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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안과 뚝심 20년 서비스도 '탄탄'해외 강연으로 1년에 한 달 이상 의료기관을 비워도 환자가 알아서 찾는 안과. 소위 '잘 나가던 대학병원 교수'를 접고 최웅철 원장은 2004년 밝을명안과의원을 개원했다.개원 당시 최 원장은 라식도, 라섹도 아닌 성형안과를 전문으로하는 의원을 고집했다. 눈 주위 성형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안과의원을 바란 것이다.눈꺼풀 수술, 눈물관 질환, 갑상선 안질환, 안와 골절 및 외상. 최 원장은 '한 우물만 판다'는 원칙을 10년이 넘도록 지키면서, 개원의사로사 성형안과의 터전을 만들었다고 자평했다.◆개원 1~2년 승부보다, 멀리 바라봐야"안과에서 안성형만 하면서 개원한 의사는 거의 처음이다."밝을명안과의원 접수창구(사진 위)와 진료를 기다리는 환자들.최 원장은 가톨릭의대 부임시절부터 지금까지 20년이 넘도록 성형안과를 전문으로 했다. 기기 의존도가 높은 라식과 라섹보다, 손 기술만 가지고 할 수 있는 성형안과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기기보다 손 기술이 뛰어나면, 개원을 하더라도 경쟁에 휘말리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도 한몫했다.최 원장은 "한 우물만 파면서 자기 기술을 반복하고, 개발하다보면 노하우가 생긴다"며 "노하우는 결국 환자들이 편안하게 의료 서비스를 받고, 결과물도 일정하게 나온다는 걸 의미한다"고 밝혔다.빠르게 발전하는 의료기기를 때마다 업데이트하지 않아도, 최 원장의 손 기술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입소문을 타는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것이다.요즘 개원하는 의사들이 짧게는 1~2년, 길게는 5~10년 안에 승부를 보려고 하는 점에 대해서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현재 50대 초반인 최 원장은 75세까지 진료를 보는게 목표다.그는 "젊은 의사들이 힘들어 하는 이유는 빠른 시간 내 목표를 이루려고 하기 때문"이라며 "유행을 쫓지 말고 한 우물을 파면서 기술을 개발하고, 교육과 강의를 통해 지식을 교류하면 성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환자 위한 입지도 포기할 수 없어최 원장은 지난 2013년 11월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부근에서 분당선 신정릉역으로 이전했다.밝을명안과의원은 신정릉역(사진 오른쪽 빨간 박스) 인근으로 이전했다.20년 가량 한 곳을 지키면서 새로운 곳으로 이전하는데는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대부분의 환자가 예약진료로 이뤄지고 있지만, 환자들의 접근 편의성을 잃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렇게 선택한 곳이 신정릉역이다. 밝을명안과의원은 신정릉역 바로 앞에 위치해 있다.아직은 분당선만 개통돼 있어 환자들이 지하철 2호선 선릉역과 헷갈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지만, 오는 2월 지하철 9호선이 개통되면 달라지리라 기대하고 있다.그는 "얼마 전 한 환자가 선릉역에서 전화를 걸어온 적이 있다"며 "선릉역과 신정릉역은 걸어서도 오갈 수 있는 거리지만, 환자들은 불편할 수 있다. 9호선 개통 이후에 신정릉역 이름이 널리 알려지면 환자들도 찾아오기 편할 것"이라고 말했다.◆국내 뿐 아니라 해외를 내다보는 개원의사가 되자밝을명안과에는 최 원장이 받은 감사패와 표창장, 임명장 등이 수두룩하다.밝을명안과의원에는 싱가폴, 홍콩, 일본, 타이완, 말레이시아, 베트남, 미얀마, 호주, 미국, 인도네시아, 레바논, 이란, 중국, 태국, 필리핀 등 다양한 국가의 의사들이 방문해 성형안과의 노하우를 습득하고 돌아갔다.라식이나 라섹을 전문으로 하는 안과 개원의들은 안성형 질환 환자가 방문하면 최 원장의 의원에 환자를 리퍼할 정도다.최 원장은 "1년에 국내외 학회에서 30개 넘는 강의를 하고 있다"며 "그 중 절반은 해외에 나가서 하는 강의"라고 말했다.해외학회의 경우 한 번 출국하면 적어도 3~4일 머물러야 하는 만큼, 최 원장은 의원을 비우는 일이 많다.지난해의 경우 총 한 달 가량 의원을 비웠다고 한다.최웅철 원장은 가방, 맥북, 외장하드(사진 왼쪽 은색 테두리)만 있으면 해외 어디에서든 성형안과 강의를 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그는 "대부분의 진료가 예약제로 이뤄져 의원을 운영하며 외국에 강의를 나가는데 어렵지 않다"며 "내가 갖고 있는 기술을 개발도상국에 가르쳐 주는데 보람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학회 강의의 경우, 개원의사보다 대학병원이 더 낫지 않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최 원장은 "대학병원 교수 중에 1년에 20~30번 강의하러 나가는 사람들 몇 없을 것"이라며 "개원의사이면서 교육을 할 수 있는 이유는 '대학병원은 제한되지만, 개원의는 언제는 강의하러 나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라고 설명했다.최 원장은 가톨릭의대 안성형 책임교수, 미국유타대학 교환교수, 대한안과의사회 부회장, 한국미용성형의학회장, 한국미용외과의학회 학술위원장, 일본 항노화학회 고문, 대한의사협회 남북의료위원 등을 역임했다.2015-01-20 12:24:59이혜경 -
"콜센터·스마트 문진, 환자를 먼저 생각하라"서울·부산밝은세상안과는 국내에 라식, 라섹을 처음으로 도입한 1세대 안과로 유명하다.시력교정술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던 1997년. 부산에서 시력교정전문안과로 문을 연 밝은세상안과는 2000년 서울 압구정 로데오거리에 코워크 형태로 2호점을 냈다.밝은세상안과가 시력교정술의 대표적인 브랜드로 자리를 잡자, 밝은세상안과 앞에 서울·부산을 붙이고, '그 라식 완전 밝히더라'는 슬로건으로 브랜드 차별화 전략을 세웠다.◆콜센터·스마트 문진 등 '쌍방향' 서비스 강화서울·부산밝은세상안과의 환자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쌍방향성에 기초하고 있다.병원과 고객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창구를 마련해 병원의 모든 접점에서 서비스를 강화해 나간 것이다.그 중심에는 전문적인 콜센터와, 스마트 문진 시스템이 있다.콜센터에서는 단순한 상담 예약을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수술 전 후 모든 과정에 있어 환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한다.환자들의 문의에 대한 1차적인 답변을 넘어 수술 후 불편 사항 체크, 카카오톡을 통한 상담 등 여러 창구로 고객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정기진료에 대한 체크 역시 콜센터에서 담당하고 있다.스마트 문진 시스템은 서울·부산밝은세상안과의 특별한 고객 서비스다.스마트폰을 활용해 진료 예약, 상담 문의, 차트 조회, 쿠폰 발급 등 다양한 서비스를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으며, 원내에 구축된 CRM과 연동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서울·부산밝은세상안과는 2년에 한 번, 최신의 트렌드와 변화된 사용자 환경에 맞춰 홈페이지 내용을 리뉴얼하고 있다.원내에 방문한 환자들에 대한 서비스는 전문 교육을 받은 코디네이터가 담당하고 있다.서울·부산밝은세상안과의 전 직원은 1년에 2회 이상의 정기적인 서비스 교육을 통해서 고객 서비스 마인드를 높이고 있다.◆시설·장비 서비스 투자도 잊지 않기서울·부산밝은세상안과는 2008년에 국내 최초로 아벨리노 유전자검사 시스템을 도입하고 유전자 분석 연구센터를 설립했다.2011년에 이어 2014년 JCI 심사에서 전 부분 인증을 받아 국내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는 처음으로 JCI재인증을 획득했다.서울·부산밝은세상안과 시력교정술에 대한 안전 관리 시스템이 객관적인 기준인 JCI인증제를 통해 국제적인 수준임을 인정 받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안내렌즈삽입술(ICL) 국내 도입이래 6년연속(2008년~2013년) 세계 최다 수술 달성의 성과를 이룩한바 있다.◆서비스에 성공하는 병원, 고객 입장에서 먼저 생각이종호 서울·부산밝은세상안과 원장은 서비스에 성공하는 병의원이 되기 위해서는 병원의 입장보다 고객과 환자의 입장에서 고민하고 서비스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원장은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를 통해 서비스를 만들어 내더라도, 그것을 고객이 필요치 않는다면 쓸데 없는 서비스가 된다"며 "모든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해 낼 때는 고객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최우선적으로 고민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단기적인 병원의 수익과 장기적인 병원운영 계획에 따른 실행이 필요하다는 점도 언급했다.이 원장은 "단기적인 대응은 근시안적인 투자로 밖에 이어지지 않는다"며 "1~2년 동안의 장기적인 관점에 따라 병원의 가치에 부합하는 서비스 발전 계획을 추진하는 것이 성공적인 선순환 체계를 만드는데 핵심 역할을 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2015-01-16 12:29:40이혜경 -
