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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병원 이익 못낸다”...출혈입찰 지탄

  • 최은택
  • 2005-03-23 06:48:23
  • 25개 업체 낙찰...품목별 낙찰율 50% 이하도 19종이나

조달청 '나라장터'에 공개된 글리메피리드제 품목 투찰율.
보훈병원 입찰은 올해도 극심한 경쟁양상을 보였다.

기준가 대비 10% 이하로 곤두박질 친 품목이 있는가 하면 단독조차 30% 이상 가격이 떨어진 품목도 있었다.

이처럼 과열경쟁 양상을 보였던 탓 인지 '나라장터' 서버가 수차례 다운을 거듭, 오전 11시에 시작됐던 개찰이 오후 10시30분에야 끝마쳐졌다.이번 입찰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경합품목에서 덤핑낙찰 현상이 확연했던 데 반해 그룹군은 비교적 경쟁이 적었다.또 25개 업체가 7개 그룹과 99개 품목을 낙찰시켰으며, 개성약품과 남경메디칼이 눈에 띠게 선전했다.

글리메피리드제제 낙찰가 상식이하 수준

이번 입찰결과 가장 눈에 띠는 부분은 단연 26개 제약사 제품이 경합을 벌인 ‘글리메피리드 2mg’ 품목이다.

기준가 대비 10%에도 못 미치는 9.361%(22원)에 낙찰가가 형성된 것. 응찰한 25개 도매업체 중 가장 높은 가격을 쓴 곳이 55.319% 였고, 8개 업체가 10% 대에서 투찰했다.

S도매 관계자는 이와 관련 “경찰병원 입찰에서 워낙 낙찰가가 낮게 형성대 20%대까지는 이미 예견이 됐던 상황”이라며 “그러나 이 정도까지 떨어질 줄은 몰랐다”고 고개를 내둘렀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원가에도 못 미치는 수준에서 낙찰됐다”면서 “아무리 경쟁이 치열하다고는 하지만 해도 너무 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도매업계는 몇몇 제약사들이 국공립병원 진출을 위해 가격을 제시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제약사가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학병원 등 대형병원들이 랜딩조건으로 국공립병원 납품실적을 요구하는 사례가 많아 후발업체들은 손해를 보면서라도 진입을 시도할 수밖에 없다는 것.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도매나 제약사 누구 한쪽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너무 많은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다보니까 어쩔 수 없이 생기는 부작용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밖에도 50% 이하의 낙찰률을 보인 경합품목이 19종에 달했으며, 이중 9종은 30%를 밑돌았다.

단독품목도 30% 하락...손해 감수 불가피

단독품목으로 품목입찰에 붙여진 한미약품의 ‘아모디핀’의 낙찰가가 66.062%(255원)에서 형성된 것도 이목을 끌고 있는 부분이다.

품목별 입찰에 붙여진 단독품목은 총 64종으로 이중 32종이 유찰되고 대부분은 100%에 근접한 수준에서 낙찰됐지만 유독 암로디핀 캄실산만 큰 폭으로 가격이 떨어진 것.

도매업계에서는 남경메디칼이 계산착오로 잘못 투찰한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하고 있지만, 회사측과 접촉이 안돼 사실여부는 22일 현재 확인 되지 않았다.

그러나 제조사인 한미약품측은 입찰소식을 전해 듣고 그야말로 '발칵' 뒤집혀졌다는 전언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 “낙찰가격에 맞춰 의약품을 공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결국 남경이 손해를 감수하지 않고서는 병원납품이 순탄치 않은 상황.

그룹입찰은 경쟁자제...2~4개 업체만 참가

13개 그룹으로 나눠 실시된 그룹별 입찰에서는 11그룹을 제외하고는 100%에 가까운 낙찰율을 보여 경쟁이 심하지 않았다.

응찰한 업체수도 그룹에 따라 2~4개 업체가 응찰했으며, 상당수 업체가 예가를 초과한 가격을 써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병원측의 방침에 따라 ‘전’단위로 투찰한 업체의 낙찰이 무효화된 사례도 여럿 건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 입찰에서 이익선을 벗어난 수준에서 낙찰가가 형성돼 손해를 입은 업체가 많은 것으로 안다”면서 “작년 낙찰가 기준으로 예가가 형성됐을 것을 가정했을 때 몇몇을 제외하고는 이익을 내는 게 불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우려를 나타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일부 단독품목에서의 가격하락 현상과 관련 “경찰병원 입찰에서 오더권이 없는 업체들이 일부 품목을 낙찰시킨 것을 보고, 오더권을 갖고 있는 업체까지 소신 투찰을 못한 부분도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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