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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률 극대화·원격 참여...진화하는 디지털 임상시험

  • 정새임
  • 2022-11-28 06:18:19
  • 디지털헬스케어 삼매경 ⑧ 메디데이터
  • 병원 방문 없이 원격 진행하는 '분산형 임상시험' 각광
  • AI가 방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해 임상 효율성 극대화
  • CAR-T 치료제 장벽인 '부작용' 예측인자 발견, 인사이트 제공하기도

[데일리팜=정새임 기자] 디지털을 적용하며 임상시험 환경도 달라지고 있다. 의료기관을 방문하지 않고도 비대면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분산형 임상시험이 늘어나는가 하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로 방대한 임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임상시험 효율을 크게 높이기도 한다.

메디데이터는 분산형 임상시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대표적인 임상연구 솔루션 기업이다. 분산형 임상시험은 병원에 방문하거나 물리적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디지털·웨어러블 기기 등을 활용해 비대면·원격으로 참여할 수 있는 임상시험을 말한다. 과거 '비대면' '원격' '하이브리드' '가상' 임상시험 등 여러 용어가 혼용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비롯한 글로벌 규제기관들이 '분산형 임상시험'으로 용어를 통일했다.

분산형 임상은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빛을 발했다. 팬데믹으로 병원 방문이 제한되고, 대상자 모집이 어려워지면서 많은 전통 방식의 임상연구가 일시 중단됐다. 메디데이터 조사에 따르면 시험기관의 약 70%가 연구 시작·진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세가 증가했던 작년 4월엔 임상시험 등록률이 70%까지 감소했다.

메디데이터는 분산형 임상시험을 적용해 코로나19 대유행에서도 임상 대상자를 빠르게 모집하도록 했다. 분산형 임상에서는 대상자가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임상시험 관련 교육과 동의서 제출, 데이터 수집과 분석, 종료에 이르는 전 과정을 원하는 장소와 시간에 쉽게 참여할 수 있다. 시험기관 역시 대상자 방문으로 발생하는 부담에서 벗어나 연구에 집중할 수 있다. 분산형 임상은 대상자를 빠르게 모집할 뿐 아니라 중도 탈락률을 낮추는 장점도 있다. 3상에서는 대상자의 최대 40%가 참여를 중단하는데, 그 원인이 시험기관 방문과 시험 설계, 데이터 수집의 복잡성 등 편의성과 관련있기 때문이다.

메디데이터의 분산형 임상은 코로나19 백신의 빠른 상용화도 도왔다. 모더나는 메디데이터 플랫폼을 활용해 mRNA 기반 코로나19 백신 3상을 진행했다. 의료기관 방문을 최소화하고 스마트폰 등을 활용해 임상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 임상은 가장 큰 규모로 시행된 분산형 임상으로 실시간 모니터링으로 대상자 3만명의 데이터 오류를 수정하고 분석해 빠르게 임상을 완료하도록 했다.

◆AI로 정밀한 임상 설계·운영 가능…성공률 높인다

메디데이터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임상시험 효율을 극대화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메디데이터의 '에이콘AI' 플랫폼이다.

에이콘AI는 현재 진행 중인 7000건의 임상시험을 포함해 회사가 보유한 2만8000건 이상의 임상시험, 약 800만명 이상의 시험 대상자, 3만3000곳 이상의 시험기관에서 획득한 데이터를 토대로 임상시험 예측 모델을 제공한다. 방대한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연구 기획 단계에서 방향성을 미리 확인하는 'Trial Design' ▲대조군을 설정하기 어려운 희귀질환이나 표준치료가 권고되지 않는 환자군을 대상으로 임상 진행 시 과거 데이터를 활용해 통계적으로 대조군을 매칭하는 '합성대조군' ▲원하는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최적의 기관을 선별하는 'Study Feasibility' ▲운영 중 실시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동종 연구를 비교·분석해 대상자 등록을 가속화하는 'Performance Analystics' 등을 제시하는 것이다.