이름짓기에 투자하라? "환자 눈에 익어야"개원 8년 차를 맞은 오월의아침피부과의원. 오월(may)과 아침(morning)이라는 두 단어가 합성돼 생각 만 해도 '산뜻'한 이미지가 그려지는 피부과의원 명칭으로 변신했다.박홍준 오월의아침피부과의원장은 2007년 분당 미금역에 의원을 개원하면서 작명을 가장 고민했다. 그리고, 의원 명칭을 짓고 CI를 만드는데 2000만원을 투자했다."사람들이 개원을 준비하면서 어떻게 하면 인테리어를 예쁘게 할까라는 고민을 많이 해요. 병의원 바닥에 대리석을 까는데 수 천만원 투자는 아끼지 않고 있죠."박 원장이 의원 작명 투자를 결정 할 때 주변에서는 "돈을 너무 많이 쓰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고 한다. 하지만 박 원장은 생각을 달리했다. '브랜드'의 중요성을 인식한 것이다.박홍준 원장은 오월의아침으로 피부과의원 명칭을 정한 이후, 녹색, 다홍색, 회색을 병원의 대표 색상으로 선정하고 가운부터 명함, 어플리케이션까지 같은 컬러로 통일했다."친지나 주변 사람들과 상의해서 의료기관 명칭을 정하면 나중에 '밍숭맹숭'한 아이덴티티를 지니게 돼요. 남들과 비슷한 명칭에 비슷한 CI와 색상으로 '엣지'가 없을 거예요. 결국 이를 회복하기 위해 마케팅에 돈을 더 쓰게 되죠."의사 자신과 맞는 의료기관 명칭을 찾고, CI와 대표 색상을 정했다면 홈페이지와 인테리어, 직원들의 유니폼 까지 일관성 있게 맞춰 꾸준히 유지관리하는게 중요하다고 박 원장은 강조한다.환자는 의료기관을 처음 방문하지만, 독특하고 일관성 있는 분위기 때문에 여러번 방문한 듯한 느낌을 받게 되고, 결국 오월의아침피부과가 자신도 모르게 눈에 익혀진 상태로 의료기관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개원 당시 현수막 광고를 제외하고 지금까지 거의 광고를 안했어요. 오월의아침피부과를 방문했던 환자들이 눈에 익고, 기억나는 우리 의원은 지인들에게 소개하게 되고 그렇게 지역에서 유명해졌죠."◆임상실력 길러 동네병의원 이미지 탈피오월의아침피부과의원은 '동네병원이 아닌이유'를 홈페이지에 한편에 게시하고 있다.병원 같지 않은 인테리어로 포근한 느낌을 주는 의원의 모습."분당에 있지만, 우리 의원에 오는 사람들은 동네병원이 아닌 수준 높은 병원에 오고 있다는 것을 어필하고 싶었어요."일부 환자는 서울 강남의 피부과와 비교하기도 하는데, 박 원장은 분당 지역에 강남 지역보다 더 좋은 기기를 쓰고 피부과 치료를 잘하는 의원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한다."개원 초기에 저렴한 국내산 피부과 의료장비를 써보다가, 모든 장비를 수입산으로 바꿨어요. 그리고 임상실력도 기르면서 해외에서 강연 요청도 많이 오는 편이죠."실제 박 원장에게 새로운 기술을 배우기 위해 해외에서 오월의아침피부과를 찾는 해외 의료진들이 있다."피부과 전문의로서 피부과 치료는 정말 자신 있거든요. 해외 의료진 사이에서도 나름 유명한 편이죠."박 원장은 앞으로 규모를 늘리는 경쟁이 아닌, 의료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위해 노력을 끊이지 않겠다고 말했다.◆규모 늘리기보다, 질적 서비스 향상에 중점박 원장은 앞으로 의원 규모를 늘리기 위한 투자는 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의료 서비스 특성 상 스스로 진료할 수 있는 환자의 수가 정해져 있고, 욕심내서 규모를 늘리면 진료와 임상의 질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이다."의료는 홈쇼핑 처럼 1초에 몇 십개를 팔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병의원 비즈니스는 가내수공업이에요. 규모가 크면 가격 경쟁력으로 밀고 나갈 수는 있겠지만, 내실을 다지는게 더 중요하다고 봐요. 무리수를 두고 키우다 보면 페달을 밟지 않으면 넘어지는 자전거가 될 뿐이죠."그 때문인지 박 원장은 이번에 '콜센터'에 투자를 했다. 그동안 직원들이 예약전화를 받아왔는데, 컨설팅업체를 통해 직원 교육과 함께 콜센터를 새롭게 정비했다.특히 최근에는 환자들이 병의원을 검색하고 직접 전화를 걸어 예약을 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콜센터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환자들은 병의원에 대한 사전정보가 많이 없잖아요. 전화를 걸어 예약을 하면서 병의원의 이미지를 그리게 돼요. 만약 첫 전화에서 직원들이 실수를 하면, 아무리 임상의 질이 높은 병의원이라도 해도 오고싶지 않을테니까요."개원 8년차의 성공 노하우는 무엇일까. 박 원장은 개원 하기 전에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라고 당부한다."과거에는 개원만 하면 성공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잖아요. 임상실력을 어필할지, 친절을 어필할지, 병원의 브랜드를 어필할지 확실히 정해야 해요. 자신에 대한 강점을 빨리 찾아보고, 없다면 개원보다 봉직의가 나을거라 봅니다."2015-01-15 12:14:59이혜경 -
세 번의 고비 끝 '비상'…오기로 얻은 날개[내러티브기획-하] 신약 오딧세이 '허가부터 약가협상까지'참 고단하고 굴곡진 여정이었어. 뭐 지금이야 기억을 떠올리면 미소가 새나오는데, 돌이켜보면 참 피 말린 시간이었지.나는 에이즈 환자, B형간염 환자에게도 희망을 주는 간판 스타야. 한국에 온 지도 벌써 3년이 넘었군.주변에서는 내가 2011년 한국 땅을 밟자마자 "보험급여라는 관문만 넘으면 '슈퍼 스타'가 되는 건 시간문제"라고 말했지. 그도 그럴 것이 나는 이미 국제 무대에서 꽤나 이름을 날려왔거든.라이벌? 있지, 왜 없어. 그나마 한국에 오기 직전, 라이벌 하나를 시간 차로 따돌렸는데 아직 한 녀석이 남아 있어. 그는 끈질기게 내 앞을 가로막은 녀석이었지. 나와 성향도 비슷해.녀석은 나보다 먼저 한국에서 관문을 통과해 이미 터를 잡았는데, 사람들은 그와 나를 매일같이 비교해댔어. 남의 속도 모르고….세계를 누비며 '잘 나가던' 내가 어디서부터 어떻게 꼬였던걸까.처음에 신체검사를 받고 한국에서 활동해도 된다는 '허가'를 받았을 때 '이제 됐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었어. 사람들은 내게 "이 바닥에서 슈퍼 스타가 되려면 '1차 관문'인 허들을 넘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했어. 벌써 2년반 전 얘기로군.'그래, 까짓거 해보자.' 나는 여느 때처럼 호기롭고 대차게 그 문을 두드렸더랬어. 그러자 사람들은 더욱 노골적으로 나를 라이벌 그 녀석과 비교하기 시작했어.모두들 나를 녀석의 가장 '쎈' 라이벌로 지목하고, 그를 꺾을 유일한 자로 추켜세웠어. 그런 관심을 굳이 마다하진 않았어. 이미 다른 나라에선 그래왔으니까. 그 때까지만해도 내 콧대는 하늘을 찌르고도 남았지.1차 관문 앞에 올라갔더니 문지기가 지켜서 있더군. 그는 내게 "눈 앞의 허들을 넘고 싶으면 스스로 넘을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 보이라"고 했어. '1차 관문인데 뭐, 까짓거 하던대로 하자.'문지기는 내게 스스로를 입증하는 이력서를 내라고 했어. 외모만 봐선 믿을 수 없다며, 내가 모든 관문에도 거뜬히 통과할 수 있는 '진국'임을 서류로 보여달라는 것이었지.나로 인해 희망을 가진 환자들이 진짜로 희망을 갖게 됐는 지, 그 값어치가 실제 얼마인지 한 번 PR해보라는 거지. 문제될 것 없었어. 이미 미국과 유럽 순회공연을 마친 나로서는 하나도 떨리지 않았으니까. 정말이야.그런데 왠걸, 자료를 본 심사위원단은 날 의심하기 시작했어. 닫힌 문틈으로 웅성거리는 소리가 삐져나왔지. 뭔데 나를 이렇게 초조하게 하나. 그들은 결국 내 몸값이 너무 비싸다고 심사할 수 없다고 했어. 이봐, 나 스타야, 별이라고.그들은 섣부르지 않았어. 아주 신중했지. 내 몸값 자료를 제대로 보강해오면 다시 봐준다고 했지. 깎아서 오란 얘기야. 이런…. 그렇게 몇개월 피를 말리는 시간이 이어졌지. 맞아, 로마에선 로마 법이 '갑'이야.오기가 생겼어. 아직 1차 전형이잖아? 심사위원단이 원하는대로 심혈을 기울여 자료에 정성을 들였어. '이정도면 되겠지'.그들은 나와 라이벌인 그녀석을 또 다시 비교한 뒤 한 가지 조건을 내걸었어. 녀석보다 몸값을 깎으면 허들을 넘을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했지. 넘는 것도 아니고 넘을 수 있는 기회 말야. 나 참….내겐 힘이 없었어. 허들은 반드시 넘어야 할 목표이자 '슈퍼 스타'로 가는 유일한 길이었거든. 