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로 내치는 인사 안된다
- 데일리팜
- 2005-03-16 10: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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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가 만사인 것은 사실이지만 만사를 인사로 다스리려고 하는 것은 자칫 조직을 꼬이게 하거나 조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릴 우려가 크다. 최근 몇 년간 제약계에서 보이고 있는 ‘인사 만능주의’ 풍조는 최고경영자나 오너들이 경계해야 할 국면까지 왔다.
일에 타깃을 둔 인사를 해야 함에도 특정인을 옆에 두기 위한 인사나 자기사람을 키우기 위한 인사가 적지 않게 이뤄진다. 이런 위험스러운 인사가 당연시되는 풍조가 더 우려스럽다. 또한 다른 사람을 내보내기 위해 ‘포석’을 두는 인사는 수십 년간 몸담은 사람에게 원한과 증오를 쌓이게 하는 가장 잘못된 인사방법이다.
제약업계 오너경영 체제가 2~3세로 대부분 옮아가면서 임원진들의 나이가 젊어져야 한다는 것은 십분 이해한다. 코드가 맞는 사람을 옆에 두고자 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예우를 갖춰 내보내는 것과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 내보내는 비정함은 분명히 다르다.
한 직장에서 수십 년을 몸담기란 쉽지 않다. 원로 임원들이 그동안 회사에 기여한 공로 또한 적지 않다. 그럼에도 나이가 들면 고임금과 많은 퇴직금을 이유로 퇴물 취급하고 예우 없이 내보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제 발로 나갈 수밖에 없게 하는 인사는 반 올가미를 씌우는 가혹한 처사다.
제약업계 2~3세 경영자들은 아직 경영수업중에 있다고 봐야 한다. 대부분 회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간다고 보지만 나이 든 임원에 대한 마무리 인사가 물 흐르듯 되지 않으면 모든 것이 잘못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지 않으면 안 된다.
시스템을 혁신하고 조직에 새로운 피를 수혈하는 것은 좋다. 시대에 맞는 인재를 찾아 요소요소에 새로 심으려는 의지도 안다. 과거에 아무리 유능한 임원이라도 지금의 상황에서는 유능한 임원이 아닌 경우도 물론 많다.
제약회사들이 지난 70~80년대 호황을 구가할 때 회사의 중심이 있었던 상당수가 지금의 임원들이다.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경기가 어려운 지금의 상황에서는 이들이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로 인식되는 면이 있다. 그래서 과감하게 이들을 내보내려 하고 심지어 내치려 하는 분위기가 엿보인다.
올해도 인사 시즌을 맞아 오래된 임원들을 내보내려는 인사코드가 여러 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인사키를 잡고 있는 최고경영자들의 고민은 인재를 뽑는 일 보다 나이든 임원에 대한 처리인 것 같을 정도다. 안타깝게도 적지 않은 회사들이 인색함을 드러내면서 이들에 대한 예우를 소홀히 할 분위기다.
많은 평직원들이 임원인사를 보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평직원들은 언젠가 자신이 올라갈 자리가 임원자리이고 그 자리를 직장인의 목표로 삼는다. 아울러 직원들은 임원들이 물러날 때 어떻게 가는지도 지켜보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코드인사 내지는 정실인사 그리고 지나친 인색함에서 나온 내치기식 인사는 전체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릴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인사권은 마구 휘두르다 보면 언젠가 자신도 베어 쓰러뜨리는 양날의 칼임을 명심해야 할 시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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