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태로운 문전약국이 늘어난다
- 데일리팜
- 2006-07-06 06:3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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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종합병원 인근에서 약국을 운영하던 약사가 무려 15억원대의 부도를 낸 것은 대단히 의외다. 그것도 서울1번지의 하나인 여의도 지역에 있는 약국이다. 해당약사는 안타깝게도 음독자살하는 참담한 상황을 맞기까지 했다. 근무약사가 3명이나 되는 상황을 보면 처방전이 적어도 200건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되는 약국이다. 그런 점에서 이 약국은 안정적인 매출에 상당한 수익까지 냈을 것으로 모두들 보고 있다. 그런데도 거액의 부도에 내몰렸기에 선뜻 이해가 가지를 않는다.
고인의 안타까운 죽음을 생각해 부도원인을 시시콜콜하게 거론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최근 문전약국들의 상황이 예전만 못한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의약분업 이후 날로 치열해진 처방수주 경쟁이 문전약국들의 경영환경을 크게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치솟는 권리금에 임대료가 상상을 초월한지 오래다. 약국운영에 들어가는 인건비나 제반 관리비용 또한 크게 증가했다.
20평대의 규모에서 서울 A급 지역 약국 권리금이 4억원대를 호가하고 있고, 그 외의 지역은 통상 1~2억원대에 이른다. 일부에서는 권리금이 6억원대까지 오른 곳이 나오고 있다. 서울 외곽의 수도권 지역도 왠만히 좋은 위치는 1억원 이상일 뿐만 아니라 지방 A급 상권 역시 수도권 못지않은 곳이 많다. 약국 권리금이 일반 상가를 훨씬 웃돌기 때문에 약국의 경영환경이 압박을 받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다.
문전약국의 권리금은 통상 처방전 숫자로 계산된다는 점에서 브로커의 농간에 넘어가거나 환자수를 잘못 예측하면 자칫 엄청난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인근 의료기관의 환자상황을 잘못 파악하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경영위기로 내몰릴 수 있고 실제 그런 속앓이를 하는 약국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안다. 더욱이 담합시 의료기관에 주는 일정액의 수익분담금이나 리베이트가 가산되면 해당약국은 앞으로 남고 뒤로 손해 보는 고통을 고스란히 감수해야 하는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치솟는 권리금을 따라가기 힘들다면서 조제수가에 권리금을 감안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말도 안 되는 주장이기는 하지만 시장상황이 다급하다는 것을 그만큼 웅변하는 것이 아닌가. 권리금을 계산하는 방식이 통상 1일 처방전수 기준으로 하거나 아니면 처방조제료의 일정비율을 근거로 하기 때문이기에 일면 이해한다. 3~4년은 예상된 처방전을 꾸준히 받아야 권리금 유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권리금은 약국을 위험한 상황으로 내몰 핵심 변수다. 그 권리금의 이상폭증 현상이 과도해 실제 많은 문전약국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는 중이다.
그 위기시그널이 잡히고 있다. 골드러시를 방불케 할 만큼 분업 이후 내리 6년째 가열돼 온 처방수주 경쟁에 따른 역풍이 서서히 불어 닥칠 조짐이다. 문전약국의 줄 부도가 한 때 심각하게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조만간 그 보다 더한 사태가 재연될 신호들이 켜지고 있다는 것이다. 임대료 인상이 계속되는데다가 약국당 처방전량이 감소하고 있다. 올 들어서는 외래환자의 감소로 절대 처방전 수 자체마저 줄었다. 중소병원 인근의 문전약국은 환자수 감소가 더 심해 상황이 더 안 좋다.
아직까지 문전약국의 경영위기는 물론 일부의 문제일 것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문전약국들의 경영환경이 예전보다 못하다는 것이 사실이기에 향후 심각한 사안이 될 수 있음을 잘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약국운영에서 번 수익금에 대출 등을 받아 무리한 부동산 투자나 주식투자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 탓이다. 이는 문전약국이 적자는 아니더라도 일정기간 예상된 수익이 받쳐주지 않으면 금융비용 및 투자비 부담 등으로 인해 위험한 상황으로 내몰리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문전약국 경영환경 악화는 제약사나 도매상들에게 직접적, 잠재적 손실위험을 증대시키고 회전율 장기화 등의 영향을 미친다. 약국경영이 개인적인 문제라고 보지만 그 결과가 연쇄적 상황을 만들기에 안일하게 봐서는 안 된다. 그 영향이 커지면 유통시장이 경직돼 일반 약국에까지 직·간접적인 파급효과가 미친다. 문전약국의 경영환경이 총체적 위기로 확대되지 않도록 대책이 필요하다. 그 핵심이 문전약국 숫자조정과 그를 통한 입지경쟁을 줄이는 것이고, 그 작업은 고질적인 담합을 발본색원하거나 원천봉쇄 해 문전약국의 메리트를 줄이는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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