마다할 수 없었어. 여긴 '로마'고 거절하면 모든 게 물거품이 돼. 그렇게 난 허들을 턱걸이처럼 통과했어. 스타 대접을 받아왔던 나로선 굴욕이었지.잠시 숨을 돌리고 있는데, 누군가가 또 다시 나타나 2차 전형을 준비하라고 귀띔하더군. 이번엔 씨름이래. 상대는 막강해보였어. 비기거나 넘어뜨려야 이 관문을 넘을 수 있어.'산넘어 산'이라더니, 그는 나보다 몸집이 훨씬 컸어. '이길 수 있을까…. 외국에서도 이미 치뤄본 적 있는 싸움이야. 두려워 말고 일단 가자.'드디어 '큰 놈'이 나타났어. 경기의 시작을 알리는 함성이 울렸지. 정해진 시간동안 엎어치거나 매치거나, 쓰러지거나 버티거나 결판을 내야하는 게임이 시작된거야.성큼 다가온 그는 경기 초반부터 라이벌과 나를 비교해가며 심리전을 펼쳤어. 나를 기죽이려는 전략인가?난 이 녀석이 내 라이벌과 한 판 경기를 벌였던 사실을 알고 있었어. 그는 라이벌에게 써먹던 전략 그대로 나를 엎어치려 했지. 이미 예상했던 전략이라 당황할 건 없었어.그럼에도 그는 강했어. 난 지지 않으려 애썼지. 경기가 계속될수록 내 몸은 마음처럼 움직이질 않았어. 강하다는 말 밖에 할 수 없는 상대였어, 그는.게다가 허들 관문에서 반은 '그로기'가 된 상태라 남아 있는 힘도 많지 않았으니, 여간 불리한 게 아니었지.'버티자.' 난 공격이 아닌 수비로 맞섰어. 이게 두번째 굴욕이라고나 할까. 아니지, 신체검사까지 감안하면 세번째가 되겠군.시간은 계속 흐르고, 뜨거운 열기에 힘은 계속 빠져가고 있었어. 더 버티기 힘들다고 느낀 순간 경기의 끝을 알리는 호루라기가 울렸어.결과는 무승부, 그래 됐다! 지금 되돌아 보면 그의 매치기 공략을 교묘히 피해낸 것만으로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이제 곧 열릴 최종심사에서 도핑테스트만 통과하면, 모든 게 끝나. 그렇게 나는 날개를 달고 비상할 거야. 그간의 굴욕과 고비를 생각하면 코 끝이 찡한 감정이야.여지껏 일방적으로 라이벌 녀석과 비교당했다면, 진검승부는 이제 진짜 시작인 셈이야. 문을 열어라, 나 '비리어드' 나가신다!2015-01-14 06:15:00김정주 -
20년간 끊임없는 투자…장비부터 콜센터까지의료기관의 서비스 범위는 방대하다. 임상부터 입지, 내부경영, 마케팅 등 모든 것이 서비스에 해당한다.이른바 성공 병·의원이라 불리는 곳은 특징이 있다. 환자를 위한 서비스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는 것이다.완벽한 서비스는 없지만, 완벽에 가까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병·의원 중 하나는 22년 째 강서구 영상의학과 터줏대감 역할을 하고 있는 명진단영상의학과의원이다.1992년 개원 당시 명진단영상의학과는 배민영 원장과 직원 3명이 전부였다. 지금은 원장단을 포함해 총 30여명의 직원들이 함께하고 있다. 23년 동안 꾸준히 성장한 결과다.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승부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리면 명진단영상의학과 접수실을 만날 수 있다.배 원장은 "집은 전세 살더라도, 의료장비 투자는 끊을 수 없다"고 스스로 다짐한다.명진단영상의학과는 개인병원으로 처음으로 45억이 넘는 128MSCT와 3T MRI를 도입했다. 종합병원에서 되레 환자를 전원시킬 정도다.지속적인 투자로 의료장비가 늘어나면서 배 원장은 몇 차례에 걸쳐 확장 이전했다. 지금의 명진단영상의학과 자리로 이전한 것은 2012년도다.명진단영상의학과의 이전은 새로운 의료장비 도입과 상관관계가 높다.1998년 건강검진을 위한 내과, 부인과 개설로 병원이 확장 이전한데 이어 2006년 개원가 최초 64ch MSCT, 1.5T MRI를 도입하면서 또 다시 이전했다. 그리고 2012년에 의원 볼륨을 키웠는데, 대학병원급 검진장비인 128ch MSCT와 3T MRI를 도입했기 때문이다.최신 MRI 기계 뿐 아니라 미니 서점을 마련해 환자들에게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배 원장은 "국내에 1~2대 들어온 영상장비 투자도 아끼지 않는다"며 "유수의 종합병원에서 환자를 의뢰하거나, 그곳에서 검진을 받았던 환자들이 재차 우리병원에서 검진을 원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명진단영상의학과의 지속적인 투자는 지역 환자들에게도 입소문이 났을 정도다.배 원장은 "환자군을 분석하면 20년 이상 꾸준히 병원을 찾는 사람들의 비율이 높다"며 "그 분들이 다른 환자를 데리고 오고, 입소문에 의해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주로 많은 것은 병원의 신뢰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배 원장의 투자는 영상장비에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부터 홈페이지와 콜센터를 재개편했다.신뢰를 갖고 찾는 환자군이 형성돼 있으나, 이들을 위한 서비스가 부족했다고 느낀 것이다.배 원장은 "최근 라뽀형성에 주력하기 위해 홈페이지와 콜센터를 재개편하고 강화시켰다"며 "고가의 최신 의료장비를 도입했지만, 입소문만으로 신환 증가를 기대하는데 제한이 있다"고 언급했다.환자들이 복도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대기하고 있다.홈페이지와 콜센터 재개편은 성공적이었다. 환자의 피드백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이다. 과거에 만들어놓은 홈페이지에서는 10년 동안 30여개의 글 정도가 다였다.하지만 이번에 홈페이지가 개편되면서 한 달 평균 100여건의 상담 문의글이 오르고 있다.명진단영상의학과는 홈페이지에 상담글이 게시되면 바로 문자로 받아, 콜센터 상담직원이 콜상담을 진행하도록 하고 있다."성공하려면 다양한 변화를 두려워 말라"배민영 원장은 23년 전 강서구에 영상의학과를 개원, 지속적인 투자로 의원을 키워가고 있다.배 원장은 성공 노하우로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그는 "임상적으로 환자를 잘 본다고 해서, 병원을 유지할 수는 없다"며 "의사가 경영도 해야 한다는 마인드로 투자를 진행하고, 꾸준히 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또 하나 중요한 노하우는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 지 항상 고민하라'는 것이다.배 원장은 "그동안 영상의학과를 기본으로 검진파트의 역량을 키웠다면, 앞으로 통증분야도 타겟팅할 계획을 세웠다"며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영상장비를 이용해 통증의 병변을 병리학적으로 설명하면 더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그는 "요즘 환자들은 기대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에 니즈를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며 "최근 대학병원 영상의학과에서 통증치료를 많이 진행하고 있는데, 개원가에서도 선도할 수 있도록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2015-01-13 12:24:58이혜경 -
한번의 예선과 세번의 오디션거쳐 최종합격까지[내러티브기획-상] 신약 오딧세이 '허가부터 약가협상까지' 7년. 내가 나로 태어나 온전한 나로 불리기까지 걸린 시간이지.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내 꿈은 아픈 사람들을 돌보는 거였데. 근데 세상은 나를 쉽게 믿어주지 않더라고. 나는 내 꿈을 이루기 위해 얼마나 준비를 잘했는지 보여주기로 했던거야.어쩌면 지루하고 뻔한 얘기일 수도 있겠지만, 내 얘기 좀 들어봐.내가 엄마 뱃속에서 처음 자리잡은 건 2003년 7월이었어. 엄마에게서 사랑과 관심을 먹고, 주위의 응원을 받아 비로소 1년 9개월만에 세상에 나올 수 있었어.엄마는 내가 태어난 걸 참 기뻐하셨지. 내가 원하는 일이 세상에 기여하는 일이면서 이를 통해 돈도 벌어다 줄 걸로 기대하셨기 때문이지. 근데 세상은 내가 태어난 것을 인정하지 않더라고. 경험 부족이라나.그래서 나는 내가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로 했지. 그렇게 나만을 위한 오디션은 시작됐어.예선전은 아픈 동물을 치료하는 거였어.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나름 산전수전 다 겪었던 나이기에 이 정도는 쉽게 할 수 있었어. 시간은 1년이나 걸리더라고. 어쨌든 예선전은 쉽게 통과했지.진짜는 이제부터야. 드디어 동물만 치료하다가 사람과 대면이 시작됐어. 긴장도 많이 했지. 내가 케어한 사람이 잘못되기라도 하면 다시는 내가 원하는 일을 못할 수도 있었거든.처음에는 아픈 사람이 아닌 건강한 사람을 돌보는 방법을 배웠어. 내가 어느 정도로 사람들을 보듬고, 얼마나 공을 들여야 이 사람이 가장 편안하게 있을 수 있는 지. 뭐 이것도 한 1년 정도 하니까 일이 손에 익더라고.다음 과정은 진짜 환자를 치료하는 거였어. 그마나 1년동안 해 왔던 노력이 있었던 탓에 잘 할 수 있더라고. 환자들도 나한테 고맙다고 연신 인사도 하고 그 덕에 내가 좀 우쭐해지기도 했지. 