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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라자 FDA 승인 2년…해외서도 돈 버는 K-신약 경쟁력

  • 차지현 기자
  • 2026-08-22 06:00:52
  • 요약
  •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 상반기 글로벌 매출 5.5억달러…전년비 70%↑
  • J&J '50억달러 이상' 블록버스터 기대…처방 확대 따라 로열티 본격화

[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유한양행 폐암 신약이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 성과를 내며 수익화 단계에 본격 진입했다. 미국 규제당국 허가 이후 처방이 빠르게 증가한 데다 주요국 상업화에 따른 마일스톤과 로열티 유입도 본격화하면서다.

리브리반트 피하주사(SC) 제형 도입과 주요국 급여 확대에 따라 추가 성장 여력도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유한양행이 '기술수출→글로벌 상업화→현금창출→연구개발(R&D) 재투자'로 이어지는 K-바이오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상반기 매출 70%↑…글로벌 판매 늘며 현금창출 본격화

유한양행 본사 전경

22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 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와 존슨앤드존슨(J&J) 이중항체 치료제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은 올 상반기 글로벌 매출 5억4600만달러(7600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4% 증가한 규모다. 미국 매출은 3억6500만달러로 45.0% 늘었고 미국 외 매출은 1억81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6배 증가했다.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출시 이후 글로벌 매출이 빠르게 확대하는 추세다. 렉라자·리브리반트 매출은 2024년 3억2700만달러에서 지난해 7억3400만달러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이어 올 상반기에만 지난해 연간 매출의 4분의 3을 상반기에 달성한 셈이다.

렉라자는 유한양행이 2015년 오스코텍 자회사 제노스코로부터 도입해 개발한 3세대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티로신키나아제 억제제(EGFR-TKI)다. 유한양행은 2018년 J&J 계열사 얀센바이오텍에 렉라자 글로벌 개발·상업화 권리를 기술수출했다. 이후 J&J는 EGFR·MET 이중항체 리브리반트와 병용요법으로 개발을 확대했다.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2024년 8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했다. 이로써 렉라자는 FDA 허가를 받은 첫 국산 항암제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올해 8월에는 미국 승인 2주년을 맞았다.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현재 J&J와 유한양행의 대표적인 글로벌 성장 자산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J&J는 지난 2분기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을 다잘렉스·카빅티·테크베일리 등과 함께 항암사업 성장을 이끈 주요 제품으로 꼽았다. 올 상반기 렉라자·리브리반트 매출은 J&J 전체 항암제 매출 143억7900만달러의 3.8% 수준이다. 절대적인 매출 비중은 아직 크지 않지만 J&J가 별도 공개하는 주요 항암 품목 가운데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유한양행 입장에서도 렉라자는 쏠쏠한 현금창출원(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2018년 얀센바이오텍에 렉라자를 기술수출한 이후 계약금과 개발·상업화 마일스톤으로 현재까지 총 3억달러를 수령했다. 미국 상업화로 6000만달러, 일본 1500만달러, 중국 4500만달러에 이어 지난 5월 유럽 상업화에 따른 3000만달러가 추가로 유입됐다.

추가 현금 유입 여력도 크다. 전체 계약에서 아직 남은 마일스톤은 최대 6억5000만달러로 향후 판매 목표 달성 등에 따라 단계적으로 받을 수 있다. 여기에 글로벌 순매출에 연동된 경상기술료가 별도로 발생하는 만큼 렉라자 판매가 늘어날수록 반복적인 수익도 함께 확대되는 구조다. 글로벌 처방 확대가 추가 마일스톤과 로열티 증가로 이어지며 유한양행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렉라자가 K-바이오 상업화 성공을 입증한 대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그동안 국내 신약은 허가나 기술수출 성과를 내고도 글로벌 판매와 반복적인 수익 창출로 이어지지 못한 사례가 적지 않았지만 렉라자는 실제 처방 확대가 매출 증가와 마일스톤·로열티 유입으로 연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수출→글로벌 상업화→현금창출→R&D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모델을 현실화했다는 주목할 만하다.

OS 개선·SC 제형·급여 확대…처방 성장 동력 충분

렉라자·리브리반트가 빠르게 성장한 배경에는 임상 경쟁력이 자리한다.

렉라자·리브리반트 제품 사진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글로벌 3상 MARIPOSA에서 기존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표준치료제인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오시머티닙) 대비 전체생존기간(OS)을 유의하게 개선했고 사망 위험을 약 25% 낮췄다. 단순히 암 진행을 늦추는 데 그치지 않고 환자의 생존기간까지 연장했다는 점이 병용요법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아시아 환자에서도 일관된 효과가 확인됐다. MARIPOSA 아시아 하위분석에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타그리소 대비 사망 위험을 26% 낮췄고 36개월 생존율은 61%로 나타났다. EGFR 변이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아시아 시장 특성을 고려하면 한국과 일본, 중국 등에서 처방 확대를 뒷받침할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추가 성장 여력도 충분하다. 리브리반트 피하주사(SC) 제형은 작년 12월 미국에서 허가를 받은 데 이어 유럽·중국·일본 등 주요국에서도 승인을 확보했다. SC 제형은 투여시간을 5분 안팎으로 단축해, 첫 투여에 약 5시간이 걸리는 기존 정맥주사(IV) 대비 투약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 SC 제형 확산에 따라 병용요법 처방이 더욱 확대할 수 있다는 기대다.

주요국 급여 확대가 맞물리고 있다는 점도 시장 침투를 높일 요인으로 거론된다.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미국에 이어 유럽·일본·중국 등으로 허가 지역을 넓힌 데 이어 올해 영국·스위스·이탈리아·독일·폴란드 등 유럽 주요국에서 잇달아 급여권에 진입했다. 여기에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서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 선호요법(Category 1)으로 등재되며 처방 근거도 확보했다.

이 같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J&J도 렉라자·리브리반트의 성장 기대치를 높게 잡고 있다. J&J는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의 2027년 글로벌 매출 목표를 50억달러로 제시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이 5억4600만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공격적인 목표치다. J&J가 임상 경쟁력과 SC 제형, 주요국 급여 확대를 바탕으로 향후 시장 침투율이 빠르게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유한양행은 렉라자에서 창출한 현금흐름을 다시 R&D에 투입하며 후속 신약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레시게르셉트(YH35324), YH25724, YH42946, 네스프로타미그, YH32364 등 5개 후보물질을 '포스트 렉라자'로 선정하고 임상·사업개발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이들 후보물질의 초기 효능을 임상 1상~초기 2상에서 확인한 뒤 글로벌 기술수출로 연결해 개발 부담은 낮추고 수익화 시점을 앞당기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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