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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 4곳 중 3곳 지배구조 준수율↑…유한·일동홀딩스 최고

  • 차지현 기자
  • 2026-06-09 06:00:57
  • 제약 지배구조 준수율 60%→69%…배당 예측성·감사 독립성 개선
  • 유한양행·일동홀딩스 준수율 87% 공동 1위…SK바이오팜 최하위
  • 제일파마홀딩스·제일약품 큰 폭 향상…폐쇄적 이사회 구조 여전

[데일리팜=차지현 기자] 국내 주요 상장 제약바이오 기업의 지배구조 핵심 지표 준수율이 작년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기업 27곳 가운데 20곳의 준수율이 상승했다. 유한양행과 일동제약이 가장 높은 준수율을 기록했다. SK바이오팜은 준수율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조사 대상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항목별로는 현금배당의 예측 가능성과 감사기구의 독립적 운영 관련 지표가 큰 폭으로 향상됐다. 반면 집중투표제를 채택한 기업은 한 곳도 없었고 사외이사 의장 선임 비율도 낮았다. 주주환원과 감사기구 운영은 개선됐지만 소수주주 권한과 이사회 독립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보완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한·일동홀딩스 공동 1위…제일파마홀딩스·제일약품 약진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주요 상장 제약바이오 기업 28곳의 2026년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2025년 지배구조 핵심 지표 준수율은 평균 69.3%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60.2%보다 9.0%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이번 조사 대상에는 ▲광동제약 ▲녹십자 ▲녹십자홀딩스 ▲대웅 ▲대웅제약 ▲대원제약 ▲동아쏘시오홀딩스 ▲동아에스티 ▲바이오노트 ▲보령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에피스홀딩스 ▲셀트리온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팜 ▲유한양행 ▲일동제약 ▲일동홀딩스 ▲JW중외제약 ▲JW홀딩스 ▲제일약품 ▲제일파마홀딩스 ▲종근당 ▲종근당홀딩스 ▲한독 ▲한미사이언스 ▲한미약품 ▲한올바이오파마 등이 포함됐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는 상장 회사가 지배구조 관련 운영 현황과 방침을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한 제도다. 2017년 한국거래소 자율 공시로 처음 도입됐고 2024년부터 코스피 상장사 중 자산 규모 5000억원 이상 기업까지 공시가 의무화됐다. 올해부터는 자산 규모와 관계없이 모든 코스피 상장사로 대상이 넓어졌다.

보고서에는 기업지배구조 확립에 필요한 15개 핵심 지표의 준수 현황이 포함된다. 핵심 지표는 기업의 지배구조가 얼마나 투명하고 책임 있게 운영되는지를 가늠하는 기준으로 주주·이사회·감사기구 등 3개 부문으로 나뉜다.

전년 비교가 가능한 27곳 가운데 20곳의 준수율이 상승했다. 유한양행, 일동홀딩스, 동아쏘시오홀딩스, 대웅제약, 일동제약, 녹십자, 한미약품, 한미사이언스, SK바이오사이언스, 한올바이오파마, 광동제약, 대원제약, 종근당홀딩스, 동아에스티, 제일파마홀딩스, JW홀딩스, JW중외제약, 제일약품, 녹십자홀딩스, 종근당 등이 해당한다. 나머지 4곳은 준수율이 전년과 동일했고 3곳은 하락했다. 지난해 말 상장한 삼성에피스홀딩스는 2025년 준수율만 집계 대상에 포함됐다.

기업별로 보면 유한양행과 일동홀딩스가 각각 준수율 86.7%를 기록,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유한양행은 전년보다 6.7%포인트, 일동홀딩스는 20.0%포인트 상승했다. 두 기업 모두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 선임과 집중투표제 채택을 제외한 13개 지표를 충족했다.

셀트리온과 동아쏘시오홀딩스, 대웅제약, 일동제약도 각각 준수율 80.0%를 나타내면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기업은 15개 지표 가운데 12개를 준수했다. 셀트리온은 전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고 동아쏘시오홀딩스와 대웅제약, 일동제약은 각각 전년보다 6.7%포인트 상승했다.

제일파마홀딩스와 제일약품은 준수율이 전년보다 크게 개선됐다. 제일파마홀딩스 준수율은 2024년 33.3%에서 2025년 66.7%로 33.4%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제일약품도 26.7%에서 60.0%로 33.3%포인트 높아졌다. 두 회사는 모두 전년 하위권에서 올해 중위권으로 올라섰다.

구체적으로 두 회사는 전자투표를 도입하고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을 마련·운영했다. 기업가치 훼손이나 주주권익 침해에 책임이 있는 인물의 임원 선임을 막는 정책을 수립하고, 내부감사기구가 경영진 참석 없이 외부감사인과 분기별 회의를 열도록 한 점도 준수율 개선에 반영됐다.

