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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신종바이러스보다 위험한 '가짜뉴스'[데일리팜=안경진 기자] '아무 것도 만지지 마라! 누구도 만나지 마라!' 지난 2011년 9월 개봉했던 영화 '컨테이젼'의 포스터에 기재된 문구다. 기네스팰트로, 맷데이먼, 주드로, 케이트윈슬렛 등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유명 배우들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던 이 영화는 원인 불명의 전염병 사태로 인한 혼란상황을 다뤘다. 홍콩 출장에서 돌아온 한 백인 여성이 갑작스럽게 발작을 일으키며 사망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홍콩에서 그녀와 접촉했던 사람들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같은 증상으로 사망하면서 펼쳐지는 갈등과 혼돈이 펼쳐진다. 포스터의 문구로 짐작 가능하듯, 영화 속 감염병은 일상생활의 접촉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된다. 신용카드를 주고 받거나 버스 손잡이를 잡고, 식당에서 다 먹은 빈 접시를 치우는 사이 감염되는 식이다. 영화에서는 병원균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질병통제센터(CDC) 소속 연구원들이 총동원된다. 똑똑한 데다 사명감까지 갖춘 과학자들이 최초 발병경로 추적과 항바이러스제 연구에 힘을 쏟은 끝에 백신개발에 성공하는 다소 식상한 결말인데, 최근 '코로나19' 사태 확산을 계기로 이 영화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 온라인 공간에서 다시 회자되고 있다. 영화의 전개를 살펴보면 최근 '코로나 19' 사태와 공통점이 많다. 박쥐, 돼지와 같은 동물에서 시발점을 찾거나 세계 각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피해가 접수되면서 이성을 잃어가는 사람들의 모습, 전염병이 급격히 확산하는 한 도시를 통째로 폐쇄하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는 정부의 결정까지 이번 사태를 예견한 것처럼 닮아있다. 하지만 정체모를 감염병 자체보다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는 건 가짜정보와 음모론이다. 영화에서는 한 프리랜서 저널리스트가 블로그를 통해 검증되지 않는 민간요법과 자신이 믿고 있는 공공기관의 음모론을 쏟아내면서 진실이 은폐됐다고 주장하자 공포와 불안감에 휩싸이는 시민들의 모습이 리얼하게 담겼다. 어쩌면 제작자는 전염병 자체보다 신뢰와 관계의 상실이 인간을 더 큰 위협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개봉한지 9년이나 된 이 영화가 새삼 다시 관심을 끄는 건 최근 국내에서 벌어지는 상황들과 오버랩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사그라는 듯 보였던 코로나 19 사태는 31번째 확진자의 등장 이후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번지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지역사회에 공포와 고립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대구 코로나', '한국의 우한' 같은 지역혐오 발언이 쏟아지고, '00번째 확진자가 XX백화점, △△마트, XX일식집을 방문했다'는 식의 가짜정보가 유투브, 카카오톡, 인터넷카페 등을 통해 빠른 속도로 유포되고 있다. 코로나 확진 정보를 가장한 피싱 피해사례도 속출한다. 지하철에서 "우한에서 왔다. 모두 나에게서 떨어져라"고 고함을 지르며 확진자 행세를 한 유투버가 대중의 공분을 산 사례도 있었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과 SNS 의존도가 높아진 틈을 타 가짜뉴스의 전파력은 5년 전 메르스 사태보다 훨씬 더 강력해진 느낌이다. WHO는 최근 "인포데믹(infodemic)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경고하고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IT 기업들과 대책마련에 나섰다. 인포데믹이란 잘못된 정보나 악성루머 등이 미디어, 인터넷 등을 통해 매우 빠르게 확산되면서 혼란을 야기하는 현상을 뜻하는 용어로, 정보전염병이라고도 불린다. 우리나라도 수사기관 차원에서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강경대처를 선포했다. 유언비어는 신종 바이러스보다 강한 전파력을 갖는다. 무심코 전달한 가짜정보가 지역상권을 마비시키거나 방역업무에 차질을 일으키고, 무고한 개인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힐 수도 있다. 인포데믹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시민 한사람 한사람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위기 상황일수록 가짜뉴스에 휘둘리지 않고, 잘못된 정보의 전파를 차단할 수 있는 선진 시민의식이 필요하다. 물론 언론도 선정적인 속보 경쟁보다는 정확한 정보 전달이라는 본연의 사명을 다시 새겨야 할 것이다.2020-02-26 06:10:27안경진 -