한창 물이 올라서 난 이제 내 존재를 다 입증한 줄 알았어. 근데 이게 끝이 아니더라고.나랑 같은 꿈을 가진 애들 중 나보다 먼저 세상에 나온 베테랑들이 있었지. 마지막 관문은 얘네들이랑 똑같은 조건으로 일을 하는 거였어. 최소한 얘네들보다 못하면 안 되는 게 조건이었지. '이번에는 어려울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했지. 근데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나는 자신감이 있었어. '난 누구보다 못하지는 않은 녀석이다'라고. 그래서 환자를 두고 선배들과 경연을 했지. 결과는 좋았어. 내가 더 잘 하는 것도 있었고, 최소한 못하는 건 없었거든.내가 여기 올 때까지 돌본 사람들은 한국 사람도 있고, 외국 사람도 있어. 수로 따지면 한 1000명 정도 되더라고. 근데 내 목표는 이거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을 돌보는 거였어. 이 정도 되니까 나한테도 기회를 주더라고.어떤 고마운 분이 내가 지금까지 해왔던 일들을 경력증명서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내래. 그렇게 하면 수에 제한없이 아픈 사람을 돌볼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그동안 해온 경력증명서 분량은 어마어마했어. 이걸보니 '참 열심히 살았구나'라는 생각도 들었어.경력증명서 양도 많았지만 이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검증하는 시간이 적지 않게 걸리더군. 이제 내가 더 할 일은 없어서 그냥 빨리 서류 통과가 되기만을 기다렸어. 근데 거기서 연락이 두어번 왔어. 빠진 항목이 있다고. 그래서 찬찬히 살펴봤지. 시간이 부족해 다 못 쓴 내용도 있었고, 내가 잘못 적은 것도 있었어. 이것저것 수정해서 다시 냈지. 이 과정에서 그 분을 수도 없이 만나고 얘기도 많이 나눴어. 지금 생각하면 진절머리가 날 정도였어. 경력증명서를 제출하고, 검증하는 것만 꼬박 1년이 걸렸으니까. 참 꼼꼼히도 보더라고.경력증명서를 다 보더니 이제 세상에 나갈 준비가 됐다고 얘기해 줬어. 그게 2012년 6월이었지. 내가 태어나서 세상에 나가기 위해 준비한 시간만 7년이 걸린 셈이야. 엄마 뱃속에 있던 시간을 합하면 무려 9년이나 되는 거고. 이렇게 세상에 나온 게 바로 나라니까. 세상에 나오기 쉽지 않지? 세상 밖으로 나오니 그제서야 사람들은 내 이름을 불러주더라고."하이, 제미글로!"2015-01-13 06:15:00최봉영 -
하루 평균 의료기관 4곳 폐업…병의원이 '아프다'"에휴~ 환자? 없어도 문 열어야지. 그래도 한 자리에서 오래해서 단골환자로 버티고 있는거야. 요즘 개원했다가 1년도 안돼서 닫는데가 얼마나 많은데."서울 A가정의학과 원장은 주변에 하나, 둘 문 닫는 의원을 바라보다 한숨을 짓는다.10년이 넘도록 한 자리서 '터줏대감' 노릇을 하고 있는 덕에 근근히 버티고 있다는 A원장. 새로 개원하는 의원들은 환자가 없어 몇 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다.하루 평균 5곳의 의원이 개원하고, 4곳의 의원이 폐업하고 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요양기관 개폐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3년 1831곳의 의원이 개원하고, 1535곳이 폐업했다. 10곳의 의원이 신규 개원했다면, 8.5곳의 의원은 문을 닫고 있다는 의미다.심평원 자료를 살펴보면 폐업률보다 개업률이 높은데, 매년 3000여명의 신규의사가 배출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개업률보다 폐업률 수치에 관심을 보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지난 3년 간 의원 개·폐업 현황과 관련,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임금자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의료서비스 공급 포화 상태서 대형병원에 비해 인적·물적 경쟁력이 열세인 의원은 시장에서 생존하기 매우 어렵다"고 전했다.지난 3년 간 의원급 의료기관 신규, 폐업 수의원과 대형병원이 무한 경쟁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현재의 의료서비스 공급시장에서 의원의 폐업률이 높은 것은 당연한 결과라는 얘기다.임 연구위원은 "급격한 수가체계의 변경이나 큰 폭의 수가인상, 환자 수 급증 등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앞으로 개원가의 분위기는 달라질 수 없다"며 "수가 현실화, 무너진 의료체계 재정립, 규제 완화, 포지티브 급여시스템으로 전환 등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의협에 따르면 의원 생존을 위한 일평균 최소한의 환자수는 40~50명 정도다. 하지만 조사결과 전체 의원의 44.9%가 50명 이하의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서울에서 이비인후과를 운영하고 있는 B원장은 "하루 50명의 환자도 보기 어렵다"며 "의원을 접고 페이닥터로 들어가야 하나 고민"이라고 털어놨다.평균 4억8000만원의 비용을 들여 의원을 개원하지만, 이미 포화상태인 개원시장에서 성공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이기 때문이다.경기도에서 정형외과 페이닥터로 근무하고 있는 C씨는 "펠로우를 마치고 5년 째 봉직의 생활을 하고 있다"며 "최소 자본을 가지고 개원을 해도 지속적인 투자를 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컨설팅 업체가 말하는 성공하는 개원방법은?=투자의 중요성은 의사들이 많이 찾는 개원 컨설팅 업체에서도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꼽는다.골든와이즈닥터스 박기성 대표는 "임상실력 만으로 개원시장에서 성공하기 어렵다"며 "임상실력을 갖췄다면 콜센터, 병원입지, 내부경영, 마케팅 등에 투자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이 업체에 컨설팅 의뢰가 오는 병원들의 경우, 박 대표는 임상, 콜센터, 병원입지, 내부경영, 콜센터, 마케팅 상담 등에서 무엇이 가장 부족한지 점수를 매기도록 한다.박 대표는 "병의원들이 경영으로 아픈 이유는 다양하다"며 "어떤 서비스 부분에서 아픈지를 분석하면 현실적인 경영타개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골든와이즈닥터스 김강현 경영지원팀장은 '스토리'가 없는 병의원들이 '아프다'고 표현한다.김 팀장은 "병의원들의 스토리가 마케팅을 비롯해 병원 내부 프로세스, 직원들을 움직이는 경영철학과 연관돼야 한다"며 "스토리를 중심으로 브랜딩을 강화해야 건강한 병의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3년 연속 폐업률 85%를 육박하는 상황에서, 어떤 병의원이 신규 개원에 성공할 수 있을까.김 팀장은 "대부분의 의사들은 올해 1억원을 쓰고, 내년에 1억원을 더 쓰면 매출이 두 배가 돼야 한다는 이론을 가지고 있다"며 "하지만 1~2년 새 매출이 극대화 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따라서 지속적인 투자와 관리가 필요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2015-01-12 12:25:00이혜경 -
허가가 최종 목표? 모든 R&D 종착역은 '상업적 성공'국내 대기업과 중견제약사에서 20년 넘게 R&D 개발에 참여했던 모 인사는 국내제약업계 신약개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조급증'과 상업화를 고려하지 않은 '허가가 종착점이라는 인식'이라고 진단했다.연구개발 과정에서 성과가 보이지 않으면 바로 책임을 묻게 되는 현 국내제약 신약개발 시스템과, 어떻게든 허가를 받기위한 무리한 행보를 이어가는 관행이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신약 탄생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빅파마들의 신약개발 과정을 들여다보면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글로벌 법인들은 지금도 수많은 신약프로젝트를 가동시키고 있다.하지만 이들 신약 과제 중에서도 임상 3상까지 도달하는 아이템은 극소수에 불과하다.후보물질 탐색과 발굴, 전임상 과정에서 상당수 약물들이 탈락하고, 심지어 임상 2상에서도 대다수 신약과제들이 길을 멈춘다.왜 일까? 글로벌법인들은 발매된 신약이 시장성이 없다는 판단이 설 경우 해당 과제를 임상3상까지 이어가지 않는다. 상업화에 대한 냉정한 판단이 대형 블록버스터를 만들어내는 밑거름인 셈이다.그리고 이들은 특정 신약프로젝트가 가동되면 전임상 과정부터 연구소, 마케팅-영업부서, 생산부서 헤드들이 동시에 참여하는 라운드 테이블을 가동한다.적어도 10년 후 시장상황을 예측하고, 신약 발매시점에 상업적인 성공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를 주도면밀하게 파악하기 위한 과정이다.