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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국내 의료기기 산업, 디지털 전환이 그릴 미래

  • 황병우 기자
  • 2026-05-20 06:00:36
  • 구성욱 대한의용생체공학회 회장
구성욱 대한의용생체공학회 회장

제19회 의료기기의 날은 국내 의료기기산업의 현주소를 되짚어 보고 미래 방향을 설계하는 중요한 분기점이다. 

의료기기산업의 기술, 산업, 의료 현장이 어떻게 융합돼 새로운 미래가치를 창출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대두되고 있다.

의료기기산업의 본질, 기술을 넘어 생명을 향하다

의료기기산업은 단순한 제조업이 아니다. 국민 건강을 지키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공공적 가치와,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미래 성장산업이라는 이중적 성격을 함께 지닌다. 의료기기는 질병의 조기 진단과 정밀 치료를 가능하게 하며 의료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다. 특히 원격의료와 웨어러블 기술은 의료 서비스를 병원 밖 일상으로 확장하며 ‘생활 속 의료’를 현실화하고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의료기기산업은 반도체, 인공지능(AI), 바이오 기술과 결합된 대표적 융합산업으로, 국가 경쟁력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이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기술 경쟁력 확보는 단순한 수출 확대를 넘어 국가 브랜드 가치 제고로 이어진다. 결국 의료기기산업은 건강, 기술, 경제를 동시에 견인하는 전략산업이라 할 수 있다.

국내 의료기기산업의 현재, 성장과 도전의 교차점

지난 10여 년간 국내 의료기기산업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왔다. 영상진단의료기기, 체외진단, 디지털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력과 품질을 인정받으며 글로벌 진출을 확대해 왔다. 특히 중소·중견기업 중심의 산업 구조는 빠른 혁신과 시장 대응력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갖춰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과제도 명확하다. 글로벌 인허가 대응 역량 부족, 임상 근거 확보의 어려움, 보험 등재 및 시장 진입 과정의 예측 가능성 부족은 기업 성장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또한 데이터 기반 의료와 AI 기술의 확산은 산업 전반에 구조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한 전략적 대응이 절실한 시점이다.

디지털 헬스케어와 융합, ‘기기’에서 ‘플랫폼’으로

의료기기의 미래는 하드웨어 중심에서 데이터 기반 플랫폼으로의 전환에 있다. 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과의 결합은 의료기기를 진단과 치료를 넘어 예측과 예방의 영역으로 확장시키고 있다. AI 기반 영상 판독 시스템은 의료진의 정확도를 높이고 효율성을 개선하며, 원격 모니터링 기기는 환자의 실시간 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형 치료를 가능하게 한다. 이는 병원 중심 의료에서 환자 중심 의료로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한다.

한국은 세계적 수준의 IT 인프라와 데이터 처리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높은 잠재력을 지닌다. 다만 이 잠재력이 실질적 경쟁력으로 이어지려면 데이터 표준화, 보안, 활용에 관한 제도적 기반 마련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글로벌 선도와 혁신 생태계, 산업 도약의 두 축

의료기기산업은 본질적으로 글로벌 산업이며,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제는 단순한 제품 수출을 넘어 ‘글로벌 기준 내재화’와 ‘현지화 전략’이 동시에 요구된다. 미국 식품의약청(FDA), 유럽 CE 인증 등 주요 시장의 규제 체계를 개발 초기부터 반영하고, 임상 근거 기반의 제품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현지 파트너십 구축과 서비스 결합형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는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신흥 시장에서는 의료 인프라 수요와 디지털 헬스케어 수요가 동시에 증가하고 있어, 통합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기업에게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

산업의 지속 성장은 기업 단독으로 이뤄질 수 없다. 정부와 협회, 의료 현장이 함께 만드는 생태계가 핵심이다. 정부는 규제 혁신, 연구개발 지원, 글로벌 진출 지원을 통해 산업 기반을 강화해야 하며, 혁신 의료기기에 대한 신속한 평가와 시장 진입을 뒷받침하는 제도적 장치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 또한 산·학·연·병 협력은 기술 개발에서 임상 적용, 사업화까지 이어지는 전주기적 혁신을 가능하게 한다. 의료기관은 실제 문제를 제시하고, 기업은 이를 해결하며, 연구기관은 과학적 근거를 제공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다양한 목소리 담은 실행 전략

미래 성장을 위해서는 산업 내부의 다양한 목소리를 균형있게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소기업은 자금 조달과 인허가 부담 완화를 요구하며, 스타트업은 실증 기회 확대와 데이터 접근성 보장을 핵심 과제로 꼽는다. 반면 대기업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책 일관성과 규제 예측 가능성을 강조한다. 의료 현장 전문가들은 임상적 유효성과 환자 안전성을 최우선 가치로 제시한다. 이런 다양한 요구는 서로 상충되는 것이 아니라 산업이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정책 설계와 산업 전략은 이런 다양한 관점을 조화롭게 반영해야 한다.

국내 의료기기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실행 전략으로는 ▲데이터 중심 의료 전환 가속화 ▲글로벌 규제 대응 역량의 내재화 ▲융합형 인재 양성 체계 구축 ▲개방형 혁신과 협력 생태계 강화를 들 수 있다. 이 전략들은 개별 과제가 아니라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된 하나의 시스템으로 작동해야 한다.

국내 의료기기산업은 지금, 성장의 단계를 넘어 질적 도약의 문턱에 서 있다. 기술 혁신과 글로벌 경쟁이 동시에 가속화되는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방향성’과 ‘실행력’이다. “미래 의료를 설계한다”는 것은 선언이 아니라 선택과 실천의 문제다. 제19회 의료기기의 날을 계기로 산업계, 의료계, 정책 당국이 하나의 방향을 공유하고 협력한다면, 한국은 글로벌 의료기기산업의 중심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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