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6-07-21 08:17:10 기준
  • 한림제약
  • 한미사이언스
  • 간호기록 심폐소생술 시간 오차
  • 의약품정책연구소장 박혜경
  • 지사제
  • 동아제약
  • 중외
  • 창고형 약국
  • 약가인하
  • 창고형약국
팜스터디
번역
  • 한국어
  • English
  • 日本語
  • 中文

4개월간 3700km…약국 86곳 발로 뛰며 찾은 '생존 해법'

  • 김지은 기자
  • 2026-07-20 11:54:35
  • 요약
  • 휴베이스 김현익·휴베이스 커뮤니티 홍성광 대표, 4개월간 전국 약국 현장 컨설팅
  • 창고형약국·불경기·가격비교 시대…동네약국 생존 전략 찾기 위해 전국 순회
  • "많이 갖추는 약국보다 잘 고르는 약국"…현장 컨설팅의 결론

[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서울과 경기, 부산, 제주를 비롯해 전국 3700km. 약국 경력 30년을 훌쩍 넘긴 두 약사가 4개월간 직접 찾아간 약국은 86곳에 달했다.

하루 두세 곳씩 약국을 방문하고 지방에서는 2박 3일이나 3박 4일간 숙박하며 현장을 살폈다. 개별 약국에 머문 시간은 평균 2시간 이상. 약사가 혼자 근무하는 곳에서는 상담과 조제 사이사이 대화가 끊겼다가 다시 이어지기를 반복했다.

두 약사는 약국 문을 열고 들어가면 가장 먼저 주변 상권과 병의원, 경쟁 약국을 확인했다. 이후 고객 동선과 조제 흐름, 진열, 재고, 직원 운영, 약국장의 경영 마인드까지 하나씩 들여다봤다. 필요하면 직접 진열장을 옮기고 불필요한 집기를 버렸고, 수년간 쌓인 재고를 반품하도록 했다.

올해 2월부터 4개월 간 전국 86곳 휴베이스 회원 약국을 직접 방문해 컨설팅을 진행한 김현익 휴베이스 대표이사(오른쪽), 홍성광 휴베이스 커뮤니티 대표이사(오른쪽).

휴베이스 김현익 대표와 휴베이스커뮤니티 홍성광 대표가 올해 2월부터 진행한 전국 약국 현장 컨설팅의 모습이다.

두 대표가 현장에서 확인한 결론은 단순했다. 창고형약국 등장과 경기 침체, 약국 간 경쟁 심화가 위기의 계기는 됐지만 약국의 생존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외부 환경만은 아니라는 것.

자신의 약국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과거의 운영 방식을 바꾸려는 의지, 그리고 이를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실행력이 더 중요했다.

김현익 대표는 “약국은 생물과 같아 마냥 잘되는 곳은 없다”며 “끊임없이 자기 객관화를 통해 분석하고 변화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점을 현장에서 확인했다”고 말했다.

온라인 위기감 직접 확인하려 출발…126곳 중 시급한 약국 우선 선정

이번 프로젝트는 지난해 말 약국가에서 경영 환경 악화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시작됐다. 메가팩토리를 시작으로 창고형약국이 잇따라 등장하고 경기 침체까지 겹치면서 약국이 어려워졌다는 이야기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어졌지만 온라인에서 전해 듣는 것과 실제 현장은 다를 수 있다는 판단에 두 대표는 직접 약국으로 향하기로 했다.

김 대표는 “약사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약국이 많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계속 들었다”며 “경영 환경이 악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온라인으로 듣는 것과 현장에서 직접 보는 것은 다르니 찾아가 보자는 결심을 했다”고 설명했다.

휴베이스 회원 약국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은 결과 126곳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신청서에는 현재 겪는 불편과 경영상 어려움을 구체적으로 적도록 했다.

두 대표는 신청 내용을 토대로 현장 점검이 시급한 약국을 우선 선정했다. 상대적으로 경험과 노하우를 얻을 기회가 적은 젊은 약사에게 도움을 주자는 취지에서 선정 약국의 약 60%는 젊은 약사가 운영하는 곳으로 구성했다.

방문 지역은 서울 27곳, 경기 25곳, 부산 7곳, 인천 6곳, 제주 5곳, 대구 4곳을 비롯해 충북·강원·대전·경남·전북·광주·세종 등 전국에 걸쳐 있었다. 현장 방문은 2월부터 매주 화·수·목요일을 중심으로 진행했다. 지방 약국을 방문할 때는 수일씩 숙박해야 해 체력적 부담도 적지 않았다.

홍성광 대표는 “올해 63세인데 13년 전 휴베이스를 처음 만들었을 때보다 체력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더 힘든 과정이었다”며 “하지만 현장에 답이 있다는 생각으로 약국 주변 환경과 상권, 동선부터 약사와 직원, 진열, 조제 흐름까지 모두 살펴봤다”고 말했다.

