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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공립 덤핑입찰 해도 너무한다

  • 데일리팜
  • 2006-05-22 06:30:54

2006년도 소요의약품에 대한 보훈병원 입찰이 또다시 사상 유례없는 덤핑으로 얼룩지고 말았다. 숫자만 보면 가장 치열하다고 하는 건설시장이 상기될 정도다. 예가(예정가격) 대비 낙찰률이 30% 이하인 품목이 무려 39개나 달했고 10% 이하도 2개 품목이나 나왔다고 하니 해도 너무했다. 이는 보험 상한가격 100원 짜리인 약이 30원도 안되게 낙찰된 품목이 적지 않았다는 것이며, 심지어 10원 이하로 낙찰되는 품목까지 나왔다는 얘기다.

보험약 입찰시장이 덤핑으로 얼룩진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그것은 덤핑으로 인한 후유증이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입찰에 참여한 도매상이나 공급자인 제약사들이 책임공방으로 약이 제때 공급되지 못하는 사태도 문제지만 보험약 제도의 근간인 실구입구상환제가 더이상 무슨 의미가 있는지도 따져봐야 하기 때문이다. 보험약 유통의 총체적 부실과 나아가 의약품 유통시장의 혼탁양상이 바로 입찰시장에서 야기되고 있다.

이번 입찰에서 당뇨병약인 글리메피리드 2mg의 경우는 상한가 대비 5% 이하 수준에서 결정돼 최악의 낙찰가를 보였다. 또 소화기관용약인 돔페리돈과 레보설피리드는 2원과 13원에 낙찰된 것을 비롯해 해열진통제인 아스피린은 9원, 고지혈증치료제인 심바스타틴은 23원 등에 각각 낙찰됐다. 이들 품목 모두 이른바 경합으로 붙여진 성분들이다. 다시 말해 도매상이 제약사를 선택할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품목들이면서, 도매와 제약이 흥정을 하는 품목들이다.

우리는 경합품목들의 덤핑이 극심한 것은 도매상이나 제약사 모두 책임이 있다고 본다. 서로가 네 탓 공방을 하고 있지만 케이스별로 보면 도매나 제약 어느 한쪽이 책임질 일만은 아니다. 도매는 경합품목으로 제약사를 흔들기도 하지만 제약은 단독품목으로 도매를 옥죄는 경우도 다반사다. 약을 못 받는 도매는 경합에서 제약사를 제외시키고 제약사는 단독품목의 공급을 하지 않는 복수전이 감행되는 것은 흔한 일이 됐을 정도다. 제약과 도매는 그런 기싸움을 무시로 하면서 납품과 마진을 갖고 흥정하며 또 거래한다. 덤핑입찰이 일어날 밖에 없는 구조가 고착화 돼 있음이다.

그뿐인가. 때로는 도매와 제약이 단독과 경합을 주고받으면서 아예 짜고 치는 응찰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도 공공연한 비밀이다. 제약사들은 국공립이라는 명분이 원외처방이나 사립병원이라는 훨씬 큰 시장에 영향을 미치다 보니 국공립병원 원내 소요의약품 덤핑에서 손해를 감수하는 양상이다. 부분적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큰 시장을 놓칠 수 없는 구조적 한계다. 도매가 그것을 이용하기도 하고 제약사가 먼저 조장을 하는 경우도 있고 서로가 타협하기도 하니 실로 복마전 그 자체다. 어쩌다 이런 지경이 당연스럽게 치부되는 상황까지 왔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국민의 혈세나 다름없는 보험재원으로 가동되는 보험약 시장은 공공재적 성격이 강한 시장이라는 점을 반드시 상기해야 한다. 덤핑으로 공급된 약이 환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되면 그나마 명분이 있을 수 있다. 실제 그렇게 되려면 덤핑품목 모두 덤핑가격으로 공단에 보험청구가 돼야 하지만 과연 그럴까. 공단은 그런 점에서 주요 덤핑품목들에 대한 보험청구 자료를 전면 공개할 필요가 있다.

보험약 유통시장은 이중 또는 이면계약이 사라지지 않았고 공공연하게 마진이 붙어 다니는 상황이다. 보험공단에 허위 내지는 위장 청구하는 사례들까지 여전히 심심치 않게 적발되고 있는 것이 또한 현실이다. 싸게 공급된 약이 보험재정 지출을 줄이는데 기여하지 못한다면 국공립병원의 저가입찰 제도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보험약 입찰제도는 정부의 물자조달비를 절약해 주는 시스템이 아니라 누군가의 호주머니로 재정이 새 나가는 것을 가려주는 장치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가가 물자를 조달할 때 가급적 싸게 조달하고자 하는 것을 나무랄 수는 없다. 의약품도 예외로 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관례로 당연히 치부되는 국공립병원의 덤핑입찰은 방치할 상황이 아니다. 뒷거래를 마냥 키우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이고 품질 보다는 가격경쟁과 상술에 의존하는 시장을 나날이 심화시키고 있는 것이 큰 문제다. 그래서 입찰시장이 너나없이 모두의 발목을 잡을 날이 멀지 않았다. 국공립병원의 입찰은 조달청이 아닌 다른 제3의 기관이 되어야 하며, 입찰방식도 극심한 저가낙찰을 막는 방식으로 전면적인 손질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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