[칼럼] 정부 규제가 보건의료산업 IT발전 막는다'데이터는 미래의 석유'라고 한다. ‘빅데이터(big data)’는 데이터 경제, 디지털 경제의 가장 중요한 생산 자원이자 동시에 산출물이며, 국가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된다. 최근 데이터 3법 개정으로 가명정보가 도입되고 보안시설을 갖춘 전문기관을 통해 기업 또는 기관 간 가명화된 데이터 결합이 허용됐다. 데이터 가치사슬 주기(생성·수집·분석·활용)에 따른 고부가가치 창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혁신성장을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D·N·A(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 분야와 시스템반도체와 바이오헬스, 미래자동차 등 신산업에 변혁이 예고된다. "빅데이터 경제3법 통과, 보건의료 빅데이터 중요성 부각" 빅데이터 경제3법이란 데이터 이용을 활성화하는 '개인정보 보호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신용정보법)' 등 3가지 법률을 통칭한다. 이 3법 개정안은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이 소관 부처별로 나뉘어 있어 발생하는 중복 규제를 없애고 4차 산업혁명 도래에 맞춰 개인과 기업이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폭을 넓히기 위해 마련됐다. 우리나라는 환자의 인적사항과 병력, 입·퇴원 기록 등 모든 의료정보를 전자화해 저장하는 전자의무기록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건강보험 DB, 건강검진 DB, 병원 의료정보 등 방대한 의료데이터가 존재한다. 그러나 이 방대한 의료데이터를 활용하지 못하고 개인의 의료정보를 모아 분석하고 연구 목적으로 쓰는 것은 개인정보보호법 규제로 개인 의료정보를 마음대로 볼 수 없으며, 개인 의료정보를 활용해 사전에 헬스케어 관리를 할 수가 없었다. 보건복지부는 보건의료 빅데이터 플랫폼을 2019년 9월에 출범시키고, 의료데이터를 한 곳에 집합한 플랫폼을 구축하여 이 플랫폼을 통해 "발병 데이터와 처방 데이터, 청구 데이터와 환자 인적사항 등, 각 기관에서 모은 정보를 기반으로 개인의 이름을 지우고 식별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익명 정보 처리로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마이데이터 부상...제약업계 패러다임도 변화 편의점에서 아침에 삼각김밥과 커피를 사기 위해 카드를 긁는다. 카드를 긁는 순간 나의 구매 데이터는 카드사로 넘어가 고객의 구매 성향 분석을 위해 이용된다. 따라서 개인의 데이터가 기업에게 넘어간다. 이러한 기업이 가지고 있는 개인 데이터를 개인에게 돌려주자는 것이 바로 '마이데이터(MY date)'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데이터3법 중 신용정보보호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마이데이터 관련 움직임도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데이터는 의료부문에도 적용될 수 있다. 병원은 환자들이 요청하면 보유기관의 동의 없이도 자신의 진료 정보를 의료 행위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예를들어 환자가 A 기관에서 서류를 발급받아 B 기관에 제출하던 환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를 위한 마이데이터 포털도 의료 공공부문에서 구축한다. 최근 제약·바이오업계의 최대 화두는 ‘AI와 빅데이터’다. 보통 혁신신약 개발 기간을 4~5년 단축할 수 있고, 개발 비용도 현저하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러한 기대감이 기업 입장에서 국내 의료 빅데이터 이용을 위한 법적 근거가 되는 데이터3법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실제로 신약후보물질 발굴에서 전임상까지의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기술을 보유한 국내·외 벤처·스타트업이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다. 또한 생존 위기에 직면한 중소제약사에게도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데이터3법 완화 맞춰 보건의료 규제 완화해야" 제약·바이오업계는 이번에 데이터3법이 통과되면서 방대한 국내 의료 빅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게 된 만큼 AI 기술 발전에 전환점이 될 것이란 평가도 조심스럽게 하고 있다. 특히 AI 기반 신약개발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AI 플랫폼 자체를 개발하는 벤처·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급증할 것으로 예측된다. 데이터3법의 벽을 넘었으니, 다른 규제도 개혁하고 혁파해야 한다. 가장 시급한 것이 원격진료규제 완화다. 네이버는 일본기업과 합작해 일본 현지에서 원격진료사업을 시작했다. 