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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무분별한 약국 광고, 제도적 기준 필요

  • 데일리팜
  • 2026-01-06 06:45:55
  • 김위학 서울시약사회장

최근 일부 약국을 중심으로 SNS와 온오프라인을 활용한 자극적 광고가 확산되면서 약국의 공공성과 약사의 전문직 윤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시약사회가 현장에서 파악한 사례를 보면 기형적약국을 중심으로 '전국 최저가', '원가 이하 판매' 등 가격을 전면에 내세운 표현이 반복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이런 홍보 방식은 사실상 환자 유인을 목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약국은 단순한 유통·판매 공간이 아닌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직결된 의약품을 다루는 보건의료 기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약국 광고 환경은 보건의료기관으로서의 특수성과 공공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채 사실상 무규제 상태에 가깝게 방치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1. 가격 중심 광고가 초래하는 구조적 문제

가격 경쟁을 전면에 내세운 약국 광고는 단기적으로 소비자의 주목을 끌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약국의 본질적 기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의약외품이나 인지도가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한 과도한 가격 강조는 약국 선택의 기준을 전문성이나 신뢰가 아닌 ‘가격’으로 왜곡할 위험이 크다.

현행 약사법은 환자 유인을 목적으로 한 부당한 광고 행위를 제한하고 있지만 광고 표현의 경계가 모호하고 사전적 관리 장치가 부재하다 보니 실제 현장에서는 법 해석과 집행에 한계가 존재한다. 이로 인해 문제 소지가 있는 광고가 반복되고, 결과적으로 선량한 지역 약국과의 형평성 문제도 심화되고 있다.

2. 대형 자본 결합과 약국 광고의 ‘플랫폼화’ 우려

이런 광고 양상은 최근 창고형 약국의 등장, 그리고 대형자본의 약국 시장 진입 시도와 맞물려 더욱 구조적인 문제로 발전하고 있다.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기형적 약국이 ‘최저가’ 경쟁을 주도할 경우 지역 기반의 중소 약국은 경쟁 자체가 어려운 환경에 놓이게 된다.
더 나아가 약국 광고가 특정 플랫폼이나 자본 중심으로 집중될 경우, 약국 시장은 점차 플랫폼화·독점화될 위험이 있다. 가격 결정 구조가 소수 자본에 의해 좌우되는 상황은 결국 의약품 유통의 공공성과 안정성을 훼손하고 그 부담은 시민과 환자에게 전가 될 수 밖에 없다.

3. 입법적 해법인 ‘약국광고 심의위원회’ 법안의 의미

이러한 문제 의식을 바탕으로 국회에서는 약국 광고에 대한 제도적 관리 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입법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서영석 국회의원실에서 대표 발의한 ‘약국광고 심의위원회’ 설치 법안은 약국 광고를 사후 처벌 중심이 아닌 사전 심의와 예방 중심의 관리 체계로 전환하자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해당 법안은 약국 광고에 대해 전문가 중심의 심의기구를 설치하고 허위·과장·환자 유인 소지가 있는 광고를 사전에 걸러내며 약사의 전문성과 직능 가치를 훼손하는 상업적 표현을 최소화하는 것을 핵심 취지로 하고 있다. 이는 의료법상 의료광고심의위원회 제도와 유사한 구조로, 약국 역시 보건의료기관으로서 합당한 광고 기준과 절차를 갖추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4. 전문직 자율성과 공공성을 함께 지키는 제도

‘약국광고 심의위원회’는 단순 규제가 아니다. 이는 약사 직능을 보호하고 약국이 신뢰받는 보건의료기관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돕는 전문직 자율 규제 장치다. 약사회가 심의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현장의 전문성을 반영한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할 수 있고, 동시에 무분별한 광고 경쟁으로부터 시민과 약사를 함께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또한 향후 약국 개설 단계에서의 심의 제도와 연계될 경우 대규모 자본 종속 구조나 편법적 운영에 대한 예방적 점검도 가능해질 것이다.

약국 광고에도 반드시 공공성과 전문성을 반영한 ‘기준’이 필요하다. 약국은 시장 논리에만 맡겨둘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 국민의 건강권을 책임지는 보건의료기관으로서 약국 광고 역시 공공성과 전문성이라는 기준 위에서 관리돼야 한다. ‘약국광고 심의위원회’ 법안은 이러한 문제의식에 대한 최소한의 제도적 응답이다.

이제 정부와 국회는 약국 광고를 더 이상 회색지대로 방치하지 말고 전문직 윤리를 지키면서도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약국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입법 논의에 적극 나서야 할 때다. 

[필자약력]                                                                                                                                              -현 서울시약사회장                                                                                                                                -전 중랑구약사회장                                                                                                                                -전 대한약사회 정책이사                                                                                                                        -성균관대 약대 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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