이런 의미에서 R&D 전문가들은 신약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내심과 상업화를 고려한 치밀한 전략수립이라고 입을 모은다. 여기에는 #기술수출도 포함된다.혁신신약 개발, '품목허가'가 완성은 아니다국내제약사들이 선플라주 이후 20여개가 넘는 신약을 발매했지만 상업적 성공을 거둔 아이템이 소수에 불과하다는 점은 이 같은 전략수립의 부재와 조급증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미국에서 오랫동안 신약개발 과정을 지켜본 바이오벤처 인사는 "그동안 글로벌 법인과 국내제약사의 신약개발 과정의 가장 큰 차이점은 자금력이 아니라 선택과 집중, 그리고 경영진의 인식 차이"라고 강조했다.신약개발을 위한 투자 자금 부족이 혁신신약 탄생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글로벌의약품 시장서 성장가능성이 높은 약효군글로벌 시장을 살펴보면 자금력이 없더라도 신약개발을 진행한 기업의 성공사례는 의외로 많다.올해 C형간염치료신약 '소발디'를 탄생시킨 길리어드가 그랬고, 신약개발 전문기업 파마셋이 대표적이다.이보다 더 큰 문제는 국내기업들이 신약과제에 착수하면 끝장을 보려고 하는 관행적 습관이라고 지적한다.국내기업들은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서라도 신약과제를 한번 시작하면 대부분 중도에서 멈추질 않고 무리를 해서라도 과제를 끌고 간다.이 바이오벤처 사장은 "이는 국내기업 신약개발의 궁극적 목적이 허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신약허가를 받으면 모든 것이 끝날 것이라는 인식의 오류를 개선하지 않는 다면 국내제약산업의 신약성공 스토리는 요원할 것이라는 게 신약개발 전문가들의 의견이다.다국적기업의 신약개발 지향점은 '시장성'에 맞춰져 있지만, 국내사의 궁극적 목적은 '허가'에 맞춰져 있는 건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대기업과 중견제약사에서 연구개발을 맡아왔던 임원은 "신약과제를 5년 프로젝트 정도로 인식하고 있는 것도 큰 문제"라며 "신약과제는 적어도 10년 시장 상황을 예측하고 준비하는 장기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연구자와 경영진의 공감대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이런 의미에서 실질적인 신약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는 국내 상위기업들의 행보를 벤치마킹 할 필요가 있다.R&D의 궁극적 목표는 상업화라는 점에서 제품개발 단계부터 해외시장을 겨냥한 제품들이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는 것은 국내 제약산업 체질개선의 턴 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차별화품목과 현지임상, 그리고 기술수출신약 개발 성공스토리는 국내 상위기업에서 찾아볼 수 있다. 특화품목군 발굴, 현지임상, 그리고 기술수출로 요약된다.지난해 6월 동아에스티가 미국 FDA허가를 받은 자체 개발한 슈퍼항생제 시벡스트로(성분 tedizolid)는 미국 트라이어스사를 통한 기술수출 전략을 통해 혁신신약을 탄생시킨 대표적 사례다.동아ST 시벡스트로 로열티 수입 전망동아측의 기술수출은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 판권 대상이고, 매출액의 5~7%를 로열티로 받게 되는 계약조건이다.트라이어스는 또 다시 2011년 바이엘사에 테디졸리드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 일본 등에 대한 상업화 독점 계약이었다.현재 바이엘은 중국에서 급성 세균성 피부 연조직 감염으로 임상 3상을 진행 중에 있고, 일본에서 MRSA 감염으로 임상 3상을 진행 중에 있다.2013년에는 큐비스트가 트라이어스 인수를 발표했다.동아는 이 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테디졸리드 매출 관련 로열티 수입이 짭짤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블록버스터를 눈앞에 둔 결과론을 현 시점에서 보면 동아의 기술수출 조건이 아쉬울 것이라고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시벡스트로는 우수한 제품효능이 입증됐고, 경쟁품목 자이복스 미국 특허만료를 앞두고 있어 상업적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관련업계는 시벡스트로의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최대 매출액이 2019년 최소 6억~9억 달러를 예측하고 있다.동아에스티는 이로 인해 2019년 최소 300~600억원대의 로열티가 예상된다. 바이엘 판매분 로열티까지 합치면 규모는 더욱 늘어난다.종근당이 고도비만 치료제로 개발했던 CKD-732는 현재 미국 자프겐사가 호주에서 임상2b상(후기임상)에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유전성 비만 질환인 프래더-윌리증후군(PWS)에도 치료효과가 있음이 밝혀져 주목받고 있다.이와 관련 미국에서는 프래더-윌리증후군 치료제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종근당 고도비만치료제와 희귀질환치료신약 과제는 동아에 이은 또 하나의 기술수출 사례로 주목받는다.2009년 미국 자프겐사에 기술수출한 종근당은 CKD-732가 임상시험의 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마다, 신약으로 나와 판매되는 만큼 로열티를 받게 된다.미국진출을 앞두고 있는 녹십자 면역글로불린제제원료 공급으로 인한 수익과 함께 보유한 한국 판권으로 종근당은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둘것으로 전망된다.녹십자 행보도 눈에 띈다. 지난해 수출 2억불을 돌파한 녹십자의 철저한 글로벌 전략은 국내 제약업계게 던지는 시사점이 크다.녹십자는 2016년 면역증강제 IVIG, 2017년 혈우병 치료제 그린진, 2018년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에 대한 미국 FDA 허가 획득을 목표로 오래전부터 프로젝트를 가동시켰다.이같은 녹십자의 노력은 지난해 1월 IVIG 미국 임상 3상 시험 종료, 10월 미국 FDA cGMP 인증 및 품목 허가 목적 완제품 시험 생산을 개시했고, 올 2분기 미국 FDA 허가 신청이 유력시 된다.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내년 3분기 미국 FDA 허가가 예상된다. 그린진, 헌터라제 등도 닮은 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헌터라제의 경우 올 상반기 미국 임상3상 신청을 할 것으로 보인다.한미약품의 뚝심도 대단하다. 회사 이익구조상 적자를 떠안고 진행한 당뇨 신약 LAPS Exendin-4과제는 올해 기술수출 여부가 주목된다.한미가 기술수출을 추진할 경우 당뇨 치료제에 대한 빅파마들의 관심이 높다는 점에서 좋은 계약조건이 예상된다.과거와 비교해보면 국내제약사들의 글로벌 행보는 많이 달라졌음을 알수 있다.파머징 마켓을 향한 국내제약사들의 구애국내제약업계의 파머징 마켓 진출이 확산되고 있다이른바 파머징(pharmacy+emerging)시장을 행한 국내제약사들의 시선도 관심을 모은다.IMS헬스데이터에 따르면 2011년 파머징 시장의 비중은 20%에서 내년에는 30%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파머징 시장은 중국,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 브릭스 국가 외에 태국, 이집트,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총 17개국이 포함돼 있다.이 시장의 핵심은 혁신신약이 아니라 특화된 제네릭이다. 국내사에게 가장 현실적인 아이템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국내 제약기업들은 이미 다수의 제네릭 제품군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파머징 시장 성장의 수혜를 직접적으로 받을 수 있다.이런 점에서 파머징 마켓, 특히 중남미 시장 공략은 봇물을 이루고 있다.상위제약사 수출팀장은 "글로벌 제약시장 판도가 선진국에서 신 시장으로 이동중"이라며 "중남미 지역이 G2G(정부간) 협력을 통해 수출 여건이 좋아지고 있는 점도 매력적인 요소로 꼽힌다"고 강조했다.이런 흐름속에 동아의 브라질 현지법인과 보령의 카나브 수출 전략을 포함해 국내기업들의 중남미 시장 진출 소식은 잇따르고 있다.보령 카나브는 파머징 마켓 공략의 롤모델로 꼽히고 있다보령제약은 국산 고혈압 신약 카나브에 대해 브라질, 멕시코, 에콰도르 등을 포함한 중남미 13개국, 러시아, 중국 등 신흥제약 시장에 진출하며 국산신약의 성공가능성을 보여줬다JW중외는 브라질 GMP인증을 받았고, 대웅제약은 보툴리눔제제 나보타에 대한 중남미 수출계약을 체결했다.LG생명과학도 국산신약 제미글로에 대한 수출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시장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녹십자도 남미에 면역글로불린 '아이비 글로불린 에스엔'을 진출시켰다.