우리기업들이 우리나라에서 신산업을 하지못하고 해외에서 신산업을 해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현상을 바라보는 필자는 정부에서 더이상 의료계의 반발과 기득권 사수에 물러서지 말아야 한다. 세계 최고의 의료기술과 IT 기술을 접목하면 양질의 신산업을 창출하고, 수출산업으로 육성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보다 못한 의료기술과 IT 기술을 가진 일부 동남아 국가도 시행하고 중국 일본도 하는데, 왜 우리는 원격의료가 시범사업으로 머물러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제약 분야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제약 분야에서 현재 신약을 개발하는데 AI를 활용하면 문헌정보, 유전체정보, 특허정보 등의 분석을 빠르게 끝내고 신약후보물질을 선정할 수 있다. 개인건강기록(PHR), 생활습관정보 등을 은행처럼 보관하고,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시장도 이미 탄생했다. 기업의 경우, 가명 정보에 이전의 DB와 빅데이터 추가 자료를 활용한다면, 개인정보에 가까운 정보로 확장하고 이윤 추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데이터 3법이 통과된다고 해서 의료데이터 활용 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큰 문제는 '개인 의료정보를 내 마음대로 활용할 수 없는 의료법'에 있다. 국내 의료법의 개정과 디지털 정보화로 의료기관에서는 환자 및 의료기관 간에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이 한다. 경제위기가 심각할수록 신산업과 미래성장동력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신산업에 대한 과감한 규제 개혁을 해야 한다. 벤처 창업가들과 기업가들에게 지원을 강화하고 투자 본능을 살려줘야 관련 산업에 희망이 있을 것이다.2020-02-24 19:29:31데일리팜 -
[기자의 눈] '코로나19' 지역감염에 창궐하는 거짓정보[데일리팜=이혜경 기자] 지난 18일 대구지역에서 첫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 19)' 양성 환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도 발칵 뒤집혔다.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 확산의 '슈퍼 전파자'로 의심되는 31번 환자가 입원했던 대구 새로난한방병원 내 심평원 대구지원 직원의 가족이 근무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코로나바이러스대책추진단을 운영하고 있는 심평원은 즉시 사실을 파악에 나섰다. 불행 중 다행으로 직원의 가족은 31번 환자 접촉자로 분류되진 않았다. 하지만, 31번 환자를 시작으로 23일 오전 9시 현재 코로나19 확진자는 556명으로 늘었고, 사망자가 4명에 달하고 있다. 특히 31번 환자가 방문했던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다대오지파대구교회에서 집단 감염자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지난 1월 29일부터 2월 16일까지 대구교회를 방문했던 강원도 교인 중 원주 시민도 포함됐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심평원과 건강보험공단이 소재하고 있는 강원도 원주지역 분위기 또한 뒤숭숭해지다, 20일 오전부터 코로나19 원주 지역 확산 우려와 거짓 정보가 난무하기 시작했다. 기자 역시 코로나19와 관련한 여러통의 안부 연락과 뒤섞은 거짓 정보 문자도 받았다. 그 중 '심평원 원주 본원 직원이 코로나19 의심환자로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는 문자도 있었다. 확인 결과 지난 15일 심평원 직원 결혼식 참석을 위해 대구지역을 방문한 A직원이 의심증상으로 선별진료소에서 진단검사를 받고 자가격리를 받고 있었다. 이 직원은 대구 방문 2주전부터 발열증세가 있었으나, 결혼식장(31번 환자가 방문한 퀸벨호텔은 아님)을 다녀온 후 증세가 악화되면서 원주 혁신도시 내 내과의원에서 2차례 진료를 받다가 의사의 권유로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게 됐다. 심평원 코로나바이러스대책추진단은 사실을 인지한 20일 해당 직원 뿐 아니라 2월 15일부터 20일까지 해당직원과 밀접접촉한 직원을 모두 귀가조치했다. 이 과정에서 심평원 직원의 코로나19 의심증상 사실이 외부에 알려졌고, 이 정보가 확산되는 과정에서 다양한 거짓 정보가 양산되기도 했다. 정부는 23일 코로나19 감염병 재난 위기경보 수준을 기존 '경계'에서 최고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하고 집단감염이 일어난 대구와 경북 청도는 감염병 특별관지리역으로 지정했다. 심각 단계는 경부 수준의 최고 단계로 국내 유입된 해외 신종 감염병이 지역사회에 전파하거나 전국적으로 확산되면 발동된다.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거짓 정보와 무분별한 공포 조장은 조심해야 할 부분 중 하나다. 정부가 입증되지 않은 정보나 가짜뉴스에 대한 강력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들 또한 거짓 정보를 유포하는데 동참하거나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코로나19는 아직 백신이나 완치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기침, 인후통 등)이 발생하면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 또는 보건소로 문의해야 한다. 의심 증상으로 진료를 받고자 할 경우 경우는 지역 내 선별진료소(질병관리본부, 보건복지부 사이트 확인)를 우선적으로 방문해야 한다. 현재로선 개인 위생 관리와 마스크 착용, 감염예방수칙 준수가 코로나19의 전국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된다.2020-02-24 12:17:34이혜경 -
