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6-05-13 12:58:38 기준
  • 배송
  • 공장 매각
  • 특허
  • 약가제도
  • 약가
  • 경보제약
  • cso
  • 칼슘 급여
  • 혁신형제약기업
  • 옵티마
듀오락

일파만파 번지는 약가인하 파국

  • 데일리팜
  • 2006-02-27 06:30:57

보건복지부가 지난 19일자로 단행한 대규모 약가인하로 인해 제약, 도매, 약국이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약가인하에 따른 제약사의 직접적인 손실 외에도 전체 약국에 떨어질 손실이 그에 못지않게 막대하다보니 얽히고설킨 책임공방이 혈전을 방불케 한다. 약사회는 약국이 단 한 푼의 손해도 보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이례적으로 초강경 입장을 천명하고 나섰지만 제약사와 도매상들은 일단 발을 빼는 상황이어서 자칫 파국이 우려된다.

대한약사회는 비협조적인 제약사와 도매상에 대해서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약국행동지침’까지 발령하는 배수진을 이미 쳤다. 각급 지부·분회들도 강경입장을 천명하면서 제약사와 도매상을 대상으로 고강도 반품사업에 드라이브를 걸 방침임을 잇따라 선언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부를 상대로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자는 여론도 제기되고 있다. 개국가의 흥분된 분위기가 걷잡을 수 없는 양상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정부가 이번에 인하한 품목은 187개사 1,477개 품목에 달하고 상한가 인하폭도 평균 10.8%에 이른다. 품목수나 인하폭이 파장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복지부가 지난해 213개사 5,320개 품목을 대상으로 약가재평가를 실시한 후속조치다. 이번 약가인하로 복지부가 추정하는 재정절감 효과가 591억여원에 달한다. 약국에 미치는 직접적 손실은 재고가 정확히 확인되지 않아 실질적인 추계는 불가능하지만 소형약국은 10~50만원, 대형약국은 100~2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각각 추정된다.

우리는 약가재평가를 통해 약가거품을 제거하고 약가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고자 하는 정부의 취지에는 동감한다. 하지만 유통과정에서 억울하게 발생한 약국손실에 대해서는 대책이 함께 따라 줬어야 했다. 이번에 인하된 품목 중에는 그 폭이 30~50%나 되는 의약품도 85개에 달해 이들 품목을 재고로 보유한 약국들의 손해가 크다. 50% 인하된 품목을 보유한 약국은 이달내 소진을 못하거나 반품을 못하면 3월부터는 50원에 청구해야 하기 때문에 앉은 자리에서 50원을 손해 보는 식이다.

이번과 같은 사태는 약가인하때 마다 겪는 홍역이었고 제약사와 약국이 그때그때 해결은 보아왔지만 이번은 사정이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정부는 인지해야 한다. 제약, 도매, 약국이 모두 배수진을 치고 있는 탓이다. 제약사는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 조차 끄기 급급해 비상에 걸린 업체들이 적잖다. 약가인하에 따른 대응책을 마련하느라 약국 손실분에 대한 반품을 챙길 겨를이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도매협회도 반품이든 다른 방법의 보상이든 그 책임은 제약사의 몫이라며 절대로 도매상이 손해를 감수할 수 없다고 선언한 마당이다. 약사회는 이 같은 제약사, 도매상들에게 차액보상을 끝까지 관철시키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선전포고를 했다.

그렇다면 약국의 손실책임이 어디에 있고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 원론적인 책임소재는 약가산정 차체에 있지만 지금은 그것에 매달릴 여유가 없으니 책임을 누가 지고 해결할 주체를 찾는 것이 급하다. 일차적인 책임은 대규모의 약가인하를 단행하면서 고시와 시행일 격차를 고작 열흘밖에 주지 않은 정부에 있다. 따라서 약국에 재고로 있는 인하품목이 인하전 가격으로 소진되는 시간을 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 방안으로 인하품목의 차등 시행이다. 고시 일정대로 시행을 3월 1일로 하되 소폭 인하된 품목 위주로 하고 인하폭이 큰 품목은 한 달간 유예해 4월1일부터 시행하는 방안이다. 정부는 고시일정을 준수한다는 명분을 가지면서도 업계와 약국가에는 충격을 완화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시행을 3월1일로 하고 4월1일부터 보험청구를 하자는 안도 있으나 시행과 보험청구를 달리한다는 것이 결국은 시행을 연기하는 것이고 고시를 번복하는 것이기에 복지부로써는 받아들이기 어려울 줄로 안다. 따라서 차등시행이 검토해 볼 수 있는 대안이라고 본다. 약가인하에 따른 손실책임은 정부의 정책적 책임소재 말고도 제약, 도매, 약국 등이 모두 자유롭지 못하기에 현명한 협상과 대화가 대단히 중요하다. 제약사는 약가인하로 당장 손해가 막심하다고 하지만 거꾸로 보면 그동안 거품가격을 유지해 온 책임이 있다할 것이고 약국은 노마진이어야 할 보험약에서 조차 관행적으로 직·간접적인 마진을 취한 일면이 없지 않다. 더욱이 재고를 정확히 관리하지 않은데 따른 부분은 스스로 떠 앉을 수밖에 없다는 인식을 약국은 가져야 한다.

도매업계의 경우는 제약사와 약국이 알아서 할 문제라면서 무조건 뒤로 빠지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다. 제약사와 약국 사이에서 업을 유지하는 도매업계이기에 나만 손해를 보지 않겠다는 식의 행동은 곤란하다. 반품 사업이 원할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고 필요하다면 제약사의 충격을 완화해 주는 노력까지 한다면 장기적으로 제약과 도매가 상생하는 관계로 발전할 기회가 된다는 생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정부, 약사회, 제약, 도매 등 관련 이해당사자들은 협상테이블에 마주 앉아야 한다. 자칫하면 국민들에게 볼썽사나운 진흙탕 싸움판을 보여주지나 않을까 심히 우려되기에 그렇다. 약사회는 단 1원의 손해도 보지 않겠다면서 개봉약까지 ‘완전반품’을 밀어붙일 것임을 선언한 판국이다. 약사회가 이렇듯 힘으로 밀어붙이는 식이 되지 않도록 정부는 시행일 유예가 최선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불가하다면 차등시행이라도 적극 검토하고 제약사들도 충격에 휩싸인 것은 알지만 고객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 익명 댓글
  • 실명 댓글
0/500
등록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