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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이중작용 IL-23 억제제 등장…IBD 치료전략 확장"

  • 손형민 기자
  • 2025-12-02 06:00:49
  • 예병덕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 IBD 환자 증가·재발 부담 지속…치료 전략 고도화 필요성 대두
  • “내시경·조직학적 관해까지 달성…새 기전 약제 도입 의미 커져”

"염증성 장질환은 증상만 좋아졌다고 끝나는 질환이 아닙니다. 내시경·조직학적 염증까지 함께 조절해야 장기 예후가 달라집니다."

예병덕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재발·불응 환자가 여전히 많은 현실에서 새로운 치료 기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염증성 장질환(IBD) 치료 목표가 단순한 증상 완화를 넘어 내시경 관해와 조직학적 관해까지 포함하는 '깊은 관해(deep remission)'로 확장되고 있다. 이에 IL-23 신호와 그 근원을 동시에 차단하는 이중작용 기전의 얀센의 ‘트렘피어(구셀쿠맙)’가 최근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에 국내 등장하며 새로운 치료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예병덕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예 교수는 "기존 약제를 모두 사용하고도 재발·불응을 반복하는 환자가 적지 않은 만큼, 깊은 관해를 목표로 하는 새로운 기전 약제의 도입은 임상 현장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염증성 장질환은 장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크게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으로 나뉜다.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에 국한해 염증이 발생하는 반면, 크론병은 입부터 항문까지 소화관 전 구간에서 염증이 생길 수 있다. 

두 질환 모두 발병 원인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고, 염증이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특성 때문에 수년~수십 년에 걸쳐 장이 손상되고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완치가 어려운 질환 특성상 IBD 치료의 기본 목표는 염증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관해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해 장 손상과 합병증 발생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야누스키나제(JAK) 억제제와 생물학적제제 등 다양한 약제가 등장했지만, 여전히 완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트렘피어의 국내 허가는 치료 선택지를 확장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트렘피어는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 모두에 허가된 국내 최초·유일의 이중작용 IL-23 억제제다.

예 교수는 "IBD 치료는 꾸준히 발전해 왔지만 환자 수는 계속 증가하고, 기존 약제를 모두 사용한 뒤에도 반응하지 않거나 재발을 겪는 환자들이 존재한다"며 "새로운 기전의 약제가 도입된 것은 환자·의료진 모두에게 반가운 소식"이라고 전했다.

Q. 염증성 장질환 치료제가 많이 개발되고 있음에도 완치에 이르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가장 큰 이유는 질환의 발병 원인을 아직 완전히 규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염증이 발생하는 경로가 매우 다양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현재 사용 중인 약제로 모든 염증 경로를 동시에 차단하는 것은 어렵다. 

또 특정 염증 경로를 차단하면 다른 경로가 보상적으로 활성화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초기에는 치료 효과를 보이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질병이 다시 악화되는 환자도 존재한다. 이 경우에는 약제를 변경하거나 치료 강도를 조정해야 하는 시점이 올 수 있다.

결국 염증 발생 기전이 다층적이고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의 치료제들만으로는 질환을 근본적으로 완치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개발된 약제들은 염증 경로를 보다 정밀하게 표적하는 기전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관해를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환자들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Q. 트렘피어의 국내 허가로 치료옵션이 추가됐다. 이 치료제의 기전적 이점에 대해 설명 부탁드린다. 

IL-23은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 모두에서 염증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이토카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IL-23의 작용을 차단하기 위한 여러 항체 치료제가 개발되었으며, 이들 치료제는 공통적으로 IL-23의 p19 서브유닛을 표적으로 하는 구조를 가진다. 

트렘피어의 특징은 여기에 추가적인 면역세포 표적 작용을 더한 이중작용 기전에 있다. 트렘피어는 IL-23을 생성하는 CD64+ 면역세포에 직접 작용하는 유일한 IL-23 억제제이다. 트렘피어의 항체 구조 중 Fab부위는 IL-23의 p19 서브유닛에 결합해 염증 신호를 차단하고, Fc 부위는 CD64+ 면역세포의 수용체에 결합하여 해당 면역세포의 활성과 기능을 억제한다.

즉, 트렘피어는 염증을 유발하는 신호 전달물질을 차단함과 동시에, 그 신호를 생성하는 세포의 활성을 억제하는 이중작용 기전을 가진 약제이다. 이러한 구조적 특징은 다른 인터루킨-23 p19 차단제에는 없는 트렘피어만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Q. 트렘피어는 임상 연구를 통해 크론병 치료에서 스텔라라 대비 우월성을 입증한 것으로 알고 있다. 가장 주목해야 할 임상 지표는 무엇인지 설명 부탁드린다.

크론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GALAXI 2·3상 임상연구에서는 1차 유효성 평가 변수로 내시경 반응 지표가 포함됐다. 내시경 반응은 내시경 점수를 통해 장 내 염증이 얼마나 호전되었는지를 평가하는 지표이며, 내시경 관해는 그보다 한 단계 더 진전된 상태로, 손상된 장 점막이 정상에 가깝게 회복된 상태를 의미한다. 

또 깊은 관해(deep remission)는 임상적 관해(증상 소실)와 내시경 관해(점막 회복)가 동시에 달성된 상태를 의미한다. GALAXI 연구에서는 이러한 지표들을 단독 지표와 복합(조합) 지표 형태로 함께 평가하였다.