[데스크 시선] 마스크에 대한 정부와 약국의 괴리감[데일리팜=강신국 기자] "생산량 확대, 매점매석 단속, 국민들께서 보다 손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공영홈쇼핑, 농협판매망, 우체국쇼핑몰 등 공적 유통망을 통한 공급 확대 노력을 지속 추진해온 결과 마스크 품절률이 감소하고 구매 가능한 약국, 마트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이는 정부가 지난 21일 마스크 등 시장교란행위 방지 추진상황 관계부처 점검회의에서 분석한 시장상황이다. 마스크 수급에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게 정부 판단인데 약국 현장의 목소리는 전혀 다르다. 달라도 이렇게 다를 수 없다. 대부분의 약국 상황을 보면 약사는 커녕 의심환자에게 씌워 줄 마스크조차 구비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는 약국들이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약사회가 유통업체와 식약처 등의 협조로 150만장을 수급한다고 하지만 한시적이 미봉책에 불과하다. 연예인이나 관련 단체가 지자체 등에 기부하는 마스크를 보면 수만장인데 도대체 어디서 구하는지 모르겠는다는 게 약사들의 생각이다. 경기도약사회의 한 임원은 "모 은행은 의사협회에 2만장의 마스크를 기부했는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은행이 2만장의 마스크를 어디서 구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일단 정부가 보는 시각을 보면 약국은 공적 유통망이 아닌 사적 유통망이다. 이른바 공영홈쇼핑 등 공적 유통망을 통하면 사실상 노마진에 유통이 가능한데 약국을 통하면 마진이 붙게 되고 더 싼 가격에 소비자 공급이 힘들다는 것이다. 여기에 약국에 마스크를 공급할 경우 편의점 등 다른 유통망의 반대도 부담이다. 그러나 정부도 공영홈쇼핑 등을 통해 마스크를 공급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몇 분만에 제품이 매진되고, 방송을 접하지 못하는 계층은 마스크를 주문조차 할 수 없다. 결국 접급성이 좋다는 약국을 활용하는 방안인데, 폭리가 아닌 적정 마진에 대만처럼 판매 개수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하면 정부 주도 마스크 유통의 최적지가 될 수 있다. 공영 홈쇼핑을 통해 600원대 제품을 유통을 하고 싶다면, 거점약국을 이용해, 유통하는 것도 방법이다. 약국을 지정해 제품을 유통하고 판매 수수료 일정 부분을 약국에 돌려주는 방식이다. 대만은 일반 편의점에서의 마스크 판매를 전면 금지하고 대신 건강보험 시스템을 활용한 약국에서만 판매하도록 했다. 대만 정부는 전국 6500여개의 건강보험 지정 약국에 매일 성인용 마스크 200개와 어린이용 마스크 50개를 각각 배정할 예정이다. 대만 정부는 약국에서 마스크를 구매할 때 집적회로(IC)칩이 내재된 건강보험카드가 있어야 만 가능하도록 했다. 환자 1인당 한 주에 2장만 판매할 수 있다. 지금 약국의 불만은 마스크 유통을 통한 마진이 아니라, 환자들이 계속해서 발길을 돌린다는데 있다. 최소한 약국에서는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약국에서 마스크 구매가능 비율이 80%를 넘어섰다고 하는데 약사들의 불만은 극에 달해 있는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코로나 19 대응을 심각 수준으로 격상했고, 한시적으로 전화상담을 통한 원격진료로 허용된다. 이제 1차 방역물품에 대한 원활한 약국 공급에 정부가 나서야 한다. 말 그대로 약국의 상황은 '심각' 하기 때문이다.2020-02-23 22:22:16강신국 -
[기자의 눈] 벨빅 회수, 또다시 드러난 정부 엇박자[데일리팜=정혜진 기자] 코로나19 사태라는 블랙홀에 모든 이슈가 함몰되고 있다. 설연휴를 기점으로 들불처럼 일어난 감염병 공포에 전 대통령의 유죄 판결이, 남편과 의붓아들 살해 혐의가 있는 어느 여성의 판결도 한두 페이지 뉴스에 그쳤다. 우리 업계에도 적지않은 이슈들이 다뤄지지도 못한 채 사라질 위기다. 감염병 확산과 사람이 죽고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한 일임은 분명하지만, 지금 마약류 의약품을 회수하고 있는 유통업체들에게 '벨빅'은 코로나19 못지 않은 골칫덩이다. 안전성을 문제로 회수되는 의약품은 벨빅(로세카린)이 처음은 아니다. 최근에만 발사르탄, 라니티딘, 니자티딘이 있었다. 