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제약, R&D 성과로 버틴 실적…약가개편에 수익성 우려
- 천승현 기자
- 2026-08-03 06:00:59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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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 전통제약사 8곳 중 6곳 2Q 매출·영업익 동반 상승
- 한미·유한, 기술료 효과로 실적 껑충...대웅·이노엔, 신약 판매 호조
- 일시적인 기술료 제외시 실적 감소 불가피…약가인하로 수익성 저하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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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천승현 기자] 국내 대형 전통 제약사들의 2분기 실적이 뚜렷하게 호전됐다. 신약과 기술료 등 연구개발(R&D) 성과가 실적 체력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다만 일시적인 기술료를 제외하면 대다수 제약사의 영업이익률이 10%를 밑돌아 약가제도 개편 이후 수익성 악화를 고민해야 하는 처지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주요 대형 전통제약사 8곳 중 6곳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증가했다. 유한양행, 한미약품, 대웅제약, HK이노엔, 동아에스티, 일동제약 등은 외형과 수익성 모두 작년 2분기보다 개선됐다. 종근당은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줄었고 녹십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하락했다.

한미약품과 유한양행은 신약 기술료 수익 효과로 실적이 크게 뛰었다.
한미약품은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131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6.9% 늘었고 매출은 4672억원으로 29.3%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2015년 4분기 이후 최대 규모다. 2015년은 한미약품이 릴리, 베링거인겔하임, 얀센, 사노피 등과 초대형 신약 기술수출 계약을 연이어 성사시키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시기다.
신약 기술수출로 확보한 계약금이 실적을 끌어올렸다. 한미약품은 지난달 일라이릴리와 바이오신약 후보물질 ‘소네페글루타이드’의 개발, 제조 및 상업화를 위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한미약품은 릴리로부터 확정 계약금 7500만달러(약 1100억원)를 확보했다. 임상 개발, 규제 승인 및 상업화 마일스톤 달성 시 최대 11억8500만 달러(약 1조8000억원)를 추가로 수령할 수 있다. 소네페글루타이드는 한미약품이 독자적으로 보유한 바이오의약품 지속형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신약 후보물질이다.
한미약품은 릴리로부터 수령한 계약금을 2분기 실적에 반영하면서 전년동기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060억원, 707억원 증가했다.
유한양행은 지난 2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6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1% 늘었고 매출은 6395억원으로 10.4%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 규모다. 매출은 작년 2분기에 기록한 5790억원을 1년 만에 넘어서며 처음으로 분기 매출 6000억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2분기의 499억원을 1년 만에 뛰어넘었다.
렉라자의 기술료 수익이 실적 호조의 주역이다. 유한양행의 2분기 기술료 수익은 589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256억원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1분기 기술료 수익 50억원보다 10배 이상 치솟았다.
지난 5월 얀센 바이오테크로부터 렉라자의 유럽 상업화 개시에 따른 기술료 3000만달러(449억원)를 수령했다. 렉라자는 2021년 1월 국내 개발 31호 신약으로 허가 받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지난 2024년 12월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을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엑손 19 결실 또는 엑손 21 L858R 치환 변이가 확인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 성인 환자의 1차 치료제로 허가했다.
렉라자의 유럽 시장 진출로 마일스톤 3000만달러 요건이 충족됐고 유럽 주요 국가에서 렉라자의 판매가 시작되면서 1년 5개월 만에 마일스톤이 유입됐다.

