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6-04-24 20:30:48 기준
  • 학술제
  • 암로디핀
  • 한미약품 팔탄공장
  • 용산
  • 다카바진
  • 신약 계약
  • 구강붕해정
  • 영일제약
  • 창고형
  • 나프타
팜스타트

폭삭 주저앉을 위기의 제약계

  • 데일리팜
  • 2006-07-18 06:43:45

변화가 시작됐고 그 변화는 여느 때와 다르다. 안팎에서 닥쳐오고 있는 변화의 바람은 한국 제약시장이 맞을 위기의 시그널들로 그득하다. 대표적인 것이 밖에서는 한·미 FTA 협상으로 다가오고 있고 안으로부터는 정부의 5·3 약제비 절감방안에 담겨 있는 포지티브에서 오고 있다. 두 가지 현안은 때마침 맞물려 돌아간다. 두 가지 위기 시그널은 한국 제약업계의 생사를 결정할 가늠자가 되었다.

흔한 말이지만 변화는 위기이자 기회이다. 그럼에도 국내 제약업계가 대응하고 있는 상황을 보면 기회는 못 살리고 위기는 앉아서 당하고 있는 모양새다. 한·미 FTA가 안방주인을 가리는 게임이라면 포지티브는 곁방주인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장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국내 제약업계는 안방시장으로 등극할 미국의 입장에 포지티브로 동조하고 있다. 곁방살림을 차지할 욕심에 안방시장을 차지하려 하는 미국과 같은 입장을 취하는 것은 한심한 모습이다. 포지티브에 전향적 변화를 모색하지 않으면 안 된다.

포지티브가 제약업계 전반에 위기가 될 여지가 충분히 있기는 하다. 하지만 포지티브는 경쟁력이 있는 제약사에게는 일면 상당히 유리하다. 위기인 것은 사실이지만 내적으로 강한 체질을 갖출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단초가 포지티브다. 포지티브를 통해 과감한 산업 구조조정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며, 이를 통해 안방시장을 사수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이다. 그래도 포지티브로 미국 내지는 다국적 제약사들과 어깨동무를 나란히 하는 우를 범할 것인가.

당장 800여품목에 달하는 일반약 복합제의 비급여 전환이 거의 확정됐다. 오는 9월 시행될 포지티브로 가는 1차 징검다리다. 이 시장의 규모만 1,700억여 원에 이르러 상당수 제약사가 큰 타격을 받는다. 소화제, 감기약, 제산제, 소염제 등 이른바 리베이트로 움직이는 시장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의료계의 처방시장에 일대 혼란이 오고 환자들의 약값부담이 늘어나면서 약국은 쌓이는 재고로 몸살을 앓아 제약과 유통시장 모두 당분간 혼란국면에 빠질 것이 분명하다. 이들 품목 유통의 주역인 수많은 품목도매들도 생사를 넘나들게 된다.

이처럼 포지티브는 안방시장의 변화를 주도할 쐐기돌이다. 그 변화로 인해 엄청난 소용돌이가 불가피하고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제약사나 도매상이 즐비할 것이다. 하지만 안방시장을 송두리째 빼앗기지 않기 위해 이제 국내 제약사나 도매업계는 장사 수준을 온전히 벗어나야 한다. 장사란 눈앞의 마진에 온통 좌우된다. 한국의 제약·유통시장은 그런 분위기에 사로잡혀 왔다. 제약·유통시장이 강한체질을 갖추고 중장기 미래를 내다보는 비즈니스적 분위기로의 전환을 위해서도 포지티브는 불가피한 위기다.

양 손에 두 가지 위기를 들고 작은 위기를 피하기 위해 큰 위기에 편승하는 것을 어떻게 봐야 하나. 따라서 제약협회 회원사들이 위기 돌파용 사업비 명목으로 8억5천만을 갹출키로 한 것은 대단히 실망스럽다. 그나마 사업비에는 곁방 샅바싸움인 유통일원화 소송비용 3억5천만원이 들어 있다. 시기적으로 한참 뒷북이기도 하지만 안방시장을 막을 대책이 고작 그것인가. 여전히 비즈니스가 아니라 장사 수준밖에 안 된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다국적 제약사들이 보면 코웃음도 안 칠 일이다.

한·미 FTA는 가는 과정이야 어떻든 어차피 타결되게 되어 있다. 제약산업은 그 길의 희생양으로 정해졌기에 제물로 받혀지는 수순 또한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한·미 FTA 전체 협상에서 포지티브가 분위기를 좌우하는 첫 관문이 되었다. 더구나 그 관문에서 미국은 FTA 전체 협상이 깨져도 좋다는 식으로 배수진 전략을 쳤다. 그 배수진은 머리싸움이 아니라 힘의 논리기에 우리는 이미 반 이상 졌다. 그 자신감이 곧 한국 제약시장의 안방주인으로 미국이 이미 들어와 있음과 다르지 않음에도 국내 제약사들은 곁방살이에서 살아남을 궁리들을 하는 궁색만 떤다.

포지티브도 어차피 간다. 대처방식을 개별 업체별로 봤을 때 그 포지티브에 대처하지 못하면 각개격파로 망하는 그림이다. 하지만 업계가 하나로 뭉쳐 정부의 포지티브 정책을 냉엄하게 받아들여 대처하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길이 열림과 동시에 국내 제약산업의 체질을 강화할 위기 속의 기회를 얻는다. 그래서 지금 당장 규모의 경제 싸움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하는데, 되레 외자사들이 선수를 쳐 국내 상위제약사를 인수·합병(M&A)하기 위한 물밑 움직임 활발하다. 기업사냥 전초전에서도 우리는 이미 졌다.

개별 업체별로는 약의 주권이야 어떻든 장사적 관점에서 손해만 안 보면 그만이다. 여차하면 회사를 팔고 손을 떼면 그만이기도 하다.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위기가 닥치면 이런 생각을 하는데 대해 인지정상 이해하기는 한다. 그런데 두 손 두 발 다들고 항복이다. 대형 제약사들 중에도 이런 생각에 머문 오너들이 적지 않은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노릇일 뿐만 아니라 철저한 반성을 촉구한다.

지금이라도 당장 과감한 업계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개별업체별 연구·개발비를 9%로 끌어올려 보았자 대응 자체가 무의미하다. 포지티브에 공동 대응할 최소한의 예산으로 업계 공동펀드 수백억원을 확보하라. 아울러 다국적사 제품에 어깨를 견줄 공동 마케팅 품목을 최소한 10여품목이라도 반드시 갖추어 나가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안방시장 점령의 최후수순인 지적재산권 협상에 대비해 세계수준과 견줄 대규모 공동 연구시설이나 임상시험센터 설립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이런 결단이 없으면 FTA로 인한 한국 제약시장의 파국은 끝내 피할 수 없다.


  • 익명 댓글
  • 실명 댓글
0/500
등록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