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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복지부-국회, 저가구매 인센티브 놓고 충돌

  • 박철민
  • 2010-02-22 06:59:13
  • 국회 "입법공청회 하라"…복지부 "시행령 개정으로 충분"

행정부가 전권을 쥐고 있는 시행령 개정을 통해 저가구매 인센티브제를 추진하겠는 보건복지가족부에 제동이 걸렸다.

이는 복지부가 국회에 대해 줄곧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며 소통을 거부한 것이 빌미가 됐다.

복지부는 지난 12월 쌍벌죄 법안상정의 연기를 한 차례 요청했었고, 이번에도 '의약품 거래 및 약가제도 투명화 방안'의 내용을 국회 업무보고 초안에 포함시키지 않은 바 있다.

결국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는 저가구매제 실시를 위한 근거 법령을 시행령으로 둬야 하는지, 또는 법 개정 사안인지에 대해 법률 전문가 의견 청취와 입법공청회를 통해 판가름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국회가 저가구매제 실시를 사실상 지연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복지부-국회 정면충돌 가능성…"저가구매제 입법예고, 국회 무시"

그런데 복지부는 국회를 정면으로 상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시행령 추진이 적정한지를 판단하겠다고 국회가 발벗고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10월 시행을 위한 법령개정 작업이 멈추지 않을 가능성이 그것이다.

입법공청회와 무관하게, 공식적인 첫 절차인 시행령 입법예고를 할 수 있다는 복지부 관계자들의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복지부 고위관계자는 "최종 결정은 장관이 하겠지만 국회의 입법공청회와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입법예고는 무관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제24조제3항

약제·치료재료에 대한 비용은 보건복지가족부장관이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정하여 고시하는 금액의 범위안에서 요양기관이 당해 약제 및 치료재료를 구입한 금액으로 하되, 약제 및 치료재료 구입금액의 결정기준·결정절차 기타 필요한 사항은 보건복지가족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한다.

다른 복지부 고위관계자도 "장관 답변과 같이 현행 건보법 시행령 제24조3항을 근거로 저가구매제가 시행령으로 실시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재희 장관은 19일 상임위에서 "시장형 실거래가 제도는 시행령에 근거를 두고 있다"며 "현행 실거래가 제도를 보완하기 때문에 법률적으로 문제가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복지부 내부에서도 이견이 존재한다. 국회가 입법권 행사 여부를 판단한다고 나서는 상황에서 정부가 정면으로 거스르기는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한 복지부 직원은 "6월 원구성으로 복지위가 재편될 때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며 "국회와 정면으로 충돌하면 다른 사안들까지 함께 정체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른바 '괘씸죄'에 걸리면 다른 중점처리법안에 대한 지연은 물론, 국회와 정부 간 관행적인 협조도 영향을 받을 수 있어 결과적으로 복지부의 실익이 적다는 시각이다.

더욱이 복지위 변웅전 위원장이 직접 나섰고, 여당도 이를 반대하지 않은 상황에서 시행령 강행은 곧바로 '국회 무시'라는 비판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위원장이 법 개정 사안인지 아닌지를 따져보자며 잠시 유보시킨 상황인데 이를 복지부가 대놓고 모른 체하는 것 자체가 상식적이지 않다"며 "국회 무시라는 측면에서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변 위원장도 이와 다르지 않다. 데일리팜과의 인터뷰에서 변 위원장은 "입법공청회 등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복지부가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다만 복지부가 국회와 각을 세워가면서 시행령 개정을 강행한다고 해도 절차적 하자는 발생하지 않는다.

국회 복지위 법률전문가는 "국회의 입법공청회와 별개로 복지부가 시행령 입법예고를 한다고 해서 절차적으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며 "그렇지만 국회는 법을 개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즉 복지부가 시행령 개정의 근거를 현행 시행령에서 찾고 있는데, 인센티브 지급에 대한 불필요한 해석의 소지가 없도록 국회가 직접 법률을 개정하면 된다는 것이다.

한편 복지부는 19일 국회 상임위에서 논의된 내용에 대해 주말을 보낸 뒤 월요일인 22일에 회의를 거쳐 최종 입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 입으로만 쌍벌죄"…전재희 "이면계약 제약사 문닫는다"

그 동안 제약업계의 우려에 불과했던 복지부의 리베이트 쌍벌죄 법안 추진의지에 대해 국회도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않았다.

초점은 복지부가 이중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에 모아졌다. 복지부의 모든 채널은 정부가 리베이트 근절의지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실상 강력한 쌍벌죄에 대해서는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다.

포문은 관련 법안을 발의한 민주당 박은수 의원이 열었다. 박 의원은 "(투명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복지부가 리베이트 쌍벌죄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는데, 입법추진 계획에도 내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의원은 "이것은 저가구매제 반대여론을 호도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라며 "과연 2월 국회에서 꼭 처리하겠다는 진정한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같은 당 전혜숙 의원도 "복지부는 그동안 입으로만 리베이를 척결하겠다고 했지, 실제로는 의지가 없어 보인다"며 "연례행사와도 같은 리베이트 문제에 대해 복지부가 법률도 만들지 않고, 처벌도 하지 않고 수수방관한 것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당인 원희목 의원도 "정부가 손쉬운 데 먼저 압박하고 어려운 데는 잘 진전하지 못하는 모습"이라며 "적극적으로 의원들을 설득하는 부분은 미진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적극적인 국회 설득을 하지 않는다는 질책이 쏟아지는 가운데, 복지부는 법안 통과에 대한 그 책임을 국회로 넘기는 모습을 보였다.

전재희 장관은 박 의원에 대해서 "의원 입법이기 때문에 입법계획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이번 2월국회에서 꼭 처리되기 바란다"고 답했고, 손숙미 의원의 질의에 대해서는 "형량의 형평성은 의원들이 심의해달라"고 답했다.

또한 전 장관이 언급한 전담검사제 도입에 대해서는 현재 법무부가 검사 파견을 반대하는 상황에서 당장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 장관은 "만약에 가격담합을 하는 새로운 리베이트가 생긴다고 하면 복지부는 전담검사제를 신설해서라도 발본색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즉 저가구매제 시행 이후에나 검토한다는 것이고, 법무부를 지금부터라도 적극적으로 설득하지는 않겠다는 의미이다.

반면 제약사 등 리베이트 제공자에 대한 처벌 의지는 강조됐다.

전 장관은 "(리베이트) 이면계약이 있다고 하면 저는 그 제약사가 아마 영업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한 제약사 관계자는 "쌍방에 잘못이 있는 것이 리베이트인데 제약사만 문을 닫게 한다는 발언처럼 보인다"며 "문을 닫아야 한다면 마땅히 양쪽 모두에게 해당돼야 하는데 제약사만 강조된 것 같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지난해 12월 복지부가 여당 간사인 신상진 의원에게 김희철·박은수 의원의 리베이트법안 상정을 연기하도록 요청한 것이 복지부에 대한 불신의 시발점이 됐다.

민주당 관계자는 "복지부가 투명화 방안 발표에 맞춘다는 이유로 쌍벌죄 법안을 12월 국회에 상정하지 않도록 요청한 것은 의도가 무엇인지 보여준다"며 "의료계의 반발에 대한 책임을 정부가 떠안고 싶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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