이어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인 경우가 많았다”며 “약사마다 고민과 애로사항이 모두 달라 일대일로 대응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실제 방문 약국 중에는 일부 개선만으로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워 전면적인 리모델링이나 확장, 이전이 필요하다고 판단된 곳도 있었다. 남양주의 한 약국은 8일간 문을 닫고 약국 전체를 바꾸는 작업을 진행했다.

김 대표는 “지금 상태로 무엇을 하더라도 결과가 좋기 어렵다고 판단한 약국이 세 곳가량 있었다”며 “그런 곳에는 약국을 완전히 바꾸자고 제안했고 실제 확장이나 리모델링, 이전으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컨설팅은 말로 끝나면 소용없다”…6개월 간 실행 여부 점검도

두 대표가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일회성 조언이 아니었다. 현장 방문 이후 각 약국별로 별도의 소통방을 만들고 6개월간 실행 과정을 점검했다. 현장에서 제안한 솔루션을 정리해 올리고, 매주 무엇을 실행했는지 확인하는 방식이었다.

약국 당 점검 항목은 평균 6개 가량이다. 진열 변경, 재고 반품, 고객 동선 개선, 상담 방식 수정, 직원 역할 조정 등 약국마다 필요한 과제가 달랐다.

홍 대표는 매주 실행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초기 3개월 동안 적극적으로 참여하던 약사들도 4개월째가 되면 “이제 그만 점검해 달라”고 말할 정도로 관리가 이어지고 있다.

김 대표는 “약국 경영에 필요한 여러 툴과 표본이 공유돼도 시간이 지나면 잊기 마련인 만큼 방문한 약국마다 6개월을 함께하는 프로젝트로 접근했다”며 “말로만 제안하면 실제로 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 필요하면 현장에서 직접 진열장을 옮기기도 했다. “솔루션을 실행해 결과로 연결하는 것이 신뢰의 기본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데이터 분석 결과에서도 변화가 확인됐다. 휴베이스가 방문 약국의 매출 흐름을 분석한 결과 성과가 두드러진 상위 약국 약 15%는 평균 매출이 약 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는 리모델링이나 확장 효과도 있지만 상당수는 진열과 고객 동선, 상담법, 품목 구성 등 기존 운영 방식을 바꾼 결과였다는 설명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서울의 한 약국이다. 이 약국은 기존 휴베이스 약국을 인수한 젊은 약사가 열정적으로 운영하고 있었지만 투입하는 에너지에 비해 경영 성과가 충분히 나타나지 않고 있었다.

두 대표는 고객 동선과 진열 구조를 다시 정리하고 불필요한 집기를 교체했으며, 제품 반품과 매일 수행할 과제를 제안했다. 약사는 매주 미션을 수행했고 눈에 띄는 경영 성과로 이어졌다.

또 다른 곳은 10평도 되지 않는 역사 인근 약국이었다. 코로나19 이후 인근 병원이 사라져 일반의약품 중심으로 운영해 왔지만 근거리에 새로운 약국과 창고형약국 개설까지 예정돼 있었다.

5년 간 이전과 확장을 고민하던 약국장은 컨설팅을 계기로 매장을 두 배가량 확장했다. 고정비는 늘었지만 이후 매출은 기존 대비 120% 증가했다고 김 대표는 전했다.

휴베이스에서는 지역 내 회원 약국이 이전이나 리모데링을 할 때 지역 약사들이 힘을 보태주는 '십시일반'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과정에는 지역 약사들의 협력도 더해졌다. 휴베이스는 회원 약국이 이전하거나 확장할 때 인근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매장 정리와 진열 등을 돕는 ‘십시일반’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해당 약국의 확장 때도 지역 약사 10여명이 현장에 모여 밤늦게까지 작업을 도왔다. 홍 대표는 “오랫동안 함께해 온 약사들이 현장에서 합을 맞춰 결과를 만들어낸다”며 “프랜차이즈는 단순히 제품을 공급하는 곳이 아니라 경험과 지식, 다양한 운영 도구를 제공하고 회원들이 이를 제대로 활용하도록 돕는 구조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품목 늘리는 시대에서 동네약국은 ‘선택과 집중’으로 승부수

86개 약국을 둘러본 두 대표가 제시한 가장 현실적인 조언은 ‘품목을 줄이라’는 것이었다. 과거에는 다양한 품목을 갖추는 것이 약국 경쟁력으로 여겨졌지만 창고형약국과 온라인 가격 비교가 일상화된 현재는 약사가 충분히 이해하고 상담할 수 있는 품목에 집중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특히 혼자 근무하는 약국은 취급 품목을 무리하게 늘릴 경우 재고와 진열, 상담 모두를 제대로 관리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개별 약국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반품과 재고관리”라며 “불필요한 재고를 줄이면 공간이 넓어지고 현금 유동성도 확보된다. 1인 약국에는 오히려 품목을 줄이라고 조언한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홍 대표도 “이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때”라며 “한정된 고객 수와 공간 안에서 매출을 높이려면 객단가와 독자적인 품목, 상담 경쟁력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창고형약국의 영향은 매출 데이터보다 약사들이 느끼는 심리적 위기에서 더 뚜렷했다. 근처에 창고형약국이 없더라도 소비자가 온라인과 커뮤니티를 통해 가격을 비교하면서 고단가 제품의 판매가 줄어드는 사례가 확인됐다.