그럼에도 제약사와 도매업체가 벨빅 회수에 유난히 어려움을 호소하는 건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프로그램명 님스)이 본격 시행된 후 첫 마약류 회수이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약국에 환자가 반납하는 재고에 한해서는 님스 회수,반품 보고 없이 회수를 진행하라 공지했다. 그러나 현장 이야기를 들어보면, 업체는 식약처의 얘기만을 믿고 따르기엔 불안하다. 이대로 했을 경우, 일련번호 보고 정보와, 님스 보고 정보 사이에 불일치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모든 정보가 통일성을 갖도록 권고한다. 당연히 그래야 한다. 하지만 님스 보고가 합법적으로 생략되려면 일련번호 반품보고에서도 동일한 지시가 있어야 한다. 아울러 벨빅에 한해 출하보고가 생략돼도 문제삼지 않겠다는 정부, 복지부의 보장이 있어야 한다. 복지부 차원에서 님스와 일련번호 보고를 생략해도 문제는 남는다. 도매업체는 일련번호와 님스 보고 정보를 그 날, 그 주, 그 월 단위로 일괄보고한다. 모든 유통 정보가 하나의 파일에 묶여있는데, 이 중 해당 정보만 골라 삭제하기도 쉽지 않다. 도매업체의 하루 유통 정보는 몇 천, 몇 만 건에 달한다. 회수 의무자인 일동제약은 회수 받은 약을 제대로 폐기하고 회수보고로 일단락할 수 있지만 도매업체는 중간에서 출하, 반품 정보를 틀림없이 관리하고 정부에 보고해야 한다. 더군다나 마약류라는 이유로 잘못 조치하는 업체에는 행정처분 위험도 크다. 이미 심평원과 식약처에 문의한 현장 실무자들은 제대로 된 명확한 답을 얻지 못했다. 모든 회수 의약품이 발생했을 때 정부 부처 간의 엇박자, 불합치된 행정지시는 늘 문제가 됐고 현장을 힘들게 했다. 행정 조치를 판단하기 전 현장 실무진의 의견을 들어보고 부처 간 협의를 거쳐 제약사와 도매업체에 일관되고 현실적인 지시를 내릴 순 없는 걸까. 정부부처 유선전화 통화 연결음은 공감하는 공무원, 전문성 있는 공무원을 표방하지만 실상은 어떤가. 업계에 공감하는 정부, 공무원이 되길 바란다.2020-02-21 06:10:26정혜진 -
[기자의눈] 의심 유발하는 식약처의 단독 심사능력[데일리팜=이탁순 기자] 물론 아니겠지만, 최근 일련의 사건들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품 단독 심사 능력을 의심하게 한다. 요즘 나타난 안전성 문제들이 대부분 해외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최근 암 발생 가능성으로 판매금지된 식욕억제제 '벨빅(로카세린)'만 해도 미국FDA에서 조치한 내용을 하루만에 그대로 답습했다. FDA가 지난 1월 벨빅의 발암 위험성을 전하고, 지난 13일 시장철수를 권고했을 때까지 식약처는 문제의 발단이 된 임상자료를 입수하지도, 검토하지도 못했다. 더구나 이번에 문제가 된 발암 위험성에 대해 유럽 EMA는 사전에 인지하고, 승인에 반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과연 식약처가 올바른 심사능력을 갖췄는지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다. 작년 한 해동안 시끄러웠던 국산 세포유전자치료제 '인보사'도 식약처의 심사능력을 의심하게 된다. 개발사인 코오롱생명과학의 윤리성 문제와 상관없이 식약처는 허가 심사과정에서 걸러낼 수 없었는지 의문이다. 수만 페이지에 달하는 의약품 자료를 리뷰할 심사인력의 부족, 기업의 속임수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그것도 '변명거리'가 아닌지 돌아볼 때다. 매번 어떻게 문제가 나타날 때까지 식약처는 모르고 있단 말인가? 인보사 역시 미국 임상과정에서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다면 주성분이 바뀐 지도 모른 채 환자에게 쓰였을 개연성이 높다. 발암우려물질로 판매금지가 된 고혈압치료제 '발사르탄', 위궤양치료제 '라니티딘'도 해외에서 문제가 터진 뒤 식약처가 뒤늦게 나선 사례다. 국내 조치가 강력해서 식약처의 문제 인지 시점에 대해 비판은 덜받았지만, 왜 우리는 매번 늦게 알아야 하는지 근본적인 질문에 답을 얻을 순 없었다. 작년 내부고발 문제로 징계를 받고, 계약까지 종료된 강윤희 전 식약처 임상심사위원은 작년 기자와 인터뷰를 하며 식약처는 단독 심사능력이 없다고 단언했다. 그저 해외 선진기관의 결정만 따른다는 것이었다. 특히 퍼스트클래스(기존에 없던 새로운 기전의) 신약의 경우 FDA나 EMA 승인 결정없이 식약처가 선제적으로 허가한 경우는 없다면서 식약처는 심사가 아니라 공부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 위원의 지적이 현실성을 외면한 과도한 측면도 있지만, 그렇다고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된다. 결과적으로 해외기관만 따르는 원인은 무엇인지, 고급인력 부족의 문제인지, 보고 절차나 심사 시스템의 문제는 아닌지 식약처가 스스로 검증해 볼 때다.2020-02-19 18:51:40이탁순 -
