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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새 2개 반환…'떼아'는 왜 국내제약과 결별했나

  • 김진구
  • 2024-06-25 12:00:09
  • 한 달 새 큐라클·올릭스와 안과질환 치료제 후보 기술이전 계약 해지
  • 매출 1.4조원 가족경영 안과전문 제약사…최근 개발 전략 수정 속도↑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국내 바이오기업 올릭스와 큐라클이 기술 수출한 신약 후보물질이 최근 한 달 새 잇달아 반환됐다. 두 회사에 권리를 반환한 곳은 프랑스의 안과질환 전문 연구개발 기업인 '떼아 오픈이노베이션(Théa Open Innovation)'이다.

제약업계에선 떼아 측 개발 전략 수정이 잇단 기술 권리반환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과전문 제약사인 떼아는 지난해부터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새로운 후보물질을 대거 사들였다. 이후 선택과 집중을 통해 파이프라인 구조조정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올릭스·큐라클과 결별했다는 분석이다.

올릭스·큐라클, 한 달 새 프랑스 '떼아'로부터 결별 통보받아

2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올릭스와 큐라클은 최근 프랑스 떼아 오픈이노베이션으로부터 안과질환 치료제 후보물질의 기술이전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다.

올릭스는 지난 2019년 3월 떼아 오픈이노베이션과 건성·습성 황반변성 치료제 후보물질 'OLX301A'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2020년 10월엔 습성 황반변성·망막하섬유화증 치료제 후보물질 'OLX301D'의 기술이전 계약을 추가했다.

큐라클은 2021년 10월 떼아 오픈이노베이션과 당뇨병성 황반부종·습성 황반변성 치료제 후보물질 CU06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떼아 오픈이노베이션은 2019년부터 매년 국내바이오기업의 후보물질 1개씩을 장바구니에 담은 셈이다.

그러나 최근 잇달아 권리 반환을 통보했다. 큐라클에는 지난달 21일에, 올릭스에는 이달 24일에 각각 계약을 해지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불과 한 달새 국내 바이오기업과 결별을 선택한 것이다.

프랑스 안과질환 전문 제약사…최근 임상2·3상 단계 후보물질 대거 도입

제약업계에선 떼아 측 개발 전략 수정이 권리 반환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떼아 오픈이노베이션은 프랑스 제약사 떼아 그룹의 연구개발 자회사다. 1994년 설립된 떼아 그룹은 안과질환 치료제에 주력한다. 시브레(Chibret) 가문이 경영하는 비상장 가족기업이다. 회사에 따르면 작년 매출은 9억2300만 유로(약 1조4000억원)다. 유럽과 북아프라카 등에 34개 자회사를 두고 있다.

떼아 오픈이노베이션은 전 세계 바이오·생명공학 기업의 안과질환 치료제 후보물질을 기술 도입해 개발·상용화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런 전략의 일환으로 올릭스·큐라클과 잇달아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다만 지난해부터는 떼아 측 개발 전략의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그전까지 이 회사는 전임상~1상 단계의 초기 임상 후보물질을 도입한 뒤 개발하는 전략을 취했다면, 지난해부터는 2~3상 단계의 중·후기 임상 후보물질을 도입하는 전략이 주를 이룬 것으로 전해진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떼아는 지난해 3월 미국의 생명공학 기업 갈리메딕스 테라퓨틱스(Galimedix Therapeutics)와 건성 노인성 황반변성 치료제 후보물질 'GAL-101'의 개발·상업화 권리를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글로벌 임상2/3상 진입을 앞둔 시점이었다.

작년 8월엔 네덜란드 기업 프로큐알 테라퓨틱스(ProQR Therapeutics)와 선천성 흑내장증 치료제 후보물질 '세포파센(Sepofarsen)'과 색소성 망막염 치료제 후보물질 '울테부르센(Ultevursen)' 등 2개의 권리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떼아는 프로QR에 계약금으로 1250만 유로(약 190억원)를 지급했다. 총 계약규모는 1억3500만 유로(약 2000억원)다. 두 후보물질은 각각 글로벌 임상2/3상 진행 중이거나 진입을 앞두고 있다.

올해 2월엔 미국 키오라 파마슈티컬즈(Kiora Pharmaceuticals)와 유전성 망막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KIO-301'의 개발·상업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1600만 달러(약 220억원), 총 계약규모는 2억8500만 달러(약 4000억원)다. 글로벌 임상1/2상이 마무리된 상태로, 떼아는 2상 진입을 계획 중이다.

글로벌 후기 임상 집중 전략…초기단계 올릭스·큐라클과 결별

작년 3월 이후 약 1년간 4개 후보물질을 잇달아 라이선스인 하면서 떼아 그룹은 적잖은 계약금을 지출했다. 또한 4개 후보물질이 모두 글로벌 임상2상 혹은 3상 진입을 앞뒀다는 점에서 대규모 비용 지출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해석된다.

같은 프랑스계 글로벌 제약사이지만, 사노피·세르비에·입센 등과 비교하면 매출 규모에서 체급 차이가 크다. R&D 비용 지출에 대한 여유도 크지 않은 셈이다. 신규 도입 후보물질의 글로벌 임상에 집중하기 위해 회사가 파이프라인 구조조정에 나섰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이 과정에서 초기 임상 단계에 있는 올릭스와 큐라클의 후보물질이 정리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큐라클 CU06의 경우 최근 미국 임상2a상이 완료된 것으로 전해진다. 올릭스 OLX301A는 2022년 8월 미국 FDA으로부터 임상1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아 진행 중이다. OLX301D는 전임상 단계다.

흔히 신약 후보물질의 권리가 반환되는 상황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된다. 임상에서 만족할만한 데이터가 나오지 않았거나, 혹은 계약 상대방의 개발 전략이 수정되는 경우다. 이와 관련 올릭스와 큐라클 측은 임상에서의 안전성·유효성 입증 실패에 대해선 선을 긋고 있다.

큐라클은 “최근 마무리된 CU06 임상2a상을 통해 시력개선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다”며 “5월 초 미국 시과학안과학회에서 진행한 연구자 미팅 때도 2a상에서 확인된 시력개선 효과에 대한 다양한 조언이 있었던 만큼 CU06의 후속 개발 계획을 차질 없이 수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떼아로부터 반환받은 후보물질을 자체 개발한다는 게 두 회사의 계획이다. 올릭스는 “향후 기술 개발과 임상시험은 자체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큐라클 역시 “CU06의 글로벌 판권과 향후 임상 개발을 진행할 수 있는 모든 권리를 갖게 된다”며 “권리 반환 여부와 관계없이 CU06의 후속임상을 차질 없이 진행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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