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FTA 목표, 약가제도 약화·특허 강화"
- 정웅종
- 2006-03-13 06:3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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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국적제약사 약값 고평가 유지...시장지배력 확대에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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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진단|한미FTA 보건의료분야 쟁점과 전망
2002년 한국 약가정책 추진의 예봉을 무력화시켰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미국. 5월이면 한미FTA 협상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2005년 약가재평가 등 약가제도 개선 움직임에 또 다시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터라 협상 결과를 우울하게 전망하는 견해들이 많다. 미국이 요구하는 보건의료분야 의제들은 무엇이며, 그 쟁점과 전망을 분석한다.
한미 FTA협상의제 중에서 양보의제 4가지에 의약품분야가 포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2005년 추진하려던 복지부의 약가정책 추진을 미국이 개입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단순히 농수산물, 제조업 등의 개방 분야 협상정도로만 느꼈던 국민들로서는 약값 인상, 의료비 증가 등 피부에 와닿는 사안들이라 눈이 번뜩 뜨이는 사안들이다.
과연, 미국이 이번 협상에서 노리는 보건의료분야의 목표는 무엇일까. 터져나오는 여러 자료들 속에서 그 해답이 숨겨져 있다.
외교통상부 통상협력팀이 현애자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 민주노동당 정책연구실에서 작성한 기초보고서, 미의회 조사국(CRS) 보고서, 미무역대표부(USTR)의 협정통보문, AMCHAM ISSUE PAPER 2005 등을 참고로 보건의료 분야의 쟁점를 짚어본다.
미국의 의약품 FTA협상 목표는 '높은 시장가격, 지배력 유지'
협상이 본격화되지 않은 현 시점에서 정확한 미국측 요구사항을 알기는 어렵다. 다만 여러가지 자료와 정보를 종합해 볼 때 미국의 협상쟁점을 예상해 볼 수 있다.
미국이 이번 FTA협상을 통해 보건의료분야에서 획득하고자 하는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이 질문에 가장 적절한 답은 '높은 시장가격 유지 및 지배력 강화'라고 할 수 있다.
2005년 1월 미무역대표부(USTR) 포트만 대표가 '의약품 문제에 관한 진전 없이는 FTA협상이 진행될 수 없다'고 언급한 미의회 조사국 보고서에서 보듯, 이번 FTA 과정에서 의약품 분야는 농수산물, 스크린쿼터 등 여타 의제 못지않은 책심 의제인 것만은 분명해진다.

외교통상부도 "실제 협상이 5월경부터로 예정되어 있으므로, 협상의제가 아직까지는 구체화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외통부 통상협력팀도 '암참'을 참고해 주요이슈를 정리했다.
미, 건보재정 적자로 다국적사 시장환경 악화 판단
하지만 5월 실제 협상이 본격화되면 예기치 못한 의약품 의제들도 튀어나올 가능성도 다분하다.
주요 쟁점들은 ▲혁신적 신약에 대한 A7 가격책정 ▲실거래가제/최저거래가제 ▲3년마다 실시하는 가격재평가 ▲약물경제성평가 ▲의약품사용평가(DUR) ▲품목허가 소유권 및 위탁생산 제도 ▲국가간 실험(cross border testing) ▲임상실험 절차의 간소화 ▲정보보호 및 지적재산권 강화 ▲원료의약품 등록제도 등이다.
미국은 이들 쟁점과 관련, 국민건강보험의 가격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의약분업 이후 다국적 제약사의 시장 점유율이 상승 추세에 있지만 건강보험 재정적자 문제가 다국적 제약사의 시장 환경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우선, 신약에 대한 건강보험급여 상한금액 결정에 대해 미국은 문제를 제기해 왔다. 신약 중 '비용효과면에서 뚜렷이 개선된 신약'으로 결정된 경우에는 선진 7개국 약가의 조정평균가를 인정하도록 제도화 되어 있다.
그러나 미국은 "이 같은 결정과정이 자의적으로 운영되어 다국적사 생산 의약품의 혁신적 가치가 올바로 인정되고 있지 못하다"고 주장하며 이의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미, 약가결정제도에 딴지...요구 관철땐 약값상승 불가피
이런 미국측의 요구가 관찰될 경우 급격한 약가 상승과 국민 의료비용 증가를 피할 수 없다.
실제 시장거래 가격을 가중 평균해 상환가격으로 결정함으로써 약가 거품을 제거하고 보험재정을 절감하고자 하는 실거래가 제도에 대해서도 미측은 이의를 제기한다.