[칼럼] '코로나19'와 약사의 역할"손소독제 있어요?", "마스크 있어요?" '코로나19(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국내에서 발생한 설 연휴가 지나고 필자가 약국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다. 손소독제가 없으면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이 약국 저 약국 찾아 헤매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특정 장소에 의무적으로 비치해야 해서 찾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음에도 꼭 손소독제를 사용해야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공공장소에 수도시설이 편리하게 설치돼 있으니 휴대용 액상비누를 가지고 다니면서 자주 손을 씻으면 된다고 알려줘보지만 그럼에도 인터넷에 올라온 정보를 더 신뢰하는 모습을 겪을 때마다 야속하기도 하다. 그래도 그간 몇 번의 호흡기 바이러스 유행을 겪으면서 정부와 국민의 대응 능력이 많이 나아진 것은 다행이다. 2009년 신종플루 때는 당국으로부터 일선 병원 약국으로 대응지침이 내려오는데 거의 이 주일이나 걸렸다. 감염을 방지하기 위한 행동요령이 신속히 발표되지 않아 상당 기간 많은 사람들이 혼란과 불안을 겪어야 했다. 필자는 당시에도 작은 동네약국을 운영하고 있었다. 신종플루의 병원체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라는 사실을 토대로 판단해보건데 비누와 알코올로 사멸을 기대할 수 있고 비말을 통해 감염될 것이 예상되므로 당시 구하기 어려웠던 N95 필터마스크가 아니어도 일회용 마스크나 방한대도 어느 정도 예방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민들에게 안내했던 기억이 있다. 이러한 판단을 내리는 데 약사로서 지닌 전문성이 도움이 됐음은 물론이다. 전국민이 관심을 갖는 건강 이슈가 발생하는 일이 점점 잦아지고 있다. 호흡기 바이러스 유행사태 뿐 아니라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유해물질로 사고가 일어나기도 한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도 이렇게 유해물질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사례다. 내 건강을 지켜줄 것이라고 생각한 살균제가 오히려 독성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어려웠기에 소비자들이 받은충격은 더 컸을 것으로 짐작한다. 약사는 약에 대해서만 말해야 하는 사람이 아니다. 모든 약사가 대학에서 배우는 과목 중에 독성학이 있다. ‘모든 물질은 독’이라는 파라켈수스의 말이 시사하듯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화학물질이 인체에 독으로 작용하거나 나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늘 존재한다. 아직 대중이 미처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위해물질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고 조언하는 것도 약사가 맡아야 할 사회적 책임 중 하나다. 사회의 이목을 끄는 건강 이슈가 발생했을 때 과연 우리 약사사회가 전문가 집단으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왔는지 스스로 되짚어봐야 한다. 위험을 미리 경고하는 watch-dog로서의 역할도 마찬가지다. 약사회는 가습기 살균제의 문제점을 미리 경고하는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인체에 작용하는 물질의 전문가임에도 불구하고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터진 후 문제점을 설명하고 대책을 제시하는 등의 적극적 역할도 하지 못했다. 의약품을 비롯한 각종 유해물질의 안전성에 대한 경고 목소리를 약사회가 평소에 꾸준히 내왔더라면, 2011년 정부가 일반약을 편의점에 풀겠다고 했을 때도 약계의 반대 목소리에 우리 사회가 좀 더 귀를 기울였을 것이다. 필자가 매우 아쉽게 생각하는 대목이다. 약국에 찾아와 손소독제를 찾는 고객이 내가 해준 조언을 귀담아듣지 않는 것은 애석한 일이다. 하지만 이런 현실을 탓하기에 앞서 전문가로서 권위와 신뢰를 만들어가려면 무엇을 해야할 지 고민해야 한다. 약사를 대표하는 기관인 대한약사회가 건강 관련 의제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각종 안전성 이슈에 대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고, 사회적 관심사로 대두되는 건강 관련 사건사고에 기민하게 대응해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좋은 내용을 꾸준히 이야기하는 사람의 발언에는 자연스레 무게가 실리는 법이다. 이러한 노력이 꾸준히 이어질 때 약국을 찾는 고객이 약사를 대하는 태도 또한 달라질 것이라 필자는 확신한다.2020-02-17 16:48:17데일리팜 -
[기자의 눈] 떠나는 조정열 한독 대표가 남긴 것[데일리팜=이석준 기자] 한독의 '여성 첫 CEO' 조정열 대표(53)가 오는 3월 퇴사한다. 2018년 9월 대표에 선임된지 1년 6개월만이다. 임기만료일(2021년 3월)보다 1년 앞서 회사를 떠나게 됐다. 예상했던 반응이 나온다. '제약업계 이단아'로 적응하지 못했다 등의 평가다. 이력 때문이다. 조 대표의 한독 전 근무처는 피자헛 마케팅 전무, 케이옥션 대표이사, 갤러리현대 대표이사, 쏘카 대표이사 등이다. 제약업계 이력은 10여년 전 MSD 대외협력부 및 아시아·태평양 전략마케팅 상무가 전부다. 단 겉보기 현상만으로 전체를 판단할 순 없다. 그래서 조 대표의 한독 생활을 다방면에서 들여다봐야한다.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은 내용이지만 조 대표는 쏘카와 소비재 분야 경험으로 한독 컨슈머 분야 경쟁력과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는데 일조했다. 