국내사들의 중남미 시장 공략은 계속 확대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실제로 중남미 시장은 매년 두자리수 이상 성장해 신흥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제약사 수출담당 임원은 "동남아 시장의 경우 대부분 국내 제약기업들이 진출해 있고, 중동시장의 경우 등록절차가 까다로운 데다 외환결제 금지가 장애요소"라고 말했다.이 임원은 "또 중국시장은 주사제 임상을 진행해야 하고 등록기간이 오래걸리는 단점이 있어 상대적으로 제약사들이 중남미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고 덧붙였다.북경한미와 휴온스 점안제 공장 준공의 의미중국시장은 2013~2020년 연평균 12% 성장이 전망되는 세계 최대 파머징마켓이다.2013년 중국 약품시장의 규모는 1조 위안 예상되며 세계 3위의 제약시장으로 부상했다. 또한 2019년에는 2조 위안, 2020년에는 2조3000억 위안을 돌파해 세계 2위의 제약시장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했다.북경한미 중국 현지 어린이의약품 매출 추이하지만 중국시장은 자국시장 보호에 따른 까다로운 해외등록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현재 국내제약사 20여 곳이 중국시장에 의약품 등록을 성사시켰고, 10여곳은 직접 진출하기도 했지만, 현지 시장을 개척을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관측이다.중국시장의 롤모델은 북경한미를 들 수 있다. 지난해 점안제 현지 공장을 설립한 휴온스도 기대감이 높다.북경한미는 지난 19996년 한미약품이 74%, 북경자중약업이 26%의 지분투자를 통해 회사를 설립했고, 2002년 현지 생산기지, 2008년 연구센터 출범까지 단계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현지 독자적 제약회사로 발돋움해 나갔다.이제는 매출액 2000억원을 바라보는 중견 제약사로 성장했다그동안 북경한미는 병원과 약국 중심의 직접 영업채널 구축 등 영업력 차별화를 시도하는 한편, 영업조직 70%를 의·약사 출신으로 꾸려 탄탄한 영업망을 구축해 나갔다.이같은 노력으로 북경한미는 어린이 유산균 영양제 '마이아이', '이탄징' 등 어린이의약품을 900억대 넘버원 브랜드로 성장시켰다.북경한미는 중소병원에 대한 전국 영업망을 갖추고 있다는 차별화 전략과, GSK와 항생제 '오구멘틴'에 대한 중국 내 판권계약 등을 통한 행보를 이어가며 현지화 전략에 성공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휴온스가 지난해 준공한 중국현지공장 휴온랜드휴온스는 중국 점안제 시장 공략을 위해 첫 번째 점안제 전용 현지 공장인 '북경 휴온랜드'를 탄생시켰다.휴온스는 점안제 공장이 빠르면 올 상반기 첫 생산에 들어가 2020년까지 연매출 9억 위안(1600억원), 점유율 11.3%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이 금액은 지난해 휴온스 총 매출액과 비슷한 수준이다. 휴온스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시점을 맞이한 셈이다.회사측은 휴온랜드 통주공장을 발판 삼아 국내 상위제약사는 물론, 글로벌 헬스케어 그룹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글로벌 진출, 혁신신약이 능사? 길은 있다결론적으로 신약 성공스토리와 글로벌진출 방점은 상업화에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혁신신약이 아니더라도 시장성을 연계한 철저한 준비와 차별화 전략을 갖춘다면 98% 글로벌 시장을 매료시킬 수 있다는 시각이다.국내 상위제약사 연구소장 출신 인사는 "최근 전 세계 제약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상위 50위권 제약사 면면을 살펴보니 혁신 신약개발만이 능사는 아니다"며 "제네릭 중심기업, CMO전문 기업, 희귀질환 치료제 전문기업, 혁신신약 개발 중심 기업 모두가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리딩기업이 될수 있다"고 말했다.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상업화 성공 가능성에 대한 시장성을 철저히 분석했다는 점과, 처음부터 해외시장을 타깃으로 삼았다는 점이다.혁신신약, 바이오의약품, 개량신약, 천연물신약, 특화 제네릭 등 '잘할 수 있는 것'을 가지고 해외시장 문을 두드린다면 글로벌 기업으로 성공할 수 있는 길은 분명히 열릴 것이라는 것이 R&D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2015-01-08 06:15:00가인호 -
"6년제 후배요?" 선배약사들의 솔직한 생각"대체조제 반발하는 의사, 환자만 막을 수 있어"◎진행자: 약사님들 이제 두 번째 시간입니다. 약국경영 토론에 이어 오늘은 올해의 이슈가 될 약대 6년제 약사들과 대체조제 활성화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먼저 올해 화두는 뭐니 뭐니 해도 6년제 약사들이겠지요. ●김성진 : 그렇겠죠. 첫 배출이니. 개인적으로 약대 6년제는 약사들의 약에 대한 전문성이 심화되고, 약학 전문가는 약사라는 것을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봅니다. 그러나 기대반 우려반 입니다. ●황은경 : 제 약국이 프리셉터 약국이라 더 책임감을 느낍니다. 교육의 질이 일정하지 않다는 게 걱정입니다. ●김성진 : 우려 부분은 양적으로 6년제를 했음에도 질적으로 달라진 게 없으면 어쩌나 하는 것이고 당사자들이 사회에 나와서 실망하면 어쩌나하는 생각도 있어요.●황은경 : 우려는 약사가 되는 일이 그냥 직업에 그칠까하는 겁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게 약사의 일인데 배려나 긍휼히 여기는 마음은 교육으로 되는 게 아니니까요. 아직 커리큘럼이 자리 잡지 못해서 제약회사 심화과정은 아예 없고 일부 대학은 심화를 아예 없애고 학교트랙으로 돌려 약시 준비를 시켰어요. ●이진희 : 학교마다 준비하는 과정도 차이가 많이 나고, 교수들의 생각도 다르고, 그래서 학생들의 태도와 교육의 성과도 많은 차이가 날 것 같아요.◎진행자 : 6년제 후배약사들이 약국에 오면 급여 인상도 고려하고 계신가요? ●김성진 : 서로의 기대치가 잘 맞을지 모르겠네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거 같아요. ●황은경 : 이미 약사임금이 최대치라 더 오르진 않을 거예요.◎진행자: 교육의 질 문제도 제기되는 것 같아요. ●김성진 : 개인적으로는 작은 그릇에 너무 많은 것을 집어넣고 있지 않나 걱정도 됩니다. ●김현익 : 6년제가 아무래도 처음 있는 일이니 -모든 일에 그렇듯이 - 기대반 우려반일 테고, 심정적으로는 크게 기대하지는 않는다. 뭐 이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교육시스템이 얼마나 현장을 반영할 수 있는가에 대한 우려감이 더 크겠지요 ●이진희 : 실무실습에 대한 커리큘럼은 약사회와 약교협이 공동연구를 통해 교안으로 만들었지만 그 교안에 대한 실행과 해석이 다르다는 겁니다.●김현익 : 타과들의 문제를 보았을 때 통 6년제로 가지 않으면, 맨날 시험 준비만 하는 대한민국의 젊은 학생들을 보게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습니다. ●이진희 : 지방대 이공계가 정작 약대를 보내지 못하지만 약대를 갈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학생들이 많이 모인다고 해요. 그 대학들의 생물, 화학과 교수들이 2+4를 요구한다는 이야기도 있어요. ●김현익 : 학교의 안위가 우선이군요. 신입생 유치에 도움이 된다면 빠져나가도 상관없다? ●이진희 : 그렇지요. 교수들이. ●김현익 : 사회적 비용 손실이 어마어마한데. 한 개인의 인생도 그렇고.●이진희 : 지난 몇 년간의 통계를 봐도 그 대학에서는 한명도 피트합격을 못했는데도 그래요. ●이진희 : 정부도 자신들이 한 일이 잘 못되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즉시 되돌릴 경우 정부가 잘 못을 인정하게 된다는 시각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졸업생을 배출해보고 다시 평가하자는 상황인 것 같아요.●김성진 : 준비하는 문제도 있지만 4년 동안 배울 양이 기존에 비해 너무 많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즉, 목적에 따라 과목들이 정리가 돼야 하는데 아무것도 정리는 못 하고 추가만 됐다는... ●이진희 : 맞습니다. ●김현익 : 교수님들의 밥그릇을 정리하기 쉽지 않겠지요. ●이진희 : 국시에서 과목이 빠지는 순간 퇴출된다는 생각이 있는 듯해요.◎진행자: 6년제 약사가 배출되면 기존약사와의 갭이 문제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지요. ●김현익 : 그 문제는 여전히 존재하겠지요? 