다국적 제약사가 관여할 수 없는 유통 상의 문제로 가격인하 요인에 책임질 수 없다는 것이 주장의 골자다. 또 가격 삭감의 근거가 되는 자료는 다국적사에 완전공개하고 이의제기를 가능토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격결정 구조 중 핵심인 참조가격제도 논란의 핵심이다. 시행 여부가 불투명하고 과거 2002년 미국 압력에 의해 추진되지 못한 정책임에도 미측은 여전히 의구심을 갖고 있다.
미국은 이 제도 시행을 반대할 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시행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식약청은 의약품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원료 의약품을 포함한 의약품 제조에 필요한 모든 기록을 담은 자료제출(DMF)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이 같은 제도가 신약에 대해서만 적용되어 차별 정책이라고 주장하며 통상현안으로 제기한 상태다. 생물학적 의약품의 중복 시험도 "식약청이 문제가 있음을 확인한 지역이 아닌 수출국에서의 안전성 시험 결과를 인정하고 재시험 의무를 삭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또한 임상 4상 시험, 즉 시판 후 모니터링에 대한 제한 의약품의 의약분업 예외 주장을 펴고 있다. 하지만 다른 경쟁 의약품에 대한 과도한 경쟁우위를 확보하게 만드는 조치라는 우려가 있다.
다국적제약사 특허권 강화로 3~5년 연장 의도
그 밖에 약가설정 및 보험급여기준 결정 과정상 투명성 부족, 약물학적 동등성 평가, 재시험 규정, 품목 허가권과 해외 위탁생산 문제도 적극 거론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지적재산권 분야에서 의약품 특허 강화 의제로 ▲자료독점권(data exclusivity) ▲식약청-특허청 연계 ▲특허기간 연장 ▲복제의약품 개발예외(Bolar Exception) 불인정를 문제삼을 가능성이 높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들 특허강화 의제는 미국 제약사의 의약품 특허를 강화해 제네릭 의약품 생산을 통한 약가인하 노력을 막고, 독점적 특허권을 연장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짧게는 3~5년, 길게는 10년이상 특허권 연장을 통해 시장의 독점적 우위를 형성하려는 목적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외교통상부가 민주노동당 현애자 의원에 제출한 'FTA 보건의료분야 중 한미측이 요구하는 의제'라는 문건에 따르면, 미국은 '개인 병의원 의사와 일부 제약사간 부패관행이 공정경쟁 질서에 저해하고 있다'며 의약계 부패관행을 주요 의제로 거론했다.
구체적으로 '병원들이 특정 의약품을 자신들 병원의 처방집에 등재해 주는 조건으로 기부를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관행이 다국적 제약업계의 우려 사항'이라고 언급했다.
"병의원 리베이트 불공정행위" 주장...부패관행 척결 요구
현재 국내에 활성화되어 있는 보완형(본인부담 보상형) 민간보험을 불허하고 대체형 민간보험 적용을 요구하고 있다.
대체형 민간보험은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 확대를 억제하고, 고소득층의 이탈가속화로 사회보장 체제의 균열이라는 파장을 가져올 중차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호주의 약가제도는 전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기준, 자국의 원칙적인 약가정책 추진으로 정평이 나 있다. 과거 우리 정부에서 2002년 호주의 약가제도를 모범으로 삼으려 했다는 점에서 호주와 미국의 선 협상과정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정부는 미국과 호주간 FTA 협상 경과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 파악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003년 3월 1차 협상을 개최한 이후 4차례 협상을 통해 2004년 5월 타결됐다.
의약품 관련 분야 협상결과를 보면, 국가운영 의약품 관련 건강보험 절차의 투명성 강화, 지적재산권 보호 강화로 미측의 요구를 상당부분 받아들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외교통상부는 "보건의료 및 사회서비스의 경우, 그것이 공공목적을 위한 경우에는 FTA 협정상 개방대상에서 배제하겠다는 협상기준을 마련해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공목적을 위한 경우'(for a public purpose)의 해석기준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협상시 미측에 보다 상세한 기준 및 입장을 문의할 계획이라고만 밝히고 있어 미국 주도로 협상이 진행될 우려를 낳고 있다.
협상 미국주도로 진행 우려...범정부 차원 대비해야
하지만 협상이 구체화되면 본격적인 제약협회, 건강보험공단, 의사협회, 약사회 등 이해당사자들의 의견개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서둘러 협상전 범정부 차원의 의견을 모아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민노당 홍춘택 정책연구원은 "가격결정 정책, 특허보호 강화 등 미국측 주요요구가 관철될 경우, 국내 보건의료체계는 총체적 위기 상황에 노출될 것"이라며 "약값 상승으로 인한 의료비 증가, 보험료 인상, 보장성 약화 등 사회안정망이 유명무실해 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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