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약사면허 빌려주는 순간 자신을 겨누는 흉기된다
- 데일리팜
- 2026-07-08 06:00:42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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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위학 서울시약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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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아직도 모르면 큰일 나는 약국 신제품 정리 ‘팜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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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면허대여에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가. 빌려준 면허는, 남의 손에 쥐어 준 내 이름의 도장이다. 그리고 그 도장이 찍히는 곳은 계약서가 아니라, 언젠가 범죄현장의 조서다.
오늘부터 네 차례에 걸쳐 약사님들과 나누고자 하는 이야기는 바로 이 한 문장에서 시작된다.
약국에서 국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올바른 의약품의 복약을 지도하고, 약물관리와 건강상담에 이르기까지 모든 행위의 밑바탕에는 '약사 면허'가 있다. 면허는 단순한 자격증 한 장이 아니다. 그것은 국가가 국민 안전을 위해 오직 약사에게만 맡긴 권한이자, 약사가 평생 자신을 증명하는 이름이다. 그런데 최근 이 이름을 둘러싼 위험한 거래가 우리 직능의 발 밑을 조용히 파고들고 있다. 이른바 '면허대여'다.
면허대여약국, 그 위험한 작동 구조
약사법상 약국은 오직 약사만이 개설할 수 있다. 자본은 그 문턱을 정면으로 넘을 수 없기에, 문턱을 넘을 수 있는 '사람', 곧 약사의 면허를 빌리는 우회로를 택한다. 간판에는 약사의 이름이 걸려 있지만, 실제 운영과 수익은 면허를 빌린 자본의 몫이 되는 기형적 구조다.
문제는 이 구조가 결코 서류상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외형상 개설자이지만 명목상 자본에 종속된 형태의 운영은 무자격자에 의한 조제와 투약, 의약품 오남용이 벌어질 위험성을 크게 높인다. 그리고 이 모든 위해의 종착점은 결국 하나로 모인다. 바로 약사 면허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다. 한 사람의 면허가 빌려지는 순간, 흔들리는 것은 그 한 사람의 신용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쌓아 온 직능의 공공성이다.
약사가 첫 표적이 되는 이유
냉정하게 짚어야 할 대목이 있다. 이 위험한 거래에서 약사는 가장 먼저 유혹의 표적이 되는 당사자라는 사실이다.
"자본을 댈 테니 매달 고정 수입을 보장하겠다"는 제안은 개국 자금과 임대료 부담에 짓눌린 약사, 특히 자산이 넉넉지 않은 청년 약사에게 달콤하게 다가온다. 자본이 노리는 것은 바로 그 '깨끗한 면허'다. 담보로 내놓을 재산이 없을수록, 역설적으로 이름값이 표적이 된다.
그러나 그 달콤함의 대가는 가혹하다. 약사법 제6조는 약사가 자신의 면허를 다른 사람에게 대여하는 것을, 또한 누구든지 면허를 대여받거나 그 대여를 알선하는 것을 명백히 금지한다. 이를 위반하면 같은 법 제93조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형사처벌과는 별개로 보건복지부장관은 자격정지를 거쳐 면허를 취소할 수 있고,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에 따라 약국이 수령한 요양급여비용의 환수까지 뒤따른다. 형사처벌, 행정처분, 환수라는 세 겹의 책임이 한꺼번에 명의자의 이름 앞으로 날아드는 것이다.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우리가 이 문제를 개인의 도덕적 해이로만 바라본다면, 절반밖에 보지 못한 것이다.
면허대여는 몇몇 약사의 일탈이 아니라, 약국을 안정적 '수익 자산'으로 탐하는 자본이 약사를 종속시키는 구조의 산물이다.
개국 대출로 시작해 임대료와 초기 비용을 외부 자본에 기대는 순간, 약국 운영에 대한 권리는 서서히 잠식되고, 어느새 약사에게는 '이름만' 남는다. 통장의 주인은 따로 있는데 조서에 적히는 이름은 약사 자신인 그런 구조다.
그래서 이 연재는 면허대여를 '나쁜 약사를 벌하자'는 이야기로 귀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유혹이 어떤 구조에서 태어나는지를 약사 스스로 간파하도록 돕고자 한다.
이어질 2회에서는 자본이 왜 하필 약사의 이름을 탐하는지, 그 종속 구조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3회에서는 자본을 막는 세 개의 빗장을 짚는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이른바 '네트워크약국 금지법'을 비롯해 개설, 운영, 광고 단계에서 살펴 본다. 4회에서는 신뢰받는 약사로 서기 위한 길 ― 전문성과 도덕성, 그리고 공동체를 이야기하며, 동료 약사로서의 당부로 시리즈를 맺고자 한다.
법과 제도가 아무리 촘촘한 빗장을 걸어도, 마지막 한 개의 빗장은 결국 약사 개개인의 판단력이다. 면허대여를 하는 순간, 나를 지키는 방패에서 자신을 겨누는 흉기로 바뀐다. 그 이름을 지키는 일이 곧 나 자신을, 그리고 우리 직능 전체를 지키는 길이다.
[약사에게 한마디] 면허는 취업의 열쇠이기 이전에, 평생 나를 증명하는 이름이다.
[필자약력]
-성균관대 약대
-전 중랑구약사회장(3선)
-전 대한약사회 정책이사
-현 서울시약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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