일동홀딩스와 한올바이오파마, 광동제약, 대원제약, JW홀딩스, JW중외제약은 각각 20.0%포인트 개선됐다. 한올바이오파마와 광동제약, 대원제약은 53.3%에서 73.3%로 올라 상위권과 격차를 줄였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정관 개정을 통해 배당기준일을 별도로 정할 수 있도록 하고 중장기 주주환원·배당정책을 수립해 공시했다. 주요 보직에 대한 승계정책을 마련하고 인사위원회를 통해 후보군을 평가·육성하는 체계도 구축했다.

JW홀딩스와 JW중외제약은 배당 절차와 감사기구 운영을 정비하며 준수율을 끌어올렸다. 두 회사 모두 정관을 변경해 배당액을 확인한 뒤 투자할 수 있도록 배당기준일을 개선하고 주주총회 6주 전 현금배당 계획을 공시했다. 또 내부감사기구가 외부감사인과 분기마다 대면회의를 개최했고 JW중외제약의 경우 주주총회 소집공고 시점도 4주 전으로 앞당겼다.

SK바이오팜은 2024년 73.3%에서 2025년 46.7%로 26.6%포인트 하락해 조사 대상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뒷걸음질쳤다. 2025년 준수율도 28곳 중 유일하게 50.0%를 밑돌며 최하위를 기록했다.

SK바이오팜은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 현금배당 예측 가능성, 배당정책 정기 통지,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집중투표제, 주주권익 침해 책임자의 임원 선임 방지정책,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 설치, 외부감사인과의 독립적 회의 등에서 미준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준수율이 2024년 80.0%에서 2025년 66.7%로 13.3%포인트 하락해 두 번째로 감소 폭이 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주주총회 집중일 이외 개최와 현금배당 예측 가능성 제공, 배당정책 정기 통지,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 집중투표제 채택 등 5개 지표를 충족하지 못했다.

'깜깜이 배당' 탈피, 감사기구 독립성 강화…집중투표제 도입은 전무

항목별로 봤을 때 전자투표 실시와 경영 관련 중요정보에 대한 내부감사기구 접근 절차 마련이 각각 100.0%로 가장 높은 준수율을 기록했다. 조사 대상 28곳이 모두 해당 지표를 준수했다. 기업들이 상법 개정과 밸류업 정책 기조에 맞춰 주주권 행사 기반과 감사기구의 정보 접근 체계를 강화한 결과로 풀이된다.

주주총회를 집중일 이외에 개최한 기업과 내부감사기구에 회계·재무 전문가를 둔 기업의 비율도 각각 96.4%로 높았다. 위험관리 등 내부통제정책을 마련·운영한 비율과 내부감사기구가 경영진 참석 없이 외부감사인과 분기별 회의를 개최한 비율은 각각 82.1%였다. 주주총회 운영 접근성과 감사기구 전문성·독립성 관련 지표가 대체로 높은 수준을 보인 셈이다.

1년 새 가장 크게 개선된 지표는 현금배당 관련 예측 가능성 제공이다. 이 지표 준수율은 2024년 13.7%에서 2025년 64.3%로 50.6%포인트 상승했다. 투자자가 배당액을 확인한 뒤 투자할 수 있도록 배당기준일을 주주총회 이후로 정하는 움직임이 확산한 결과다.

내부감사기구가 경영진 참석 없이 외부감사인과 분기별 1회 이상 회의를 개최한 비율도 60.8%에서 82.1%로 21.3%포인트 높아졌다. 감사기구를 형식적으로 설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경영진과 분리된 감사 활동을 강화한 기업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운영은 33.3%에서 53.6%로 20.3%포인트 개선됐다.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 설치율은 52.9%에서 71.4%로 18.5%포인트, 기업가치 훼손이나 주주권익 침해에 책임이 있는 인물의 임원 선임을 방지하는 정책 수립 비율은 56.9%에서 75.0%로 18.1%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경영진 견제와 소수주주 권한에 직접 연결되는 지표는 상대적으로 취약했다. 지난해에도 집중투표제를 채택한 기업은 한 곳도 없어 준수율이 0.0%에 머물렀다. 집중투표제는 2인 이상의 이사를 뽑을 때 주식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특정 이사 후보에 의결권을 몰아줄 수 있어 소수 주주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평가받는다. 제약바이오 업계는 여전히 대주주 중심 보수적 지배구조와 경영권 방어를 중시하는 경영 기조가 강해 집중투표제 도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은 기업도 21.4%에 그쳤다. 동아쏘시오홀딩스와 동아에스티, 한미약품, 한미사이언스,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팜 등 6곳만 해당 지표를 충족했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대표이사나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하는 구조가 여전히 일반적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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