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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칼럼] 동정과 공감, 약사와 커뮤니케이터

  • 정석원 이사
  • 2023-09-07 09:15:21
  • 정석원 부광약품 마케팅 이사



“아아, 이 사람도 불행하구나, 불행한 사람은 타인의 불행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니까…”

다자이 오사무가 1948년 발표한 ‘인간실격’ 중 주인공 ‘요조’가 등장인물인 약사에게 느끼는 감정을 표현한 문장입니다. 요조는 처음 약사를 보자마자 자신과 똑같이 불행한 인물임을 알아채고 동질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렇다면 약국을 찾아온 요조를 본 그 약사는 어떤 감정으로 주인공을 대했을까요? 약사는 호모 엠파티쿠스(Homo Empathicus: 공감하는 인간)였을까요?

제러미 리프킨은 그의 저서 ‘공감의 시대’에서 인간의 감정 중 공감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공감 이전에는 동정(sympathy)라는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동정은 다른 사람의 곤경을 보고 측은함을 느끼는 감정을 의미합니다. 공감은 동정과 정서적 공통점은 갖고 있지만 실제 둘의 내용은 전혀 다릅니다.

공감(empathy)의 감(pathy)은 다른 사람이 겪는 고통의 정서적 상태로 들어가 그들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인 것처럼’ 느끼는 것을 뜻합니다. 따라서 공감은 동정이 갖는 수동적인 감정이 아닌 ‘적극적인 참여’를 의미합니다.

공감이라는 용어가 독일어 ‘Einfühlung(감정이입)’에서 유래된 것은 이러한 타인의 경험(즉, 고통, 곤경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의 느낌’을 공유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약사는 전문가이기에 약국을 찾는 소비자에게 ‘공감’하기에 앞서 몇가지 사전 단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수용자인 소비자는 정보원인 약사에게 느끼는 역학관계(환경요소)에 따라서 반응하기 때문입니다.

즉 약사가 자신의 안녕에 대한 영향력이 크다고 느끼면 느낄수록 약사의 의견에 동조하는 행동을 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반대로 자신의 ‘태도’와 상반되는 ‘행동’을 약사가 계속 취하게 될 때에는 인지 부조화(cognitive dissonance)를 느끼게 되어 결국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는 방향으로 태도를 바꾸기도 합니다.

앞선 칼럼에서 잠시 언급했던 비언어적인 커뮤니케이션 기반의 약사의 기본 역량강화를 위한 콘텐츠를 아래와 같이 제안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콘텐츠를 약사 스스로가 준비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약사의 전문성을 인식시켜주고 신뢰감을 형성시켜 약사의 의견에 동조하게 도와줍니다.

더 나아가 소비자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약사의 역할에 대해서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헬스커뮤니케이션은 소비자의 행동 변화에 목적을 둔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가 어떤 커뮤니케이션 메시지에 행동으로 반응하는가에 대해 Donald Caline(1999)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성은 결론을 낳고 감성은 행동을 낳는다.”

이는 약사와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약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부족 및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약사는 감성적 커뮤니케이션으로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소비자에게 좀 더 공감을 표할 수 있는 개별화 된 상담에 도움이 될 만한 몇 가지 세일즈 콘텐츠를 제안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 상담내용 및 건강정보 제공을 통한 개별화된 고객 관리입니다. 확보된 소비자의 정보를 통해 고객 상황별 대응전략(context scenario)을 수립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개별화된 고객관리에 있어서 최근 카카오톡 등을 통해 확보된 고객의 정보를 활용하여 마케팅 메시지를 발송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이는 소비자의 건강상태 등을 지속적으로 관리한다는 측면에서 충성고객을 만드는 하나의 방식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 차별화된 지역약국의 고객관리 시스템입니다. 성공사례로 광진구의 한 약국 사례를 소개합니다. 소비자의 재방문 및 입소문 유도 및 약국 방문 시 혜택과 이벤트 등에 대한 내용을 자체 온라인 채널에 공지하고 커뮤니티의 활성화로 약국과 소비자 공감대를 형성한 사례입니다. 제품에 대한 온라인 복약지도도 가능하여 소비자들이 원하는 시간에 편하게 상담이 가능하도록 구조화하였습니다.

“약사와 얼굴을 마주 보고있는 사이에 눈물이 흘렀습니다. 약사의 커다란 눈에서도 눈물이 주르륵 넘쳐 흘렀습니다. 아무리 일을 해도 약(모르핀)의 사용량 또한 더불어 늘어나니, 치르지 않은 약값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약사는 내 얼굴을 보면 눈물을 글썽였고, 나 또한 눈물을 흘렸습니다.”

아픈 환자, 어려운 상황의 소비자에게 감정적인 측은함을 느끼는 것은 당연할 것 입니다. 하지만 환자, 소비자의 ‘진정한 건강’을 생각한다면 이러한 수동적인 동정은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오히려 약사와 소비자라는 현실적인 역학관계 속에서 환자와 소비자의 고통을 적극적으로 공감하는 헬스커뮤니케이터 약사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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