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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 기금화, 국민의료비 증가 초래할 뿐"

  • 최은택
  • 2005-11-22 06:12:51
  • 이상이 소장, 보장성 85% 달성 이후 논의 타당

건강보험연구센터 이상이 소장.
올해 초 기획예산처와 복지부, 건보공단, 의약계, 시민사회단체간 찬반양론이 무성하다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건강보험 재정 기금화 논란이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최근 국회 보건복지위 한나라당 박재완 의원이 입법안을 내놓은 데다 같은 당 재경위 이혜훈 의원이 21일 기금화 논의를 위한 정책토론회를 마련, 기금화 입법을 적극 추진할 뜻을 내비쳤기 때문.

건강보험 재정 기금화에 줄곧 반대 입장을 펴온 건보공단 내 건강보험연구센터 이상이(제주의대 교수) 소장은 이에 대해 “기금화는 오히려 보장성을 약화시키고 국민의료비 증가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재원조달 용이-투명성 확보 보증 ‘긍정적’

이 소장은 먼저, “보험재정이 기금화 될 경우 기금 조성과 운용에 대한 책임이 정부와 국회에 귀속되므로 정부출연금이나 건강증진기금으로부터 재원조달이 용이할 수 있고, 국가통합재정체계로 운영돼 투명성 확보도 제도적으로 보증될 수 있는 등 긍정적 효과가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행 제도하에서 건보재정 운용이 방만하고 불투명하다는 데 대해서는 의문을 갖고 있고 설사 다소간의 불투명성과 방만함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해결방안이 기금화 밖에 없는 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국감이나 대내외 감사가 부족하다면 분기별로 국회가 건보 재정상황을 모니터링 하는 장치를 마련하면 될 것이지 기금화해 국회가 견제자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 답이 될 수 없다는 것.

건강보험, “단기보험 성격 기금조성 의미 없다”

다른 사회보험은 기금으로 관리되고 있는 데 유독 건강보험만 제외돼 있어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건강보험은 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때 대비하는 단기보험으로 성격이 다르고, 기금조성의 의미도 없다”면서 “특히 강력한 위험분산과 소득재분배를 특징으로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건강보험은 사회조합주의의 상호계약 관계에 근거해 발전한 것으로 “보험자(공단)를 중심으로 사회적 합의와 계약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서 보험자의 위상과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최근 사회의료보험을 운영하는 국가들의 일반적 흐름”이라는 게 이 소장의 설명.

그는 “건강보험제도 입장에서는 기금화 논리는 대단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면서 “기금화될 경우 공단의 보험자 위상은 없어지고 정부와 국회가 사실상 보험자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 데 과연 이것이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비급여서비스 확대 ‘부작용’

논란의 핵심이 되는 ‘건강보험 의료수가와 의료비 지출 통제’와 관련해서는 “정부와 국회가 의료수가를 일방적으로 통제할 경우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과 사회적 갈등으로 인한 비용이 클 뿐 아니라 의료공급자들이 의료서비스의 양을 늘리거나 비급여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또한 “정작 기금화 한다고 해서 의료비 지출이 통제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인두제·포괄수가제 등 지불방식의 전환, 약가결정의 합리성을 높이기 위한 ’포지티브 리스트‘ 방식도입, 외국신약 등제 시 약가-수량 연동제 등 제도개선의 몫이지 기금화와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소장은 특히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측면에서 기금화는 오히려 장애가 될 뿐이고 결론적으로 국민의료비 증가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건강보험 보장성 축소-의료비 증가 초래' 우려

그는 “정부와 국회는 보험료를 올리는 것보다는 재정을 효율적으로 통제하고 재정지출을 묶어두는 데 주로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라며 “건강보험의 특성과 보장성 전략상 건보료는 매년 큰 폭으로 인상돼야 하지만, 기금화에서는 이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결국 건강보험이 보장해주지 못하는 영역에 대해 국민들이 각자 알아서 해결토록 방치할 수밖에 없게 되고 국민건강보험의 축소와 민간보험의 역할 강화로 귀착되고 말 것이라게 이 소장이 우려하는 귀결.

그는 “사회적 합의에 근거한 국민건강보험 방식으로 보장성 수준을 85%까지 달성한 시점에서 기금화 문제는 재론되는 것이 옳다”면서 “이와는 별개로 건보제도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보장성을 높이면서 동시에 낭비적 지출요인을 줄일 수 있는 개혁을 복지부와 기예처, 국회, 공단이 함께 힘을 모아갈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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