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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공단 특사경, 수사권 보다 환수 대책이 중요

  • 정흥준 기자
  • 2025-12-31 06:00:44

[데일리팜=정흥준 기자]이재명 대통령이 공단 특사경 도입을 직접 지시하면서, 계류돼있던 법안 통과에 드라이브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의협의 반대 속에서 법안 통과 여부는 끝까지 지켜봐야 하겠지만 과거와는 달리 제도화 쪽으로 무게가 쏠리는 모양새다.

지금 분위기대로라면 법 개정 후 빠르면 내년 하반기, 또는 2027년 상반기에는 특사경이 가동될 전망이다.  

일부 의료계 우려처럼 부당청구 등에 대한 권한 확대는 불가능하다. 국회 논의 중인 복수의 법안은 모두 의료법과 약사법상 불법개설에 대한 수사로 권한을 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단 특사경은 도입만으로도 사무장병원, 면허대여 약국 등 불법적인 시도가 일시적으로 줄어드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기존과는 달리 집중적이고 전문적인 수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수사 규모나 빈도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점점 더 교묘해지는 방법으로 그동안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던 요양기관들까지 수사 범위에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무장병원과 면허대여약국 문제가 깔끔하게 해결되는 건 아니다. 지난 2020년부터 2025년가지 환수결정 금액 중 실제 환수된 비율은 10.57%에 불과했다. 결국 환수결정을 내리더라도 90%는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찰 수사기간이 길어지는 동안 재산을 은닉, 처분하는 등의 이유로 채권 확보가 어렵다는 게 그동안 공단 측의 설명이었다.

또 적발기관들이 제기하는 행정소송은 62%의 높은 패소율로 행정처분마저 취소되는 실정이라 이 문제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만약 수사권 확보 후에도 조사량만 늘어날 뿐 환수결정액과 실제 환수액이 늘어나지 않는다면 특사경은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다. 수사 권한까지 제공했는데 달라진 게 없다는 지적이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법제화 전부터 숙제거리를 나열하는 건 시기상조일 수 있다. 하지만 재산 은닉, 행정소송 등에 대처할 인력과 운영 방식에 대한 고민은 밑그림을 그릴 때부터 촘촘하게 이뤄질 필요가 있다.

실제 환수율이 10%만 올라가도 약 1000억원의 건보 재정이 불필요하게 낭비되지 않을 수 있다. 이대로 공단 특사경이 제도화된다면 더 촘촘한 그물망을 만들어 재정의 물을 흐리는 미꾸라지를 더 많이 걸러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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