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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에 없는 기술로 성공할 수 있다"

  • 데일리팜
  • 2015-04-24 10:00:56
  • 이강노 한국생약학회장

이강노 한국생약학회장
현대 사회에서는 평균수명이 증가함에 따라서 만성 난치성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의약품에 대한 요구가 점차 커지고 있다. 그러나 단일 타깃에 작용하여 효능을 나타내는 합성신약 만으로는 원인이 다양하고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만성 난치성 질환들을 치료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새로운 해결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으며 이러한 합성신약의 한계를 해결하는 대안으로써 multi-target을 특징으로 하는 천연물신약 연구의 필요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

또한 현대의학에서는 진단기술의 발달로 질환의 예측이 가능해짐에 따라 발병 초기 또는 질환발생 이전 단계에서 진단함으로써 질환의 예방 또는 유지관리 하는 것이 중요시되고 있는 추세이며 이러한 점에서 볼 때 안전성이 뛰어나고 복합적인 작용을 나타내는 천연물신약은 현대사회의 요구에 잘 부합한다고 할 수 있다.

전통지식에 근거한 천연물의약품 시장은 인류역사와 함께 오랜 세월에 걸쳐 이어져 왔으며 과학화를 위한 노력도 꾸준히 이어져 왔다. 유럽에서는 2004년 Directive 2004/24/EC 라는 현대화된 2세대 천연물신약에 대한 규정이 확립되었고 이에 따라 과학적 근거에 입각한 천연물신약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어가고 있다. 미국에서도 보험재정 악화와 더불어 대체의학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면서 2004년 botanical drug (천연물신약) 가이드라인이 제정되었고 Veregen과 Fulyzaq 등의 제품이 출시되어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한편, 국내에서는 2002년 SK케미칼의 조인스와 동아에스티의 스티렌이 시판되면서 천연물신약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으며, 그 성공에 자극 받은 다수의 제약사들이 천연물신약 개발에 동참하면서 본격적인 연구가 이루어졌다.

이러한 천연물신약에 대한 국가지원을 통한 천연물신약의 개발 성과는 괄목할 만하다. 실례로 보건복지부에서 신약개발을 위하여 지원한 금액과 개발된 신약의 매출액을 보면 대표적인 천연물신약인 스티렌은 지원액이 10.6억인데 2010년까지의 누적 매출이 3,000억을 상회하고, 조인스는 지원액이 3억인데 반하여 누적매출이 1000억원을 넘고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의약품의 다수는 합성신약이다. 아스피린이 1899년에 개발되어 지금까지도 사용되는 등 화합물신약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한국도 신약개발 대열에 합류하기 위한 시도가 80년대부터 시작되었으며 90년대에 국내 1호 신약인 ‘선플라’ 개발에 성공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오랜 기간 동안 많은 지원을 받은 합성신약들이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한 반면, 천연물신약들은 적은 비용으로 개발에 성공해 시장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은 수 백년간 축적된 우수한 전통지식과 천연물 사용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천연물에 관련한 우수한 전문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여건들을 잘 결집시켜 시너지를 창출했기 때문에 오늘날 천연물신약의 성공이 가능했을 것이다.

미국과 유럽 등 의약품 선진국에서도 천연물신약의 글로벌 개발은 이제 시작하는 단계이다. 일각에서는 선진국에서의 성공 사례가 많지 않다는 이유로 천연물신약의 가능성을 부정하고 있으나, 이는 매우 사대주의적인 발상이다.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인 직지심경은 어느 누구의 기술을 모방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며, 독창적인 기술개발로 만들어진 유산이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한국의 자랑이 되고 있다. 선진국의 성공사례를 모방만해서는 결코 세계 일류가 될 수 없다. 천연물신약은 개발에 있어서 아직은 확실한 선두그룹이 없으며, 한국은 전통지식이 축적된 우수한 여건과 국내 성공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세계 시장을 선도할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 혹자들은 천연물신약의 개발 과정에 합성신약과 상이한 점이 있다는 점을 공격하기도 하는데 이는 오랜 사용 경험을 가지고 있는 원생약을 소재로 하여 독성과 부작용 우려가 적고, multi-target을 목표로 하는 복합성분의 특성에 따라 연구개발과정에도 차이점이 생기는 것일 뿐, 현대의학원리와 과학적 연구방법에 입각하여 개발된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다.

우리는 항상 세계 일류 산업, 신 성장 동력산업의 발굴을 외치고 있다. 그러나 선진국에는 없는 새로운 기술에 대해서는 성공 가능성을 부정하는 모순된 태도를 취하곤 한다. 세계 일류 산업의 육성은 선진국의 발자취만을 따라가서는 얻을 수 없는 과업이다. 이를 위해서는 천연물신약 개발을 위한 투자가 더욱 확충되어야 하며, 제도적인 발전과 더불어 약효평가방법, CMC 등 연구개발 시스템의 발전을 이룩하여 우리의 기술이 국제 표준이 되도록 유도하는 하는 선제적 노력이 요구된다. 이제 선진국들이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한 천연물신약 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미래 한국의 먹거리를 창출하는 산업으로 육성해내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 그리고 학계의 종합적인 노력을 통한 시너지 창출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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