사회적 요구가 어느 쪽으로 흐르느냐 문제가 남겠죠. 기존 4년제 약사의 입장은 기대반 우려반일거고 6년제 졸업생은 상응한 대가(처우, 급여)를 요구할 텐데. 결국 모든 것은 시장의 원리에서 결정이 될 것 같아요.◎진행자 : 개업을 하려는 약대생들이 많이 늘었다는 이야기도 있어요. ●김현익 : 당장은 2년간 2200여명의 졸업생이 나오지 않았고 이번에 1600명 정도가 배출된다고 해도 실제 시험을 보고 합격하는 수준은 1500명 내외가 되지 않을까 예상도 있어요. 그렇다면 여전히 인력난은 지속될 것 같고 급여부분은 현재 수준으로 1~2년간은 더 가지 않겠는가 생각됩니다. 현재 졸업생들의 평균연령을 체크해보면 개업을 위한 약대생들에 대한 분포는 나오겠지요?◎진행자 : 기대반 우려반에 6년제 약사의 연착륙을 위해서는 개선해야 할 것도 많다는 게 약사님들의 생각 같아요. ●김현익 : 개선 해야 할 부분도 많고 그걸 누군가 정말 발전적으로 정리하고 현실을 반영시켜야 할 텐데. 많은 이해 당사자들의 입장이 너무 다르기 때문에 정말 탁월한 정치력을 누군가 발휘 해야 하지 않을까요.●김성진 : 그래서 김현익 선생님 말씀대로 몇 년간은 현 상태가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건 이론이 아니라 현실이니까요. 하지만 6년제가 모두 개업으로 진로를 선택했다고 해서 개설약국이 현저하게 늘지는 않을 것으로 봅니다. 개국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이죠. 수년째 약국 개설수가 정체돼 있는 게, 약사가 모자라서는 아니라고 봅니다. 투자대비 수익률이 너무 낮고, 예전에 비해 의사들의 먹튀 또는 개설을 위한 컨설턴트 속임과 비용이 너무 커요. 내가 하려는 약국이 내가 원하는 수익과 일치돼야 하는데 그 차이가 너무 크다는 거죠. 속는 경우가 많아지니. 100건이라고 해서 개국했더니, 50건 하고 있고 일매 40~50만원이라고 해서 했더니 4~5만원 하고 있고. 갑자기 의사가 사라지거나, 임대료가 주변에 비해 너무 높고. 비상식적인 요구들도 많아요. 그런 이유로 신규 약사들이 개국하기가 예전보다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도시와 시골 모두 같아요. 차이가 없지요.◎진행자: 자 이제는 대체조제 활성화로 가 볼까요. 정부가 아젠다를 던졌지요. ●김성진 : 대체조제는 대국민 홍보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언어에 대한 이미지 선점에 이미 지고 있다고 보여지고 이런 이미지를 타개하는 방법으로 동일성분조제라는 단어를 들고 나왔는데 이마저도 의사들의 나쁜 이미지 만들기에 당할 우려가 있습니다.◎진행자 : 사후통보가 완화되면 대제조제가 늘까요? ●이진희 : 사후 통보가 두려운 것은 없어요. 프로그램으로 정리가 되니. 그런데 행정적 비용이 나오지 않아요. 깜빡하고 통보를 하지 않으면 처벌이 너무 쎄요. 경고나 행정지도도 없어요. ●김성진 : 대체조제가 기본적으로 약사를 위한 법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법이라는 홍보가 필요해요. 멘트는 이런 거죠. 갑작스럽게 약국을 갔는데 약이 없어 불편하셨죠? 그러면 대체조제를 해달라고 하세요.◎진행자 : 인센티브는 큰 의미가 없죠? ●이진희 : 의미 없어요. ●김성진 : 인센티브는 의미 없죠. 지난 대규모 약가인하로 대부분의 성분 약가가 동일해 졌어요. 그렇게 해도 전국 대체율이 0.018%라면 거의 없는 거나 다름없지요.◎진행자 : 왜 대체조제가 미미할까요? ●김성진 : 대체조제 할 이유가 없다. 대부분 약국은 가까운 병의원 처방을 70% 정도는 흡수하고 있기 때문인 듯해요. 대체조제가 대부분 외부에서 온 처방전 때문이지요. 그거 1~2장 안 받는다고 경제적으로 문제 생기지 않아요. 조제를 못 받아 약국을 돌아다녀야 하는 환자가 힘든 거지요. ●이진희 : 약국에 이익이 되는 약을 살 수 없는 구조에서 대체조제가 약국에 어떤 이익을 주나요? 상대방은 리베이트를 받고 그것을 쓰기 원하는데 나는 이익 구조는 없는 상황에서 그걸 방해할 필요까지는 없는 것이지요. 거기에 행정적 부담은 늘고 업무는 지연되는데...◎진행자: 대체조제 한다고 하면 환자반응을 어때요? ●김현익 : 미팅이 있어서 잠시 자리를...죄송합니다. 이제 끝났네요. ●이진희 : 대체조제든 뭐든 약사님이 주는 약이니 단골은 무시하는 편이고 그걸 싫어하는 환자는 온 동네 돌아다니고. 그래서 우리지역에 하루 환자가 1000명이라면 3명만 대체조제 거부하고 다녀도 적어도 10개 약국 중 5개 약국이 그런 느낌을 받는 게 문제죠. 약사들 스스로 대체조제에 대한 마음의 벽을 허물어야 합니다. ●김현익 : 이전부터 약준모에서는 '동일성분조제'라는 말을 쓰자고 주장했었고, 애초에 잘못 끼워진 용어선택이 결국에 힘들게 된 것이 사실입니다. 처방권자인 의사들의 네거티브 전략에 계속 얽매이게 되지요. 개인적으로는 약사회에서 대체조제를 주장할 이유가 하나도 없어요. ●김성진 : 그렇지요 ●김현익 : 정부와 보험자단체에서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김성진 : 대체조제가 제대로 되려면 해달라는 소리가 환자로부터 나와야 합니다. ●김현익 : 이걸 자꾸 의사 약사 구도로 가면 안 돼요.●김성진 : 대체조제는 수가 협상 재료가 되는 건 아니라고 봐요. ●김현익 : 약사들이 인센티브 즉 경제적 동기로 인해서 동일성분조제를 한다는 것도 일면 정책상으로 맞는 것처럼 보이나 현실상의 정서와는 동떨어져있으니 국가 전체적인 재정적인 이슈로 국가주도로 끌고 가야할것이고 약국의 행정적인 부담을 줄여주는 쪽으로만 진행이 돼도 약사들은 적극 환영을 할 것입니다. DUR과 연계돼 동일성분조제 내역이 실시간으로 심평원으로 통보되는 것으로 갈음만 돼도 괜찮을 듯해요.◎진행자 : 심평원을 통한 사후통보가 대안이라는 말씀이군요. ●김성진 : 의사들의 반발을 누를 수 있는 건 환자들 밖에 없어요. ●김현익 : 네 그렇지요. 별도의 절차를 밟기보다 전산적으로 실무를 처리해주고 환자들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수용하도록 국가적인 홍보가 더 우선이겠지요. 이것도 이전에 생동조작 사건 때문에 네거티브한 힘이 더 쎄진 거잖아요.◎진행자 : 대체조제가 일상화되면 제약쪽의 약국 정책도 달라질까요? ●김현익 : 의사들에게 제공되는 리베이트 사슬을 국가가 과연 언제까지 두고 볼지... 저는 이 부분이 곧 사회적 요구에 의해서 정리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몇 년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대체조제가 일상화된 캐나다의 경우에는 분명히 제약쪽의 마케팅 대상도 바뀌겠지요. ●이진희 : 그런데 대체조제는 그렇게 단순치 않아 보입니다. 예전에 직접조제 시절 제가 지어준 약 먹지 않으면 큰일 날 것 같이 이야기 하던 환자들도 동일한 시메티딘 동일한 아목시실린인 경우에도 색깔이 바뀌면 싫어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았어요. 이런 심리를 의사들이 이용하기에 어려운 부분이 많아요. ●김현익 : 맞습니다. 그런 게 현실적인 정서적 장벽이라는 거겠지요.◎진행자: 환자가 중요 하군요 ●이진희 : 환자의 심리는 두 가지에요. 먼저 먹던 것을 먹고 싶다와 약을 알려준 의사는 지식에 기반하고, 약을 건네는 약사는 이익에 기반을 둘 수 있다는 생각이지요. 누구나 그럴 수 있는 개연성이 있어요. 결국은 정부의 강한 의지가 필요하지요. ●김현익 : 동의합니다. 정부만이 해결의 중심에 서있다는 점에서요.◎진행자 : 그럼 성분명처방이 좋지 않을까요? ●김현익 : 전 세계적으로 성분명을 강제하는 경우가 많지 않으니까요. 그런 논리에서 쉽지 않은 경우가 있어요. 성분명/상품명으로 구분하는 것보다 환자가 자발적으로 저비용, 경제적 조제를 요구하도록 정책을 구성하는 것이 좋을 듯해요 ●이진희 : 참조가격제. ●김현익 : 그렇죠. 현재 의약분업 이후 15년의 시간동안 1대 1로 붙어있는 의원-약국의 경우 동일성분조제의 필요성을 서로 느끼고 있지 않을 것이고. 약사들 입장에서 느끼기에 본질은 환자의 입장을 배려하는 점과 약국 경영상의 반품(낱알)재고가 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정말 고객이 대체조제를 나쁘게 생각해서 굳이 이 약국 저 약국을 전전하는 것 보는 것도 안타깝죠. 정말 약이 없어서 대체가 안 될 경우 익일날 주문해서 처리하기에도 재고부담 때문에 꺼려지게 되는 현실이지요.◎진행자 : 대체조제가 활성화되면 동네약국으로 처방분산이 이뤄질까요? ●김현익 : 설마요.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고객들의 이익이 커지겠지요. 큰마을약국 단골이 약은 꼭 거기서 조제하고 싶어도 혹시라도 약이 없을까봐 서울대학교병원 문전에서 조제하고 오는 것이잖아요. 서비스에 불만족하더라도 거기밖에 약이 없으니까요.◎진행자 : 결국 정부 의지와 환자 의식개선이 급선무라는 게 약사님들의 생각인 듯해요 ●김성진 : 그런데 그런 의지와 의식이 스스로 생기는 것은 아니지요. 계기를 만들어야지요. ●김현익 : 그게 약사회의 정책이겠지요. 정치일 것이고. ●이진희 : 상품명이 얼마나 어려운가하면 제 주변 의원이 록소프로펜 한 가지를 록스펜/록소펜/룩펠/록스핀/동광록소프로펜/랙스펜 등 7가지 이상을 처방해요.◎진행자 : 정부가 대체조제 카드를 꺼낸 이유는 재정이겠지요? 이면에는 리베이트 척결도 있을 듯 한데요. 일각에서는 국내사 지원책이라는 말도 있어요. ●이진희 : 재정이겠지요. 정부가 국내사를 그렇게 생각할까요? 한방에 복제약 가격 다 날리는데... ●김성진 : 곁가지 방법으로 도저히 리베이트를 줄 수 없을 만큼 가격을 쳐야지요. 가격이 떨어지면, 유지비가 적게 드니 환자, 약국 빼고 다 싫어하겠네요. ●이진희 : 도매 부도가 그렇다네요. ●김성진 : 그렇죠. 도매는 %로 이익을 남기는데 매출이 떨어지면 이익도 떨어지니... ●이진희 : 가격 인하로 외형 매출 줄고, 물류비는 증가하고 %는 줄고...◎진행자: 약사님들 장시간 감사했습니다. 6년제 약사와 대체조제 문제만을 놓고 토론하는데도 정말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네요. 이제 마무리를 해야겠네요. ●이진희 : 멋진 약사님들과 함께해서 영광이었습니다. ●김현익 : 저도 영광이었습니다. ●황은경 : 약사님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진희 : 가끔 사는 이야기나 함께하시지요.2015-01-08 06:14:59강신국 -
