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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타트

약국 재고약 ‘응징’ 또 써먹나

  • 데일리팜
  • 2005-01-31 06:28:24

전국 16개 시·도약사회 회장들이 약국 재고약 반품에 비협조적인 제약사들을 응징하겠다고 선언한데 이어 대한약사회가 관련업체 명단을 공개하는 수순 밟기에 들어가자 제약계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대부분 제약사들이 협조하는 분위기이기는 하지만 또다시 떠밀려 해야 한다며 불편해 하는 속내를 보인다.

약국의 재고약 문제는 반드시 해결돼야 할 사안인 것만은 분명하지만 약사회가 제약사들에게 강압적인 방법을 동원하는 것은 ‘땜질처방’이라는 점에서 그렇게 자주 써먹을 방법이 아니다. 약사회는 그동안 ‘응징’이라는 용어를 자주 써가며 제약사를 압박하곤 했었다. 특히 지난 2003년 약사회는 이렇게 재고약 문제를 일시적으로 해결하는 효과를 거두었으나 약국 재고약은 얼마 안가 더 쌓였다.

약국 재고약은 의료기관의 잦은 처방변경 행위를 일거에 줄일 수 있다면 근본적인 해결방안이다. 아니면 제약사에게 모든 의약품에 대해 소포장 전면생산을 당장 의무화하는 것도 그 해결책이다. 그러나 그것이 그렇게 쉽게 가능한 일인가. 그것이 아니라면 제약사들이 의료기관을 상대로 아예 영업을 못하게 할까. 약국 재고약 문제는 이처럼 근원적으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라는 현실인식에서 출발해야 최소한 재고양이라도 줄일 수 있는 현실적인 답을 얻는다.

약국당 평균 재고의약품은 약 300만원대에 달하고 이중 약 30% 정도는 약국이 손해를 감수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재고약에 대한 책임공방은 결론이 나기 어려운 지리하고 생산성 없는 싸움이기에 접기로 하고 여기서는 해법만을 생각해 보자. 재고약으로 인한 손해를 서로에게 전가하는 것이 아니라 ‘나누는 시스템’을 만들어 가는 것이 그 해법의 키다.

재고약 손실을 제약사와 약국 그리고 도매까지 나누는 시스템은 의외로 간단하다. 약국은 먼저 재고약을 소진하는데 최대한의 성의를 보여야 하고 이 과정을 도매상이 도와야 한다. 그래도 여의치 않으면 나머지 재고약은 제약사가 책임지는 방식이다. 그 실행방안은 바로 ‘약국간 재고약 교품시스템’이다. 약사회가 전국적인 재고약 교품 시스템을 만들어 연중 또는 상시적으로 약국에서 재고의약품이 1차적으로 소진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투명하게 노출되는 것이 중요하고 제약회사는 그래도 처리가 안되는 재고약에 대해 항시 반품을 받을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어야 한다. 약국 재고약 문제는 의약품도매상도 자유로울 수 없으므로 교품 시스템에는 도매협회 내지 도매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간과돼서는 안될 문제다.

약국간 교품은 사실 불법소지 여부는 차치하고서라도 약국 스스로 해내기가 역부족인 것이 진짜 문제고 한계다. 특히 지역간 거리가 넓을수록 약국간 교품은 사실상 비용과 시간적 제약 때문에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지역이 넓을수록 그리고 교품 참여약국이 많을수록 교품은 성공적이고 재고약을 훨씬 줄인다. 그래서 재고약 교품시스템에는 도매업체들의 참여가 중요하고 긴요하다.

도매업계는 협회 차원에서 약국간 교품시 ‘물류’를 담당할 업체들을 선정하고 전국 주요 곳곳에 ‘교품물류센터’를 가동해야 한다. 그래서 서울과 제주에 있는 약국간은 물론 도시와 오벽지의 약국간에도 1일 이내에 교품배송이 완료되는 물류가 가능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 도매업계의 몫이다.

제약사와 약국이 재고손실을 감수하는 시스템인 만큼 도매업계도 그에 상응하는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도협은 개별업체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하기 어렵다면 협회차원의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특별회비 갹출을 고려했으면 한다.

도매업체들은 그렇지 않아도 자신의 거래처 약국이 다른 도매상이나 제약사로 부터 구입한 의약품까지 백마진만 제하고 반품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도매영업사원들의 거짓반품도 늘어 도매업계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판국이다. 도매업계는 이번 기회에 이같은 내부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약사회가 약국간 재고약 교품 시스템을 추진한다면 배송업체로 발 벗고 나서야 한다고 본다.

재론하지만 약국의 재고약 문제는 제약사들의 영업이 존재하는 한 근원적으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해결주체는 제약사, 약국, 도매상 모두 골고루다. 의료기관의 처방변경 문제는 대체조제 내지는 성분명처방이라는 중기 과제로 해결하려는 생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손해가 누가 많고 적고만을 따진다면 재고약 문제가 더 커진다는 점이다. 특히 약사회가 우월적 힘을 무기로 제약사나 도매상을 물리력으로 해결하고자 한다면 재고문제는 더더욱 커지고 영원한 숙제가 될 뿐이다. 재고약에 관한한 모든 문제를 너무도 뻔히 알고 있는 정부는 뒷짐만 질 것이 아니라 전국단위 교품센터 가동을 위한 법적인 정비와 예산지원을 시급히 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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