이는 한독의 방향성과 일치한다. 최근 한독은 소비자 대상 제품 및 서비스가 늘고 있다. 또 전문의약품도 고객을 만나는 방식들이 달라지고 있는 만큼 '디지털 역량 강화'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조 대표는 디지털 TFT를 만들어 온라인을 활용한 마케팅, 영업을 강화했다. 컨슈머 분야에서 브랜딩과 디지털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레디큐 중국 진출을 위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기반을 구축했다. 전문의약품 분야 온라인 심포지엄, e-디테일 등 디지털을 활용한 마케팅, 영업 활동도 시도했다. 한독의 약점으로 지적받던 대외 활동에도 적극적이었다. 조 대표는 지난해말 한독이 수년만에 진행한 기업설명회(IR)에서 직접 마이크를 들었다. 당시 조 대표는 구두가 아닌 운동화를 신고 IR에 나섰다. 구두를 챙겨왔지만 바쁜 일정 속에 갈아신을 시간 조차 없었다고 한다. 언론에 처음 공개될 수 있는, 대표 취임 후 첫 IR 자리였지만 본인보다 회사 역량 소개에 집중했다. 조 대표의 '운동화 IR'은 그가 회사를 대하는 태도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 대표는 올초 약업계 신년 교례회에도 참석했다. 경력상 업계 관계자와 큰 친분이 없어 활발히 교류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그동안 한독이 참가하지 않았던 행사에 참여해 대외활동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 대표가 얼굴 도장만 찍고 떠나는 모습과 달리 조 대표는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어차피 평가는 갈린다. 다만 분명한 것은 조 대표의 '1년 6개월' 한독 생활에는 겉으로 보는 것 이상의 흔적이 남겨져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도입, 운동화 IR(대외활동) 등은 그간 한독에 부족했던 'DNA'다.2020-02-17 06:12:09이석준 -
[데스크 시선] 제약·바이오기업이 자초한 불신[데일리팜=천승현 기자] 금융당국이 또 다시 제약·바이오기업의 공시실태에 칼을 들이댔다. 한국거래소는 ‘제약·바이오 업종 기업을 위한 포괄공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산업 특성에 맞춰 구체적인 공시사례를 제시하고 준수하도록 권고했다. 투자자의 합리적 투자 판단을 위해 중요 경영사항 관련 정보를 상세하게 제공하도록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세부 내용을 보면 상장기업은 임상시험 계획을 신청한 사실과 결과를 공시해야 한다. 기존에 승인받은 임상시험 계획이 변경됐더라도 해당 사실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 임상시험이 중지됐거나 종료됐을 때에도 기업들은 상세하게 안내해야 한다. 기업들이 개발 중인 신약에 대한 품목허가 신청 사실과 결과도 중요정보에 포함되기 때문에 공시해야 한다. 매출이 일정 규모 이상인 의약품의 허가취소 등 처분 사실도 공개 대상이다. 금융당국의 제약·바이오기업의 공시 기준 제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8년 금융감독원은 제약·바이오기업의 사업보고서 점검결과 중요 정보와 위험에 대한 공시내용이 불충분하다고 공시 개선을 추진했다. 당시 금감원은 경영상 주요계약, 연구개발활동을 상세하게 공개할 것을 권고했고 이후 제약·바이오기업들은 기술이전 과제별 진행현황, 연구개발 인력 현황, 정부보조금 등을 통일된 양식에 따라 공개하기 시작했다. 금융당국이 연이어 제약·바이오기업의 공시 실태를 문제삼는 이유는 투자자 보호다. 기업활동 내용이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주가 부양에 유리한 정보만 제한적으로 공시한다는 의혹은 오래 전부터 제기됐다. 매년 수백건의 임상시험이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고 착수되지만 좀처럼 임상시험 중단이나 실패 사실을 자발적으로 공개하는 사례는 찾기 힘들었다. 신약개발 성공률이 10%에도 못 미친다는 현실을 고려하면 제약사들이 주가에 불리한 정보를 은폐한다는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었다. 해외에서는 빅파마를 중심으로 많은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임상 중단이나 허가신청 포기와 같은 불리한 사례를 공개하는 경우가 빈번했는데도 국내에서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최근 바이오기업들을 중심으로 모호한 임상시험 결과 발표를 두고서도 뒷말이 무성했다. 핵심 임상시험 결과를 두고 실패라고 발표했다가, 조건을 붙여서 ‘사실상 성공’이라는 방식으로 투자자들을 헷갈리게 하는 경우가 많았다. 임상시험 결과를 소개하면서 ‘유용성’, ‘무용성’ 등 생소한 단어도 공시되는 사례도 빈번했다. “1차 목표는 실패했지만 2차 목표는 달성했다”라는 식의 모호한 설명도 반복됐다. 임상시험 성공이나 시판허가와 무관한 규제당국 담당자와 미팅이 잡혔다는 내용도 대단한 결실인 것처럼 포장됐다. 같은 임상시험의 결과를 두고도 해석이 엇갈리면서 주가는 춤을 추기 일쑤였다. 하한가를 기록하다가도 며칠 뒤 상한가로 돌아서는 등 들쭉날쭉한 행보가 계속됐다. 