연구 결과, 트렘피어는 유지 치료 1년 시점에 스텔라라 대비 내시경 반응, 내시경 관해, 그리고 다양한 복합 지표 모두에서 유의하게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내시경 지표는 환자의 주관적 증상보다 염증 조절의 객관적 수준을 반영하는 지표로, 이러한 개선은 장기적인 합병증 예방과 예후 개선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Q. 깊은 관해(임상적 관해 + 내시경 관해 동시 도달)가 실제로 환자들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 설명 부탁드린다.

염증성 장질환은 평생 관리가 필요한 만성 질환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깊은 관해의 달성은 매우 중요하다. 증상이 호전되면 환자는 복통이나 설사, 혈변 등으로부터 해방돼 일상생활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전반적인 삶의 질이 향상된다.여기에 내시경 관해가 함께 이루어지면, 환자가 자각하지 못하는 장 내부의 염증까지 억제되어 재발이나 장 손상으로 인한 합병증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즉, 깊은 관해는 단순히 증상을 완화시키는 수준을 넘어, 질병의 장기적인 경과를 호전시키고 재발 가능성을 낮추는 핵심 목표이다. 따라서 진료 현장에서는 증상 호전뿐 아니라 내시경 소견의 개선이 병행되어야 좋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최근에는 환자들 역시 이러한 ‘깊은 관해’의 중요성을 점점 더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치료 목표로 삼는 추세이다.

Q. 궤양성 대장염에서도 트렘피어의 효과가 입증됐다. 실제 임상적 가치 측면에서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궁금하다.

궤양성 대장염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QUASAR 3상 임상연구에서는 내시경적 관해뿐 아니라 조직학적 반응과 조직학적 관해까지 함께 평가했다. 조직학적 평가는 현미경 관찰을 통해 장 점막 내 염증 세포의 유무와 염증 정도를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지표다. 

연구 결과, 트렘피어는 위약군 대비 내시경 관해율과 조직학적 개선뿐만 아니라, 조직학적 관해율에서도 유의하게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궤양성 대장염에서 조직학적 평가가 점점 더 중요한 화두로 부상하고 있는 이유는, 이러한 지표가 장기적인 삶의 질 개선과 재발 및 악화 방지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내시경으로 관찰했을 때는 염증이 거의 사라진 것처럼 보여도, 조직 검사 결과에서는 염증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환자들은 장기 추적 시 재발 빈도가 더 높고, 증상의 재발로 응급실에 내원할 위험도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현재 조직학적 관해는 공식적으로 확립된 치료 목표는 아니지만, 이러한 근거들이 축적되면서 앞으로는 조직학적 관해를 새로운 치료 목표로 상향 설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Q. 국내 임상 현장에서 트렘피어는 어떤 환자들에게 적용될 수 있는지 설명 부탁드린다.

피보탈 연구 디자인을 살펴보면, 기존 생물학적제제 혹은 소분자약제를 사용하지 않았던 환자와 이미 사용했던 환자 모두에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따라서 1차 치료제뿐 아니라 2차 및 그 이상의 치료 단계에서도 폭넓게 활용될 수 있는 약제이다. 

또 인터루킨-23의 p19 서브유닛을 표적으로 하는 약제들은 안전성 측면에서도 우수한 특성을 보이기 때문에, 장기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에게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줄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임상적 이점이 있다.

유지 치료 단계에서 8주마다 1회 투여하는 방식 또한 환자 편의성을 높이는 장점이다. 더불어 기존의 일부 경구제는 임신이나 출산 시기에 복용을 중단해야 하는 제약이 있는 반면, 트렘피어는 임신, 출산, 수유 기간에도 치료를 지속할 수 있다는 전문가 컨센서스가 마련되어 있다. 이로 인해 가임기 여성이나 젊은 여성 환자에게 치료제 선택의 폭을 넓혀줄 수 있는 약제로 평가된다.

Q. 염증성 장질환 치료에서 임상 현장, 환자, 정책적인 측면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했을 때 개선되어야 할 미충족 수요는 무엇인가? 

먼저 의료진 측면에서 보면, 염증성 장질환 치료의 목표가 단순한 증상 개선을 넘어 염증 자체를 근본적으로 조절하는 방향으로 상향되었다는 인식이 더 폭넓게 확산될 필요가 있다. 이는 장기 예후를 개선하고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한 핵심 개념이지만, 아직 모든 의료 현장에서 동일한 수준으로 적용되고 있지는 않다.

장기 치료에 대한 순응도 향상이 여전히 중요한 과제이다. 염증성 장질환은 평생 관리가 필요한 만성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호전되면 약을 중단하거나 병원 방문을 미루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따라서 증상이 없더라도 질환이 다시 악화될 수 있으며,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는 인식 확산이 필수적이다.

또 여전히 높은 치료제 접근성의 장벽을 낮출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는 산정특례 제도가 있어 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염 환자는 보험 급여가 가능한 생물학제제나 소분자약제를 본인 부담률 10%만으로 투여받을 수 있으며, 유도 치료에서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되면 유지 치료 단계에서도 보험 급여가 인정되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물학제제나 소분자약제의 초기 진입 장벽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또한 약제 스위칭에 대한 적용 기준이 경직되어 있어, 환자 상태에 따라 유연하게 치료 전략을 바꿀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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