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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 '공공성' 역할 다하겠다"

  • 이탁순
  • 2012-01-09 06:35:10
  • 이상준 신임 안전성평가연구소장

민간매각 잊고 내부결속 주력…자립경영 발판 마련

KIT 신임 이상준 소장
흔히들 신약개발 성공의 열쇠는 '임상시험'에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도 임상시험에 들어가는 돈과 시간이 신약개발 과정 중 제일 많고 길다.

하지만 임상시험의 실패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동물시험'의 중요성도 간과해선 안 된다.

동물시험 역시 3~5년 기간과 전체 신약개발비용의 약 20%를 차지할만큼 어렵고 비중이 크다.

우리나라에도 #동물시험(비임상 또는 전임상시험)만을 전담하는 국내외 CRO(수탁연구기관)가 여럿 있다. 하지만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하는 정부 출연 연구소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한국화학연구원 부설 안전성평가연구소(KIT, Korea Institute of Toxicology)는 국내 유일의 정부 출연 종합독성평가 연구기관이다.

*이상준 소장 주요 이력

1973.3~1977.2 중앙대학교 약학(학사) 졸업 1983.3~1986.8 중앙대학교 약물학(박사) 졸업 1979.4~2005.7 (주)종근당 기술본부장(상무이사) 1996.1~1998.6 보건복지부 중앙약사심의의원 2006.3~2011.1 (주)코오롱생명과학 사업총괄(부사장)

#KIT는 일반 출연연과 달리 동물시험 대행이라는 확실한 수익구조가 있다. 반면 정부 출연연으로서 연구사업이 빈약한 것 아니냐는 정체성 논란도 있어왔다.

이런 까닭에 이명박정부 들어 KIT를 민영화하려는 움직임이 있었고, 이로 인한 내부 사기저화와 경영악화라는 이중고에 시달려야 했다.

최근 4차례에 걸친 민간매각 협상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사실상 민간매각이 수포로 돌아간 가운데 이제는 KIT의 자립 기반 마련이 숙제로 남게 됐다.

최근 새로운 수장에 임명된 이상준(58) 소장은 내부결속과 자립경영이라는 쉽지 않은 미션을 받아들였다.

더구나 약가인하로 인한 제약업계의 신약개발 투자감소라는 외부요인도 이 소장의 목표달성에 장애요인으로 작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 소장은 그간 종근당, 코오롱생명과학을 거치며 남긴 성공신화를 KIT에서도 다시 쓰겠다며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 6일 서초 인근 음식점에서 기자와 만나 '미션 임파서블'같은 올 한해의 목표와 계획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KIT와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나?

2008년 정부 출연연 평가위원으로 일한 적 있다. 당시 KIT는 연구실적이나 특허논문이 많지 않아 항상 꼴찌였다. 하지만 KIT의 성격을 제대로 분석했다면 이런 점수는 나오지 않을 것 같아 당시 위원들을 많이 설득했다.

그러다 코오롱생명과학에서 퇴사하고 있던 참에 소장을 해보지 않겠느냐는 권유가 있었고 고민 끝에 참여하게 됐다. 예전 평가위원 때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는 내부 구성원의 의사 결정을 참고해 '바람막이'가 될 것이다.

-순수 KIT의 전임상 기술로 개발된 국산 신약의 해외진출 사례도 적지 않다고 들었다.

KIT에서 전임상을 거친 뒤 해외에서 임상 2상을 시작했거나 완료한 신약 후보 혹은 기술이전이 논의되고 있는 사례가 현재 7~8건에 달하고 있다.

2003년 국내에서 독자개발된 항말라리아 제제(피라맥스)의 유럽 등록을 시작으로 2005년 국산 발기부전치료제(자이데나)의 FDA 임상승인 외에도 국내 유명제약사와 바이오벤처기업의 신약 후보물질들이 미국과 유럽에서 임상승인과 기술이전의 성과를 내고 있다.

- 해외 다국적 기업들도 KIT를 찾는다는데? 설립초기부터 해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왔고 특히 2005년 FDA 실사를 성공적으로 받으면서 결정적 계기가 됐다. G사의 경우 2004년 수규모 수탁연구를 시작으로 2007년부터는 3건의 발암성 시험을 수행하고 있다.

