다"며 "이번 적응증 확대는 청소년 비만의 치료 공백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그간 국내에서 12세 이상 소아·청소년에게 사용할 수 있는 비만 치료제는 극히 제한적이었다. 지방 흡수 억제제 '오르리스타트'나, GLP-1 계열 하루 1회 주사제 '삭센다(리라글루타이드)'가 대표적이다.'큐시미아(펜터민·토피라메이트)', '마운자로(터제파타이드)' 등 성인 대상 최신 약물은 아직 청소년에게 투여가 불가능했다. 위고비의 허가로 주 1회 요법 기반의 치료 접근성이 확대된 셈이다.줄리 브로에 오노레 노보노디스크 시니어 CRM 디렉터는 "청소년 비만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공중보건 과제"라며 "이번 위고비 청소년 적응증 확대는 조기 개입을 통해 성인병을 예방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STEP TEENS 연구…체중 16% 감소·심혈관 위험인자 개선이번 위고비의 적응증 확대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3상 임상시험 'STEP TEENS' 결과를 근거로 했다.해당 연구는 비만이거나 과체중이면서 체중 관련 질환을 가진 12~18세 청소년 201명을 대상으로 68주간 진행됐다.피험자의 평균 연령은 15.4세, 여성 비율은 62%였으며 인종은 백인 79%, 흑인 8%, 아시안 2% 등이었다.임상 결과 위고비 투여군은 BMI(체질량지수)가 평균 16.1% 감소해, 오히려 0.6% 증가한 위약군 대비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체중 5% 이상 감소한 환자는 72.5%로 위약군(17.7%)보다 약 4배 많았고, 체중 감소 폭은 평균 15.3kg에 달했다.특히 20% 이상 체중이 줄어든 환자가 37.4%에 달해, 청소년에서도 성인과 유사한 수준의 효과를 보였다.허리둘레, 혈압, 지질 수치 등 심혈관 위험인자 개선뿐 아니라, 삶의 질(QoL) 지표 역시 향상됐다.강은구 고대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주요 이상반응으로는 오심, 구토, 설사 등 위장관 증상이 보고됐지만 대부분 경미했으며, 성장이나 사춘기 발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강은구 고대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체중 감량 외에도 LDL 콜레스테롤 감소, 혈압·허리둘레 개선 등 대사적 이점이 확인됐다"며 "심혈관 질환 예방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이어 "다만, 청소년의 성장 과정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만큼 장기적인 추적관찰과 안전성 데이터 축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청소년 비만율, 10년 새 1.7배 증가전문가들은 이번 허가가 '치료 접근성 확보' 차원에서 의미가 크다고 입을 모았다.국내 청소년 비만율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질병청·교육부의 '2024 청소년 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중고등학생 비만율은 2015년 7.5%에서 지난해 12.5%로 10년 사이 1.7배 늘었다.남학생의 과체중·비만율은 43.0%, 여학생은 24.6%로, 중국·일본·대만 등 동아시아 4개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문제는 동반질환이다. 성장기 비만 환자의 약 80%는 성인기 비만으로 이어지며,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 등 한 가지 이상의 대사질환을 동반한다.홍용희 순천향대부천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청소년 비만을 단순한 '외형 문제'가 아닌, 조기 개입이 필요한 질환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홍용희 순천향대부천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비만은 명백히 치료가 필요한 질환임에도 여전히 미용적 문제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인식이 바뀌어야 실제로 약물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제도권 안으로 들어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서영성 계명대 동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대한비만학회 회장)는 "비만은 단순히 의지 부족이 아닌, 대사 이상을 동반한 복합질환"이라며 "학회 차원에서도 안전한 약물 사용과 오남용 방지를 병행해 치료 접근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일부에서는 GLP-1 계열 약물의 근감소 우려를 제기하지만, 전문가들은 지방 중심의 체중감소라는 점에서 임상적 이점이 크다고 본다.임주옥 총괄은 "체중이 줄면서 일부 근감소가 나타나지만, 전체적으로는 지방 감소로 인한 건강 이득이 훨씬 크다"며 "건강한 체중감량과 대사적 개선을 병행할 수 있도록 교육·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강은구 교수 역시 "성장기 환자에서의 근육 감소는 주의해야 하지만, GLP-1 약물은 체성분 변화 면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많다"며 "체중 수치보다 지방량 조절과 영양 균형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2025-10-29 06:15:02손형민 -
