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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방전 많으면 오히려 스트레스죠"

  • 정웅종
  • 2011-12-15 06:35:00
  • '흑삼'으로 대박낸 신림약국 안준민 약사

젊은 시골약사가 건강기능식품으로 대박을 냈다는 제보를 받고 달려간 원주시 신림면.

대중교통 이용하기는 글른 한적한 지방 읍내에 약국이 달랑 하나 있다.

"도대체 저 약국이 무슨 대박약국이지?"

그런데 입구에 붙여놓은 현수막이 예사롭지 않다. '늘 연구하고 최선을 다하는 약사가 되겠습니다.' 발효흑삼제조 발명특허가 2건이라는 안내문도 붙었다.

약국 옆 건물에는 와인발효실이 따로 있었다.

"시골까지 오시느냐고 수고하셨습니다"

안준민(42·성균관약대) 약사를 약국에서 2킬로미터 가량 떨어진 공장에서 만났다. 인삼과 와인 냄새가 확 올라왔다.

이곳 신림면에 내려올 때 그의 나이가 스물 다섯살이다. 서울에서의 미천한 근무약사 경험이 전부였다.

난매에 대한 염증, 약사라는 직업의식에 회의가 들었다. 지역에서 진짜 약사가 되고 싶었다는 게 낙향의 이유였다.

"그때가 95년도니까 의약분업 전이라 약사로서 정체성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수중에 있던 오백만원으로 여덟 평짜리 점포를 얻어 약국 문을 열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저렴한 약국을 연 그는 그렇게 10여년간 평범한 시골약사로 살았다. 그러던 그는 2007년 우연한 기회에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게 된다.

"한의사와 술자리를 가졌는데 보약시장을 홍삼에 빼앗겼다고 신세한탄을 하더군요. 그때 머리를 때리는 게 있었어요. 한약은 평소 열심히 배워서 자신이 있었거든요."

홍삼 열풍이 불던 그때 안 약사는 인삼을 연구했다. 1조원대 규모의 보약시장을 약의 전문가인 약사가 놓쳐서는 안되겠다는 왠지 모를 사명감마저 들었다.

와인으로 발효해 찌고 말리기를 아홉번 하는 구증구포(九蒸九曝)의 대박제품 흑삼은 이렇게 탄생했다. 신림약국의 흑삼 판매액만 한달에 3천만원이다.

"대한민국 약사라면 우리 것으로 우리 몸에 접목해야 합니다. 네츄럴비타민, 오메가-3 보다 더 좋은게 인삼이죠. 약국에서의 운용 범위도 넓고요."

건식의 효능에 대한 확신도 없으면서 유행따라 외국 제품을 소비자에게 권하는 세태가 안 약사는 아쉽고 창피하다고 말했다.

"한의사가 보약시장 빼앗겨 쇠퇴하고 있다고 후회하고 있을 때 약사들은 새로운 아이디어로 돌파구를 찾을거라고 확신합니다. 비록 보잘 것 없는 저를 보고서 희망을 가졌으면 합니다."

신림약국의 하루 처방은 50건 정도. 안 약사는 그 마저도 처방전이 귀찮다고 했다. 도시 약사들에게는 호강에 겨운 이야기일 수 있지만 약사가 추구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역설적으로 말하는 따끔한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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