이쯤에서 기업들의 신약개발 목표가 무엇인지 되묻고 싶다. 기존에 등장하지 않은 획기적인 의약품을 개발해서 환자들에게 공급하는 것이 신약개발의 궁극적인 목적이다. 해외 규제기관의 승인을 받더라도 실제로 어느 정도의 매출이 발생할지도 장담할 수 없다. 허가 신청 단계에도 진입하지 않았는데도 임상시험 한 두 개의 지표만으로 성공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얘기다. 금융당국도 이번에 공시 기준을 내놓으면서 “신약 개발의 성패는 임상시험 결과 등을 토대로 규제기관의 시판 허가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중간단계인 임상시험 결과를 ‘임상시험 성공’으로 공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글로벌 무대에서 성공 사례를 단 한번도 배출한 적이 없다. 앞으로도 확률적으로 성공보다는 실패 사례가 더 많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사실 금융당국이 제약·바이오 기업들에 신약 개발에 대한 상세한 공시 기준과 모범 사례까지 제시하는 것 자체가 큰 불신이 깔려 있다는 방증이다. 어떤 기업은 정부가 지나치게 세세한 부분마저 개입하려 한다는 불평을 제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에 대한 불신은 스스로 초래했다.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자금으로 신약개발을 한다면 투자자들에게 명확한 정보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 투자자들을 현혹시키려는 의도가 있다면 애초부터 투자를 받지 말았어야 했다.2020-02-17 06:10:44천승현 -
[기자의 눈] 정부의 홈쇼핑 마스크 공급이 '불편한' 이유[데일리팜=김지은 기자] 한마디로 마스크, 손 소독제 대란이다. 코로나19발 위생용품 대란은 3주째에 접어들고 있고, 이로 인해 약사들이 느끼는 피로감은 상당하다. 지난달 말을 기점으로 약사들은 매 시간 마스크, 손 소독제의 공급 단절, 수요 폭증으로 인한 혼란과 매점매석 단속의 주된 대상으로서의 적지 않은 자괴감을 경험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정부는 마스크, 손 소독제의 수급 대란을 해소하기 위한 한 방법으로 공영홈쇼핑을 통한 일명 ‘게릴라 판매’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 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NS홈쇼핑을 통해 마스크를 판매한데 이어 중소벤처기업부도 제조사 협의를 통해 마스크 100만 개, 손소독제 14만 개를 공영 홈쇼핑을 통해 공급한다고 밝혔다. 지난 과기부의 마스크 판매를 두고 일각에서 정부가 사재기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중기부는 방송 시간을 미리 알리지 않는 판매 시간대를 사전 고지하지 않는 일명 '게릴라' 판매 방식과 더불어 손 소독제는 1인당 최대 5개, 마스크는 40개까지로 구매 개수를 제한했다. 아무리 공영이라지만 국민적 재난 상황에서 정부가 홈쇼핑이란 매체를 활용하겠단 것도, '게릴라' 판매 방식을 택한 데에도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우선 홈쇼핑이란 채널이 과연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는 매체인지 의문이 든다. 현재 마스크는 취약계층이나 노년층에 특히 접근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홈쇼핑은 이들에 또 다른 장벽일 수 있다는 게 문제다. 더군다나 사전에 홈쇼핑 편성 시간대를 모르는 상황이라면, 작정하고 마스크를 사보겠다며 방송에만 집중하지 않고서야 일반 시민들의 접근성은 더 제한될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판매 가격대 역시 현재의 시장 상황을 고려한 조치인지 의심된다.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공급가가 천정부지로 오른 가운데 약국 등 기존 판매처들은 오른 가격에라도 재고를 구해 판매하려 하고 있다. 시민 불편 해소 차원이다. 이 마저도 매점매석 단속 대상에 올라 하루하루가 살얼음을 걷는 심정으로 말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 상황 이전 안정적 상황에서의 공급가인 600원~1000원대로 제품을 판매하며 원가라고 강조한다. 사정을 모르는 일반 시민들은 결국 기존 판매처를 재난 상황을 이용해 폭리를 취하는 집단으로 여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여러 면에서 정부의 이번 공영홈쇼핑을 통한 방역 용품 판매는 근본적인 수급 안정화를 위한 대안이 아니다. 일회성에 그치는 판매 방식은 오히려 전체 유통, 판매 시장에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 이번 마스크 대란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더 근본적이면서도 공익적인 방안을 고려해 볼 수는 없었는지 묻고 싶다.2020-02-13 15:36:52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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