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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타트

약제비만 줄이면 포지티브 맞나

  • 데일리팜
  • 2006-04-10 06:30:05

보험약 포지티브 리스트 도입을 통해 무려 1조원이 넘는 약제비를 절감하겠다는 정부의 구상은 왠지 공허하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포지티브 리스트 도입의 취지가 도대체 뭔가. 약제비 절감이 지상명제인가. 좋은 약이든 나쁜 약이든 가리지 않고 약제비만 절감시킬 수 있다면 옥석 구분없이 퇴출시키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길이 없다. 포지티브가 자칫 값이 싸기만 하면 저질약이라도 우선 등재시키는 제도로 변질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까지 미친다.

포지티브에 오를 약이라면 그 가격구조나 마켓쉐어를 감안할 때 아무리 품목수를 엄선해서 최소한으로 축소한다고 해도 1조원 이상을 줄인다는 것이 가능할 것인지를 묻고 있는 것이다. 향후 포지티브 리스트에 등재될 품목들의 치료의약품 마켓쉐어는 절대적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약제비 재정을 천문학적으로 줄이면 포지티브 등재품목들도 효과 보다는 값 싼 것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게 된다는 뜻이다. 포지티브 등재약이 시장에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아야 하는 당위성이 줄어들고 국민들에게 돌아갈 포지티브의 기대효과는 역시 감소한다.

복지부는 제약협회와의 첫 간담회에서 총 진료비중 29.2%인 약제비 비중을 24%까지 낮추어 관리하기 위해 포지티브 리스트 시행방안을 5월중 발표하겠다고 했다. 이를 지난해 기준으로 적용하면 총 7조2,288억여 원이었던 약제비가 5조9,512억여 원으로 1조2,776억여 원 가량 줄어든다. 단순 수치로 보면 17.7%를 절감할 수 있다는 계산임과 동시에 그만큼의 약들이 보험재정 울타리 밖으로 나간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약제비 기준으로 17.7%에 해당하는 의약품들의 무더기 퇴출이다.

정부는 그러면서도 보험약을 일시에 퇴출시키는 일은 없을 것임을 시사 하는 어정쩡한 태도를 보인다. 약제비 절감에 전혀 기여할 것 같지 않은 미생산 품목, 품질 부적격 품목, 급여실적이 없는 품목, 신약 등을 우선적으로 감안하겠다고 까지 했다. 결국 포지티브 품목은 시행초기 네거티브와 별 다름없는 수준에서 결정될 가능성을 시사 한 것에 다름 아닐 뿐만 아니라 약제비 절감 자체만 봐도 공허한 메아리임을 웅변하고 있음이다. 시장상황을 감안하지 않은 채 약제비 절감만 하겠다고 큰 소리 친 것부터 신뢰가 가지 않고 그 절감 시행방안 조차 모호하니 그저 혼란스럽다.

그래서 우리는 포지티브를 시행하면서 왜 약제비를 절감만 하려고 하는지를 묻고자 한다. 퇴출돼야 할 약들이 퇴출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그를 통해 약제비가 일시적으로 감소하는 것은 또한 당연하다. 그러나 우수한 약들이 제대로 된 가격으로 보험등재가 돼야 하고 그 약들이 국민들에게 보험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정책을 펴는 것도 정책의 기조로 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총 약제비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서도 응당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포지티브는 매우 엄정하게 그리고 합리적으로 과학적인 ‘약물 경제성’ 평가를 통해 보험등재가 결정되는 구조다. 약물 경제성은 약효와 가격이 동시에 참조되는 식이다. 이는 특정 약물의 약효가 국민에게 반드시 필요하다면 다소 높은 가격을 감수할 수 있다는 측면이 아울러 내재돼 있다. 효능은 그렇게 생명을 좌우하는 만큼 가격 이상으로 중요한 경우가 있다. 그래야만 제약사들의 필수의약품 개발 여력도 뒷받침 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포지티브의 본래 취지를 살릴 수 있다.

포지티브는 헐값의 총 범위를 정해 놓고 등재를 결정하는 방식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24%라는 제한된 약제비 한계선은 헐값 한계선에 다름 아니다고 본다. 그런 총 약제비를 그어놓고 등재를 결정하는 것은 정부가 제대로 된 약물 경제성 평가를 과연 할 것인지 의문이 들게 하는 대목이다. 경제성만을 지나치게 우위에 놓는 방식이 되면 로비력이 또한 등재를 좌우한다. 정부 또는 평가 담당기관의 권력만 키워줄 뿐 네거티브 때와 별반 달라지지 않을 개연성이 높다는 의미다.

총 약제비 절대액이나 총 진료비중 차지하는 약제비 비중은 참고사항일 뿐이다. 더 중요한 것은 제대로 된 약들이 제대로 걸러져 국민들에게 보험으로 투약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아울러 이들 품목들이 유통의 투명성에도 기여해 뒷거래나 리베이트가 없어지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진짜 약제비 절감이다. 약제비 자체는 늘어날 수도 있음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거품이 아닌 것이라면, 국민보건에 꼭 필요한 것이라면, 효과가 탁월한 약이라면 약제비 절감에만 연연해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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