-2010년 3월 산업기술연구회의 민영화(민간매각) 결정이후 최근까지 민간매각은 지지부진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KIT의 민영화 방법은 크게 세가지였다. 첫째는 민간매각이고, 둘째 연구소기업, 세번째가 위탁경영 방식으로 하자는 거였다.

이사회 결정에 따라 그 첫번째 스텝인 민간매각이 지난 3년간 4차례 추진됐으나 모두 무산된 바 있다. 지난 연말에는 정부의 출연연 정책 변화로 KIT를 포함한 19개 정부출연(연)이 국가과학기술위원회로 이관되는 것으로 결정났고, 이에 따라 민간매각은 사실상 수포로 돌아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말경 지경부 최종 용역보고서가 나오면 향후 연구소 운영에 대한 보다 구체적 논의들이 전개될 것이다. 이번 용역보고서에는 이미 민간매각이 무산된 상황인 만큼 연구소기업이나 위탁경영에 대한 분석은 물론이고 연구소 자체의 자립경영안에 대한 의견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

-여러가지 변수들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연구소 운영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달라?

지난 연말 취임하면서 ‘공공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개념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공공성을 받는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야지 나를 중심에 두고 공공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안전성평가연구소를 경쟁력있게 만들어 그 혜택을 다수, 특히 제약업체나 벤처 기업에게 주는 것이 공공성이며 더 나아가서 우리가 경쟁력을 통해 벌어들인 재원으로 미래의 복지를 책임지는 것도 공공성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최우선적으로 지금 진행중인 연구소 자구안이 받아들여져 민영화 논의를 명쾌하게 종결시킬 것이다.

자구안의 핵심은 수탁부문과 R&D 부문의 병행발전을 추구하는 것으로 수탁부문은 시험의 효율성과 시험과정 및 보유기술의 공공성을 확보하는 것이며, R&D부문은 연구과제 및 성과의 공공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시험부문과 연구부문이 지금처럼 별개일 수 없으므로 일정 부분 조정이 필요하다.

-구체적인 경영 목표나 계획은 세웠나?

국내 CRO시장은 제약 산업에 내재돼 있는 여러가지 불안요인으로 썩 밝은 편은 아닌 것 같다. 해외 또한 신약개발 비용 상승으로 그렇게 낙관할 일은 아니라 판단한다.

그럼에도 올해 정부수탁 및 민간수탁 목표액을 전년대비 17% 높은 453억원(총 예산 453억원)으로 책정했다. 이미 정부가 올해부터 우리 기관에 대한 지원예산을 삭감한 만큼 '자립 경영'의 문제가 우리 기관 존립의 문제와 직접 맞닿아 있다.

이를 위해 국내외 마케팅 기반 확대와 공격적 투자, 과감한 아웃소싱의 접목 등을 통해 국내외 시험수탁고를 획기적으로 증대시켜 나갈 계획이다.

-무엇보다 내부 구성원의 합의도출이 중요한 부분일 것 같은데.

지난 3년간 기관 민영화 추진과정에서 내부 구성원들이 신분 변화에 따른 불안감과 사기 저하를 느끼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시험수탁의 불안과 신뢰성 저하 등으로 수탁실적이 현저하게 감소하고 있다.

따라서 내부적인 갈등을 해소하고, 고객들에게서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현재로서 가장 시급한 과제다.

앞으로 구성원들의 사기 저하와 갈등의 분위기를 걷어내는 데 주력할 것이다. 이를 통해 연구소 전 직원을 아우르는 '재화합'을 도모해 협력과 상생의 조직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

-종근당 연구소장, 코오롱생명과학 부사장 등 제약업계에 30여년을 몸담았다. 어려움에 직면한 국내 제약업계를 위해 조언을 부탁한다

경쟁이 있더라도 해외로 나가는 게 지름길인 것 같다. 이 땅은 너무 좁다. 자생력을 키워 철저하게 해외진출 전략에 임해야 한다.

신약개발 역시 질환 특성에 맞는 타겟팅 능력이 필요하다. 일례로 우리나라 모 신생 제약사에서 천연물로 된 만성피로증후군 치료제를 만들고 있는데 상업화된다면 엄청난 매출이 기대된다. 희귀질환치료제도 대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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