김 대표는 “소비자는 이미 모든 약국의 가격을 비교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을 모르고 기존 가격만 유지하면 경영상 손실뿐 아니라 약사에 대한 신뢰까지 깨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두 대표는 창고형약국과 동일한 방식의 가격 경쟁이 동네약국의 해법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묶음 상품이나 합리적인 가격 조정은 필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약사의 상담과 고객관리, 전문성을 통해 다른 선택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홍 대표는 일본의 소규모 상담 중심 약국 사례를 언급하며 “대형 프랜차이즈가 활발한 시장에서도 좁은 공간에서 상담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갖는 약국이 존재한다”며 “가격으로 고객을 유인하는 대형 약국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동네약국은 스스로 살아남을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많이 오는 고객이 진짜 단골일까…약력까지 기억하는 군산 약국

두 대표가 방문한 약국 가운데 특히 인상 깊었던 곳은 군산의 한 약국이었다. 이 약국은 고객의 전화번호를 기반으로 처방약과 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 구매 이력 등을 관리하고 있었다. 단골 노인이 들어오면 전화번호 뒷자리를 확인한 뒤 기존 복용약과 건강 상태를 파악해 상담을 이어갔다.

약국을 찾는 고객들도 이 방식에 익숙해져 절반가량은 태블릿을 통해 직접 번호를 입력했다.김 대표는 이 사례를 통해 약국이 말하는 ‘단골’의 정의부터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단순히 자주 오는 고객인지, 약사가 그 사람의 건강 상태와 복용약을 알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관계인지를 생각해 보면 진짜 단골은 많지 않을 수 있다”며 “소비자가 정보를 제공했을 때 처방약과 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까지 통합적으로 관리받는다는 구체적인 혜택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두 대표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확인한 동네약국의 궁극적인 생존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처방조제만으로 운영되는 약국이 아닌 지역 주민의 건강 상태를 지속해서 살피고 상담과 관리를 제공하는 복합적인 공간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창고형약국의 등장만으로 약국이 곧바로 문을 닫는다는 공식은 성립하지 않는다”면서도 “매약이 줄고 처방 중심 구조가 심화되면 소비자가 느끼는 약국의 본질적 가치도 약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사회는 약사가 주민의 건강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기를 기대하고 있고, 약국 역시 복합적인 건강관리 공간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홍 대표도 “35년차 약사와 1년차 약사의 차이를 소비자가 과연 느끼고 있는가는 약사사회의 딜레마”라며 “전문성과 경험의 차이를 실제 서비스와 상담으로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이 약사사회가 어려움을 겪는 이유 중 하나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시즌2는 수도권 22곳부터…“경험과 노하우 나눌수록 성장 빨라져”

두 대표의 현장 방문은 하반기에도 계속된다. 휴베이스는 새로운 신청 약국 50곳 가운데 우선 점검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서울·경기 지역 22곳을 선정했다. 시즌2 컨설팅은 8월 5일부터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하루 두 곳씩 진행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프랜차이즈와 커뮤니티의 역할을 제품 공급에 한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먼저 경험한 약사의 지식과 시행착오를 공유해 다른 약사의 성장 속도를 높이는 것이 본질적인 역할이라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지식은 본인이 쌓을 수 있지만 경험과 노하우는 먼저 가진 사람이 직접 전달하면 받아들이는 사람의 성장 속도가 훨씬 빨라질 수 있다”며 “정보가 너무 많은 시대인 만큼 무엇이 중요한지 우선순위를 정해주는 역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 대표 역시 휴베이스가 지향하는 모델을 ‘커뮤니티 기반 커머스’라고 설명했다. 약사와 약국, 사람이 먼저 연결되고 그 위에 사업과 서비스가 쌓여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회원들이 서로 경험을 나누고 약국의 변화가 필요할 때 함께 현장에 들어가 결과를 만들어내는 커뮤니티가 가장 중요한 기반”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판매나 운영의 세부적인 팁도 중요하지만 약사의 내적·외적 변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과거의 문법이 앞으로도 계속 적용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 익명 댓글
  • 실명 댓글
0/500
등록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약국e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