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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방 80건에 매약 20만원" 브로커 활개

  • 정시욱
  • 2005-02-14 12:32:11
  • 서울서 지방 약국가로 확산...소개비 명목 2천만원 요구

대구에서 동네약국을 경영하던 A약사는 지난 1월10일경 약국이전을 위해 고민하던 중 평소 친분이 있던 도매영업사원의 소개로 시내 모처 약국입지를 찾았다.

영업사원의 소개로 만난 이는 서울에서 제약사 영업사원 출신이라는 말과 함께 처방전 80장 이상, 매약 20만원은 충분하다며 계약을 종용했다.

그러나 해당 건물(약국입지는 기존 꽃집 운영)에는 의원이 하나도 없었고 상권도 형성되지 않았지만 "이비인후과와 내과가 들어올 예정"이라는 말로 구슬렸다고 전했다.

자세한 계약조건을 묻자 보증금과 권리금 이외에 소개비 명목으로 2천만원 가량이 붙는다는 말을 의심한 A약사는 약국 브로커라는 점을 직감하고 계약을 포기했다.

이처럼 서울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팽배하던 약국부동산의 브로커 개입이 지방 약국가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14일 지역 약국가에 따르면 영리추구를 위해 타 용도의 건물을 약국입지로 임의 변경해 고가의 소개비를 받고 입점시키는 이른바 '약국 브로커'들이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이같은 현상이 팽배해지면서 약국입지를 구할 때 과도한 권리금과 보증금, 그리고 소개비 명목으로 수천만원이 추가 부담돼 약사들만 손해를 보는 실정이다.

또 브로커들이 기존 약국과의 관계를 무시한 채 단지 입점이 쉬운 곳을 위주로 약국입지를 임의 구성해 약국간 과당경쟁 유발과 처방 분산 등 또다른 부작용을 양산시키고 있다.

이들은 기존 의원이나 한의원 등이 인접한 곳에 약국가능입지를 선정, 싼값에 인테리어를 완료한 후 인근 약사들에게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1층에 약국이 있더라도 타 층에 의원이 들어온다는 허위정보를 악용해 층약국을 계약하는 등 약국간 상도(商道)를 허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약국이 과포화 현상을 보이는 서울경기 지역 이외에도 대구, 부산, 광주 등 광역권 도시를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대구의 A약사는 "약국터 브로커라는 말이 먼나라 이야기인줄로만 알았다가 이번에 호되게 경험했다"며 "브로커들의 말에 지방 약사들이 속을 가능성이 높은만큼 철저한 대비책 마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광주의 K약사는 "분업후 처방수용을 위해 약국들이 혈안이 돼 있다는 점을 악용하는 브로커들이 광역권 지방도시로 내려오고 있다"며 "대부분이 서울경기 지역에서 행해지던 관례대로 확산되고 있으며 실제 당한 사례도 몇군데 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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