왜, 부광약품은 덴마크 바이오벤처를 인수했나콘테라(contera)는 글로벌제약사 출신 인사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덴마크의 작은 바이오벤처다.이 작은 회사에 세계 제약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콘테라가 도출한 파킨슨병 운동장애(LID;levodopa induced dyskinesia) 치료 신약 후보물질 때문이다.파킨슨병 운동장애는 레보도파를 장기 복용하는 파킨슨병 환자의 약 60~70%에게서 발생하는데,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전세계 파킨슨병 환자 약 900만명 중 30%가 LID치료제 복용한다고 볼 때 시장규모만 대략 1조50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노바티스를 비롯한 다국적제약사들이 LID치료제에 관심을 갖고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는 이유다.개발 경쟁 대열에 #부광약품이 뛰어들었다. 부광은 지난 10월 콘테라의 지분 100%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시켰다.회사를 통째로 사들인 건 콘테라가 개발중인 LID치료제 'JM-010'의 상업화 가능성을 높게 봤기 때문이다.물론 노보노디스크에서 CNS 치료제 연구개발을 주도했던 한센(hansen) 박사와 노바티스와 노보노디스크에서 임상약리 파트를 책임졌던 톰슨(thomsen) 박사의 능력을 믿었다.부광은 인수 이후 이들 인사를 각각 CEO와 CSO로 임명하고 독립적 경영을 보장했다.큰 돈이 들어가는 부분은 부광의 몫이다. 회사 측은 내년 상반기 중 전임상을 완료하고, 곧장 임상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회사 관계자는 "우리가 보유한 대학병원의 CNS 전문가와 해외 권위자들과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성공적으로 개발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부광은 이전에도 로나센, 익셀, 오르필 등 오리지널 CNS 약물과 리바스티그민패취 등 제네릭을 판매하면서 해당 분야에서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쌓았기 때문에 JM-010의 상업화 개발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유망신약 후보물질 보고 통째로 회사인수...해외 네트워크는 덤최근 국내 제약사들의 투자활동 폭이 광범위해졌다. 유망한 신약 후보물질이 있으면 국내는 물론 해외투자도 서슴없이 결정한다.부광의 덴마크 바이오벤처 콘테라 인수도 신약에 대한 갈망에서 비롯됐다.부광은 30년 경력의 바이오벤처 캐피탈사 'TVM Capital Life Science'사의 시리즈세븐펀드에 일라이 릴리와 함께 리미티드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TVM 캐피탈사는 투자과정에서 얻어지는 유망신약 정보를 파트너사에 제공하는데, 콘테라의 JM-010도 그때 알게 됐다.당시 콘테라사는 노보노디스크의 투자전문 자회사인 노보시즈(novo seeds)로부터 투자를 받고 있었다. 회사 관계자는 "JM-010뿐만 아니라 유망신약 후보 150여개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었다"며 "이 가운데 JM-010이 상업화 가능성이 높고 시장 잠재성도 커 아예 인수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콘테라 인수로 얻는 것은 JM-010만 있는 게 아니다. 부광이 개발 중인 신약후보물질 MLR-1023(당뇨병치료제), apatinip(항암제) 등에 대한 유럽 내 연구개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해외 진출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회사 관계자는 "해외 바이오벤처의 창업자들은 대부분 다국적제약사의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세계적인 신약개발 트렌드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며 "국제 네트워크망도 잘 갖춰져 있어 연구개발 전략수립과 변경에서 신속함이 더해져 신약개발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해외기업 인수는 유망신약 후보물질 확보뿐 아니라 현지 진출 교두보 마련 차원에서도 이뤄진다.해외진출 성공, 현지화에서 찾는다...중국 제약사 인수한 대웅2013년 180억원을 투자해 중국 바이펑사를 인수한 #대웅제약이 좋은 예다.글로벌 현지화, 다시말해 글로칼리제이션(Glocalization)을 표방하고 있는 대웅제약은 바이펑사를 인수하면서 2020년 세계 2위 의약품 시장으로 전망되는 중국에 중요한 거점을 마련했다.특히 중국은 수입품목에 대한 품질기준을 상향 조정하고, 중국 내 생산제품에 대한 권장을 유도하고 있어 현지 바이펑 인수는 여러모로 유리하다.지난해 10월 30일 중국 선양 외곽의 랴오닝성(遼寧省)번시(本溪)기술개발구에 설립한 랴오닝대웅제약연구소 개소식 장면.대웅제약 관계자는 "중국 의약품 시장의 높은 성장 잠재력과 자국 생산업체 우대 정책, 또 활발한 연구 인프라가 바이펑을 인수하게 된 배경"이라며 "중국은 알려진 것보다 더 대학과 연구기관에서 천연물과 개량신약 분야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일부 연구기관은 다국적사와 공동연구를 추진하고, 결과물을 라이센스한 기관도 많다. 이는 대웅제약이 리버스 이노베이션 전략으로 바이펑을 선택한 이유다.리버스 이노베이션은 현지 혁신을 통해 개발한 제품을 전세계에 판매하는 것을 뜻한다.대웅제약은 2013년 8월 인수 계약 체결 후 공장과 실험실 등 공사에 착공했고, 지난 10월에는 부설 연구소로 '랴오닝 연구소'를 개소했다. 이곳에서 개발하고, 만든 제품은 중국 뿐 아니라 선진국에도 수출할 계획이다.바이펑은 내년부터는 '요녕대웅제약' 유한회사로 사명을 바꾸고 대웅제약 브랜드로 세계를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2020년까지 중국 및 선진국 매출 5000억 달성이 목표다.국내제약 해외투자, 수출촉진에서 현지 시장진출로 변화보건산업진흥원이 지난 7월 한국수출입은행 해외투자통계를 토대로 내놓은 국내 제약산업 해외 직접투자 동향 자료에 따르면 2013년 제약산업 해외직접투자는 신고금액 기준 전년 4254만달러 보다 20.4% 증가한 5121만 달러로 급증했다.특히 해외투자 목적도 현지시장 진출에 초점이 맞춰줬다.제약산업부문 투자목적별 해외직접투자 추이(한국수출입은행 해외투자통계,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건산업브리프)보고서를 작성한 신유원 보건산업정보통계센터 연구원은 "2000년만 해도 해외투자 목적이 단순 수출촉진에 머물렀지만, 2013년에는 현지시장진출이 58%로 가장 높고, 선진기술도입, 수출촉진 순으로 나타났다"며 "전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정윤택 보건산업진흥원 제약산업지원실장은 "많은 국내 제약기업들이 지속적 약가인하 등으로 수익성 한계에 부딪혀 내수시장에서 벗어나 해외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며 "특히 예전에는 단순 수출 촉진을 위해 해외투자를 노렸다면 최근엔 현지화 전략을 통해 해외진출하는 제약기업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정 실장은 "연구개발도 오픈 이노베이션을 키워드로 초기단계 후보물질은 벤처에 맡기고, 제약회사는 디벨로프먼트(development)를 맡는 식의 역할분담이 이뤄지고 있다"며 "또한 퍼스트인클래스 타깃의 의약품 개발을 디자인해 후기 임상단계에서 해외 판매망이 확보된 다국적제약사에 라이센싱 아웃하는 기업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2015-01-07 06:15:00이탁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