'퍼제타', 수술 후 보조요법 급여 확대 암질심 상정[데일리팜=어윤호 기자] 유방암치료제 '퍼제타'의 수술 후 보조요법 보험급여 기준 확대 절차가 주목된다.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로슈의 HER2 양성 유방암치료제 퍼제타(퍼투주맙)의 수술 후 보조요법 급여 확대 안건이 오늘(1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에 상정된다.현재 퍼제타는 HER2 양성 전이성 또는 절제 불가능한 국소 재발성 유방암에 급여가 적용된다. 또한 조기 유방암 수술 전 보조요법의 경우 환자 본인부담률 30% 로 선별급여가 적용되고 있다.하지만 재발을 막기 위한 핵심 치료 단계인 수술 후 보조요법은 2018년에 국내 적응증 추가 후 아직까지 비급여 상태(환자 본인부담률 100%)로 남아있어 환자 접근성이 제한적이었다.이번 암질심 상정은 지난 5월 유럽종양학회 유방암 학술대회(ESMO Breast Cancer 2025)에서 발표된 APHINITY 3상 임상의 10년 장기 추적 관찰 데이터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해당 연구 결과, 퍼제타와 '허셉틴(트라스투주맙)' 병용요법에 대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최종 전체 생존기간(OS, Overall Survival) 데이터를 새롭게 확인했다.퍼제타와 허셉틴 항암화학요법과 병용 투여 시, 기존 허셉틴-항암화학요법 병용요법 대비 HER2 양성 조기 유방암 환자의 사망 위험이 1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퍼제타-허셉틴 치료군의 10년 생존율은 91.6%로, 대조군의 89.8% 대비 개선된 결과를 보였다.또한 퍼제타·허셉틴 치료군은 재발 고위험군 환자에게서 더 큰 임상적 혜택을 보였다. 실제로 재발 위험이 높은 림프절 양성 환자의 하위 그룹 분석에서 사망 위험이 21% 감소했다. 이와 함께, 침습적 무질병 생존기간(iDFS, invasive Disease Free Survival) 혜택 역시 유지된 것으로 나타나 이전에 보고된 APHINITY 연구 결과의 의미를 재확인했다.퍼제타의 수술 후 보조요법 적응증이 암질심을 넘어, 최종 급여 확대에 성공할 수 있을이 지켜 볼 부분이다.한편 현재 퍼제타-허셉틴 병용요법은 미국 NCCN 가이드라인을 통해 HER2 양성 조기 유방암에서 림프절 전이 양성 환자 대상 수술 후 보조요법에 Category1으로 권고되고 있으며, 선행화학요법 환자 중 병리학적완전관해(pCR) 상태의 재발 고위험군 림프절 전이 양성 환자의 수술 후 보조요법에서도 Category1으로 권고 중이다.2025-10-29 06:14:51어윤호 -
로엔서지컬, AI기반 신장결석 수술로봇 혁신의료기술 임상 순항AI기반 신장결석 수술로봇 자메닉스 사진 [데일리팜=황병우 기자] 수술로봇 플랫폼 기업 로엔서지컬(대표 권동수)은 자사가 개발한 세계 최초 AI기반 신장결석 수술로봇 ‘자메닉스(Zamenix)’에 대한 혁신의료기술 임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세계 최초의 AI기반 신장결석 수술로봇 자메닉스는 초소형 내시경이 절개 없이 요관을 통과해 결석을 제거하는 장비다.AI기반의 호흡 보상 기능, 결석 크기 판별 기능, 경로 재생 기능이 탑재돼 인체에 안전하게 결석을 분쇄하고 체외로 배출한다. 자메닉스는 2021년 제17호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됐다.혁신의료기술은 안전성 및 잠재성이 인정된 의료기술로서 건강보험 임시등재를 통해 임상근거 창출을 지원하고 의료기술 접근성을 향상하는 제도로 주로 AI 진단, 로봇 수술 등 혁신적인 치료기법이 주요 대상이다.로엔서지컬은 혁신의료기술을 통해 무작위대조 임상연구를 진행 중이며, 역행성신장내수술로 불리는 신장 결석 치료를 위한 유연성 내시경 수술과의 비교를 통해 신장 결석 제거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고 있다.임상 결과는 향후 신의료기술평가와 보험등재 심의에 활용돼, 자메닉스의 의료 현장 적용 및 표준 치료로의 확산을 위한 근거 자료로 사용될 전망이다.총 232명의 전체 대상자 중 현재까지 총 126명이 임상을 마쳐 50%의 진행률을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의 임상결과 중대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다.이승수 양산부산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현재까지 혁신의료기술 임상에서 중대한 부작용이 보고되지 않아 자메닉스는 안전한 치료로 고려된다"며 "난치성 신장결석 환자들이 이번 임상 기회를 통해 좋은 혜택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이번 임상은 232명 등록을 마칠 때까지 삼성서울병원, 영남대병원, 경북대병원, 양산부산대병원, 고대안암병원 비뇨의학과에서 계속 진행된다.한편, 자메닉스는 2021년 12월 식약처 제17호 혁신의료기기로 신속심사 대상으로 선정, 2022년 10월 식약처의 제조허가를 획득했다.2023년 8월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로부터 혁신의료기술로 선정돼 2024년부터 3년간 비급여로 사용이 가능하다. 혁신의료기술 임상연구가 끝나면 진료목적으로 전환 후 원내 사용이 가능하다. 이후 3년간의 임상근거를 기반으로 심평원의 신의료등재 평가를 통해 보험등재가 결정된다.2025-10-28 13:51:18황병우
오늘의 TOP 10
- 14천여 품목, 1월 무더기 인하…품목·인하율 아직도 '깜깜이'
- 2믿을건 임상 성공 뿐?...콜린알포 사수 벼랑 끝 총력전
- 3창고형약국, 조제용 슈도에페드린 무차별 판매 논란
- 4상장사 줄었지만 체급↑…바이오 IPO 시장 '옥석 가리기'
- 5[2025 결산] GMP 취소 법적 공방…생약 재평가 시동
- 6오늘부터 의사가 마약류 '식욕억제제' 처방시 투약내역 확인
- 7이 대통령 "탈모약·비만약 건보급여 가능성 검토하라"
- 8'키트루다' 약가협상 마무리...내달 적응증 급여 확대
- 91차 급여 두드리는 골형성촉진제...복지부 "적정성 검토"
- 10의약외품이 손발톱약으로 둔갑…약사회, 국민신문고 민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