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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 2번째 표적항암제 '라트루보' 하반기 나오는데

  • 안경진
  • 2017-04-06 06:14:48
  • 40년만에 개발된 진행성육종 치료제...전 세계 3번째 허가

미국서 판매중인
지난해 위암 표적항암제 '사이람자(라무시루맙)'를 선보였던 한국#릴리의 2번째 선택은 #연조직육종이었다.

이름조차 생소한 연조직육종(soft tissue sarcoma)은 근육이나 인대, 섬유조직, 지방, 신경, 림프관 등 신체의 기관을 연결 및 지지하는 모든 연부조직에 발생할 수 있는 악성종양을 말한다. 전국을 통틀어 환자수가 1000여 명에 불과한 희귀암으로 알려졌다. 2013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국내 환자수는 971명으로 전체 암 발생의 0.4%를 차지했다.

릴리가 이 같은 희귀암종에서 표적항암제를 선보이게 된 연유는 뭐였을까. '#라트루보(올라라투맙)'는 지난 3월 9일자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 미국과 유럽 다음, 전 세계 3번째로서 작년 10월 미국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은 뒤 국내 허가를 받기까지 5개월 밖에 걸리지 않은 셈이다. 회사 측은 국내 연조직육종 환자 중 라트루보 투여대상을 200명 미만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릴리의 폴 헨리 휴버스(Paul Henry Huibers) 사장은 "질환이 희귀하다보니 연구 자체가 드물었던 데다 기존 치료제를 대체할 만한 신약이 개발되지 못했다"며 "40여 년만에 혁신적인 약물이 등장한 만큼 국내 출시를 서두르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국내 허가소식이 언론을 통해 전해지면서 임상현장에선 벌써부터 치료 가능시기를 묻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는 후문. 회사 측은 "허가된지 한달 정도밖에 되지 않은 터라 구체적인 시기를 장담할 순 없으나, 보건당국과 세부적인 가격 논의를 거친 뒤 하반기 중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환자수가 적은 데다 글로벌 참조가도 형성되지 않은 터라 향후 어떤 절차를 통해 약가가 책정될지도 중요한 논의사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대 미만 호발…생존기간은 1년 내외= 연조직육종이 발생률 대비 사회경제적으로 큰 파급력을 갖는 이유는 주로 20대 미만의 젊은 연령대에서 호발한다는 것과 관련이 깊다. 대부분 종양이 상당히 커질 때까지 자각증상이 없고, 주위 신경이나 혈관압박으로 인한 증상이 생겼을 때 내원하기 때문에 진행된 단계에서 진단될 확률도 높다.

김효송 교수
5일 한국릴리가 마련한 미디어 세션에 참석한 연세의대 김효송 교수(연세암병원 종양내과)는 "50대 이상 노년층에서 주로 발생하는 다른 암종과 달리 연조직육종은 사회활동이 활발한 20대 미만에서 발생률이 높다"며, "직장생활은 물론 결혼, 출산에도 지장을 줄 수 있어 사회적 영향력이 크지만 지난 40년간 생존율이 향상되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전이성 연조직육종 환자의 5년 생존율은 16%에 불과하다. 가장 보편적인 치료법은 종양을 포함한 주변조직을 제거하는 수술이지만, 수술이 가능한 환자는 극소수로 제한된다. 독소루비신으로 대표되는 안트라사이클린(Anthracycline) 계열 기반의 항암화학요법이 유일한 대안인 셈. 그마저도 골수기능 억제나 심장독성 같은 부작용 때문에 6~8사이클이 한계란다.

김 교수는 "이포스파마이드, 팔리포스파미드 등 다양한 약제들과 독소루비신의 병용요법에 관한 임상연구가 이뤄졌지만 전체생존기간을 1년 내외로 연장시키는 데 그쳤다"며, "반응률이나 생존율 개선효과 대비 부작용 발생률이 높아서 유의한 생존연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라트루보 병용군, 생존기간 1년 연장= 현행 치료요법들과 비교해볼때 라트루보의 효과는 확실히 획기적이다. 허가사항과 같이 안트라사이클린 함유요법에 적합하고 방사선요법이나 수술을 통한 근치적 치료가 불가능한 성인 연조직육종 환자에게 8주기 동안 독소루비신과 병용했을 때 기대되는 수명 연장기간은 1년.

란셋(Lancet 2016;388:488-497)에 발표된 JGDG 2상임상에 따르면, 라트루보와 독소루비신 병용투여군의 전체 생존기간(OS)은 26.5개월(95% CI: 20.9-31.7)로, 독소루비신 단독투여군의 14.7개월(95% CI: 9.2-17.1)보다 11.8개월 연장시킨 것으로 확인된다. 사망 위험이 무려 54%가량 낮아졌다(HR 0.46, 95% CI: 0.30-0.71). 무진행생존기간(PFS)은 6.6개월로 독소루비신 단독투여군(4.1개월)보다 2.5개월 연장됐다(HR 0.67, 95% CI: 0.44-1.02).

JGDG 연구의 주요 결과
또한 임상에서 중요하게 살펴보는 이상반응 중 하나인 발열성 호중구감소증 발생률은 두 군간 유사했으며, 이상반응으로 인한 투약중단 환자비율은 라트루보 병용군에서 되려 낮았다.

라트루보가 육종을 비롯한 일부 종양세포와 기질세포 등에서 발견되는 혈소판-유래 성장인자수용체 알파(PDGFR-α)와 선택적으로 결합해 종양의 확산 및 전이에 작용하는 PDGFR-α 신호전달경로를 차단하기 때문에 종양의 성장을 억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효송 교수는 "사망 위험을 54% 감소시켰다는 수치는 임상적인 의미가 매우 크다고 봐야한다"며, "초기부터 라트루보 병용군과 기존 치료군의 생존곡선이 의미있는 차이를 보였고, 8사이클이 끝난 뒤 라트루보를 단독투여했을 때도 반응률이 유지됐다. 이런 결과 덕분에 2상임상만을 근거로 신속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미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의 최신 가이드라인은 독소루비신과 라트루보 병용요법을 진행성 연조직육종의 치료요법으로 권고하고 있다(Category 2A). 환자들의 접근성을 결정하는 데 관여하게 될 중요요인은 약제가격이다.

김 교수는 "경미한 수준의 독성반응만으로 생존율을 개선시켰다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있는 약"이라며, "벌써부터 문의해 오는 환자들이 있는데 치료비 부담만 해결된다면 써볼만한 가치는 충분하다고 본다. 투여대상이 적고 전체 생존율을 1년가량 연장시킨다는 점이 고려되어 속히 현장에 도입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 유럽에서 지난해 말 허가를 받았고, 우리나라도 지난달 식약처 허가를 받아 가격을 논의하고 있다. 환자수가 적은 만큼 경제성평가면제 트랙을 비롯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질환에 대해 알리는 활동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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