대웅제약과 HK이노엔은 자체개발 신약이 실적 상승세를 이끌었다.
대웅제약은 지난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6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7% 늘었고 매출액은 4485억원으로 10.6%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 규모다. 매출은 지난해 3분기에 기록한 4118억원을 3분기 만에 366억원 웃돌았다. 영업이익은 작년 2분기 579억원을 1년 만에 넘어서며 신기록을 경신했다.
보툴리눔독소제제 나보타는 2분기 매출이 103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8.1% 증가하며 처음으로 분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나보타의 수출 실적이 941억원으로 전년 대비 54.3% 늘었다. 지난 1분기 수출액 424억원보다 2배 이상 증가하며 역대 수출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나보타의 견조한 수요 증가와 선적 시점 효과가 가세하면서 수출이 급증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신약 펙수클루도 두각을 나타냈다.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펙수클루는 지난 상반기 외래 처방액이 5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6% 증가했다. 펙수클루의 1분기 처방액은 235억원으로 전년보다 9.7% 늘었고 2분기에는 39.2% 급증한 303억원을 기록했다.
펙수클루는 대웅제약이 2008년부터 13년간 자체 기술로 개발한 신약이다. 2021년 12월 시판 허가를 받았고 2022년 7월부터 건강보험 급여 목록에 등재되면서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HK이노엔은 2분기 영업이익이 300억원으로 전년대비 53.6% 늘었고 매출은 2672억원으로 1.6% 증가했다.
국내 개발 첫 P-CAB 신약 케이캡이 실적 상승세를 주도했다. 케이캡은 2분기 외래 처방금액이 전년보다 15.4% 증가한 615억원을 기록했다.
케이캡은 기존 프로톤펌프억제제(PPI) 계열 제품보다 약효가 빠르게 나타나고, 식사 전후 상관 없이 복용이 가능하다는 등 장점을 앞세워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2018년 국내개발 신약 30호로 허가받은 케이캡은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위궤양 ▲소화성 궤양·만성 위축성 위염 환자에서의 헬리코박터파일로리 제균을 위한 항생제 병용요법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후 유지요법 ▲NSAIDs 투여와 관련된 소화성궤양(위·십이지장궤양) 예방 등 6개 적응증을 순차적으로 획득했다.
동아에스티는 2분기 영업이익이 109억원으로 전년대비 170.4% 늘었고 매출은 2078억원으로 17.2% 증가했다. 매출은 역대 최대 규모다. 전문약 부문은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2% 증가한 1486억 원을 기록했다. 최근 전문약 사업 성장은 도입 신약 자큐보의 가세 효과가 크다.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자큐보의 지난 2분기 외래 처방금액은 256억원으로 전년대비 142.4% 증가했다. 제일약품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가 2024년 4월 허가받은 자큐보는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다. 자큐보는 2024년 10월부터 건강보험 급여 적용으로 판매가 시작됐고 동아에스티가 마케팅과 영업에 가세했다.
일동제약은 2분기 영업이익은 50억원으로 전년 대비 8배 늘었고 매출은 1509억원으로 9.0% 증가했다. 전문약품 사업에서 비뇨기계 치료제 코프로모션 품목이 새롭게 실적에 반영됐다. 비아그라 등 비아트리스와 공동 판매하는 품목이 매출 성장에 힘을 보탰다.
종근당은 2분기 영업이익이 19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1% 감소했고 매출액은 4754억원으로 10.7% 증가했다. 자체 개발한 복합신약 텔미누보를 시작으로 다양한 복합제로 확장한 ‘텔미 시리즈’가 실적을 주도했고 펙수클루, 고덱스, 위고비 등 도입신약의 장착으로 외형이 확대됐다. 녹십자는 지주회사에 지분을 매각한 녹십자웰빙을 연결 자회사에서 제외하면서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하락했다.

주요 대형 전통제약사들이 실적 호조를 나타냈지만 전반적으로 수익성은 저조한 편이다. 주요 제약사 중 한미약품, 대웅제약, Hk이노엔, 유한양행 등 4곳만 영업이익률이 10%를 상회했다. 일시적으로 유입된 기술료를 제외하면 이익률은 크게 낮아진다. 기술료 수익은 신약 기술수출 계약이나 기술이전 신약의 개발 단계 진전에 따라 발생하는 특성상 기복을 보일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제약사들의 주요 수익원 역할을 담당하는 제네릭 약가가 떨어지면 수익성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우려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30일 개편 약가제도를 담은 ‘약제의 결정 및 조정기준’ 일부 개정고시를 발령했다. 개편 약가제도는 제네릭과 특허만료 의약품의 약가산정률을 현행 53.55%에서 45%로 낮추는 내용이 핵심이다. 산술적으로 제네릭 약가가 16.0% 깎인다.
생동성시험 수행과 등록 원료 사용 등 최고가 요건을 기등재 제네릭에 적용하면 약가인하 폭은 더욱 커진다. 개편 약가제도에서 최고가 요건 미충족시 적용되는 인하율은 15%에서 20%로 확대된다. 2020년 7월부터 제네릭 제품은 생동성시험 직접 수행과 등록 원료의약품 사용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만 최고가 53.55%를 받을 수 있는 기준 요건이 도입됐다. 한 가지 요건이 충족되지 않을 때마다 상한가는 15%씩 내려간다.
제네릭 산정 기준 45%와 최고가 요건 미충족 인하율 20%를 적용하면 최고가 요건 1개 미충족 제네릭은 36%, 2개 미충족 제네릭은 28.8%로 낮아진다. 최고가 요건 1개 미충족 제네릭의 약가는 현행보다 20.9% 인하되고 2개 미충족 제네릭은 현재보다 약가가 25.6% 떨어진다.
제약사들은 제네릭 약가인하 이후 원가 절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대형 제약사들이 수익성이 높은 신약과 복합신약으로 실적을 버티고 있지만 제네릭 약가가 떨어지면 새로운 먹거리 발굴을 위한 연구개발 동력이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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