메디데이터 에이콘AI (자료: 메디데이터)
아나웁 채터지(Arnaub Chatterjee) 메디데이터 에이콘AI 수석부사장은 데일리팜과 인터뷰에서 "에이콘AI의 목표는 신약 개발 전 과정에서 어떤 집단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지, 임상 평가변수(Endpoint)를 어떻게 설정하고 어떤 대조약을 선택해야 하는지, 다음 임상단계로 넘어갈 것인지 중단할 것인지 등을 분석해 중요한 의사결정을 빠르게 내리고 임상 성공 확률을 높이는 것"이라며 "갈수록 임상연구가 복잡해지면서 투입 비용은 높아지는데 성공률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AI를 활용하면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프로토콜 수정이나 임상 중단 확률을 줄여 승인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에이콘AI가 국가별 사이트의 과거 등록률, 기관 혼잡도, 스크리닝 실패율 등 100개 이상 변수를 분석한 결과, 퍼포먼스가 낮은 기관과 높은 기관의 등록률이 3배까지 차이났다. 연구 완료시점 예측도는 30% 향상했다. 현재 연구를 시행하는 국가와 사이트별 등록률을 실시간으로 확인해 타 연구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지, 어떤 국가에서 등록이 뒤처지는지 등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대조군 설정이 어려운 희귀질환인 경우 메디데이터의 '합성대조군'이 도움이 된다. 과거 임상 참여자의 실제 데이터를 현재 임상 중인 환자와 비교해 정교하게 설계된 성향 점수로 매칭해 단일군 임상의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다. 미국 바이오텍 플러스 테라퓨틱스는 희귀질환인 재발성 교모세포종 치료를 위한 '레늄-186 나노 리포좀' 2상에서 메디데이터의 합성대조군을 활용하고 있다.

에이콘AI는 혁신 신약 개발에 아이디어를 제공하기도 한다. 메디데이터는 지난 6월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회의(ASCO 2022)'에서 에이콘AI로 분석한 'CAR-T 세포치료로 인한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CRS) 예측인자'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심각한 CRS를 경험한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를 비교한 결과, 조혈 작용 회복의 지연이 심각한 CRS 표현형의 임상적 특징이라는 점을 입증했고, 두 그룹 간 혈소판 수, 혈청 알부민 농도, 헤모글로빈 수치를 포함한 바이오마커에서 현저한 차이가 있음을 발견했다.

아나웁 채터지 메디데이터 에이콘AI 수석부사장
CAR-T 치료제는 개인 맞춤형 원샷 치료제로 각광을 받고 있지만 CRS 등 면역 관련 부작용이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지난 5년간 여러 CAR-T 임상이 CRS 문제로 중단되거나 실패했다. 하지만 연구자들은 어떤 환자에서 CRS 발생 위험이 높은지 명확히 판단하기 힘들었다. 메디데이터의 연구 결과는 연구자에게 심각한 CRS를 일으킬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제시함으로써 사전에 환자를 효과적으로 모니터링하고 CRS 발생을 조기 진단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채터지 수석부사장은 "연구 결과 메디데이터 알고리즘의 CRS 환자 식별 성공률은 87%에 달했다"며 "CRS 조기 진단에 대한 인사이트는 임상뿐 아니라 CAR-T 치료법을 개발하고 임상을 설계하는 제약사와 실제 환자는 의료진에게 활용도가 높다. 의료진은 바이오마커를 활용해 CRS 발생을 조기 진단하고, 제약사들은 예측 모델을 활용해 환자 위험부담을 줄이면서 고위험군 환자 맞춤형 치료 경로를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의약품청(EMA), 미국 FDA 등 글로벌 규제기관이 분산형 임상시험을 지원하고 합성대조군 등 새로운 에비던스를 수용하는 폭도 넓어지고 있어 AI를 적용한 임상 활용도가 더 높아지리란 판단이다.

그는 "메디데이터는 북미와 유럽, 아시아 전역에서 상위 20개 제약사와 100개 이상 바이오텍과 협력하고 있다. 에이콘AI 데이터를 활용해 유럽과 미국 승인을 받은 사례도 많다"며 "한국은 임상이 가장 많이 진행되는 국가 중 한 곳으로 연구진의 수준도 높아 에이콘AI와 함께 한국의 많은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성장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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